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기적인가 우연인가
2019-02-04<Book Review> 기적인가 우연인가
월드뷰 02 FEBRUARY 2019●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BOOK REVIEW 1 |
이상현/ 숭실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이 책은 ‘시카고 트리뷴’ 소속 무신론 기자였다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여 목사와 기독교 변증가로서 사역하고 있는 리 스트로벨(Lee Strobel, 1952~)의 또 다른 역작이다. 국내에 영화로도 소개된 그의 유명한 저서 <예수는 역사다>에서 아내가 종교에 빠지는 것을 비난하며 그 종교의 오류를 파헤치려고 예수 부활의 허구를 입증하려다가 오히려 부활의 사실성에 설득되고 예수를 구주로 영접했다는 사건은 필자가 80년대 설교 때에 들은 적도 있는 일화이다.
<기적인가 우연인가>에서는 기적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가진 무신론자 마이클 셔머(Michael Shermer, 1954~)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자연주의적 접근과 해석, 성경의 기적에 관한 회의론적 시각을 먼저 제시한다. 셔머는 인격적 신의 존재, 죽음 후의 세계에 대해 회의적이며, 신을 전제한 기도는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신약성경의 기적을 논증한 크레이그 키너 박사(Craig S. Keener,1960~)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키너 박사의 무신론적 청소년 시절 하나님 임재의 체험, 기적이 불가능하다는 선입견의 문제점, 복수의 자료에 의한 재현 또는 별도의 확증이라는 증거 기준의 부적절성, 기적의 사례들을 서술한다.
한편, 세 번째 인터뷰 대상자로 기도와 치유를 연구하는 캔디 건터 브라운 박사(Candy Gunther Brown)는 기도의 효과가 전혀 없음을 입증하는 과학적 연구로 무신론자들 사이에서 인용되고 있는 STEP(중보기도의 치료 효과 연구)이 인격적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 ‘간구하는 기도는 쓸모없다’고 주장하는 이단 종파(Unity School of Christianity, 뉴에이지 일종)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지적한다. 오히려 자신이 행한 오순절 계통 선교사의 밀착형 기도 효과 연구를 포함한, 1988년 랜돌프 버드 박사의 연구(Southern Medical Journal) 등 정통 기독교인들의 기도에 대한 다른 연구들에서는 ‘기도에 효과가 있음’이 통계적으로 증명되고 있음을 밝힌다. 그러나 브라운 박사나 버드 박사 등의 기도의 효과에 관한 연구가 게재된 저널에는 ‘종교가 의학에 도전한다.’는 비난이 거세게 제기된 반면, STEP 연구 결과는 과학적이라며 환영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제시하고 있다.
또, 비범한 꿈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된 무슬림들의 기독교 개종 사건들에 관한 도일 선교사와의 인터뷰, 빅뱅을 통해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광대하지만 황무한 태양계 속 적절한 위치에 지구를 위치시킴으로 인류 창조와 생존의 기반을 절묘하게 만드셨다는 마이클 스트라우스 박사(Mike Strauss, 1958~)와의 인터뷰는 기독교 신앙의 수용과 인류의 생존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다. 무신론 수사관 시절 월리스 형사는 4복음서의 기적 사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에 대해 수사기법을 통한 추적 결과 부활의 진실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진술한다.
또한, 저자는 현대 복음주의 계열에서 기적을 불편해하는 이유에 대해 로저 올슨 박사(Roger E. Olson)에게 질문하며 치유의 기적을 불편 또는 거북해 하거나 믿지 않는 기독교인들, 그리고 기적을 일상사로 여기며 사사건건 다 기적이라고 하는 기독교인들은 자연법칙의 예외로서의 기적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답변을 받아 기술하고 있다. 병에 대해 기도와 현대 의약을 통합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올슨 박사의 언급에 덧붙여,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울증과 퇴행성 실어증으로 투병하는 아내를 둔 그루두스 박사(Dougla R. Groothuis)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의지를 포기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기도, 그를 통한 쉼(심령의 안식)에 대해 언급한다.
본서는 인격적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된 미국의 전문가들의 진술을 통해 기적의 가능성을 과학적, 학문적으로도 논증하고 또한 기적이 발생하지 않는 일상에서 기도와 신앙의 바람직한 자세에 대해 중요한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논리와 과학에 맞지 않는 기적을 언급하는 것이 이단시되는 학문적 훈련에 익숙한 이들에게, 성경을 신화로 치부하는 이들에게 권하기에 좋은 책이다. 신앙인들에게는 기적을 너무 쉽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에 대해 재고의 여지와 중보기도의 효과, 질병 치유에 대한 기도와 의학적 접근에 대한 관점을 제공해 준다.
사람의 탄생, 생존, 자연법칙과 지구의 운행을 가능케 하는 전능자를 전제할 때 이 전능자가 사람을 사랑하신다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야기하는 기적을 베푸시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반면, 이러한 전능자를 전제하지 않는 관점에서는 기적의 존재도 인정하기 어렵고 인정하더라도 현재 과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자연의 변화에 불과하게 된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 기적을 베푸시는 전능자 하나님의 능력에 도전하는 이론들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자는 기적의 존재와 영적 세계와의 연계 가능성이 현재에도 유효함을 학자들의 입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slee10@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