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벤투스(Adventus, 대망)
2022-01-01
월드뷰 JANUARY 2022●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발행사 |
글/ 김승욱(발행인,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독자 여러분의 가정과 사역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흔히 새해가 오면 한해를 전망하고, 희망을 나눕니다. 저희도 1월호에서 새해를 전망하고 신년의 바램을 나누고자 합니다.
어느덧 코로나19가 발생한지 네 번째 해가 됩니다. 2022년은 애프터 코로나 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들 합니다. 앞으로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하겠지만 하루빨리 치료제가 개발되어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동안 익숙해진 배달문화, 온라인 만남, 재택근무와 수업, 정부 간섭과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새해는 정치의 해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선거가 있습니다. 3월에는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을 선출하고, 6월에는 각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을 선출해야 합니다. 교육감의 경우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투표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음 세대를 키우는데 매우 중요한 교육의 수장을 뽑는 일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선거가 연이어 있으므로 올해 상반기는 경제문제나 외교 문제 등 중요한 이슈들이 정치에 묻힐 가능성이 큽니다.
세계는 지금 인플레이션(inflation)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이 양적 완화 정책을 펼쳤을 때는 장기침체를 겪은 일본 정도만 참여했는데, 지금은 유럽을 포함한 세계 대부분 국가가 동참했습니다. 그 결과 세계는 1970년대 석유파동(Oil Shock) 이후 가장 빠른 물가상승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급속하게 확산할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공급망 체인에 병목현상이 발생하면서 다시 스태그플레이션(stagnation) 이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통화량을 크게 늘렸는데, 다행히 지난해에는 수출이 많이 늘어나서 경제위기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새해에는 물가상승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요한 선거를 앞둔 한국 정치권은 적어도 6월까지는 경제에 큰 신경을 쓰지 못할 것입니다. 표를 의식한 여·야가 한국 경제의 장래보다는 국민 눈치 보기에 더 바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새해 키워드 ‘아드벤투스(adventus)’
이렇게 중차대한 2022년 한 해 동안, 본 월드뷰의 특집을 구성할 키워드를 ‘아드벤투스(adventus)’로 정했습니다. 이 라틴어는 ‘to’를 뜻하는 ad에 ‘come’을 뜻하는 venire를 합성한 것으로, ‘오다(come)’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징적으로는 진정한 지도자를 기다리는 의미에서 ‘대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 전 4주간 예수의 성탄과 재림을 기다리는 기간인 대강절의 영어 어드벤트(advent)는 이 라틴어 ‘아드벤투스’에서 유래했습니다.
새해 키워드로 아드벤투스를 정한 이유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교육부의 수장을 새로 뽑고, 이후 코로나 원년이기 때문입니다.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해 동안 월드뷰는 특집을 이어가겠습니다.
비록 혼자 힘으로 이룬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독립을 이루었고,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건국했습니다.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했습니다. 민주화 이후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통합입니다. 그러나 남북갈등, 동서갈등, 노사갈등, 빈부갈등, 세대갈등에 이어 남녀갈등까지 격화되는 이런 상태로는 행복한 국가를 이룰 수 없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강자와 약자로 사회를 양분하는 이념으로는 결코 갈등을 줄일 수 없습니다.
한국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봉합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기독교인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인이라도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실천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최선을 다해서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지만, 죄인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사는 한 완벽하게 사랑을 실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웃을 사랑하자는 것에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이 사회의 갈등을 봉합할 수 없습니다. 죄인이 모여 사는 현실 사회이지만, 하나님께서 일반은총으로 주신 지혜와 앞서간 선배들이 구축한 사회 질서,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가는 효율적인 제도 등을 통해서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사회제도를 만드는 일에도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커버스토리
이러한 열망을 담아서 커버스토리는 대전에 위치한 새로남교회 오정호 담임목사를 초대했습니다. 그는 4대째 믿음의 명문 가문 출신으로 부친 오상진(가야제일교회 원로)목사, 형 오정현(사랑의교회 담임)목사와 함께 삼부자 목회자 가족이며 내수동교회와 사랑의교회에서 제자훈련사역을 이어받아 새로남교회에 정착시키고, 많은 성도를 말씀 위에 훈련시켰습니다. 그리고 새로남기독학교를 설립해 올바른 기독교 교육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미래목회포럼의 이사장과 회장을 역임하며 한국 사회에서 교회가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힘써왔습니다. 그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들 특히 젊은이 문제, 차별금지법, 정부의 대면예배 금지 조치와 이에 대한 교계의 반응,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교육 문제 등 매우 포괄적인 여러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앞으로 한국 사회와 교회에 바라는 바를 들었습니다.
