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교육/학교에 대한 책갈피
2019-02-04대안 교육/학교에 대한 책갈피
월드뷰 02 FEBRUARY 2019●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11 |
송인규/ 한국교회탐구센터 소장
대안 교육/학교에 대한 관심과 시도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편만하고 다양하다. 따라서 대안 교육/학교의 현황이나 추세를 소개하려는 작업 (또 이것을 “책갈피” 식으로 다루려는 노력도 마찬가지인데)은 대체로 난항을 겪기 마련이다. 우선, 이 사안을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지 아니면 오늘날의 교육적·시대적 필요를 우선시하여 다루어야 할지, 그것도 아니면 어떤 특수한 [종교적 혹은 교육 이상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할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혹시 역사적 고찰에 방점을 찍는다 해도 학교 제도의 출현과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지 아니면 특정한 교육 철학자나 사상가의 교육 이론을 훑어가야 할지, 또는 교육을 중심으로 한 서구의 사회·문화적 발전 과정을 살필지 (아니면 개화기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한국적 상황을 밝혀야 할지) … 다시금 복잡한 갈랫길을 만나게 된다.
따라서 필자는 대안 교육/학교 관련서의 선별에 있어서 다소 임의로운 방도를 취했다. 이 사안과 연관되는 여러 하부 주제들을 무시하지는 않되 [객관적 원칙] 필자의 마음에 드는 책 종 [주관적 편향]을 여기저기에서 불쑥 뽑아내었다. 또 한 가지 해명 사항은, 이 책갈피가 대안 학교/학교를 부각시킨 필요나 요인 ─ 이것이 대안 교육/학교의 정체를 확실히 하는 것과 연관이 될 터인데 ─을 규명하는 데 치중하고 어떻게 하면 대안 교육/학교를 통해 현재 한국의 상황과 실정을 개선할지에 대해서는 비중을 많이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일 후자에 관심을 쏟았다면 박상진, 「한국 기독교학교 교육 운동」 (예영, 2010)을 소개했어야 할 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고로 이 책은 선별 대상 도서에서 빠졌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관련서들을 소개하자. 가장 먼저 선보일 책자는 미국인의 저술이다.
1. Intellectual Schizophrenia:
Culture, Crisis and Education
(Rousas, J. Rushdoony, Phillipsburg, New Jersey:
Presbyterian and Reformed Publishing Co., 1980)
.
저자인 러시두니(Rousas John Rushdoony, 1916-2001)는 아르메니아로부터 이주한 부모의 자녀로서 뉴욕에서 태어났다. 공식적 교육 배경으로서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버클리) [영어 학사 및 교육학 석사]와 퍼시픽 종교 학교(Pacific School of Religion) [신학]에서 수학한 것이 전부이다.
1944년에 오늘날 미국 장로교[PC(USA)]의 전신인 미국 연합 장로교회(United Presbyterian Church in the USA)에서 안수를 받은 러시두니는 북부 네바다에 있는 인디언 보호 구역에서 8년 6개월을 선교사로 활동했고, 그 후 캘리포니아의 산타크루즈에서 목회 사역에 투신했다. 1958년에는 정통 장로교회(Orthodox Presbyterian Church)로 교단을 옮겼으며, 1965년부터 칼케돈 재단(Chalcedon Foundation)을 창립해 월간 「칼케돈 보고서」(Chalcedon Report)를 발행했다. 러시두니는 후에 신율주의(新律主義, theonomism) – 구약의 시민법이 오늘날의 사회·정치적 체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입장 – 로 알려진 독특한 해석법을 주창했고, 이에 따라 미국 사회를 재건해야 한다는 [여기에서 ‘기독교 재건주의’(Christian reconstructionism)라는 용어가 나옴] 정치적 아젠다의 기수가 되었다. 물론 이로 인해 같은 개혁파 진영의 지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상기 책자는 원래 1961년도에 간행되었다. 러시두니는 카이퍼나 도예벨트의 기독교 철학적 전통에 기반을 두었을 뿐 아니라 특히 전제주의 변증가인 반 틸(Cornelius Van Til, 1895- 1987)의 사상에도 크게 심취해 있었다. 이 책자의 제목을 “지적 분열증”이라고 한 것은, 그가 부제에서 힌트를 준 것처럼 미국의 공교육적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자에서 학교, 교육, 지식, 국가, 아동 등 여러 가지 주제를 총 10장에 걸쳐 설명하고 있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은 제 3 장인 ‘학습(학문)의 통일성’(The Unity of Learning)에 나타난다.
