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 페미니즘의 뿌리, 문화 막시즘

급진 페미니즘의 뿌리, 문화 막시즘

2021-07-02 0 By 월드뷰

월드뷰 JULY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COVER STORY


이번 7월호의 주제인 “남자와 여자”가 서로 경쟁관계처럼 된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페미니즘이다. 그리고 여권신장 운동이 급진적 페미니즘으로 변질된 배경에는 네오마르크시즘이 있다. 이번 커버스토리 인터뷰는 <문화 막시즘의 황혼>이라는 네오막시즘에 대한 비판서를 저술한 정일권 박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독일 마르부르크(Marburg) 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교 조직신학부의 기독교 사회론(Christliche Gesellschali:slchrc) 분야에서 신학박사(Th.D) 학위를 받았다(편집자 주).


김승욱: 과거 남성 위주 사회에서 여권신장 운동이 일어났는데, 이제는 여권신장을 넘어서, 남성 혐오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시작은 레디컬 페미니즘이고, 그 뿌리에는 문화 막시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문화 막시즘의 황혼>이라는 문화 막시즘(Marxism)에 대한 비판서를 저술한 정일권 박사님을 모셨습니다. 정일권 박사님은 2013년에 귀국해서 8년 동안 저서를 여덟 권이나 내고, 번역서도 출간하셨습니다. 저서 네 권에 르네 지라르(Rene Girard) 사상이 들어가더군요. 르네 지라르는 정통 기독교 사상을 현대 포스트모던 철학의 맥락에서 복권한 사상가라고 들었습니다. 정일권 박사님은 이런 르네 지라르의 사상적 업적을 국내에 소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르네 지라르는 어떤 분인가요?

정일권: 2015년 겨울에 타계한 르네 지라르는 2005년 프랑스 지식인의 최고의 영예인 ‘불멸의 40인’이라 불리는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émie française, 프랑스 학술원)의 정회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미 경제전문지 포보스는 지라르를 “사회과학의 아인슈타인”으로 평가했습니다. 지라르의 타계 소식이 알려지자 곧바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François Hollande) 대통령은 “그가 결코 만족하지 않고, 열정적인 지성이었다는 점을 온 국민이 알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프랑스의 사르코지(Nicolas Sarkozy) 전 대통령도 지라르를 국민적인 학자로 자랑해 왔습니다. 그가 가르쳤던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는 그를 추모하면서 “그의 관심은 유행에 좌우되지 않았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들에 기울어졌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소위 프랑스 이론(French theory)이 큰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1966년에 지라르가 주도해서 조직된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열린 “비평언어와 인간 과학”(The Language of Criticism and the Sciences of Man)이라는 제목의 학술대회였습니다. 이 모임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와 자크 라깡(Jacques Lacan),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루시엥 골드만(Lucien Goldmann) 등이 초대되었습니다. 이 대회는 미국에서 프랑스 철학과 이론을 유행시킨 분수령이 되었으며, 데리다도 이 대회를 출발점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사상적으로 전향한 지라르는 후에, 이 학술대회로 인해서 프랑스 역병(the French plague)이 미국 대학가에 들어와 휩쓸게 되었다고 하면서 “조용히 뉘우쳤다”라고 합니다. 르네 지라르는 포스트모던적 시대에 유대-기독교 텍스트인 성경을 다시금 변증하는 당대의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입니다. 지라르는 오랫동안 유대-기독교적 텍스트에 적대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지적인 여정을 통해서 먼저 지성적인 회심을 하고, 이후에 좀 더 종교적인 회심을 하게 되는데, 1959년 부활절에 기독교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는 “(제가) 기독교인이 된 것은 제 연구결과가 나를 이렇게 인도했기 때문”이라는 실존적 신앙고백을 하면서, 신비로운 회심의 체험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으로 그리고 지적으로 좌파 사상가였던 지라르는 13세에 기독교 신앙을 버렸다가 자신의 연구의 결과로 다시 회심하고 오랫동안 미국 스탠포드 대학 기념교회(Stanford Memorial Church)에서 교회봉사자로 섬기며 매우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김승욱: 최근 페미니즘의 영향으로 남녀갈등이 심화되고 심지어는 남성 혐오를 주장하는 페미니즘 운동도 존재하는데, 그 원인이 막시즘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정일권: 저는 남녀갈등이 심화된 원인은 페미니즘 속에 강하게 자리 잡은 막시즘 때문이라고 봅니다. 남녀관계를 막시즘적인 계급투쟁 관계로 파악하면서부터 남녀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막시즘에서는 사람들을 자본가와 노동자로 양분하고, 이 둘 사이의 계급투쟁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 아닙니까? 이러한 막시즘적인 관점이 페미니즘에 영향을 주어서 남자 대 여자의 계급투쟁으로 대체되어 젠더 페미니즘이 등장했습니다. 젠더 페미니즘에서는 성의 이분법(전통적인 성별인 남성과 여성)을 부인하고 여러 가지 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사회적 성이 의미하는 젠더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젠더 넌바이너리(Non-binary: 기존의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을 벗어난 종류의 성 정체성이나 성별을 지칭)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또한, 젠더 페미니즘은 젠더-플루이드(Gender-fluid: 성별 정체성이 고정적이지 않고 물, 공기처럼 유동적으로 전환된다는 주장)라는 개념까지 나갑니다. 이들은 안드로진(Androgyne: 남성과 여성이 혼합된 성별), 에이젠더(Agender: 자신을 여성으로도 남성으로도 여기지 않고, 여성과 남성이 합쳐진 성으로 여기지도 않음. 특정한 성 정체성을 가지지 않음.) 등 다양한 젠더 사이를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오간다고 주장합니다. 젠더 페미니즘은 젠더-플루이드 개념으로 수십 가지의 젠더를 만들어냈습니다.

