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교회의 정체성이 도전받은 해, 온라인 교육의 해
2020-12-12
월드뷰 DECEMBER 2020●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10 |
교회의 정체성이 도전받은 해
COVID-19 방역 대책으로, 2단계에서 시행된, 대면 종교활동(예배) 금지 조치로 한국교회는 역사 이래 최초로 주일 예배가 금지되었다. 성도들이 참석하지 못한 텅 빈 예배당에서 온라인으로 예배 실황을 송출하고, 설교자는 ‘나 홀로 설교’로 보이지 않는 성도들을 위해 설교했다. 또한 이단 ‘신천지’ 집회에서 COVID-19가 발생한 이후, 이단 ‘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구속되기도 하였지만, 한국교회는 이단 신천지와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COVID-19를 퍼뜨리는 집단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특히 8·15 광화문 집회에 ‘사랑제일교회’가 관여했다는 기사로 인해서 이단도 아닌 ‘사랑제일교회’가 일부 사람들에게 ‘신천지’와 동류로 오해받기도 했다. 이런 오해가 한국인의 복음화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선교적 교회론의 관점에서 볼 때, 교회는 건물과 교단이 아닌 예수그리스도의 몸으로 비가시적 예수 공동체임이 강조된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는 예수 공동체의 기본이 되는 성도 각 개인의 삶과 신앙의 일치가 강조된다. COVID-19로 인해 일터와 가정이 교회가 되는 신앙교육의 전폭적인 전환은, COVID-19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바람직한 전환이라고 본다. 최근 이슬람 세력이 한국을 이슬람화하려는 전략으로 공교육의 현장에서 세계사를 교육하고 다문화를 교육하며 친이슬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반기독교 세계관을 확산하는 일이다.
신앙교육의 전폭적인 전환은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친이슬람 교육과 반기독교 세계관 교육이 확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도,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신앙교육 전략이 될 수 있다. 한국교회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신앙교육 방법의 전환을 COVID-19를 통하여 하나님이 직접 이루셨다고 생각한다. 비대면 예배로 각 교회가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하였지만, 이로 인해서 하나님의 나라 관점이 개교회 중심적 사고에서 우주적 교회 중심적 사고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고, 비대면 예배를 지원하는 미디어 사역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선교지에서는 COVID-19로 많은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본국으로 돌아왔지만, 선교사들은 비대면 선교 프로그램을 가동하였다. 특히 이슬람권 선교에서는 활발한 미디어 사역으로 인해 선교의 열매를 많이 맺었다.
월드뷰의 2020년 주제인 ‘Again Korea’ 정신은 혁신과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 역시 평양 대부흥 운동의 회심과 개혁 정신을 부활하여, COVID-19라는 파도에 저항하기보다는 파도를 타는 교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marthaso@daum.net>
글 | 소윤정
한세대학교 신학과 졸업 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에서 M. Div를 마치고 선교학 전공으로 Th.M과 Ph.D. 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부교수로 학부 선교문화복지학과 학생들과 선교대학원 아랍지역학 학생들을 주로 지도하면서 아랍문화연구원을 맡아 사역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으로 활발한 학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9년간 <복음과 선교> 편집장으로 섬겼고 현재는 ACTS 신학연구소 발간 <ACTS 신학 저널> 편집팀장으로 섬기고 있다.
온라인 교육의 해
COVID-19 방역으로 인해 학교와 학생들은 견디기 버거울 정도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학교 교육을 대체하여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될 것을 그 누가 알았겠는가? 준비가 미흡한 채로 교사들도 학생들도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학교가 단지 교육의 기능뿐만 아니라 보육의 기능도 담당해 왔기 때문에 그동안 학교에 맡겨져 왔던 일부 보육의 기능이 가정으로 넘어가면서 학부모들도 당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선 학교에서는 교사의 온라인 수업 능력 개선과 학교 보육 기능의 대체를 위한 다양한 대안을 내놓게 되었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으로 야기된, 놓쳐서는 안 될 두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다. 첫째는 교육에 대한 국가 주도성이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요즈음 학생들은 EBS를 통해 방송되는 수업을 일방적으로 듣고만 있다. 종전에는 각 교사가 자율적으로 교과 내용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이에 대해 학생들은 또래들과의 풍부한 의사소통을 통해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획일화된 내용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도록 하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온라인 수업은 COVID-19의 확산세가 누그러진다 하더라도 정보화 시대에 발맞춘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교육부는 2차 인성교육종합계획(2021-2025)을 내놓으면서 정보·윤리 교육을 강화하여 인성교육을 정규 교과로 가르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정보·윤리 교육은 악플 달기와 게임 중독 등 역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사용자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여 왔다. 이러한 교육 내용은 과학기술은 중립적인 것이어서 사용자가 바르게 사용하면 유익하다는 기술중립론에 기초하였다. 그러나 과학기술은 그 기술을 개발하고 소유하는 사람의 의도와 이익에 맞춰져 있다는 기술현실론적인 입장이 도입되어야 한다. 사용자들은 자기 권리 보호를 위해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과학기술의 한 예로 AI나 알고리즘을 이용한 기술들은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기 때문에 검증이 불가능한 부분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의 자기 권리 보호 교육이 특히 강조되어야 한다. 즉 이제 정보화 사회에서는 과학기술로 인하여 자기의 권리와 자유를 저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도록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
현대 기독 사상가로서 미래 학교 교육의 위험을 전망한 C.S. 루이스(C.S. Lewis)는 미래에는 국가가 교육에 대해 거대한 계획자와 조직자가 되어 관용, 사회 통합 그리고 복지(방역을 포함하여) 등의 명목으로 자유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오히려 학교가 인간을 인간답게 하지 못하고 인간을 폐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따라서 이제 소수의 권력이 과학기술을 통해 개인에게 제한적 정보를 주거나, 검증할 수 없는 과학기술을 사용할 때 가져올 수 있는 권리 침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또래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매우 줄어들게 되었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사회적 문제는 학습자들에게 공정성, 친사회적 혹은 이타적 사고와 행동을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또래 간에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 상황이 축소되거나 제거되는 위험은 매우 치명적이다. 특히 교육은 잔소리나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가르치는 것만이 학습된다는 측면에서 비대면 수업은 인성교육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정보 사회에서 온라인 교육의 가속화는 필연적이며 심지어 교육 선교에서조차 온라인 강의를 접목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도래한 온라인 교육 시대가 교육의 본질을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숙고가 필요하다.
<junghyo@ewha.ac.kr>
글 | 김정효
이화여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교육 과정/초등교육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독교학문학회 교육분과장과 국가인성교육위원회위원 그리고 이대부속초등학교의 교장과 한국초등교육학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이다. 주요 저서로는 <초등교육이란 무엇인가>(교육과학사), <세계관으로 본 교육>(교육과학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