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선교전략으로써의 역 라마단 기도운동
2021-04-18
월드뷰 APRIL 2021●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WORLDVIEW COLUMN 4 |
글/ 노규석(안산 온누리M센터 센터장)
전 세계 무슬림은 1년에 한 번, 한 달간의 라마단 단식에 참여한다. 무슬림의 라마단 기간에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1992년부터 약 30여 년간 무슬림을 위한 역 라마단 기도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본인은 이슬람의 라마단 단식과 기독교 진영에서 실시하는 역 라마단 기도운동을 체험하면서 이 두 가지 종교 운동에 대한 많은 질문을 갖게 되었다. 이슬람의 라마단 단식과 기독교의 역 라마단 기도운동은 서로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과연 기독교의 역 라마단 기도운동이 필요한 것인가? 이것이 이슬람과의 영적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무슬림을 위한 기도인가? 또한, 역 라마단 기도운동이 무슬림을 향한 선교전략의 하나로 효과적인가?
이슬람의 라마단
라마단(Ramadan, رمضان)은 이슬람력의 아홉 번째 달의 명칭인 동시에 이슬람의 종교적 의식인 단식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라마단은 꾸란에 언급된 유일한 달(month)로써, 무함마드가 꾸란(Quran, القرآن)의 첫 문장을 알라(Allah,الله)로부터 계시받은 권능의 밤(Laylat al Qadr,لیلة القدر)이 라마단 27일에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달로 여긴다.
라마단 단식이 끝나고 3일간 열리는 이슬람 명절을 ‘이드 알 피뜨르(Eid al-Fitrr)’라고 한다. 이 기간에는 라마단이 끝난 것을 서로 축하하며 선물을 교환한다.
중동아프리카 연구소의 공요셉 교수는 “이슬람의 단식은 유대교에서 나온 것이다. 원래 유대교의 속죄제 전 10일 동안 금식하게 되어있다. 아라비아반도 메카의 유대인들이 무함마드를 따르지 않자 유월절 한 달 전체를 단식하도록 무슬림이 바꿔 놓았다. 낮에 단식하고 밤에 음식을 먹는 것도 유대교에서 나왔다. 이슬람에서는 단식의 참뜻과 목적이 잘못 쓰이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대부분 이슬람에서 사용하는 형식은 유대인들이나 기독교인들이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슬람의 형식 자체가 이방 종교의 것이냐, 유대교와 기독교인의 것이냐를 따지는 데 있지 않고, 무슬림이 사용하는 형식을 기독교인이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1)
이슬람의 라마단 단식 기간에 많은 이슬람 지도자들이 지하드(Jihad,جهاد)를 언급한다. 라마단 기간에 근본주의 무슬림의 폭력이 증가하고, 이슬람의 영적 세력이 강하게 일어나는 시기이기에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를 요청하는 중보기도와 폭력적인 악한 영에 대한 영적 전쟁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슬람권 국가에 사는 개종한 기독교 신자들(MBB)에게는 라마단 단식 기간을 견뎌낼 수 있는 인내와 믿음, 기독교 대안적 금식 그리고 서로 격려하며 함께 기도할 수 있는 믿음의 공동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독교의 역 라마단 기도운동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운동’은 1992년 이집트에서 열린 중동지역 기독 사역자들의 모임에서 출발했다. 불과 25명이 모였던 기도 모임이 현재는 전 세계 교단과 교파, 언어와 종족을 초월해 전 세계 복음주의 기독인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중보기도 운동으로 발전했다.
매년 국제예수전도단(YWAM)을 비롯한 기독교 복음주의 선교단체와 교회들이 이슬람의 라마단 기간 동안, ‘역 라마단 기도운동’을 펼친다. 오늘날 40여 개국 3,000만 명 이상의 기독인이 이 기도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독교인은 18억 무슬림에 대해 이해하고, 이들에게 하나님의 권능이 임하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역 라마단 기도와 금식에 참여하게 된다.
기도운동을 주관하는 국제예수전도단(YWAM)은 “30일 기도운동이 라마단 기간에 진행되는 것은 무슬림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다. 이 중보기도를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이 겸손과 섬김의 정신으로 무슬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2)
많은 복음주의 선교사들은 이슬람의 라마단 기간을 치열한 영적 싸움의 기간으로 인식하고, 무슬림의 라마단 단식에 대한 대응으로 역 라마단 기도운동을 통해 영적 전쟁을 수행할 것을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요청한다. 우리는 라마단 기간에 이루어지는 역 라마단 기도운동을 통해 이슬람의 영적 실체와 무슬림의 영적 갈망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인은 성령님께서 무슬림의 영적 시야를 가리고 있는 거짓의 영을 결박하시고, 참된 진리를 향한 갈망으로 라마단 단식에 참여하는 무슬림의 영적 시야를 열어주셔서,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를 볼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또한, 이슬람 지역에서 일어나는 영적 현상과 선교지의 실제적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위한 중보기도에 참여해야 한다.
역 라마단 기도운동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무슬림을 위한 기도와 더불어 이슬람권에 있는 교회와 사역자를 위한 중보기도라는 점이다.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이러한 중보기도를 통해 이슬람권에서 박해 가운데 있는 현지 교회와 기독교인, 무슬림에서 개종한 기독교 신자들(BMB) 그리고 사역자를 하나님께서 보호해주시길 기도하고, 또한 더불어 무슬림의 영적인 시야가 열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경의 하나님을 만날 수 있길 기도해야 한다.