저는 우리가 극복하고 해체해야 할 것은 페미니즘 담론 속에 강하게 자리 잡은 문화 마르크시즘적인 억업자 대 피억업자 사이의 바이너리(binary: 이분법)라고 봅니다. 이 세상의 사람들을 억압자 아니면 피억압자만 존재하는 것처럼 양분하는 것은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입니다.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 전문직도 있고, 화이트칼라도 있고, 중간관리자층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남녀 양성을 부정하는 젠더-플루이드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계급-플루이드가 더 실존하는 실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들의 용어를 사용한다면, 막시즘의 프롤레타리아 대 부르주아 그리고 문화 막시즘의 피억압자 대 억업자의 바이너리(binary, 이분법)를 계급-넌 바이너리(Non-binary), 즉 계급-플루이드(Class-fluid)로 바꾸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마르크스(Karl Marx)가 주장했던 계급투쟁 시대가 아니라,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가 말했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젠더가 유동적인 것이 아니라, 억압자와 피억압자의 관계가 유동적이라고 봅니다.


김승욱: 21세기 페미니즘을 장악해 버린 제3의 물결 젠더 페미니즘(성인지 페미니즘)과 레즈비언 페미니즘에 대해서 이제는 미국이나 유럽의 페니니즘 운동 내부에서도 비판이 많다고 하더군요. 이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정일권: 지금은 과거의 여성연구(women studies)가 젠더 페미니즘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제3의 물결이라고 할 수 있는 버틀러식의 젠더퀴어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은 페미니즘 운동 내부에서도 거셉니다. 2020년 2월 “새로운 여성혐오증(misogyny)과 맞서기: 젠더 정체성에 대한 페미니스트 비판”이라는 제목으로 미국 ‘여성해방전선’(Women’s Liberation Front)주최로 학술대회가 열렸는데, 여기에서 “젠더 정체성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시도하며 (생물학적) 성에 기초한 여성 인권(sex-based women’s rights)을 주장했습니다.” 이 학술대회는 페미니즘을 장악해버린 제3의 물결 젠더 페미니즘과 트랜스젠더 운동을 보다 전통적인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비판했습니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포스트모던적 새로운 여성혐오증’인 젠더주의와 트랜스젠더 운동을 비판하면서 ‘생물학적 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여성은 여성이다’라고 하며, 생물학과 현실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생물학적 성을 바꿀 수 없다’, ‘젠더는 과학이 아니다’, ‘(생물학적) 여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페미니즘도 존재할 수 없다’ 등이 이 모임을 통해서 바르게 강조되었습니다. 21세기 유럽에서는 성인지 교육(젠더 교육)은 실패했기에 점차 젠더 교육이 폐지되고 있고, 페미니즘 내부에서도 급진해체주의적인 젠더 페미니즘에 대한 저항운동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주디스 버틀러도 이 사실을 2020년 인정하고 있습니다. 반생물학적, 포스트모던적-해체주의적 그리고 반실재주의적 젠더 페미니즘은 21세기판 새로운 이교주의 운동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지렁이와 같은 자웅동체나 유니섹스로 태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두뇌 자체가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되어서 태어나며, 남성과 여성의 뇌의 차이는 인간과 유인원의 차이 정도로 다르다고 합니다. 젠더 개념은 오웰적인 뉴 스피크(New-speak)이며1) 최근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분석철학자 헤리 프랭크퍼트 (Harry G. Frankfurt) 교수의 책 <개소리에 대하여>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반생물학적 젠더 개념은 탈 진리(post-truth)이자 탈 사실(post-fact)인 일종의 ‘개소리(Bullshit)’입니다.

