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을 찾아가는 독수리기독학교

2019-02-04 0 By worldview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을 찾아가는 독수리기독학교

 

월드뷰 02 FEBRUARY 2019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9

이윤석/ 독수리기독학교연구소장, 보배교회 협동목사

 

들어가며

독수리기독학교는 교육부의 인가를 받지 않은 제도권 밖의 중고등학교 과정 대안학교로 성남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올해 설립 18년 차를 맞는다. ‘탁월한 영성, 성숙한 인성, 뛰어난 지성, 그리스도의 군사를 역사 속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는 학교의 목표를 잘 보여 준다. 독수리기독학교는 처음부터 현행 공교육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만약 제도권 학교들에 이런 문제들이 없었다면 굳이 제도권 밖에서 대안학교를 시작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제도권 교육은 독수리기독학교가 시작되기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학생과 학부모를 고통스럽게 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문제들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현장에는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교육부는 여러 가지 궁리를 하고 시도도 하지만 아직까지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 문제들은 대략 이런 것들이다.

첫째, 교사는 학생을 사랑하고, 학생은 교사를 존경하는 사제 관계가 심각하게 깨어졌다. 단지 깨어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 깨어진 상태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 많은 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하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교사들도 보람과 희망을 많이 잃었다.

둘째, 제도권 학교는 학습 포기자를 양산하고 있다. 수포자(수학 포기자), 영포자(영어 포기자)가 중학교 과정에서부터 쏟아져 나온다. 학생들의 수준차가 큰 데도 획일적으로 진도를 나간다. 한 번 뒤떨어진 학생들이 부족한 부분을 학습하며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습 지원 체계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진도만 나가고 있을 뿐이다.

셋째,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학교 대신 학원에 의존한다. 공교육이 사교육에 크게 밀리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고스란히 그 피해를 당하고 있다. 자기 학년보다 훨씬 앞선 상급 학년의 내용을 미리 공부하는 선행학습이 심각하다. 선행학습이 아니라 하더라도 보충학습 개념이 아니라 학교의 수업을 대체하는 성격을 가져 학생들이 정작 학교 수업 시간에는 방만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학교 수업이 무너지고 있다.

넷째, 전인교육이 공교육에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근래 들어 공교육에서도 인성교육을 강조하며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기는 하나 매우 미흡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항인 신앙교육이 공교육의 특성상 이루어질 수 없다. 오히려 공교육은 유물론과 반성경적인 사상들을 학생들에게 강력하게 주입하고 있다.

캠퍼스 야경

 

문제 해결에 나선 기독교 대안학교들의 한계

공교육이 갖고 있는 문제들이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교육의 대안을 찾기 위한 시도를 해 왔다. 특히 기독교계는 신앙교육 문제가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열심히 대안학교 운동을 해 왔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익자들이 필요한 재원을 스스로 마련하여 학교를 운영하는 체제는 기본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지금까지 여러 가지 형태의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시도되어 왔는데 현재의 기독교 대안학교들은 명확한 한계를 보여준다.

첫째, 많은 기독교 대안학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공교육 부적응자 집합소, 경쟁에서 낙오한 학생들이 가는 곳 등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런 인식은 많은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실제로 제도권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된 학생들을 받기 때문에 생겨난 측면도 있다.

둘째, 적지 않은 수의 기독교 대안학교들은 아예 외국 대학에 진학하도록 교육 과정이 운영되고 있어 실제로는 국제학교처럼 운영되고 있다. 그나마 규모가 큰 곳은 다소 안정적이지만 대다수 학교들은 학교 운영이 불안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 학교들이 선택한 대안은 국내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 해외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다.

셋째, 대다수 기독교 대안학교들은 나름대로 신앙교육과 인성교육을 제도권 학교에 비해 잘 시킨다고 볼 수 있지만 대학 입시에 있어서는 심각한 약점을 보인다. 많은 기독교 대안학교들은 사교육을 받지 않는 것 자체를 대안으로 생각할 뿐,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에 충분한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역량은 매우 부족하다.