현대인은 어떤 분야의 학문 내용을 추구하든 한편으로 하나님의 주권과 만물의 통일성(상호 연관성)을 부인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보면 실은 그러한 부인 행위조차 삼위 하나님의 존재론적 실존을 전제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인 행위와 존재론적 의존성 사이의 모순이 인간에게 지적 분열증을 낳는데, 이런 분열 증세는 무엇보다도 교육 분야에서 큰 문젯거리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공립 학교는 세속적 세계관을 표방하는 정부의 통제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지적 분열증이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것은 학문과 교육의 영역에 있어서도 참 왕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아가 사명을 받은 대로 학문적·문화적·예술적·경작적 측면에서 땅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 교육과 관련해서는 이런 노력이 과감히 공교육을 탈피하고 대안적 방안을 찾는 것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거의 선동적으로 이끌어 간다.
러시두니의 제언은 당시 미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독교적 대안 교육 – 특히 홈스쿨링 운동 – 을 꿈꾸도록 자극하는 예언자적 각성 수단이 되었다. 그는 그 이후에도 The Messianic Character of American Education [미국 공립 교육의 역사를 기술하고 비판한 책](1963년), The Philosophy of the Christian Curriculum (1981) [※ 한글 번역판, 「기독교 교육, 무엇이 다른가?」 (2007년)]를 써서 자신의 대안 교육적 주장을 공고히 했다.
우리는 공교육의 문제에 대한 대안이 반드시 홈스쿨링으로 귀결을 보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고, 심지어 공교육의 문제점을 러시두니 식으로 진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공교육이 드러낸 사회·문화적 약점의 진면목을 ‘지적 분열증’이라 명명하고 그렇게 감지해 낸 것만큼은 명백한 강점이라고 인정해야 할 성싶다.
2. <대안학교 길잡이>
: 로널드 쾌츠 지음, 교육이론실천연구회 옮김 (서울: 교육과학사, 2007).
다음에 등장하는 책자 역시 미국의 교육 형편에 대한 미국인의 저술이지만 저술 내용은 방금 소개한 것과 판이하게 다르다.
이 책의 저자인 케츠(Ronald Ernest Koetzsch, 1944- )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대학을 마쳤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거쳐 종교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중등학교와 대학에서 가르쳤는데, 특히 차터 프로그램에 의거해 야외 탐사를 전문으로 하는 아웃워드 바운드 학교(Outward Bound School) [메인주 허리케인 섬 지점]에서 20년 동안 가르친 경력도 있다. 그는 1992년에 Renewal 이라는 왈도르프 교육 – 19세기 오스트리아의 비교론자(秘敎論者, esoterist)인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 1861-1925)의 인지학(人智學, anthroposophy) 사상에 기초한 교육 철학 사상 – 의 전문지를 발간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편집자로 있다. 또 캘리포니아의 페어 오크스에 있는 루돌프 슈타이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대안학교 길잡이」의 원제는 The Parents’ Guide to Alternatives in Education (1997년 Shambhala Publications 발간)로서, 저자는 학부형들을 겨냥하여 대안 교육과 대안 학교의 실상을 깨우치고 안내하려는 목적으로 이 책자를 집필했다. 역자는 개인이 아니고 <교육이론실천연구회>로 되어 있는데, 해설에 의하면 이들은 주로 <대구교육대학교>의 교수들인 것으로 밝혀져 있다. 비록 케츠가 왈도르프 교육에 투신한 인물이지만, 이 책자는 자신의 신념이나 사상과 상관없이 매우 객관적으로 계몽과 안내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읽을 수 있다.