기호학의 거장으로 알려진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아동 성착취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언론뿐 아니라 여러 블로거들이 앞다퉈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김승욱: 최근 퀴어 이론과 페미니즘 운동의 철학적 대부인 미셀 푸코(Michel Foucault)의 소아성애 범죄에 대해서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Guy Sorman) 교수가 폭로했는데, 이것이 함의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정일권: 미셀 푸코는 페미니즘의 대부입니다.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가 주장하는 젠더 페미니즘도 미셀 푸코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성인지 페미니즘의 두 기둥은 푸코와 버틀러인데, 그 한 기둥인 푸코가 소아성애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기 소르망이 폭로한 것입니다.

푸코 뿐만 아니라 버틀러도 소아성애 지지자입니다. 이들은 소아성애가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에 의하면 푸코뿐 아니라,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프랑스 공산당원이었던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 페미니즘의 대모 시몬 드 보브와르(Simone de Beauvoir), 해체주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등 프랑스 68 포스트모던 좌파 철학자들 대부분이 소아성애를 범죄시해서는 안 된다며 비범죄화를 주장했습니다. 독일 녹색당 주류도 소아성애의 비범죄화를 주장했다가 2014년 당 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했습니다.

유럽 68 신좌파를 “소아성애적 안티파”로 부를 만큼 소아성애 문제는 소아들의 성 해방을 주장한 빌헬름 라이히 이후 사회주의 성 혁명·성 정치 운동에 있어서 본질적인 문제였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68학생 문화혁명 운동에서부터 소아성애 문제는 존재했습니다. 소아성애는 1980년대의 독일 녹색당의 미래기획이었고 이는 동성애를 범죄시하면 안 된다는 동성애의 비범죄화와 연결되어 있는데, 동성애 운동과 소아성애 운동은 동일한 그룹에 의해 추진되었습니다.

국내 주요 언론에도 빠르게 보도된 프랑스 해외석학 기 소르망 교수의 미셀 푸코의 소아성애 범죄 폭로에 따르면, 푸코가 1960년대 튀니지의 공동묘지의 묘비 위에서 8~10세까지의 남자아이들과 동성애적 소아성애(남색, pederasty)를 했다고 합니다. 푸코는 튀니지에서의 체류 시기 전후로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 – 현실에 실제하는 대안적 유토피아적 장소)에 대해서 강의했는데, 그 내용 중에서 그는 새로운 대안적 유토피아의 장소로서 가장 먼저 공동묘지를 언급합니다. 헤테로토피아로서의 공동묘지는 일종의 반대장소(counter-place)로서 푸코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고대 원시사회의 폭력적으로 성스러운 장소(금기의 장소) 등을 헤테로토피아로 파악합니다. 소아성애자/사도마조히스트2)로 커밍아웃한 급진 페미니스트인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게일 루빈(Gayle S. Rubin)도 정상적인 성애의 장소의 대척점에 있는 실외에서의 성애와 같은 소위 ‘변태적인’ 것을 의도적으로 추구합니다.


김승욱: 정신적으로 아직 미성숙한 아동들에게 민감한 성을 가르친다는 것이 발육에 나쁘다는 것은 상식인데요, 왜 젠더 페미니즘(성인지 페미니즘)에서는 소아성애와 조기 성교육을 기본적 전략으로 삼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정일권: 조기 성애화(Frühsexualisierung)와 조기 성교육은 최대한 빨리 부모로부터 아이들을 격리해서 사회주의적 재교육(Umerziehung)으로 사회주의적 새 인간을 만들겠다는 사회주의 성 정치의 근본전략입니다. 철학적으로 플라톤의 “향연”에 정당화되는 남색(Pederasty)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미셀 푸코도 8~10세 사이의 소아들과 동성애적 소아성애(남색)를 하면서 소아도 성적인 쾌락을 느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함으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했습니다.

