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기독교세계관(4) 선한 창조

어린이를 위한 기독교세계관(4) 선한 창조

2021-09-12 0 By 월드뷰

월드뷰 SEPTEMBER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BIBLE & WORLD VIEW 4


글/ 심재승(Dordt University 교수)


8.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매우 좋은 자신의 집으로 만드셨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육 일에 걸쳐서 만드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 처음 세 날 동안 하나님께서는 공간을 만드셨다. 첫째 날에 “빛과 어두움”을 나누어서 두 공간을 만드시고, 둘째 날에 “물과 물”을 위와 아래로 나누어서 두 공간을 만드셨다. 셋째 날에는 아래쪽의 물을 한곳으로 모아서 물과 땅이라는 공간을 만드셨다. 그리고 넷째 날부터 여섯째 날에는 각각의 공간에 동물과 식물을 창조하여 채우셨다. 하나님의 창조 행동은 아래와 같이 좌우대칭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세 날 동안 하나님께서는 공간을 나누시고 다음 세 날 동안에는 그 만드신 공간을 채우셨다. 이것은 집을 짓는 모습을 설명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집을 짓는 모습을 따라서 세상을 만드신 과정을 설명하시며, 우주라는 집을 매우 질서 있게 만드셨다. 처음 1:2의 혼돈과 공허와 흑암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질서를 세우시고, 그 질서대로 집을 지으셨다. 이 세상은 하나님의 집이다. 그 하나님의 집(God’s House, 물리적인 세상)을 우리의 집(Our Home, 우리가 살고 일하고 쉬는 안식처)이 되게 하셨다. 세상을 질서 있고 아름답게 만드신 후에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자신의 형상으로 지으시고, 자신의 집으로 부르시며 함께 살도록 초대하셨다.

이러한 창조 기사의 이해는 우리에게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무엇인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사람이 무엇인가는 이어지는 10절에서 공부하도록 한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망가진 세상이나 죄로 물든 세상으로 만들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기준이라는 높은 기준으로 볼 때도 좋은 세상으로 만드셨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세상에 심으신 선함, 좋은 것에 대한 하나님의 기준이다. 성경은 선한 창조, 좋은 세상으로 시작한다. 선한 세상이라는 기준이 있어야 나쁜 것이 무엇인지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세상은 좋은 것이고, 그 세상을 하나님께서 우리의 집이 되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창조 활동의 마지막에 자신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드시고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셨다는 사실은 우리가 하나님께 속해 있고, 하나님의 좋은 집에 속해 있음을 알게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하나님의 일을 맡은 소중한 존재로 하나님의 집에 속한 하나님의 백성이다. 파편화되어가는 현대인의 삶에 그리고 정체성이 예민하게 문제가 되는 사회에 사람이(내가, 각각의 어린이들이)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어디에 속해 있는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성경은 모든 사람이, 모든 어린이가 그들이 속한 환경에 상관없이 하나님의 집과 가족에 속한 소중한 존재인 것을 가르치고 있다.

창조 기사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주제를 가르친다: (1) 창조주로서 하나님께서는 완전한 주권을 가지신 세상의 왕이시다. (2)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자신의 형상으로 만드시고, 그렇게 만들어진 사람을 보고 기뻐하셨다. (3)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질서 있고 아름답고 좋은 세상으로 창조하셨다. 그렇게 창조된 세상은 사람들이 살 집이다. (4) 사람은 하나님의 좋은 세상을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할 일을 가지고 태어났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큰 기대를 가지신다.


9. 하나님께서는 모든 동식물을 “그 종류대로” 아름답게 만드셨다


하나님께서는 각각의 동식물을 각기 독특한 모양과 특성을 따라서 “종류대로” 만드셨다. 각기 독특한 모양을 가진 동식물 하나하나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귀한 대상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동식물에 “생육하고 번성하라”라는 축복의 말씀을 주셨다(창세기 1:22). 우리는 생명을 가진 각각의 생명체를 하나님의 시각에서 귀하게 대해야 하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각각의 성질과 개성을 유지하고 개발하면서 소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집을 만드시고, 거기 창조하신 모든 동식물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신 것이다.


10.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자신의 “형상”으로 창조하셨다(창세기 1:26)


