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모스크와 기독교의 교회

이슬람의 모스크와 기독교의 교회

2021-12-28 0 By 월드뷰

월드뷰 DECEMBER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CULTURE & WORLD VIEW 3


글/ 장훈태(박사, 아프리카미래협회 회장)


이슬람교 모스크의 기능


이슬람교 모스크(mosque(영), mosquee(프))의 기원은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Hadith)에 나타나는데, 모스크의 형태와 기능은 4대 법학파(for Sunni Schools)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변형·발전되었다. 이슬람교의 모스크는 무슬림의 예배(기도) 장소로서 종교 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곳일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종교적 가치와 세계관을 구축하는 곳이다. 이슬람교의 첫 모스크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하면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는 무함마드가 세운 메디나 모스크를 기본 건축형태로 삼는데, 이곳은 ‘예언자의 집’으로 알려져 있으며 단순한 직사각형 형태이다.

이슬람교 모스크의 첫 번째 기능은 종교적 기능으로 이슬람교의 통과의례의 한 부분인 예배, 기도, 꾸란 낭송을 비롯한 종교의식을 행하고, 무함마드가 종교지도자였다는 것을 인증하는 곳이다. 모스크는 무슬림이 기도하는 장소로 꾸란에 여러 번 나와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꾸란 24:36, 62:9, 2:114). 모스크의 두 번째 기능은 사회적 기능으로 종교세, 구빈세 징수와 자선 활동(자카트, zakāh)과 관계되어 있다(꾸란 9:60). 모든 무슬림은 모스크에서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데, 꾸란 2장 187절의 “모스크는 경건한 생활을 하는 곳이다.”와 “알라와 내세를 믿고 예배를 드리고 자카트를 바치는 자로서 알라의 인도함을 받는 곳이다(꾸란 9:18)”이다. 또한, 모스크에 출입하는 자는 사치를 하지 않아야 하며(꾸란 7:31), 무슬림이 아닌 사람은 방문할 권한이 없다(꾸란 9:17, 28). 이슬람교의 모스크는 무슬림과 비무슬림의 경계선을 보다 분명하게 하는 곳으로 종교적 불평등과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 기능은 이슬람교의 법, 군사, 정치, 교육, 문화 등 이슬람교 공동체 제 분야의 기능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제공한다. 무함마드의 모스크가 그랬던 것처럼, 모스크 사원은 무슬림의 치유의 장소인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종교적 의구심과 갈등, 사회·심리적 갈등을 상담하는 장소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모스크는 종교적 역할 뿐 아니라 사회·윤리적인 전반의 문제를 다루는 성(聖)과 속(俗)의 복합적인 기능을 한다. 결과적으로 모스크는 무슬림에게 종교적·사회적·심리적 안정감 기능을 충실하게 할 수 있는 총체적인 곳일 뿐 아니라, 비무슬림에 대한 차이를 드러내는 곳이다.

모스크는 무슬림의 삶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다. 무슬림은 보통 새벽 파즈르(Fajr) 기도의 아잔(이슬람교의 예배와 기도시간을 알리는 꾸란 낭송 소리, 하루 다섯 번) 소리를 듣고 일상을 시작한다. 직장 혹은 동네 모스크에서 울려 퍼지는 정오 주흐르(Auhr) 기도 모임과 오후 아스르(Așr) 기도의 아잔에 맞추어 일상생활과 종교 생활을 넘나든다. 해가 질 때 마그립(Maghrib) 예배의 아잔 소리에 귀가를 서두르고, 밤 기도 이사(Ishǡ)로 하루의 삶을 마감한다. 이처럼 무슬림의 삶은 모스크와 함께 이뤄진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곳이다.

이슬람교 창설 이후 이슬람 세계의 확장에 따른 디아스포라 무슬림, 이슬람 도시의 건설과 증가로 모스크는 지역사회로부터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요구받았다. 이슬람교의 확장과 함께 국가 건설과 체제와 조직이 전무한 상태에서 모스크는 국가의 정치적 체계, 교육 프로그램, 사회기반의 형성과 안정을 위한 종교의식과 더불어 다양한 정치, 사회, 교육, 문화, 법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다문화사회와 이슬람교 모스크


