〈Book Review〉 창세기에서 배우는 지혜와 공부의 원리

〈Book Review〉 창세기에서 배우는 지혜와 공부의 원리

2019-02-04 0 By worldview

<Book Review> 창세기에서 배우는 지혜와 공부의 원리

월드뷰 02 FEBRUARY 2019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BOOK REVIEW 4

전혜리/ 고등학교 교사

이현우 저, <창세기에서 배우는 지혜와 공부의 원리>,

2018, 예영커뮤니케이션, 총 265페이지.

남들보다 긴 수험생활을 거치고, 교사라는 꿈을 향해 끊임없는 공부를 해야 했던 필자에게 ‘지혜를 구하는 기도’는 너무나도 막연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수련회에 가서 “하나님 수학교육과에 갈까요? 과학교육과에 갈까요? 제발 지혜를 주세요.”라고 눈물로 부르짖으며 하나님의 정확한 사인(sign)을 기대했던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피식 웃음이 나지만 그 당시의 순수했던 나는 진심을 다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고 싶었다. 물론 “수학교육과에 지원해라”와 같은 멋진 음성은 들을 수 없었고, 나의 기도는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로 바뀌었으며,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지만 여전히 내가 하는 공부와 기도, 그리고 하나님이라는 연결고리는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하루의 공부를 시작하면서 큐티를 하고, 기도 끝에 오늘도 지혜를 허락해 달라고 구하기는 하지만 그저 습관처럼 튀어나온 기도 제목인 날들이 많았으니까.

이러한 나에게 <창세기에서 배우는 지혜와 공부 원리>는 그 연결고리를 해석하는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창세기에 등장하는 21가지 원리를 공부에 적용하였다. 각각의 주제 안에서는 해당하는 창세기의 구절과 이를 실제 공부와 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마지막에는 공부하는 학생들이 스텝별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행동 강령을 명시해 두었고, 더 세부적인 체크리스트와 팁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자기계발 서적과 공부하는 방법을 다룬 기독교 서적을 보았지만 이런 접근 방식은 매우 신선했고, 그것은 아마도 저자가 교육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교육에 대해 상당한 열정을 가지고 말씀을 깊게 묵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 되었다. 실제로 저자는 법학을 전공하였으나 가르치는 것이 좋아 교육 분야로 진로를 바꾸어 교육, 공부, 학습의 정확한 원리를 밝히고자 30년 가까이 노력해 온 사람이다. MBC 에듀 콘서트에서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공부와 학습법에 관한 도움을 주던 중 스스로 회의감을 느꼈고, 그 무렵 하나님을 만나게 되면서 방향을 바꾸어 청년들을 돕는 일에 힘썼으며 교육컨설팅 회사인 ‘에듀후(Edu Who)’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그의 학습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말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이 책을 쓰게 된 것 같다. 그럼 지금부터 다양한 주제들 가운데 특히 인상 깊었던 주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13장은 창세기에 나타난 협동의 원리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아담의 뼈로부터 하와가 창조된 창세기 2장의 스토리 속에서 저자는 ‘돕는 원리’에 주목했고, 이를 사람과 자연, 부부에서 부모와 이웃으로 확장시켰다. 또한 이를 지혜와 공부법에 적용하여 함께 하는 동료들과의 적절한 경쟁과 협동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

실제로 요즘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 간의 경쟁의식이 극도로 치닫고 있다. 상대방보다 1점이라도 높아야 좋은 성적을 받고 이는 좋은 대학에 직결된다는 좁은 생각 속에 갇혀 배움의 즐거움보다는 빠른 지식의 습득과 인출만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학교 현장에서 여럿 보았다. 학생들이 진정한 공동체를 경험하기 이전에 동료를 경쟁상대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차례 모둠활동을 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은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모둠에서 늘 최고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얼마나 재미있게 최선을 다하여 지혜를 모으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함께 성장하는지가 결국은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었다. 지식적인 차원에서 부족한 학생들도 전달 방식이나 시각적인 효과에서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평소 소극적인 학생들도 모둠에서 함께 역할극을 하면서 평소 모습과 다른 친근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저자는 이를 좋은 동료를 만들고 함께 도와주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좋은 관계를 형성하라는 적용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168).

10장에서 저자는 ‘상벌의 원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하나님께서 뱀에게 벌을 주시는 창세기 3장의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실제 교육학에서도 적절한 보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본문에도 언급되었듯 상과 벌이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내려면 점점 그 강도가 높아져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학습자가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특히, 저자는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자녀가 실제로 한 행위에 대응하는 상벌을 줄 것, 과정을 높이 살 것, 노력에 대해 칭찬을 하여 더욱 힘을 낼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구체적인 솔루션으로 제안하고 있다 (239).

이 책을 통해 이때까지 머릿속에 조각조각 떠다니던 창세기의 말씀들이 공부하는 방법에 적용이 되어 가지런히 정돈되었다. 결국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성과 감성, 그리고 영성은 따로따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오늘날은 전통적 교육학인 페다고지(Pedagogy)보다 학습자의 자기 주도성을 중시하는 안드라고지(Andragogy)가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예수님의 제자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올바른 지혜를 구하는 모두에게 이 책은 효과적인 학습의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더불어 배움의 여정 가운데 있는 우리 모두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을 넘어 학습의 습관이 쌓여 말씀과 기도, 그리고 삶의 적용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진정한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게 되길 소망한다.

(fubu1201@hanmail.net)

서평/ 전혜리 (고등학교 교사)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학교 현장에서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