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학교의 도전 – 성경적 세계관으로 학생들의 세계관 사로잡기
2019-02-04기독교 학교의 도전 – 성경적 세계관으로 학생들의 세계관 사로잡기
월드뷰 02 FEBRUARY 2019●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2 |
홍배식/ 숭덕여자 중고등학교 전 교장, 현 원로교사
1.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예수 그리스도의 발 앞에 무릎 꿇게 하라
고후 10장 5절의 말씀은 기독교 학교의 교사가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여야 하는지 명령하시는 말씀이다. 한국의 많은 기독교 학교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기독교 학교에서 주님이 주신 사명을 가장 잘 감당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가장 필수적인 것은 바로 교육 내용을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하여 가르치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 학교에서의 교사는 기독교 교육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것이다. 그러나 믿음 좋은 교사들은 많지만, 그 선생님들이 어떻게 성경적으로 자신의 교과목을 가르쳐야 하는지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단위 학교에서 교사 재교육을 통해 자신의 교과목을 성경적 세계관으로 재해석하여 가르치도록 돕는 일이 필요하다.
2. Biblical Worldview Integration(BWI)을 위한 교사 전문적 공동체 모임
교사들이 같이 모여서 전문적 수업 공동체 모임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학교가 바쁘게 움직이고 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학교에서는 이미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과 성경적 세계관을 융합하여 가르치는 BWI 수업 공동체 과정에 참여하였다. 이러한 공동체 모임은 2018년에도 1, 2학기에 걸쳐서 이루어졌다. Christian Overman의 ‘Think Again’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본적인 성경적 세계관 12가지를 익힌 후에 자신의 과목과 성경적 세계관을 어떻게 융합할 것인가에 대해 배운다. 그 후에, 서로 다른 3~4 과목의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성경적 세계관과 연관된 주제 중심의 융합수업 연구 발표를 위한 공동체 모임을 가졌다. 우리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20여 명의 선생님들이 7개의 소그룹 모임을 만들고 여러 차례의 수업 공동체 연구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교과서에 녹아있는 인본주의적 세계관을 찾아내고, 어떻게 이러한 부분에 대한 성경적 세계관을 제시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토론과 연구를 하며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한 주제 수업 발표를 7차례에 걸쳐서 하게 되었다.
3. 성경적 세계관으로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각각의 선생님들에게도 익숙한 인본주의적 세계관을 찾아내고 이를 성경적 세계관으로 새롭게 재해석하여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혼자가 아니고 공동체에 속하여 같이 하였기에, 우리는 이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다.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학생들이 성경적 세계관을 쉽게 받아들이도록 할 것인가는 우리에게 가장 큰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었다. 기독교 학교라 할지라도 하나님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은 분위기에서 성경적 세계관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수업 내용에 대한 철저한 분석, 학생과의 상호 신뢰관계의 형성, 그리고 성경적 진리에 대한 철저한 믿음의 고백이 필요하다. 기도하면서 준비하고 수업을 진행하였을 때, 큰 어려움 없이 잘 마칠 수 있었고, 생각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하는 학생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무조건 반대하지 않았고 선생님들의 새로운 내용의 도입에 흥미 있어 했으며 예수 믿는 학생들은 이러한 수업을 통해 자신의 믿음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고백이 있었다. 수업의 과정에 참여한 2명의 선생님들의 글을 통해 이러한 고민을 하는 다른 선생님들과 생각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sdgho31@naver.com)
<미션 스쿨의 새로운 도전, 성경적 세계관으로 가르치기>
글/ 하기욱
숭덕여중 교사로, 연구부장을 맡고 있으며, 기술/가정을 가르치고 있다. 건국대학교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남들보다 빠르게 20년 차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예수님 담아,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
20년 차 교사로 살아가며 늘 나의 삶이 가르침이 될 수 있기를, 내 안에 예수님을 가득 모셔두고, 내 안에 예수님이 가득 차 계셔서, 예수님만 드러나는 삶, 그래서 그 삶이 가르침이 되기를 늘 기도했다. 그런 내게, 3월 시작된 성경적 세계관 수업 모임, T.O.P(Teacher’s Of Passion)는 나의 시선과 생각, 관점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배울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그 시간들을 잠시 되짚어 보고자 한다.
12명의 선생님들이 함께 모이다
올해 초 학교에 처음 오신 선생님, 보건 선생님, 3년 차 선생님, 대학을 갓 졸업하신 선생님, 10년 차 부장선생님, 5년 차 선생님… 그리고 20년 차를 바라보는 선생님들. 이렇게 과목도 다르고 연차도 다른 선생님들이 한마음으로 모였다.
그 마음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 교실에서, 교과서 안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눈으로 바라보고 가르치고 우리의 수업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수업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배움의 과정 안에서 우리들은 네 개의 팀으로 나누어 팀티칭(Team Teaching)으로 프로젝트 수업을 기획하고 수업을 함께 Design 하여 수업공개를 통해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까지 갖게 되었다.
교실 현장의 어려움을 나누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고후 4:18).”