이달의 특집(ISSUE)
이달의 특집에서는 올해 한 해 동안 월드뷰를 이끌어갈 편집위원들이 각 전문분야에서 새해 한국 사회에 바라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특집 키워드 ‘아드벤투스’의 의미를 새해부터 부편집장을 맡은 호서대학교 신학과 이영진 교수가 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정치에 바란다는 주제로 3편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서울신학대학교의 박명수 명예교수는 국민이 주인인 공화제 국가 대한민국을 세우기 위해서 치열한 노력을 한 독립촉성국민회를 기억하고,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 운동이 시작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홍익대학교 법대의 음선필 교수는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당면과제 세 가지를 제시하면서 이를 위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설명했습니다. 트루스포럼의 조평세 박사는 진정한 정치적 변화를 위해서는 독립된 국민 개개인의 각성과 정신적 개화가 선행되어야 가치 중심의 정치사회 개혁이 가능함을 지적하고, 훌륭한 지도자를 선택한 미국처럼 대한민국을 다시 세울 지도자를 선택하기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경제사회 분야에서도 세 편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조성봉 교수는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기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간섭이 너무 컸음을 지적하고, 새 정부는 시장경제원리에 맞는 경제정책을 펴기를 기대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을 역임한 김미숙 교수는 미래의 경쟁력은 아동 정책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아동 정책에 대해 바라는 바를 5가지로 정리해서 소개했습니다. 세계 최저 출산율로 인해 인구절벽에 직면한 한국은 급속하게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아신대학교 소윤정 교수는 유럽의 ‘탈다문화주의’ 정책을 주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 부문에도 2편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초등교육과 김정효 교수는 2022년에 있을 학교 교육의 변화를 비판적으로 소개하면서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있는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문해력을 갖추기를 바랐습니다. 31년째 교단에서 국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전국교육회복교사연합의 육진경 대표는 “흔들리고 무너져 내리는 교단을 겨우 붙잡고 버티며 교사로서 2022년의 교육에 대한 몇 가지 소망”을 적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해서 과학·의료와 교회 문제에 대한 2편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이명진 소장은 새해 과학과 의료부문의 과제를 단기와 중장기로 나누어서 제시했습니다. 아침교회 안석문 목사는 정부의 대면예배 통제에 대한 한국 교회의 대응 문제를 제기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것들을 힘써 지키자는 새해 소망을 밝혔습니다.
맺음말
새해에는 본보에서 지난 수년 동안 칼럼을 써주신 총신대학교 이상원 교수를 대표 주간으로 모셨습니다. 그는 아내인 조혜경 작가와 함께 월드뷰를 더욱 좋은 잡지로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총신대학교 동기로 1, 2위를 다투며 졸업한 두 분의 삶을 조혜경 작가의 수필을 통해서 점차 알아가면서 우리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영진 교수와 조평세 박사께서 부편집장으로 더욱 수고하실 것입니다. 발행사도 저와 함께 대표 주간과 부편집장 두 분, 그리고 편집위원들이 차례로 쓸 예정입니다.
그동안 갖추어진 필진들이 연합해서 기독교 대안학교를 위한 자료집과 교과서를 개발하려는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월드뷰에 실린 글을 보완해서 단행본 4권을 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도서를 계속 발행하겠습니다.
새해에 월드뷰에서 추진하는 많은 사역을 위해서 기도와 구독으로 성원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