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전체주의의 득세와 자유권 위축의 신호탄’을 쏜 해, 중국을 다시 생각한 해

[2020] ‘신전체주의의 득세와 자유권 위축의 신호탄’을 쏜 해, 중국을 다시 생각한 해

2020-12-17 0 By 월드뷰

월드뷰 DECEMBER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15


‘신전체주의의 득세와 자유권 위축의 신호탄’을 쏜 해였다


필자가 전임교수로 임용되던 해이자, 이명박 정부가 시작되었던 2008년 로버트 케이건(Robert Kagan)은 <돌아온 역사와 끝나버린 꿈>(The Return of History and the End of Dreams, 2008)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1992년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역사의 종언>이라는 책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의 최종적인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더 이상의 이념투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꿈같은 얘기다. 그는 2006년 <기로에 선 미국>이라는 책을 발표함으로써 신기루에 불과했던 자신의 주장을 뒤집었다. 로버트 케이건의 2008년 저서는 다시 이념전쟁이 본격화된 지구를 묘사하고, 후쿠야마의 꿈으로 상징되는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는 최대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음을 경고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케이건은 중국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깡패 국가로 등장하면서 발생하게 될 신냉전 시대를 그리고 있지만, 필자는 2008년 다른 이념전쟁을 예측했다. 그것은 프랑스와 영국을 포함한 유럽국가들이 동성애자 등 소수자의 인권을 내세워 다수의 ‘표현의 자유’를 질식시키고, 급속도로 이슬람화되는 사회문제에 지식인들이 자유롭게 비판조차 할 수 없게 만든 ‘신좌파’의 새로운 전체주의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상륙할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캐나다와 미국도 이미 사실상 신전체주의와의 이념전쟁 중이었다. 2008년 광우병 공포와 가짜뉴스 선동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될 한국적 전체주의의 양상과 본질의 전조에 불과했다.

2020년 필자는 최대 사건으로 119일 극동방송과 CTS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를 받은 것을 선택했다. 큰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다수일 테지만, 비교적 가벼운 수위의 “주의”를 받았다고 해서,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다. 제재를 받은 방송사들이 “차별금지법”에 대해 다루면서, 다소 정의당이 발의한 “법안”과 양립하기 어려운 과도한 주장이 있었다고 해도, 이에 대한 ‘법정 제재’는 역설적으로 “차별금지법”이 입법되면 본격적으로 유럽과 북미가 겪었던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위축 현상이 한국에서 본격화될 것임을 알려주는 신호탄과 같은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기독교 방송사들이 시청률이나 청취율을 의식하거나 패널들이 대중의 인기를 갈구하면서, 또는 강력한 반대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과도한 주장을 하면, 오히려 “차별금지법” 입법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필자가 수없이 조언했다. 일단 이 문제는 별론으로 하자. 어차피 악법이 입법되면, 이런 종류의 방송편성 자체가 어려워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지혜롭게 악법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결국, 2008년부터 예견할 수 있었던 “차별금지법”으로 상징되는 본격적인 자유권 위축의 시대는 2020년 이 사건을 통해 본격화되었다. 2020년부터 한국사회는 북한으로 상징되는 사이비 광신 종교체제와 이념전쟁을 벌이는 동시에, 유럽과 북미에서 성장한 괴물인 신전체주의와도 본격적인 이념투쟁을 시작했다.

이에 맞서야 할 교회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는 세력의 준비태세와 전력은 2021년 이후의 “파국”을 예측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정신을 차리자”라는 공허한 외침은 다시 누군가의 생계와 특정 집단의 번영을 위해 선동의 도구로 쓰이게 될 것이다. 대중의 조직된 지성화가 없으면 신전체주의는 더 강화될 것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생계형 우파 활동가와 음모론 유튜버들의 수입증가에만 해당하는 격언이 되고 말 것인가?

<elipolicy1948@gmail.com>


글 | 이정훈

서울대 법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영국 에딘버러대 & 일본 고베대 방문교수로 활동하였다. 일본 인도태평양문제연구소(RIIPA) 이사 및 부소장을 역임했고, 현재 울산대학교 교수(법학)이자 엘 정책연구원(ELPI) 원장과 PLI 대표이다.


중국을 다시 생각한 해


2020년을 기점으로 미국은 중국에 대해 강경 모드로 돌변하였다. 백악관의 의회보고서와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부 장관의 닉슨 대통령 기념도서관 연설은 놀랄 만큼 강경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과 중국 공산당을, 중국을 잘못 이끌고 있는 지도자와 세력이라고 지목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그 강경함이 잘 드러난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기업에 대한 일련의 제재와 미 국무부 차관의 대만 방문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전략이 점차 강화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트럼프(Donald Trump)와 바이든(Joe Biden)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왔다는 느낌이다. 미국의 국무부와 국방부는 중국에 대한 포위와 봉쇄를 의미하는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를 2019년에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과의 대결을 표면화하면서 인도-태평양의 여러 동맹국과 함께 중국과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한반도는 미중 대결이 한국전쟁을 통해 실제 일어났고 현재도 진행형으로 계속되는 곳이다. 시진핑은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에 참석하여 ‘항미원조(抗美援朝)’를 성대하게 기념하면서 ‘중국은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를 단호히 배격하고 주권과 안보·발전의 이익이 훼손되는 것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경고하였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제재 효과가 절정에 달하게 될 때 중국의 고민은 깊어질 것이다. 대북 제재를 무릅쓰고 북한을 지원하게 될 때 미국은 유보하였던 중국 주요 은행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여 미중 대결은 더 심각한 단계로 발전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중국이 북한 제재에 동참하고 그 결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된다면 미중 관계는 극적으로 회복될 수도 있다.

<sbcho@ssu.ac.kr>


글 | 조성봉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을 거쳐 현재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산업조직론, 에너지경제와 함께 최근에는 통일 및 동북아 국제정치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