이 책자는 모두 4부 3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1, 2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 1 부 미국 교육의 개관
제1장 공교육 제도의 탄생
제2장 반대의 목소리 1: 인본주의–진보주의적 전통
제3장 반대의 목소리 2: 종교적–전통주의적 운동
제4장 최근의 공교육과 그 대안들
제 2 부 미국 교육의 최근 동향
제5장 총체적 언어 교육
제6장 협동 학습
제7장 사회성 발달 교육 과정
제8장 다문화 교육
제9장 발달과 교육
제10장 인성 교육
「대안학교 길잡이」의 제 3 부 ‘여러 가지 대안학교’는 22개의 대안 학교/이념/교육을 열거하는 데 할애되어 있다. 원저는 이 목록이 알파벳순으로 되어 있지만, 번역서에는 ‘전통주의적 대안학교’ ‘종교적 대안학교’ ‘인본주의-진보주의적 대안학교’의 범주에 따라 학교들을 재배열했다. 저자는 각 항목의 학교마다 그 역사, 철학, 실천 사항, 대표적 교육 기관을 소개할 뿐 아니라 추가 정보와 참고 도서까지도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 제 4 부는 상기한 목록 가운데 어떤 학교를 선택할지에 대한 안내와 부가적 설명이 제공되어 있는데, 나머지 두 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 4 부 실천의 문제
제33장 학교 선택
제34장 궁극적인 학교 ─ 자신이 만드는 학교
필자의 판단으로는 미국의 대안 교육/학교에 대해서 이 책만큼 실제적이고 유용한 자료를 찾기도 힘들 것이라고 여겨진다.
3. <대안교육의 뿌리를 찾아서: 새로운 학교교육 문화운동>
: 오인탁·양은주·황성원·최재정·박용석·윤재흥 공저 (서울: 학지사, 2006).
이제 소개하려는 저술은 대안 교육이라는 주제에 천착하는 점에서는 앞의 것들과 상통하지만 내용 구성에 있어서는 매우 다른 방도를 취하고 있다. 우선, 이 책자는 외국인의 저술이나 번역서가 아니고 한국인의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또, 한 사람의 글이 아니고 여섯 명의 교육가들에 의한 협동 저술이다. 게다가 대안 교육/학교 운동에 대한 고찰에 있어 어느 한 지역이나 국가가 아니라 다섯 개 국가 – 이들 중 영국 · 미국 · 프랑스 · 독일에 대한 연구는 사실상 전 세계적 범위에 맞먹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터인데 – 를 망라하고 있다.
이 저술은 2002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20세기 초 서구의 ‘신교육운동’이 현재 구미 지역과 한국의 교육 현실에 미친 영향에 대한 국가 간 비교 연구 – 한국,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이라는 주제 하에 쓰인 학술서이다. 이들은 모두 교육학 분야의 전·현직 교수들로서 이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이 책자는 모두 제 7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서론이고 7장은 결론에 해당한다. 나머지 5장은 각각 특정 국가의 대안 교육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각 장의 글은 대체로 시대적·사상적 배경으로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교육 운동의 요체 [인물, 사상, 학교, 교육 프로그램 등]를 밝힌 다음, 끝으로 그런 운동의 영향력이나 주는 의미를 기술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제 각 장의 저자와 특징적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도록 하자.
2장 영국 신교육운동의 성립과 전개
박용석은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안양대학교 교양학부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선구적인 대안 학교들[애보츠홈(Abbotsholme), 비데일즈(Bedales), 서머힐(Summerhill)]과 신교육협회(The New Education Fellowship)를 중심으로 하여 영국의 신교육운동을 기술하고 있다.
