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원격’의 해였다!, 코로나 상황, 스마트폰 세대, 거짓된 교육
2020-12-13
월드뷰 DECEMBER 2020●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11 |
‘원격’의 해였다!
올해는 원격 수업, 원격 예배를 처음 경험하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1학기 초부터 동영상으로 강의를 대신했다. 교회에서도 거리 두기를 해야 했고 7월 초에는 감염자가 발생하여 모두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를 해야만 했다. 그 후 한 동안 교회가 폐쇄되어 영상으로만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었다. 학교의 기독교수회에서도 화요일 아침에 기도회를 해왔는데 모일 수가 없어서 아직까지 줌(zoom)을 이용해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고, 교회 소모임도 줌으로 만나고 있다. 수업과 예배만 이야기했지만, 학회도 영상으로 참석했고 추석 때 부모님을 찾아뵙지도 못했다. 2020년은 원격의 해였다.
원격 수업과 원격 예배가 갖는 문제점은 많이 보았기 때문에 여기서는 감사할 점부터 생각해본다. 더 오래전으로 갈 것 없이 20년 아니 10년 전에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등교하지 못하면 수업을 하지 못하고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면 예배도 폐하지 않았을까? 올해는 비대면이었지만 수업도 할 수 있었고 예배도 드릴 수 있었다. 기도회도, 소모임도 할 수 있었다. 관광산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은 손실이 막심하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어 많은 분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원격으로 대면 접촉을 대신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경제 위축이 그나마 제한되었음이 분명하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원격’에 바람직한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가지만 말한다면 만남의 본질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대면하여 만나는 것이 온전한 만남이지만 원격으로 만나는 것도 만남이 아닌 것은 아니다. 원격 수업도 수업이며 원격 예배도 예배이기 때문에 올해는 수업과 예배의 본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과 강의실에서 대면하지 못하는 교수의 본분은 무엇인가? 교회에 모여 예배드리지 못하는 크리스천은 예배를 예배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목사를 목사답게, 성도를 성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2020년은 모두가 처음 겪는 어려운 한 해였지만, ‘원격’의 해였던 만큼 매사에 거리를 두어야만 볼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공기처럼 너무 익숙한 것에 대하여 질문을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뜻깊은 한 해였다.
대면 접촉을 대신하는 정보통신기술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하여 먼 미래의 가능성에서 갑자기 생생한 현실로 다가왔다. 이로 인한 파급효과는 매우 심원할 것이 분명하지만 어떠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인지 예상하기에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분명한 것은 학교나 교회는 이러한 변화의 시작 국면에 이미 깊숙하게 진입하였으며 긍정적인 면을 활용하고 부정적인 면에 대처할 준비를 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거리 제한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사회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가상현실을 현실로 착각하도록 남용될 위험이 있다. 또한 역설적이지만 만약 올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어 원격 기술이 광범하게 사용되는 사회가 된다면 대면 접촉은 희소해지고 그 가치는 높아지게 될 것이다. 올해는 원격의 해였지만 그리하여 대면하여 만나는 만남이 더욱 소중해진 한 해였다.
<jhokim@jnu.ac.kr>
글 | 김재호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이후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 경제사 분야를 전공하고 있으며, 경제사학회 편집위원장과 회장을 역임하였다.
코로나 상황, 스마트폰 세대, 거짓된 교육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교육현장에도 어려움이 많다. 전 세계 학생 인구의 90%인 16억의 학생들이 학습 공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 기기들을 이용한 다양한 방법이 쏟아지고 있는데 마치 신약을 개발하는데 임상을 끝내지 않고 약을 사용하는 것처럼,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앞다투어 내놓으며 최고의 약인 양 사용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에서 학생들의 문제점은 듣지 않거나 듣지 못하며, 그로 인해 과제수행이 떨어지고, 집중 및 자제력 저하와 시간 관리 능력과 자발성은 부족해지고, 충동성(감정조절)은 증가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책 읽기를 힘들어하고 생각의 근육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해 제기되는 문제들은 사실 그전부터 있었고, 스마트폰 사용 이후 증폭되었을 뿐이며, 일부 학생의 문제로 축소되거나 간과되었던 문제들이다. 우리 교육의 실패는 한 인간을 다루기보다 늘 보이는 문제만을 다루는 데 있다고 본다.
샬롯 메이슨(Charlotte Mason)에 따르면 아이들은 지식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창조주를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는 존재,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존재라고 한다. 배움은 믿음의 영역이고 관계적이다. 창조주 하나님과 실제의 삶이 연결되며, 일어나고, 생명력을 갖는다. 믿음이 들음에서 나는 것처럼 배움도 들음에서 난다. 결국, 모든 배움은 믿음의 시작처럼 들은 내용에 기반을 두며, 기억하고 생각하고 이해한 만큼 행동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초등 기간은 특히 교사의 말이나 글을 경청하고 그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초를 놓아야 한다. 습관을 통해 품성을 얻는다. 이런 과정을 품성의 레일을 놓는다고 한다. 지식을 체계적으로 집어넣는 것보다 이것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 온라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세상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속지 말라. 지식을 많이 쌓는 것보다 들을 수 있는 경청과 순종이 중요한 이유는 정확히 듣고 이해한 학생은 누구나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훈련된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 공간에서도 가상의 공간에 빠지지 않았고 정확히 듣고 주어진 작업을 수행했고 온라인 수업을 열심히 그리고 충실하게 해내었다. 개인별 비교는 중요하지 않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성공을 쌓아가면 되니까. 일대일로 하니 더 집중을 잘 하는 때도 있었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문제들이 드러났지만, 점점 좋은 방법들도 찾게 되어 학생들의 마음을 얻는 가운데 자율성과 자발성을 연습할 수 있었다. 자기 주도로 해나갈 수 있다면 환경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대면 수업을 능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반면, 경청과 순종 훈련이 안 된 친구들은 하나같이 배움의 어려움을 겪었다.
iPAD가 출시된 해의 아이들이 2020년에 1학년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부모님들을 포함해 모두가 코로나19로 학습결손 첫 세대가 될 것을 염려한다. 최근 미래교육과 학교의 역할에 대해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온라인 개학 이후 학교와 교육의 역할 논의” 포럼을 열었다. “유치원 3법 통과, 국공립 유치원 확충, 오후 돌봄서비스 보장, 고교 무상교육 시행, 교육급여 확대, 대학생 학비 지원 확대” 등의 발언이 있었다.
교육은 개인에 관한 것이며 큰 정부나 큰 단체가 풀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한다. 예로부터 기독교 교육 단체는 정부 주도의 교육에 반대해 왔다. 일반 매체가 전하는 보이는 문제들에 집중하고 학습결손에 집중하기보다 성경이 말하는 바 인간 개인의 본성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믿음의 눈을 잃어버릴 수 있음을 염려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의 전과 후를 비교해보아도 아이들의 문제나 교육의 문제는 그리 다르지 않다. 사회의 가치관과 현실의 중요성이 교육 내용을 결정하게 하면 안 된다. 교육의 문제는 절대 즉흥적인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큰 정부가 개인을 교육할 수 있다는 생각부터가 길을 잃어버리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포럼에서 나온 많은 문제가 다 해결된다 하더라도 진짜 교육의 문제는 인간 본질의 문제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kyungwonlee@hanmail.net>
글 | 이경원
현재 기독교 고전 교육기관을 설립하여 10년간 현 교육의 문제들에 기독교 교육철학과 기독교 세계관, 성품 기초와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홈스쿨 오케스트라인 “하늘소리”의 음악 감독 및 지휘자로 14년째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