수많은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이 세 가지 유형 중 하나에 대부분 해당된다. 물론 이런 정도로 학교를 운영하며 유지하는 것도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모습의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제시하는 대안에는 제도권 학교들 못지않게 공부를 잘 가르치고 대학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학교들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신앙교육과 인성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교육을 하지만 학업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내는 학교가 있어야 현재의 기독교 대안학교들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채워질 수 있을 것이다.

 

독수리기독학교가 만들어가는 대안학교의 모습

독수리기독학교는 앞서 언급한 공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학교 단위에서 모두 해결한 매우 독특한 사례이다. 우리나라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의 정책 담당자들이 독수리기독학교의 시스템을 잘 살펴보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독수리기독학교는 교사가 학생을 사랑하고, 학생은 교사를 존경하는 관계가 회복되어 있다. 교사의 권위가 세워져 있으면서도 또한 교사와 학생들이 친구처럼 매우 친밀하다. 그런 상호 신뢰 관계 속에서 학생 개개인에 대한 맞춤화된 생활 지도와 학업 지도가 밀도 있게 이루어진다. 독수리학교는 학생들을 그냥 방관하지 않는다.

둘째, 독수리기독학교는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있어서 일차적 책임교사라는 인식을 갖고 학교와 적극 협력한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교에 재학하는 동안 부모교육 프로그램(어머니 교육 주 1회, 아버지 교육 월 1회, 부모세움학교 7학년 학부모)에 참여하며 학교의 교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같은 마인드로 자녀를 교육한다. 학생 교육에 있어서 학부모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고 학부모가 자녀 교육에 참여하며 학생과 함께 부모도 성장하게 하는 것이 독수리기독학교의 특별한 점이다.

셋째, 독수리기독학교는 무엇보다도 신앙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 이를 철저하게 가르친다. 학생들은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성경이 말하는 구원의 도를 알고 그리스도인답게 거룩한 삶을 살아가도록 교육받는다. 채플, 큐티, 7학년부터 12학년까지 매주 들어있는 성경 수업, 매 학기 시작 때 갖는 개학 수련회, 분기별 가족 기도회, 부활절기 학습과 성탄절기 학습, 10학년 단기선교, 11학년 코람데오학교, 12학년 때 1년간 계속되는 개별 신앙 지도, 각 가정에서 드리는 가정예배와 10분 성경공부 등을 통해 학생들은 공교육에서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신앙교육을 받는다.