3장 미국의 진보주의 교육 운동
미국의 형편은 양은주에 의해 서술되어 있다. 그는 뉴욕주립대학교(버펄로)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광주교육대학교에서 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미국 진보주의 교육 운동의 대부 격인 존 듀이(John Dewey, 1859-1952)의 사상과 활동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4장 프랑스의 에뒤카시옹 누벨 – 프레네 교육학
에뒤카시옹 누벨(Education Nouvelle)은 프랑스의 신 교육운동에 대한 명칭이다. 연구자인 황성원은 프랑스 국립 루앙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는 건양대학교의 아동보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이 글에서 에뒤카시옹 누벨의 형성 배경과 실상을 밝히지만, 궁극적으로는 셀레스탱 프레네(Célestin Freinet, 1896-1966)의 교육 사상과 활동에 힘입어 발전한 프레네 교육학의 소개에 주력하고 있다.
5장 독일의 개혁교육학운동 ─ ‘전원기숙사학교운동’을 중심으로
저자 최재정은 독일 뮌스터대학교에서 교육학, 사회학, 철학을 수학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포천중문의과대학교의 의학부에서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개혁교육학운동’을 배경으로 전원기숙사학교(Landerziehungsheim)의 형성 과정을 설명한 뒤, 대표적 예로서 헤르만 리이츠(Hermann Lietz, 1868-1919)에 의해 설립된 헤르만-리이츠-학교를 소개한다.
6장 개화기 신교육의 수용과 전개
마지막 글은 19세기 말에서 1910년까지 벌어진 한국의 사회·교육적 상황에 대한 고찰이다. 저자인 윤재흥은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나사렛대학교의 특수교육학부에서 교육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 연구 논문은 20 세기 초엽 한국의 개화기 시절 신교육의 도입과 전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앞의 네 가지 글과 판이하게 다르다. 무엇보다도, 개화기 시절의 신교육은 전통적인 유교 교육을 불식하고 서양의 신문화를 도입하려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또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가운데 애국 계몽 및 구국 활동의 맥락에서 전개된 교육 운동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대안교육의 뿌리를 찾아서」는 대안 교육/학교에 대한 우리의 인식적 지평을 역사적 측면에서 또 교육 사상적 측면에서 한없이 넓혀 주는 계몽서로서 매우 적합한 책자이다.
이제 대안 학교에 대한 초점을 한국의 상황으로 옮겨 보자. 한국의 대안 학교들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첫째, 이차 기회적 대안 학교로서 자원해서건, 강제적으로건 퇴학 조치를 받은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이다. 둘째, 사회 적응적 대안 학교가 있는데 이는 정치적 이유 [탈북자의 경우]거나 문화적 이유[한국인과 결혼한 다문화 가정의 자녀인 경우]로 한국 사회에의 적응이 쉽지 않은 학생들/아동들을 돕기 위해 세워진 학교이다. 셋째, 신념 관철적 대안 학교로서 종교적 신념 때문이거나 교육 이념적 신념 때문에 일반 학교를 거부하는 부모의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학교이다. 기독교 대안 학교는 마지막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유형의 대안 학교에 관한 책을 이제 소개하고자 한다.
4. <신앙공동체를 지향하는 기독교대안학교>
: 곽광 지음, (서울: 예영커뮤니케이션, 2010).
저자인 곽광은 총신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종교 교육을 전공했고 [학사 및 석사], 성결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M. Div.] 과정을 마친 후, 성결대학교 대학원에서 기독교 교육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미션스쿨인 성문중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이 책은 서론에 해당하는 첫 부분[‘들어가며’]와 결론에 해당하는 끝부분[‘나가며’]를 제외하면,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 장은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한 신앙공동체적 접근이라는 표제 하에 세 개의 분단이 할애되어 있다.