오늘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는 다문화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모빌리티(Mobility) 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얼마 전 CTS, Good TV 등 기독교 언론사에서 대구 대현동 모스크 건립 관련 내용을 보도한 이후, 많은 언론사에서 이와 관련된 갈등 상황을 기사로 내보내고 있다. 대구에서 이슬람교 모스크 건립 반대가 일어나는 것은 세계정세를 살펴보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전 세계 인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무슬림은 유럽으로 이주해 자신들의 종교와 문화, 전통, 관습을 지키는 과정에서 정주민들과 충돌을 일으켜 왔다. 이러한 충돌로 불평등과 차별을 겪는 일부 이주민들은 집단화하여 주 정부와도 갈등을 겪고 있다. 영국의 요크셔 지방에서는 이슬람교 공동체의 게토화로 무슬림과 지역 주민들이 충돌했는데, 요크셔 사회 일각에서는 이러한 무슬림의 집단화와 사회적 불만의 표출이 전 세계적으로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 현상을 일으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우리는 유럽과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한국에 이주 무슬림이 증가하면서 주요 도시마다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모스크가 생겨나고 있다. 한국 내 이슬람 전파와 모스크 현황을 보면 서울 중앙 모스크를 비롯하여 부산, 경기 광주, 진주, 안양, 안산, 김포, 부평, 파주, 대구, 포천, 전남 광주, 제주, 창원, 대전 등 15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 외에 무슬림 무살라(기도처)가 각 도시마다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내의 이슬람교 공동체의 조직력과 세력 강화, 그들만의 종교적 전통과 신앙적 세습을 위한 교육, 이슬람교 움마(Ummah) 공동체 운영은 모두 모스크에서 이루어진다. 한국 내에 정착한 무슬림을 중심으로 세워진 모스크는 국내외에 거주하고 있는 무슬림에게 정신적, 물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소일 뿐 아니라 치유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소규모 기도처인 무살라가 이주 무슬림이 거주하는 직장과 학교, 주택가 가까이에 설립되어 고향을 떠나온 자들이 향수를 달래거나 외국 생활에 대한 고민과 문제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독교 교회의 의미


오늘날 방송이나 매체들을 통해 교회라는 이름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감리교회, 장로교회라고 부르는 것은 어떤 특징들에 의해 구별되는 분파 즉 교파를 언급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이처럼 교회라는 용어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됨으로써 야기되어 혼동되거나 더 깊은 차원의 혼동이 있는데, 이는 ‘교회’라는 기본적인 본질에 관한 이해의 부족일 것이다.

구약과 신약에서 교회의 명칭에는 ‘회중이 지정된 처소에 함께 모인다.’라는 의미가 있다. 예수는 교회를 향하여 ‘모든 사람들이 회합하여 그를 자기의 주로 공인하고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받아들인 공동체라고 했다(마 16:18, 18:17).’ 오늘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현현(顯現)으로 몇 가지 중요한 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교회는 지교회로서 모든 성도의 모임과 단체를 가리킨다(행 5:11, 11:26). 그리고 가정에 있는 교회를 가리켜 가정교회라 하는데, 사도시대 때 부자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물이 가정의 한 처소에서 집회의 장소로 제공해 사용한 것을 말한다(롬 16:5, 고전 16:19). 보편적 유형 교회는 전 세계에서 외면적으로 그리스도에 향한 신앙을 고백하고 임명된 직원들의 지도로, 하나님께 예배드릴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를 일컫는다. 보편적 무형교회는 천상과 지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자들, 그리스도와 영적으로 연합된 혹은 장차 연합될 신실한 자들의 단체를 일컫는다. 마지막으로 요즘 흔한 교회(church)라는 용어는 ‘주님께 속한다’라는 의미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사신 소유물이라는 뜻이다. 그 외에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체라는 의미도 있는데, 이는 그리스도가 영적으로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는 뜻으로, 그의 생명은 교회의 생명체라는 의미가 더 강하게 드러난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신체라고 할 때, 교회라는 단어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교훈은 모든 지체들 그리고 영적 연합(靈的聯合)을 뜻한다.

교회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있지만, 교회는 세상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으로서 세상에 대항하는 입장에서 세상을 변혁시키기 위해 의도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이것은 로마 가톨릭의 견해로서, 로마 가톨릭에서는 교회를 은혜의 장소라 한다. 그러나 개신교회의 교회는 “복음 즉 구원의 좋은 소식을 전하는 곳이고, 그리스도로부터 단절된 세상이 구원받아 그리스도와 재결합될 수 있는 때는 오직 그 복음을 믿을 때”라고 한다. 여기에서 하나님은 교회라는 형식의 구조를 벗어나 세상 안에서 직접 활동하시며, 심지어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해도 비기독교적인 제도를 통하여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성경적인 교회 표지