최근에는 독일 젠더 성교육의 아버지인 헬무트 켄틀러(Helmut Kentler) 교수가 집 없는 아이들을 소아성애자들에게 넘겨주어서 15년 동안 성적인 학대를 받게 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정치권에서 ‘켄틀러 게이트’가 되었습니다. 켄틀러 교수는 아이들도 성적인 존재라고 주장했습니다. 사회주의 성 혁명 운동의 창시자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 이후 조기 성애화와 조기 성교육 전략을 주장하는 프로이트 막시스트들은 언제나 인간은 성적인 존재로 태어나며 소아도 성적인 존재라는 논리 그리고 소아도 오르가즘 쾌락을 느낄 권리가 있다는 논리로 소아성애를 정당화하고 정상화하고자 했습니다. 켄틀러는 독일 성인지 성교육인 “다양성의 성교육”의 아버지와 같은 학자로서 라이히의 조기 성애화 전략을 충실하게 계승하는 독일 68 ‘소아성애적 안티파’의 상징과도 같은 학자입니다.


김승욱: 이제 미국과 유럽에서도 젠더 페미니즘에 대한 반대가 많다고 하셨는데, 이런 소아성애 등에 대한 반대는 없습니까?

정일권: 물론 있습니다. 독일어권에서 젠더 이데올로기와 조기 성애화, 조기 성교육을 반대하는 대표적 시민운동으로 ‘모든 사람을 위한 데모(Demo für Alle)’가 있습니다. 이들의 공식 구호는 “젠더-이데올로기, 소아성애 그리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의 우리 아이들의 조기 성애화(Frühsexualisierung)를 반대하며”입니다. 그리고 “결혼과 가정을 우선시해야 한다! 젠더-이데올로기와 우리 아이들의 성애화를 멈춰라” 등의 구호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독일 시민운동은 2021년 5월 7일 독일 안의 모든 소아성애 네트워크가 조사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들의 홈페이지에는 이 청원(KentlerGate-Petition)이 수용되었다고 했습니다.


김승욱: 동성애(레즈비언) 페미니즘 운동의 주요 이론가들이 동성애뿐 아니라, 소아성애와 근친상간도 지지한다고 하셨는데, 이들이 또 폴리아모리(polyamory, 다자간성애)가 가능한 성 유토피아 사상을 주장한다면서요?

정일권: ‘다양한 가족’과 퀴어 친족(가족)을 주장하는 버틀러는 빌헬름 라이히-마르쿠제식의 성 유토피아론 뿐만 아니라, 일종의 젠더 유토피아(성인지 유토피아)를 주장하면서 성적인 금기인 동성애, 소아성애 그리고 근친상간 금기를 해체하려고 합니다. 젠더 이데올로기의 가장 중요한 이론서라 할 수 있는 <젠더 트러블: 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에서 버틀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 등에 기초해서 사실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에 등장하는 어머니를 향한 아이의 근친상간 성 욕망을 긍정하며, 나아가 근친상간 금기에 대한 폐지를 주장합니다.


김승욱: 앞에서 젠더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을 소개하면서, 젠더 페미니즘은 21세기판 새로운 이교주의라고 주장하셨는데, 자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정일권: 버틀러식의 젠더퀴어 페미니즘을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미국 원조 페미니스트인 커밀 팔리아(Camil Paglia) 교수가 이런 주장을 합니다. 그녀는 주디스 버틀러가 주장하는 퀴어 무정부주의와 디오니소스적(감성적) 좌파 페미니즘(젠더퀴어 페미니즘)을 비판합니다. 팔리아 교수는 유대-기독교는 완전히 이교주의를 물리치지 못했으며, 그 이교주의는 아직도 예술, 에로티시즘, 점성술 그리고 대중문화 속에서 여전히 번성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녀는 유대-기독교가 완전히 물리치지 못한 이교주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낭만주의 운동, 헐리우드 그리고 젠더퀴어 운동을 통해서 재등장했다고 봅니다. 유대-기독교 전통이 디오니소스적 이교전통을 완전히 물리치지 못했다는 점과 포스트모던적 젠더퀴어 운동이 디오니소스적 새로운 이교 현상이라는 그녀의 통찰은 옳습니다. 독일 낭만주의의 영향으로 니체도 기독교적 성자가 아니라 디오니소스의 철학자가 되기를 원했고, 니체와 매우 닮은 성 소수자 푸코도 니체주의적-디오니소스적 광기 철학을 사회주의 성 혁명 운동 속에서 전개했습니다.