우리가 함께 나누는 교실 현장의 어려움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보이는 것에만 기대하고 보이는 것에만 주목한다는 것에 다다르게 되었다. 인성과 예수님을 닮은 성품의 교육보다 성적, 점수에 기대하는 부모님들. 친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도움과 배려보다 나와 잘 어울리는 친구를 찾고 집착하는 관계의 어려움들.. 하지만 성경은 지금 우리 교실의 모습에서와는 다른 것을 주목하라고 하셨다.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그것을 어떻게 가르치며, 그것을 어떻게 수업에 녹여내고 담아낼 수 있을까? 그것이 우리의 숙제였다.
수업을 Design 하다
우리는 1학년 국어, 과학, 기술‧가정 교사 세 명이 한 팀을 만들었다. 국어과에서는 매체로 표현하기, 과학과에서는 소리의 특징, 기술‧가정과에서는 바람직한 의사소통의 세 단원을 하나의 주제로 우리의 정체성, 바른 언어생활을 위한 수업으로 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교실 속에서 쓰는 언어를 관찰하고 관찰한 데이터를 토대로 언어 습관을 되돌아보고, 그렇다면 어떻게 잘못된 언어 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고 따뜻한 말, 위로의 언어 온도 상자를 만들어 새롭게 들어올 신입생들에게 선물하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하였다. 수업을 하는 동안 학생들의 반응에서, 참여하는 모습에서 학생들보다 준비하는 우리들이 더 많은 감사함이 있었고, 깨달음이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우리의 다짐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히 11:1).”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다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우리에게 맡겨주신 한 학생이 우리의 수업을 통해서 자신의 언어를 되돌아보고 ‘따뜻한 언어를 내가 오늘 실천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품은 학생이 한 학생만 있다면… 그것으로 우리의 배움과 나눔이 귀한 섬김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이제 앞으로 더 힘든 보이지 않는 것들과의 싸움이 우리의 교육현장에 있겠지만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인된 삶을 ‘기독교사’라는 이름으로 멋지게 살아내어 드리고 싶다, 그래서 배움과 섬김을 실천하는 한 해를 기대해 본다.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동성애에 대한 교과 융합 수업 만들기>
글/ 백혜진
숭덕여자중학교 교사로 12년째 재직 중이며 현재 과학부장과 3학년 부장을 맡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Dallas Baptist 대학에서 Christian Education으로 석사 학위를 했다.
수업을 준비하며
처음부터 동성애에 대한 수업을 용감하게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성경적 세계관으로 가르치기 위해 모인 12명의 선생님들과 일 년 동안 수업 속에 성경적 세계관을 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다. 공개수업을 위한 우리 조의 과목은 과학, 기술‧가정, 보건이었는데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는 가운데 동성애에 대한 수업을 진행해보기로 결정했다. 선정한 수업 대상 반은 내가 담임한 반이었는데, 그 반에는 특별히 작년 처음으로 개최된 인천 퀴어축제에 다녀올 정도로 동성애 우호 성향을 강하게 보이는 학생이 있었고, 공부도 잘하고 사교성도 좋은 그 학생의 영향력이 점점 커져가는 상황이었다. 담임으로서, 과학교사로서 동성애라는 주제를 들고 해당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 앞에 서는 것이 솔직히 부담스럽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동성애 연구와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하고 더욱 철저하게 수업을 준비하고자 했다.
수업을 진행하며
수업은 동성애에 대한 성경적 세계관을 담고 있지만 그 어떤 성경 말씀도, 동성애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담지 않았다. “동성애, Fact Check”라는 제목으로 동성애 유전자(과학), 탈 동성애자(기술‧가정), 동성애와 에이즈(보건)에 대한 말 그대로 팩트만을 전달하는 수업을 선택했다. 인권으로 가려진 동성애의 이면을 드러내어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역시나 우려했던 대로 동성애 우호 성향을 보이는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준비된 자료들을 가지고 사실만을 전달하는 수업 방식을 선택했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거부감 없이 수업 내용이 전달될 수 있었다. 특별히, 수업을 하기 약 한 달 전쯤 동성애 유전자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더욱 확실하게 학생들에게 동성애의 선천성이 얼마나 무모한 주장인지 이야기해줄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정확한 자료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청에 의해 보건복지부 인터넷 사이트에 동성애와 에이즈의 연관성이 명시되는 등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각별한 도우심이 크게 느껴졌다.
수업을 마치며
과학수업 시간에 동성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진화론에 대한 수업을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긴장되고 어려운 일임을 느꼈다. 그러나 수업을 마치고 던지는 학생들의 질문과 표정을 보고 나니 반드시 필요한 수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흐름에 따라 학생들의 의식이 막연하게 흘러가게 두지 않고 잠시 멈추어 서서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해 주며, 더 나아가 바른 진리와 세계관을 전달해 주는 것이 기독교사의 사명이자 숙제라고 생각된다. 어렵지만 현장에서 아주 조금씩이라도 용기 내어 실천해보는 교사들이 많아지길 기도하며 글을 마친다.
홍배식 |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_madison에서 교육사회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인하대학교 교육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사회문화 교과서(2018, 교학사)를 공동으로 집필했으며, 숭덕여중고에서 교장과 인하대학교 사회교육과의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기독교학교 연합회 부회장이며, 기독교학교 국제연맹(ACSI) Korea 이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