교회는 전통적으로 통일성, 거룩성, 보편성, 사도성으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바울은 교회를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전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들로 구성되며 그들은 그의 소유이며, 그는 그들의 하나님이다. 하나님의 백성이란 것은 ‘하나님께서 주도적인 행위’를 통해 온 민족을 선택하신다는 것과 하나님께서 사람을 실제로 창조하셨음을 나타낸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바로 ‘거룩성’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룩하기를 원하셨고, 지금도 온 세계의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거룩하기를 바라고 계신다(엡 5:25).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 칭한다. 이는 교회가 현재 그리스도께서 활동하는 장소라는 의미다(엡 1:22-23).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는 신자들의 모임인 교회와 그리스도와의 결합을 강조한다.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는 ‘그리스도와 함께’ 또는 ‘그리스도 안에’ 거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희망이 된다(골 1:27).

교회의 개념 중 하나는 성령의 전으로서 교회 상이다. 교회를 처음부터 존귀하도록 하신 분도 성령이시다. 성령께서 극적으로 하신 일은 오순절에 일어났고, 그때 제자들에게 세례를 주시고 3천 명이 회개하는 일이 일어나게 하셨다. 지금도 성령께서는 교회에 내주하실 뿐 아니라 성도들 개개인에게 내주하신다(고전 3:16-17). 교회는 성령의 전으로서 사랑, 희락, 화평, 인내, 자비, 양성, 충성, 온유, 절제(갈 5:22-23)가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그리스도의 능력을 전달하는 곳으로서 이슬람교의 모스크와는 차별된 곳이다. 따라서 코로나 19 이후의 교회는 모든 이들에게 전도(선교)와 건덕(建德)을 행하고, 예배를 통하여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교회 사역의 핵심은 복음과 생명을 보다 분명하게 전달하고 선언하여, 모든 사람이 자발적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그의 나라에서 적응하여 살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다원화된 종교적 상황으로 혼란스러울 때 교회는 성경을 기준으로 하는 신앙과 행위의 일치된 삶의 장소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교회는 교리와 삶에 통일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문화 시대를 맞이하여 여러 이주민의 정착이 증대되어 사회변화가 급격하다 해도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하나가 되는 모습을 증거 할 필요가 있다. 성도들의 영적 통일성은 서로에 대한 호의, 교제 그리고 사랑으로 표현되어야 하며, 모든 형태의 그리스도인들은 각자 주어진 장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수행하고 사역자들과 함께 협력해야 한다. 교회의 통합과 하나 됨은 필요하지만, 영적 생명력을 약화시키는 종교 혼합이나 진리를 떠난 통합을 경계해야 한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될 때까지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일치하여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진리 안에서 하나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도록 힘써야 한다. 밀라드 J. 에릭슨(Millard J. Erickson)이 “진리는 사랑과 언제까지나 동행할 것이다”라고 한 것처럼 말이다.

<changhotsan@gmail.com>


[참고 문헌]

The Encyclopaedia of Islam(Leiden: Koninklijke Brill NV), 1.:황인혜, “모스크의 형태와 기능에 관한 연구”, 명지대학교 대학원 아랍지역학과 박사학위 논문(2019), 11 재인용.
George Michell, (2006) Architecture of the Islamic World: Its History and Social Meaning(Thames & Hudson), 18.
Richard Fletcher, (2020) The Cross and The Crescent, 박흥식·구자섭 옮김 <십자와 초승달 (서울:21세기북스)>, 32.
S.M. Darsh, S. Hasan, M. Akram Khan and Yusuf Islam(1992), The Role of the Mosque in Islam(Darussalam)을 참조.
https://www.standard.co.uk/news/british-mosques-ara-more-extreme-than-ours-in-baghdad-warns-iraqs-deputy-pm-729476.html 2021년11월11일 검색.
이수정, (2018) “한국 내 모스크 분포와 이용에 대한 현황 연구‘, 「한국중동학회논총」 제39권(2호), 105.
http://www.koreaislam.org/en/muslim-archives/?uid=1771&mod=document 2021년11월11일 검색.
Millard J. Erickson, (1992), The Doctrine of Church, 이은수 역 <교회론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21. Louis Berkhof, (1953) Systematic Theology(Grand Rapids: Eerdmans), 557.


글 | 장훈태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대학원(Th. M, Ph. D)을 졸업했으며, 백석대학교 선교학 은퇴 교수이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와 개혁주의생명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프리카미래협회 및 아프리카미래학회 회장, 국제난민연구소 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