김승욱: 2021년 세계 각국 언론에서 비판적으로 보도한 미셀 푸코의 소아성애뿐만 아니라, 프랑스 대표 헌법학자 올리비에 뒤아멜(Olivier Duhamel) 교수와 독일 젠더 성교육의 아버지 헬무트 켄틀러 교수의 소아성애 실험에 대해서, 정 박사님이 국내에서 주요 언론보다 앞서서 소개했는데, 상세한 내용과 함의에 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일권: 미셀 푸코의 소아성애 범죄뿐 아니라, 2021년 초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좌파·사회주의적 헌법학자 올리비에 뒤아멜 교수의 동성애, 소아성애, 근친상간 스캔들이 의붓딸에 의해서 폭로되면서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까지 나서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저는 독일 방송을 듣다가 이 사실도 알게 되어 국내 주요 언론보다 앞서서 소개했고, 지금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통해서 상세하게 보도되었습니다. 뒤아멜 교수는 헌법학자로서 유럽연합의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연합 법조계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며, 사회주의 성 정치를 주도하는 유럽 인권법원에도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독일 사회에서 그의 소아성애 스캔들이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성 소수자의 인권을 강조하는 대한민국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유럽 인권법원을 모델로 한다고 하는데, 성 혁명적 성 소수자 인권운동을 하는 성 정치가들과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은 최근 폭로된 성 소수자 운동의 대부인 성 소수자 미셀 푸코의 소아성애 범죄와 프랑스 헌법학자 올리비에 뒤아멜 교수의 동성애·소아성애·근친상간 스캔들에 대해서도 민감해야 합니다.


김승욱: 조기 성애화로 인해서 최근 독일 엘리트 학교에서 집단적인 소아성애 사태가 발생해서 폐교되었다는 소식을 정 박사님이 국내에 소개하셨지요? 이 학교에는 독일 전 대통령의 아들도 다녔다던데, 상세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일권: 최근 독일 ‘진보 교육’의 상징 엘리트 학교인 오덴발트 슐레(Odenwald Schule)의 집단 소아성애 사태가 폭로되었습니다. 독일 전 대통령의 아들과 포르쉐 기업의 자녀도 다녔던 독일 진보 교육의 상징이자 유네스코 제휴학교인 이 학교에서, 몇십 년 동안이나 계속 교장과 교사를 중심으로 집단적인 소아성애와 남색(Pederasty)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일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로 인해서 독일 진보 교육인 개혁 교육 자체가 비판적 성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학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가 추구했던 반권위주의적 교육과 68 소아성애적 안티파의 관점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빌헬름 라이히의 성 혁명 사상을 그대로 실천한 학교이며, 학생들에게 술과 마약도 복용하게 하고, 남성 성기를 형상화한 것도 전시했다고 하며, 가해자인 교사들(10명 정도)이 대부분 소아성애자 네크워크 출신이라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사회주의적 진보 교육을 상징하는 이 학교는 기숙사에서의 학교생활 자체를 사회주의적 ‘새로운 가족’개념으로 이해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학교는 전통적인 혈연중심의 생물학적 가족개념을 사회주의적인 동무개념으로 대체한다는 교육 정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한국에서도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으로 인한 논쟁이 뜨거운데, 최근 KBS에서 방송했던 ‘다양한 가족’ 개념은 궁극적으로 사회주의적 ‘퀴어 가족’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족개념 확대 사상의 뿌리는 전통적 가족개념을 사회주의적 동무개념으로 해체하고자 하는 사상입니다.


김승욱: 플라톤의 책 ‘향연’에 등장하는 남색(Pederasty)이 독일과 스위스의 진보 교육의 상징인 엘리트 학교의 철학적 모델이 되었다면서요?