1분단: 기독교 대안학교의 이론적 배경
저자는 먼저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한 합당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기독교성,’ ‘대안성,’ ‘학교성’이라는 세 요소의 시각에서 분석을 시도한다. 그리고 기독교 대안 학교의 등장 배경을 발생론적 배경과 당위론적 배경으로 설명한다. 후에는 86개 기독교 대안 학교의 현황을 여러 기준에 따라 살핀다.
2분단: 신앙공동체 중심의 기독교 교육 이론
여기에서는 왜 기독교 교육 이론이 신앙 공동체 중심으로 발전했는지 정리한다. 그러고 나서 대표적 학자 3인 – 엘리스 넬슨(Carl Ellis Nelson, 1916-2011), 토마스 그룸(Thomas H. Groome, 1945- ), 도널드 밀러(Donald E. Miller, 1929- ) -의 이론을 소개한다.
3분단: 기독교 대안학교의 신앙공동체성
마지막 분단에서는 기독교 대안학교가 신앙 공동체로서 갖는 의미를 밝힌 후 이런 대안 학교의 교육 목표, 교육 내용, 교육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지 간략히 묘사한다.
제 2 장은 기독교 대안학교 사례 분석으로서 국내 학교 두 곳 [사사 학교, 멋쟁이 학교] 과 뉴질랜드 소재 학교 두 곳 [임마누엘 기독교 학교, 웨스트민스터 기독교 학교]의 교육 현황을 기술한 뒤, 이 학교들을 ‘신앙 공동체성’ ‘교육 목표’ ‘교육 내용’ ‘교육 방법’의 측면에서 평가하고 있다.
제 3 장은 기독교 대안학교 발전방안 모색으로 되어 있는데, 기독교 대안 학교의 3 가지 성격 – 곧 ‘기독교성’ ‘대안성’ ‘학교성’ – 을 다시금 천명하고, 신앙 공동체로서 지녀야 할 ‘교육 목표’ ‘교육 내용’ ‘교육 방법’을 앞에서의 설명과 조금 다른 각도에서 개진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는 마지막으로 기독교 대안 학교의 특성을 ‘학교 운영적 측면’ ‘교육 활동적 측면’ ‘학교 생활적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책은 기독교 대안 학교가 무엇이고 (또 어때야 하고), 한국의 기독교 대안 학교들이 어떤 처지에 있는지 맥을 짚어 주는 안내서 구실을 나름대로 감당하고 있다.
이번 책갈피의 마지막 책자는 지금까지 소개한 어떤 책자와도 성격이 다른 연구서이다. 심지어 책의 제목이나 주제에 대안 교육이나 대안 학교라는 용어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기독교적 대안 교육 이념이 서구 사회에서 도전받는 가장 심각한 이슈를 매우 효과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불가불 소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5. Is World View Neutral Education Possible and Desirable?
– A Christian Response to Liberal Arguments
: Signe Sandsmark, (Carlisle, U.K.: Paternoster Press and The Stapleford Center, 2000).
저자인 시녜 샌드마르크(Signe Sandsmark)는 노르웨이 출신의 보수적인 루터파 신자이자 교육가로서 초등학교 및 중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고, 그 후 30년 가까이 베르겐에 있는 노르웨이 교사 학술원(Norwegian Teachers Academy)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1986년, 1994년, 1996년에는 케임브리지의 성(聖)에드먼드 칼리지 및 케임브리지대학교의 교육 학교(School of Education)에 객원 학자(Visiting Scholar)로 머물기도 했다.
