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과 기본권
2020-09-07
월드뷰 SEPTEMBER 2020●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4 |
글/ 안창호(전 헌법재판관)
2020년 6월 29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 국회의원 10명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차별금지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차별금지법은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실현한다는 명목으로 성별 및 사상 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하고, 불이행 시마다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차별 행위를 한 사람은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제보 등을 이유로 불이익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형사 처벌될 수 있다.
모든 국민은 평등하게 자유와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1조의 평등은 법적 평등을 의미하고, 법적 평등은 ‘자유권 행사에 있어서 법적 기회의 평등’을 뜻한다.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은 형식적인 법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실질적 평등이나 사실상의 평등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국가행위의 헌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 평등권은 역사적으로 국가와 국민 간의 관계에서 적용되었고, 국민들 상호 간에는 원칙적으로 계약 자유의 원칙과 사적 자치의 원칙이 적용된다.
모든 국민은 평등하게 자유와 권리를 가진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보호되고, 국민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되는 헌법상 의무를 부담한다. 헌법은 헌법규범 사이의 위계질서를 정하지 않는다. 특정 규범이나 가치를 일방적으로 우대하여 다른 규범이나 가치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 또 특정 사람이나 집단에 특권을 부여하거나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타인의 자유를 일방적으로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
기본권들이 충돌하는 경우, 각 기본권의 기능과 효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조화로운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헌재 1991. 9. 16. 89헌마165). 특정한 상황에서 어떠한 기본권들이 충돌하는지, 기본권이 어떤 방법과 강도로 침해되는지, 충돌하는 기본권들이 인간의 존엄성 및 민주주의 실현에 대하여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 등이 고려되어, 개별적·구체적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특히, 사적 자유 영역을 평등의 잣대로 한계 짓는 것은 인간 존엄성의 실현과 사적 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보다 신중하고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차별금지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한다
차별금지법은 성별, 성적 지향, 성적 정체성, 가족 및 가구의 형태와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장애, 국적 등을 이유로 공적 및 사적 영역에서 개인이나 집단을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제3조). 차별 금지 대상인 ‘성별’은 남성, 여성, 그 외에 분류할 수 없는 성을 말하고, ‘성적 지향’이란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등 감정적·호의적·성적으로 깊이 이끌릴 수 있고 친밀하고 성적인 관계를 맺거나 맺지 않을 수 있는 개인의 가능성을 말하며, ‘성적 정체성’이란 자신의 성별에 관한 인식 혹은 표현을 말하고 자신이 인지하는 성과 타인이 인지하는 성이 일치하거나 불일치하는 상황을 포함한다(제2조 제1호, 제4호, 제5호).
차별금지법은 차별 금지 대상인 성별, 성적 지향, 성적 정체성 개념은 신체적 구조에 기반해 성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젠더 이데올로기에 따라 개인의 개인적·주관적 인식에 근거하여 규정하고 있다. 또, 차별 행위에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 등에 의해 피해를 유발하는 환경을 조성하거나 적대적·모욕적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를 포함하는 등, 차별 개념은 지극히 개인적·주관적·가변적 개념 또는 불명확·불확정·추상적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신문, 방송의 제작·공급·이용, 인터넷·소셜 미디어·전기통신 및 재화·용역·시설 등의 공급·이용 등에서, 차별 행위를 한 사람은 차별금지법에 의해 3,000만 원까지 이행강제금이 반복하여 부과되고 손해액과 그 손해액의 2배 내지 5배의 징벌적 배상금(500만 원 이상)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제44조, 제51조). 또 차별 행위 제보자에 대한 불이익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처벌될 수 있다(제55조, 제56조). 이런 법적 제재는 차별금지법의 도입과 그에 따른 국민의 ‘법 감정’ 변화에 따라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개념적 불명확성, 포괄성, 주관성 및 가변성으로 인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매우 광범위하게 침해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에 필수불가결한 자유로,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국민이 갖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헌재 1992. 2. 25. 89헌가104).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은 “가령 한 사람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같은 의견을 갖고 있으며 그 한 사람만이 반대의견을 갖고 있다 해서 인류가 그 사람을 침묵케 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이것은 그 한 사람이 권력을 가지고 있어서 인류를 침묵케 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는 것과 같다.”, “어떤 의견 표명을 억누르는 데에서 발생하는 특유한 해악은 현세대뿐만 아니라 후대의 사람들로부터, 또 그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인간적인 특성을 강탈해 간다는 점에 있다. 만약 그 의견이 옳은 것이라면, 잘못을 버리고 진실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는 것이며, 그 의견이 틀린 것이라면, 진실과의 충돌을 통해 얻게 되는 한층 더 명료하고 생생한 인식이라는 중요한 혜택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라고 한다.