정일권: 오델발트 슐레에서 플라톤의 ‘향연’에서 철학적으로 미화되는 소년 사랑(남색, pederasty)을 모방해서 이 학교 교사들이 소아성애를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독일 진보 교육에는 독일 낭만주의와 니체 철학 그리고 고대 그리스 문명에서의 나체와 아름다운 육체에 대한 디오니소스적 재해석 등이 강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최근 2021년 조희연 교육감의 감독하에 있는 서울시교육청 어린이 도서관과 교육청 산하 도서관의 어린이 자료실에 조기 성애화와 조기 성교육 자료가 비치되어서 학부모들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승욱: 최근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개소리에 대하여>라는 책을 언급하셨는데, 이 책에 대해서 소개해 주십시오.

정일권: <개소리에 대하여>라는 책은 프린스턴 대학교 분석철학자 해리 프랭크퍼트(Harry Frankfurt) 교수가 썼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프랭크퍼트 교수는 분석철학 특유의 정밀한 개념분석을 통해서 우리말로 개소리로 번역되는 불쉿(Bullshit)이라는 개념 속의 담긴 상당히 복잡한 의미구조를 분석했습니다. 이 책은 본래 이미 오래전인 1986년 프랭크퍼트 교수가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로 재직할 때 썼던 글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프랭크퍼트 교수는 이 책에서 해체주의 철학자 데리다(Jacques Derrida)와 포스트모던 철학자 폴 드 만(Paul de Man)이 가르쳤던 예일대학교가 개소리(Bullshit)의 중심지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그는 탈 진리(post-truth)를 주장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이 개소리(Bullshit)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반 실체주의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철학 자체가 진리에 대해 무관심하므로 탈진실(post-truth)인 개소리라는 것입니다. 특히 포스트모던적, 해체주의적, 급진사회구성주의적 그리고 반생물학적인 젠더(Gender) 개념이야말로 탈 진리(post-truth)와 탈 사실(post-fact)을 주장하는 ‘개소리(Bullshit)’입니다. 젠더 개념은 반 실재주의적 관점에서 남녀라는 생물학적 성(sex)을 해체하고, 젠더 유동성을 주장하면서 수십 가지의 젠더를 주장합니다. 아침에는 남자, 저녁에는 여자가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개소리에 대하여>(2016, 필로소픽)로 번역 출간된 해리 G. 프랭크퍼트의 On Bullshit.


김승욱: 젠더(성인지) 개념 자체가 오웰적인 뉴스피크라고 주장하셨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정일권: 독일어권에서는 젠더(성인지) 개념이 오웰적인 뉴스피크(Gender-Newspeak)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옥스퍼드 영한사전은 뉴스피크가 정치선전용의 모호하고 기만적인 신 언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조지 오웰은 1949년 발표한 소설 <1984년>을 통해서 ‘빅 브러더’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에 의해서 지배되는 통제사회와 전체주의 사회의 악몽을 고발하고 경고했습니다. 이 사회는 사람들의 머릿속을 통제하고 모든 행동을 감시하면서 당을 거부하는 행위를 철저히 차단합니다. 이 전체주의적 통제과정의 핵심에 놓인 것은 바로 ‘뉴스피크’라는 언어입니다. “전쟁은 평화다. 자유는 속박이다. 무지는 힘이다(War is Peace. Ignorance is strength. Freedom is slavery)”와 같은 뉴스피크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은 전쟁이 평화이고 자유가 속박이라고 진짜로 점차 믿게 됩니다.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부정하고 급진사회구성주의적-반 실재주의적 관점에서 사회적 성인 젠더(Gender)를 주장하는 것은 “전쟁은 평화다”라는 오웰적인 뉴스피크와 같은 것으로 한마디로 광기적인 헛소리입니다.