고대 근동에서 큰 제국의 왕들은 자국 내 먼 곳에 자신의 “형상” 곧 동상을 세웠다. 그 이유는 자신이 실제로 가서 통치하지 못하는 곳에 자신의 통치를 증거하기 위해서 통치력의 상징인 동상을 세운 것이다. ‘형상’은 곧 왕의 상징이다. 이러한 고대 근동의 관습이 성경 창조 기사의 기록에 전달되었다. 이러한 관습 안에서 사람은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으로, 왕이신 하나님의 상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의 가장 근본적인 본질은 하나님의 형상이다. 이러한 성경의 가르침은 사람의 가치와 세상에서 살아야 할 올바른 방법을 가르친다. 모든 사람은 민족이나, 성별이나, 나이 또는 어떠한 차이에도 상관없이 하나님의 형상이므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매우 좋다’라고 판단하신 사람을 동일하게 창조된 사람이 차별하고 업신여기고 부당하게 대하는 것은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께 대한 거역이다. 사람에 대한 모든 부당한 대우와 폭력은 그 사람에 대한 잘못일 뿐 아니라,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드신 하나님에 대한 거역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남성과 여성으로 만드셨다. 왜 사람을 하나의 모습으로 만들지 않고,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모습으로 만드셨을까? 하나님께서는 여성이 남성을 “돕는 자”라고 하셨다. 여기 ‘돕는 자’라는 여성의 모습은 남성에 비해 낮은 위치나 열등한 능력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여성이 돕지 않으면 남성의 일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갖는다. 하나님께서는 남성과 여성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드셨다. 남성과 여성으로 이루어진 인간이 서로 도우면서 하나님께서 뜻하신 세상을 다스리는 일을 하게 하신 것이다. 여기서 공동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다.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다시 말하면, 관계 안에서 만들어졌다. 첫째로, 인간은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자신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된다. 둘째로, 인간은 남성과 여성의 관계 그리고 사람과 사람들의 관계 안에서 상대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된다. 셋째로, 인간과 세상의 관계 안에서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된다. 이 세 관계 모두 사랑을 바탕으로 한 사랑의 공동체이다.


11.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이해할 수 있기에 하나님은 사람에게 세상을 “다스리라”라고 명령하셨다(창세기 1:28)


창세기 1:26은 사람의 본질이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가르치면서 곧바로 사람이 하나님을 대신해 세상을 다스리라는 명령에 연결시킨다. 사람의 본질이 하나님의 형상이고, 하나님의 것이 사람 안에 있으므로,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 뜻에 따라 자원함으로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의 할 일은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권위와 함께 주어졌다. 사람은 하나님이 주신 영광스러운 일을 하며 살도록 지어진 것이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만드시고 그들의 이름을 지으셨다.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창세기 1:5).” 히브리 문화에서 이름을 짓는 것은 권위를 가진 사람의 몫이다. 이러한 권위를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허락하셨다. 하나님께서 동물을 아담에게 이끄시며 아담이 이름을 짓도록 하셨다. 이것은 동물 위에 가지는 아담의 권위를 의미한다. 그러나 사람이 세상 위에 가지는 다스리는 권위와 능력은 사람 스스로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권위와 능력임을 알아야 한다. 피조물인 사람은 스스로 어떠한 권위와 능력도 갖고 있지 않다. 사람이 가지는 권위와 능력은 하나님의 형상, 즉 대리자로서 부여받은 권위와 능력이다. 따라서 사람은 그 권위와 능력을 부여하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충실하게 사용해야 한다.

세상을 ‘다스리라’라는 하나님의 뜻은 세상을 원래 만들어진 모습으로 유지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와 함께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각각의 생명체에 독특하게 주신 특성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토끼는 토끼의 본성을 유지· 발전시켜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토끼로 살게 하여 하나님의 중요한 일부가 되게 하고, 사람은 사람의 본성을 유지·발전시켜서 하나님께서 목적하시는 사람으로 풍요롭게 살게 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선하고 아름답게 만드신 세상의 모습을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관리하고 양육하라는 것이다. 세상을 관리하고 양육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세상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세상을 알아야 다스릴 수 있다. 토끼의 본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토끼에 대해 알아야 한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람이 무엇인지, 어떠한 삶이 올바른 사람의 삶인지 알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자신의 형상으로 지으시고 자신의 아름다운 집인 이 세상을 관리하고 양육하라는 일을 주시면서 사람들에게 큰 기대를 하셨다. 자신이 만드신 이 좋은 세상을 사람들이 대신 아름답게 발전시키기를 기대하셨다. 비록 사람의 첫 조상이 죄를 지음으로 온 세상이 망가졌으나,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이 세상을 사랑하시고 다스리신다(요한복음 3:16).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람들을 구원하시므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하나님께서는 다시 사람들에게 큰 기대를 가지신다.


12. 일곱째 날에 하나님은 안식하시면서 만드신 세상에 복을 주셨다(창세기 2:2~3)


일곱째 날에 하나님께서 안식하셨다는 것은 여섯 날 동안 하신 창조의 일이 힘들어서 쉬셨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곱째 날의 안식은 여섯 날 동안 만드신 창조 세계가 완전하게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창조 세계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완성되고, 거기에 완전한 평화와 안식이 이루어진 것을 하나님께서 선포하신 것이다.

동식물을 각각의 특성을 따라서 고유하게 지으시고, 각각이 살 곳을 만드시고 먹을 것을 주시고, 각각이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복을 주신 하나님의 뜻이 실제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생명체가 풍성한 삶을 누리는 풍요로운 세상, 각각의 동식물이 각각의 장소에서 자유롭고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상을 원하신다.

<jay.shim@dordt.edu>


글 | 심재승

칼빈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칼빈신학교에서 신학 석사학위를, 조직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국 도르트대학교에서 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기독교 교육, 기독교 대학 교수 훈련과 공공신학에 관련해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