차별금지법은 재화·용역·시설 등의 공급이나 이용 등에서 성적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거나 피해를 유발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 성별·사상 등을 이유로 적대적·모욕적 환경을 조성하는 등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 및 합리적인 이유가 없이 성별·사상 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분리·구별·제한·배제·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하거나 조장하는 광고 행위 등을 차별 행위로 규정하여 금지하고 있다(제3조 제1항 제1호, 제3호, 제4호, 제5호).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 성별·사상 등에 대한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비판이나 종교적·사상적 신념의 표명, 정책 제안 등도 상대방에게 피해를 유발하는 환경이나 적대적·모욕적 환경을 조성하는 차별 행위가 될 수 있다. 또,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분리·구별·제한·배제·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하거나 조장하는 광고 행위도 차별 행위가 될 수 있다.
표현의 내용에 대한 규제(content-based regulation)는 중대한 공익 실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엄격한 요건하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헌재 2002. 12. 18. 2000헌마764). 더욱이 민주사회에서는 특정한 영역에서 긍정적 평가는 허용하고 부정적 평가는 통제하는 등, 특정한 관점의 표현만을 규제하거나(관점규제, viewpoint regulation), 차별하는 것(관점차별, viewpoint discrimination)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차별금지법은 평등 실현이라는 명분으로 특정 사상이나 견해 등에 대해 긍정적 평가만 허용하고 부정적 평가는 매우 포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인격 발현과 인간의 존엄성 실현을 방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혐오 등 표현을 한 사람은 차별금지법에 의해 이행강제금이나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한편, 우리 형법은 미국, 독일 등과 달리,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모욕을 처벌하고 있다(제307조 제1항, 제311조). 혐오표현 등은 명예훼손 및 모욕으로 처벌될 수 있다. 그 결과, 차별금지법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전 억제 및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를 낳아 기본권 보장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나아가,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경쟁을 통제하고 정치적 반대의견을 탄압하는 데 악용되어,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사상 및 종교의 자유, 직업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방송·신문, 소셜 미디어 또는 광장 등 공적 시설에서 북한의 김일성 세습왕조를 정당화하는 주체사상에 대한 부정적 비판이 제한된다(제3조, 제26조, 제28조, 제29조).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에서 북한 추종자, 파시스트 등 전체주의자의 채용을 거부할 수 없고(제10조), 주체사상 등에 대한 비판적 교육이 제한되며, 성적 지향 등의 보건·의료적 유해성에 대해서도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교육이 통제될 수 있다(제32조). 이는 공동체 구성원, 특히 아직 성숙하지 못한 어린이와 학생들이 건전하고 균형 잡힌 세계관과 인격을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되고, 전체주의 세계관과 성적 지향 등에 대한 그릇된 관념을 가지게 할 수 있다.
기독교 방송·신문·소셜 미디어에서, 그리고 광장·길거리·군 교회 등 공적 시설에서 동성애의 죄성을 지적하는 설교나 전도가 제한된다(제3조, 제26조, 제28조, 제29조). 일반 학교는 물론 미션 스쿨과 신학교에서조차 종교적 이단사설 등의 반기독교적·반윤리적 내용을 교육할 수 없다(제32조). 이런 행위들은 동성애자 등에 의해 진정을 받고 이행강제금 및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형사제재를 받을 수 있어, 종교와 사상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될 수 있다. 또, 언론, 소셜 미디어, 집회 및 교육 등에서 동성애에 부정적인 비판은 제한되고 긍정적인 평가만 가능케 하여 동성애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는 반면, 동성애의 죄성을 지적하는 기독교를 파타고니아 섬과 같이 고립시키고 반기독교적 사회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 또, 교회를 혐오 대상으로 만들 수 있다.
교회에서 동성애 목회자나 비기독교 직원의 채용을 거부할 수 없고, 동성 결혼식과 주례도 거부할 수 없다(제10조, 제25조, 제26조). 신학교나 미션스쿨에서 동성애자의 입학을 거부할 수 없으며(제31조), 기독교 복지시설 등 각종 기관에서 교사나 직원을 채용할 때나 시설 등을 관리하면서 다른 종교를 이유로 거부할 수 없다(제10조, 제26조). 물건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시설물관리자도 동성애나 사상 등을 이유로 그 제공이나 이용을 거절할 수 없다(제25조, 제26조). 일상생활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성별·사상 등을 이유로 거부·제한 등이 금지되고 통제되어, 직업 및 계약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행복추구권, 사적 자치 등이 중대하게 침해되고, 기독교 가치관에 의해 운영되는 각종 기관의 설립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광범위한 역차별을 초래하고, 민주적·윤리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성적 지향 등으로 보호되는 자에게는 특혜와 특권을 주는 것이 되지만, 상대방에게는 불이익과 피해를 주는 것이 되어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성적 지향 등의 보호를 위해 차별 시정 정책 등을 내용으로 하는 기본 및 시행 계획을 정기적으로 수립해야 하고, 행정·재정상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제6조 내지 제9조). 국가인권위원회는 성적 지향 등으로 보호되는 자의 소송을 지원할 수 있다(제49조).