김승욱: 젠더퀴어 페미니즘의 이론적 기초인 프로이트막시즘의 오독과 사상누각에 대해서 비판하셨는데 이에 관한 내용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젠더 페미니즘의 반과학성과 반학문성을 비판하셨는데,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정일권: 젠더퀴어 페미니즘은 문화 막시즘(Kulturmarxismus)과 프로이트 막시즘(Freudomarxismus)의 산물입니다. 저는 탑다운 방식으로 국가가 페미니즘 강제하는 성인지 페미니즘의 보편적 학문성을 강하게 의심합니다. 첫 번째는 반 생물학적이고 반 실체주의적 젠더 개념 자체가 보편적 학문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는 프로이트 막시즘에 기초한 성인지 페미니즘의 학문적 기초를 강하게 의심합니다. 이것은 그리스 비극작품 ‘오이디푸스 왕’을 잘못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책 <문화 막시즘의 황혼>에서 프로이트 막시즘의 사상누각과 그 황혼을 주장했습니다. 프로이트 막시즘(문화 막시즘)의 아킬레스건은 프로이트 정신분석의 초석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입니다. 프로이트와는 달리 사춘기 이전 청소년의 성 욕망과 소아들의 성 욕망도 해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빌헬름 라이히의 이론적 근거는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초석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에 등장하는 어린아이(오이디푸스)의 어머니를 향한 근친상간적 성 욕망에 대한 오독입니다. 프로이트 자신뿐 아니라, 빌헬름 라이히, 주디스 버틀러 등 프로이트 막시즘적인 페미니즘 학자들이 점차 아이들의 성 욕망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는 것은 희생염소(scapegoat, 희생양) 혹은 파르마코스(인간 희생양) 역할을 하는 오이디푸스의 ‘하마르티아’(비극적 결함, 죄악)인 근친상간과 부친살해를 억압받는 성 욕망으로 오독해서 나온 것입니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 등장하는 오이디푸스의 치명적인 결함과 죄악(하마르티아)인 근친상간적인 성 욕망은 소아성애의 이론적 기초가 될 수 없습니다. 근친상간적 성 욕망은 르네 지라르가 프로이트를 비판하면서 잘 분석했듯이 희생염소 역할을 하는 오이디푸스에 대한 그리스 폴리스의 마녀사냥일 뿐입니다. 쉽게 말해 근친상간과 부친살해는 일종의 욕받이인 오이디푸스에 대한 가장 심한 욕입니다. 젠더 이데올로기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으로부터 탄생했는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이라는 초석에 세워져 있다. 이 프로이트 이론의 초석이자 동시에 아킬레스건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은 르네 지라르가 오래전부터 비판한 것처럼 그리스 비극작품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 대한 범 성욕주의적 오독으로부터 나온 잘못된 이론이라고 저는 주장합니다.


김승욱: 내용이 어렵군요. 결론적으로 남녀관계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기초로 문화 막시즘에 대한 비판을 부탁드립니다.

정일권: 성경의 하나님은 비당파적인, 곧 공정하신(impartial) 분입니다. 계급투쟁론에 기초한 문화 막시즘의 대표적 사상가 마르쿠제는 당파적(partisan, 빨치산적) 톨레랑스 개념을 주장합니다. 성경은 결코 막시즘에서 말하는 남녀관계를 계급 투쟁적으로 보지 않고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제시합니다. 막시즘의 계급투쟁론은 헤겔과 마찬가지로 변증법적 사유로부터 파생되는데, 내적 모순에 천착하는 변증법적 사유는 모순 논리적, 투쟁적, 부정주의적 반 논리 사유입니다. 성경은 결코 변증법적 계급투쟁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성경은 남녀관계를 상호보완적이고 조화로운 관계로 가르칩니다.

김승욱: 문화 막시즘의 문제점을 비판하신 정일권 박사님의 생각이 한국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게 하는데 귀하게 쓰임 받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1) 뉴 스피크란 우리 말로 표현하면 새 말하기 또는 신어로 번역된다. 조지 오웰이 쓴 소설 <1984>에서 처음 등장하는 용어다. 예를 들면 좋다와 반대되는 개념인 나쁘다라는 단어를 금지하고, 대신 안좋다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강제한다. 그러면 상황이 아무리 나빠도 나쁘다는 단어가 사라지니까 나쁜지 모르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를 통해서 자유로운 생각을 억제한다. 뿐만 아니라 전쟁을 담당하는 부서를 평화성으로 부르는 등 반대로 이름을 붙여 전쟁이 평화가 되고, 진실이 허위가 되도록 한다. – 편집자 주.
2) 사도마조히즘(SM)이란 고통을 가함으로써 쾌감을 느끼는 사디스트(가학, 지배)와 고통을 당함으로 쾌감을 느끼는 마조히스트(피학, 복종)의 합성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