아버지 교육 모임

부모세움학교

어머니 교육 모임

넷째, 독수리기독학교는 인성교육을 매우 강조한다. 이를 위해 자기관리, 성품, 관계성, 시민의식 등에 있어서 높은 수준에 이르도록 지도한다. 비김팀은 7학년부터 12학년까지 6개 학년을 수직적으로 잘라서 만든 소그룹으로 학교에 다니는 동안 선후배가 함께 어울려 소그룹 활동을 하면서 관계성과 리더십을 훈련한다. 7~9학년 때 매년 실시하는 고난 학습 때 학생들은 국토순례와 산행을 준비하고 실행하면서 여러 측면의 인성 훈련이 된다. 더 큰 세상 조회, OT, 동아리 활동, 체육대회, 현장학습, 9학년 독일 학습, 12학년 비전캠프 등 여러 가지 교육 수단이 인성교육에 사용된다. 또 학생들은 6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동급생들과 절친한 친구가 될 뿐 아니라 선후배들과도 끈끈한 관계를 발전시킨다. 특히 독수리기독학교의 징계는 다단계로 매우 철저하게 이루어지며 학생들의 인성 발전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섯째, 독수리기독학교는 일반 교과에 대한 일체의 사교육을 금지하며 학교에서 하는 공부만으로도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는 철저히 과정을 중시하고 신앙교육과 인성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일반 학교 학생들에 비하면 공부하는 절대 시간은 적다. 하지만 신앙과 인성이 잘 갖추어진 학생들이 11학년, 12학년에 가서 놀라운 집중력과 끈기를 발휘하며 학업에 큰 진보가 일어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교육부 인가를 받지 않은 학교이므로 대학 입시에서 수시를 활용하기 어렵고 대부분 정시로 가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입시 결과는 고무적이다. 강남 8학군이나 인근 분당 지역의 명문학교에 못지않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어의 경우 수능을 보는 학생들의 30~40% 정도가 1등급을 받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사실 대부분의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잘 하지 못하는 이 일이 독수리기독학교에서는 가능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그 이유 중에서 교사들의 헌신이 특별하다는 것을 독수리기독학교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독수리기독학교의 교사들은 학교에 들어올 때부터 교육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확인하고 들어오지만 다른 기독교 대안학교들도 그런 면에서는 유사할 것이다. 첫째로, 독수리기독학교는 매우 효과적인 고유 학습법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학교는 모든 학생들이 숙지해야 할 일반적인 학습법을 정리하여 학생들에게 숙지시킨다. 플래너를 사용하여 플래닝과 피드백을 잘 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 선행학습 없이 학교에서의 수업과 복습 위주로 공부를 하게 한다든지, 학습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 튜터링 제도를 이용하게 한다든지 하는 여러 가지 일반적인 학습 관련 원리와 지침들을 익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7학년과 10학년 때 학습법 시간이 배정되어 있기도 하다. 둘째로, 독수리기독학교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주요 교과별로 과목별 학습법이 잘 정립되어 있다. 쉽게 말하자면 학교는 학생들이 학업을 전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엄청난 노하우를 갖고 있다. 각 과목별 학습법에는 학생들이 6년 동안 어떤 순서로 무엇을 공부하는지, 각 학년별로 얼마나 시간을 써서 공부해야 하는지, 해당 과목을 공부하다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 원인에 따라 각각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이 정리되어 있다. 셋째로, 독수리기독학교는 수업의 혁신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1~12학년은 수능을 준비하기 위한 입시 공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7~10학년의 교육 과정은 일반 학교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혁신적 교육 방식을 대거 적용한다. 과학과 사회 과목에서의 프로젝트 수업과 해외학습, 성경 독해, 100권 독서, 하브루타(유태인 학습법), 책 만들기 등이 포함된 국어, 거꾸로 수업과 팀 티칭이 적용되는 수학 등 교육의 탁월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단혜향 교장선생님

도서관

마지막으로, 독수리기독학교는 이처럼 교과 학습에 있어서 탁월한 점이 있다. 그런데 각 교과의 내용들은 단지 교육 방법이 탁월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기독교 대안학교의 정체성에 부합하게 교육 내용 자체도 기독교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수리기독학교의 또 다른 주요한 특징이 이야기되어야 한다. 이것이 여섯 번째 특징이다. 독수리기독학교는 학교에서 교육되는 모든 내용들에 대하여 성경적 관점에서 검토하여 성경의 지지를 받거나 가치중립적인 내용만을 교육한다. 반기독교적인 내용, 성경에 위배되는 내용, 유물론적인 사상을 주장하는 내용 등은 배제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하여 세상의 여러 가지 주제들을 볼 수 있도록 지도한다.

2018 졸업식

 

이상적인 학교의 한 가지 원형

이처럼 독수리기독학교는 우리나라 공교육이 안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들을 이미 해결하고 이상적인 교육의 원형에 보다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한 개인, 한 가정 수준에서가 아니라 220여 명의 학생들과 50여 명의 교직원이 있는 한 학교 단위에서 이루어진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문제들에 짓눌려 있는 이들에게, 그리고 현재의 교육 분야 문제들을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독수리기독학교의 사례는 큰 위로가 될 것이다.

<yoonseoklee@naver.com>

 

글/ 이윤석 (독수리기독학교연구소장, 보배교회 협동목사)
(KAIST에서 경영학 전공으로 학사(B.S.), 석사(M.S.), 박사(Ph.D.) 학위를 받고 삼성SDS와 포스코경영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이후 총신대학교에서 조직신학 전공으로 목회학 석사(M.Div.), 신학석사(Th.M.),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독수리기독학교 연구소장, 보배교회 협동목사, FMnC 선교회 총무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 <4차 산업혁명과 그리스도인의 삶>, <성화란 무엇인가>, <조나단 에드워즈의 성화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