또 차별 행위가 있다고 주장되는 경우, 그 상대방은 그런 사실이 없다거나, 성적 지향 등에 의한 차별이 아니라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고, 손해배상사건에서도 상대방이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증명해야 책임을 면할 수 있다(제51조, 제52조). 또, 사안에 따라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처벌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성적 소수자 등은 고용·승진·전보·해고, 재화·용역·시설 등의 공급이나 이용, 교육기관 등의 입학·교육·훈련이나 이용, 행정서비스의 제공이나 이용 등에서 실적으로 특권과 특혜를 부여받고 그 이외의 사람은 각종 생활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역차별을 받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회사의 입사를 위해 경쟁하는 경우, 성적 소수자 등이라고 말하는 것이 유리하다. 성적 소수자 등을 승진에서 탈락시키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통상의 경우와 달리 그 탈락 이유를 입증해야 한다. 그런데, 그 입증이 쉽지 아니하기 때문에(특히 정성 평가가 많이 반영되는 때에는 더욱 그러하며, 부존재의 입증은 매우 어렵다), 사용자는 법적 제재를 두려워하거나 더 이상 문제되는 상황을 원치 않아서 또는 성 감수성과 포용성을 과시하기 위해서, 성적 소수자 등을 우대하기 쉽다. 이때 성적 소수자 등은 국가권익위원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반면, 그러하지 않은 사람은 승진에서 탈락되더라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딱히 이를 다툴 방법도 없다.
정체성은 자신의 내적 자아 그리고 그 내적 자아의 가치나 존엄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 외부 세계를 구분함으로써 성장한다. 인간은 외부 세계의 인정을 받으면 자아 존중감이 형성되지만 그러하지 못한 경우에는 수치심을 느끼고 피해의식을 갖거나 현실에 대해 분노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와 갈등한다. 성적 소수자 등에 대한 감정적 혐오나 차별은 그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이와 마찬가지로 그들에 대한 특혜와 그 이외 사람들에 대한 역차별 역시 또 다른 분노를 유발한다. 이런 분노의 충돌은 숙고와 경쟁을 통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치유하기 힘든 감정 대립과 심각한 사회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특히, 특정 이데올로기에 의한 이념적 성향은 특정 정체성만을 인정하고 다른 정체성의 정당성을 부정하거나 약화시키려고 하여 그 갈등을 심화·고착시킬 수 있다.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언론이나 소셜 미디어, 각종 학교에서 전체주의와 같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사상 등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 제한되고, 성적 지향이나 종교적 이단 사설 등에 대한 부정적 논의가 규제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진리와 진실이 왜곡되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훼손되며, 공공의 가치와 공동선이 침해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민주적 가치를 추구하는 헌법 질서를 훼손하고, 공화적 가치를 지향하는 윤리를 해체하며, 도덕적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또, 공산주의자 그람시(Antonio Gramsci)의 바람대로 가정, 교회 및 국가(문화) 공동체의 변질과 해체의 원인이 되어,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는 ‘긴 행진’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글을 맺으면서
평등은 정의의 내용을 이루고 인류가 지향해야 할 소중한 가치다. 그러나 국가가 평등의 잣대를 들고 사적 영역에 깊이 개입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해선 안 된다. 소수자의 내적 자아에 대한 감정적 혐오가 있어선 안 되지만, 그 주장과 행위에 대한 이성적 비판과 정당한 논의는 가능해야 한다. 이를 부정하면, 진리와 진실을 향한 기회가 박탈되고, 개인이 가지는 자유와 권리가 무력화되며, 정의 실현과 사회통합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
내적 자아와 정체성은 차별받아선 안 되지만, 부당하게 특혜나 특권을 누려서도 안 된다. 국민은 평등하게 자유와 권리를 가지므로, 적극적인 평등실현조치가 필요한 영역이 있다면, 그로 인해 제한되는 기본권의 종류와 침해 정도, 국민의 법 감정 등을 고려하여 국민적 합의 하에 개별적·구체적으로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내적 자아와 정체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그 확보행위는 민주적·공화적 가치와 질서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그 한계가 지워져야 한다(헌법 제37조 제2항). 그래야 헌법질서를 공고히 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
성경은 “초달(楚撻)을 차마 못하는 자는 그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하느니라.”고 말씀한다(잠언 13:24). 교회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것은 소수자 등의 자유와 권리를 훼손하고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다. 소수자 등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거나 혐오를 조장하기 위한 것 또한 아니다. 다만, 진실과 진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 자유롭게 생각하고 신앙할 수 있는 권리, 자녀들을 자유롭게 교육할 수 있는 권리 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또 자유를 억압하는 사상과 질서로부터 자유를 지켜내고 방어하기 위함이다. 자식들이 잘못된 길을 가려고할 때에, 부모가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훈계하는 것과 같이, 공동체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진리의 길, 생명의 길에 함께 하기를 바라는 선의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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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안창호
1985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시작하여 2012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끝으로 27년 7개월 이상을 검사로 근무하고, 2012년부터 6년간 헌법재판관으로 봉직하였다. 공직생활 동안 책상 위에는 항상 성경을 펴놓고 읽으면서 이를 참조하고자 했다. 분당 임마누엘 교회 장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