이 저술은 그가 1998년 런던대학교의 교육원(Institute of Education)에 제출한 박사 학위 논문을 개정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노르웨이와 박사 과정을 밟느라 지낸 영국의 교육 현장을 찾을 때마다 하나의 편견 – ‘학교 교육은 세계관적으로 중립이어야 한다’ – 이 은연중에 고착화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곤 했다. 샌드마르크는 이런 편견에 맞서, 교육적 접근치고 모종의 세계관을 전제하지 않을 수 없는 고로 모든 교육은 결코 중립적일 수 없다고 항변한다. 그의 책은 모두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 장 서론 (Introduction)
제 2 장 기독교 교육과 그 목적 (Christian Education and its Purpose)
제 3 장 자유적, 견지 부재적 교육 (Liberal, No-Standpoint Education)
제 4 장 견지 부재적 교육에 대한 지지론 (Arguments for No-Standpoint Education)
제 5 장 자유적 기독교 교육? (Liberal Christian Education?)
제 6 장 비중립적 국립(주립) 학교에서의 기독교 (Christianity in the Non-Neutral State School)
제 1 장에서는 논문을 쓰게 된 경위와 근본 개념들에 대한 해설 및 논문 개요가 소개되어 있다.
제 2 장은 기독교 교육에 관한 매우 자세한 설명이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그 어간에 복음적인 루터파 신앙의 관점에서 기독교의 핵심적 신념과 신학적 가르침 [두 왕국 이론] 및 세계관을 설파하고 있다.
제 3 장은 소위 세계관 중립적 교육이 가능하다고 믿는 이들의 주장 내용이 무엇인지 상설하고 있다. 저자는 여기에서 두 명의 전문가 – 런던대학교 교육원의 명예 교수인 존 화이트(John White)와 뉴욕 주 시라큐즈대학교의 교육학 교수인 케넷 스트라이크(Kenneth A. Strike) – 를 내세워 그들의 입장을 설명한다.
제 4 장은 이 책의 핵심이자 백미에 속한다. 교육에 있어서 중립적 입장을 지키는 것이 가능하고 또 바람직하다는 논점들을 세세히 열거하고 이에 대한 논박과 응수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논점들은 네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는데 개략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종교적으로 중립적인 교육을 지지하는 논변에 있어서 종교에 관한 전제들 (5 가지)
— 세계관 중립적 교육을 지지하는 논변에 암묵적으로 숨어 있는 전제들 (4 가지)
— 세계관 중립적 교육이 바람직하다는 논변들 (5 가지)
— 자율성을 염두에 둘 때 세속적 교육이 더 적합하다는 논변들 (8 가지)
제 5 장은 자유적 교육과 기독교 교육이 양립할 수 있느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여기에서 런던대학교 교육원의 교수였던 테런스 맥로린(Terence H. McLaughlin, 1949-2006)의 양립 가능성 이론을 소개하고, 궁극적으로 그의 입지는 세워질 수 없다고 판단한다.
제 6 장은 기독교적 교육이 일반 학교에서도 적실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저자는 신중하고 지혜롭게 접근한다면 일반 학교에서도 기독교적 가치관과 신앙을 펼치는 일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본다. 아마 이것은 영국보다는 노르웨이에서 좀 더 그럴 것이다.
샌드마르크의 저술은 대안 교육/학교의 문제를 취급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근본적인 이슈와 씨름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관 중립적 교육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주장을 흥분한 상태에서 우격다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교육계에서 정론화되다시피 한 편견의 근거들을 낱낱이 파헤치고 논박함으로써 차분하고 겸허한 자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그리하고 있다. 비록 저자가 논하고 있는 교육적·종교적 상황이 노르웨이나 영국의 것이기는 하지만, 심층적 수준으로 내려가면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므로,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의 적실성과 유용성은 환한 빛을 발한다고 하겠다.
<seniosong@hanmail.net>
글/ 송인규(한국교회탐구센터 소장)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칼빈대학교에서 변증학(Th.M)과 시라큐즈 대학교에서 분석 철학(Ph.D)을 공부했다. 한국기독학생회(IVF)의 총무 및 합동신학대학원 조직신학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는 한국교회탐구센터 소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