라마단은 무슬림에게 낮에는 종교적으로 단식의 시간, 밤에는 문화적으로 축제의 시간이다. 그래서 라마단 기간에는 무슬림과 종교적 대화와 문화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하다. 만약, 기독교인이 라마단 기간을 단지 영적 전쟁의 관점으로만 보고 무슬림과의 만남을 꺼린다면 우리는 서로의 신앙과 진리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좋은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라마단 밤마다 진행되는 이프타르 식사와 교제의 자리를 무슬림과 만남과 대화의 기회로 삼고,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우리 안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무슬림에게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해 예수 그리스도 증인의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이슬람 세계와 역 라마단 기도운동
1990~1991년 쿠웨이트와 이라크에서 벌어진 걸프 전쟁,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911테러, 아프카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쟁,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자스민 혁명, 리비아와 시리아의 내전, 이슬람국가(IS)와 등장과 이어진 전쟁들, 그리고 여전히 진행되는 예멘 내전까지 이슬람권은 1990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는 전쟁과 내전 그리고 자스민 혁명 등의 엄청난 격변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격변은 아랍권 전체와 수많은 무슬림의 삶과 세계관을 바꿔 놓았다.
변화는 무슬림을 더욱 이슬람 근본주의자로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이슬람에 회의를 느끼고 이슬람을 떠난 세속주의자 또는 구도자로 만들기도 했다.
최근 30여 년간 이슬람 세계에 전례가 없었던 일이 일어나고 있고, 수많은 무슬림이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은 진실한 기독교인과 만남을 통해 성경을 읽거나, 방송이나 영화 또는 꿈과 환상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영접했다. 교회 역사가이자 선교사인 데이비드 게리슨(David Garrison)은 ‘프리미어 크리스채너티(Premier Christianity)’ 2016년 6월호3)에서 ‘그리스도께 돌아오는 무슬림은 전 세계적 현상’이란 글을 통해 “수많은 무슬림이 그리스도를 믿고 있으며 지난 25년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 기도 응답의 결과로 볼 수 있다. 2000년 이후 800만 명의 무슬림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최근 20년간 수만 명의 무슬림이 세례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중부 한 도시에서는 미국인 선교사의 대화식 전도법으로 2만 명의 무슬림이 세례를 받았으며 1,500개 이상의 기독 모임이 시작됐다.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에서는 노르웨이 선교사가 무슬림 청년 한 명에게 복음을 전했는데 지금은 기독교인이 10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이슬람 세계는 혼돈 속에 있다.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갈등을 비롯해 극단주의자와 온건주의자의 대립, 직업을 갖지 못한 수많은 젊은이와 환상이 깨진 여성의 불만족 등이 분출하고 있다.4)
1992년 시작된 역 라마단 기도운동이 이슬람권의 전쟁이나 정치적 격변을 일으켰다거나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지난 1,400년의 이슬람 역사 속에서 최근 30년만큼 이슬람권이 격변을 경험하고, 수많은 무슬림이 꿈과 환상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던 적은 없었다.
필자는 이러한 이슬람권의 격변과 무슬림이 경험하는 영적 사건이 인간의 계획이나 의도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면, 지난 30년간 일어난 역사적 사건과 지난 30년간 수천만 명의 기독교인이 참여하는 역 라마단 기도운동은 영적으로 연관성이 있으며, 하나님께서 이 기도운동을 사용하신다고 믿는다. 역 라마단 중보기도를 통해 무슬림이 성경에 나타난 영적 체험을 경험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면, 이 중보기도는 인간의 전략과 기술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역사를 불러일으키는 최고의 선교전략일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에는 복음주의 기독교 단체에서 역 라마단 기도운동이라는 용어가 무슬림을 자극할 수 있는 민감한 용어라고 생각해 기도운동의 이름을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아랍권의 전설적인 선교사였던 사무엘 즈웨머(Samuel M. Zwemer)는 기도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중보기도의 사역은 큰 전쟁터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전신갑주가 필요하다. 그것은 우리가 어두움의 모든 힘에 대항해 참호에서 씨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릎 꿇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우주에서 왕이며 제사장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렇게 간증을 덧붙인다. “40년의 경험 후에 내가 확신하는 것은 무슬림의 마음에 가장 가까운 길은 하나님의 사랑의 길이며 십자가의 길이다.”5)
<kssarang2@gmail.com>
1) 공일주, 『이싸냐? 예수냐?』 (서울:죠이선교회,1997), 227-228.
2) http://m.newspower.co.kr/12314 (2018년 5월 4일 검색)
3) https://www.premierchristianity.com/Past-Issues/2016/June-2016/Muslims-turning-to-Christ-a-global-phenomenon (2018년 8월 11일자)
4)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559694&code=23111117. 2018년 5월 23일자.
5) Phil parshall, New Paths in Muslim Evangelism, 채슬기 역,『무슬림 전도의 새로운 방향』 (서울: 예루살렘, 2003) 301-309.
글 | 노규석
온누리교회 파송 선교사로 이라크와 요르단에서 활동했다. U.A.E 아부다비 온누리교회, 바라카교회 개척 및 담당 목사로 섬겼다. 현재 안산 온누리M센터 센터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