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어떻게 침해되고 있는가?
2020-08-02
월드뷰 08 AUGUST 2020●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COVER STORY |
한국 사회가 70년의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선진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창의력과 잠재력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근대 서구 사회는 왕권과 교권에 억눌렸던 개인에게 자유가 주어지고,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한 다양한 능력이 자유롭게 발휘되면서 놀랍게 변모했습니다. 한국에도 기독교를 통하여 이러한 자유사상이 전파되었고, 건국과 함께 자유주의 진영의 우방국들이 협력하여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개인의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이 침해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문제에 관하여 고려대학교의 김일수 명예 교수를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김일수 명예 교수는 제12회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며, 아데나우어 장학생으로 독일 뮌헨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 고려대학교에서 형법학 교수로 28년간 재직했습니다. <한국형법>Ⅰ,Ⅱ,Ⅲ,Ⅳ,Ⅴ를 집필했으며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과 경찰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편집자)
김승욱 : 최근 한국에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을 대표하는 형법 학자이신 김일수 명예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라며 국가가 경찰력과 행정력을 동원해서 시민의 정치적 집단행동과 종교 기관의 종교 행사 참여를 간섭하고 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7월 10일 오후 6시부터 정규 예배 이외의 모임을 금지시키고, 찬양을 자제하고, 단체 식사를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심지어 구리시에서는 종교 모임을 신고하면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공문을 내보냈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국민의 신앙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지경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일수 : 현재의 위험 수준에 비추어 볼 때, ‘사회적 거리두기’와 ‘예방 수칙 준수’는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이행해야 할 권장 사항이지 법률적·행정적으로 강제할 상황은 아닙니다. 특히 코로나 확산 초기, 대구 신천지 집회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일반 교회의 종교 활동과 동일시하는 당국의 태도에 무척 당혹스러웠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예방 행정이라는 명목으로 과도하게 제약하는 것은 불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서구 여러 나라는 우리보다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지만, 헌법 정신에 따른 자유와 인권 감수성이 세심하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권력은 기본권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약해서는 안 됩니다. 원칙적으로 자유가 향유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경찰 행정적인 조치는 그 자유 안에서 위험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예방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종교 활동, 집회 활동의 자유는 될 수 있는 대로 넓게 보장되어야 하며, 그 기조 아래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개인별 체온 측정과 기록 같은 확산 방지를 위한 예방 조치를 취하는 선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조치는 자유 민주적인 기본 질서에 위협을 가하는 이른바 통제 문화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염려스럽습니다. 이것은 독재 권력으로 변질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서구의 코로나 대응에 비해 과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김승욱 : 기독교인들 중에는 동성애는 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그런 생각을 입 밖에 낼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까지 받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신앙과 양심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받게 될 텐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일수 : 이른바 소수자를 위한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좌파 정당과 좌파 권력의 안간힘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동성애까지 보호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올바른 법률의 기초가 되는 보편적인 종교 및 윤리 규범과 상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연법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인간의 본성 및 사물의 본성에 근본적으로 반하는 비극적이고 비정상적인 악법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해서 사회 질서와 법질서를 바라보는 이들의 불복종과 저항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지가 있는 법률이 될 것입니다. 이 법률의 제정으로 건전한 의식을 가진 보통의 일반인들, 법이 없어도 살 선량한 시민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처벌과 손해배상의 위험에 처해진다는 사실은 마치 강물이 아래서 위로 역류하는 일처럼, 모순되고 역설적이며 부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더 나아가 이런 법률이 제정되면 기독교가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죄를 죄라고, 악을 악이라고 말하고 거절할 수 없으며, 기독교 이단 종파를 경계할 수도 없고, 기독교 복음을 전파하는 일도 크게 위축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틈새를 이슬람이나 문화 마르크시즘이 파고들어 국민 정서를 황폐화할 위험이 농후합니다. 외국인 근로자, 인종적 소수자, 탈북자 등의 소수자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기독교의 본질적인 영역을 침해당하면서까지 차별금지법을 용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건강한 다수 시민들의 결집된 힘으로 사회해체적인 위험을 몰고 올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입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도록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압박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저지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큰 혼란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김승욱 :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6월 29일에 차별금지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평등 및 차별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하 “국가인권위안”)을 국회에 입법 촉구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교회나 기독교 교육 기관에서 성경에 근거하여 동성애를 비판할 경우 이행 강제금을 내야 하며 나중에는 재판을 받고 처벌받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법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는데, 의회가 헌법에 반하여 이념적으로 편향된 입법을 남발할 때, 기독 시민들은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그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시지요.
김일수 : 국가 공권력은 한 개인보다 영향력이 큽니다. 국가가 정책을 통해서 사회 질서와 인간 질서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기독교인들이 깨어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차별금지법으로 인한 후유증을 알리고 가르쳐야 합니다. 차별금지법에 설령 처벌 조항이 있더라도 자연법적 정당성을 잃은 이런 패륜적인 법률은 법률의 세계에서 얼굴을 들지 못하도록 무시하고 발로 짓밟아 버리는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성경의 가르침에 반하는 악법에 복종해야 할 의무는 참된 기독교인의 양심의 거울에는 쓰여 있지 않습니다. 차별금지법의 도전에 맞서서 건전한 문화의 제사장으로 부름받은 기독 시민 각자는 연대하여 일사각오로 응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김승욱 : 이재명 경기지사가 북한에 성경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선교 단체 한국순교자의소리(VOM) 활동을 “간첩 행위”라고 비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풍선을 이용해 북한에 성경 보내기 사역을 해오고 있는 한국순교자의소리(대표 에릭 폴리 목사)는 6·25전쟁 70주년을 기해 성경이 담긴 풍선을 북에 날려 보냈고 그 이후 대형 풍선을 띄우다 경찰에 의해 적발됐습니다. 강원도 철원 경찰서는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 등을 적용해 처벌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런 활동은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 지역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한 선교 활동인데, 이런 것을 경찰이 형사적인 처벌을 할 수 있는지요?
김일수 : 법률적인 의미에서 그것은 간첩 행위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군사 독재 시대에 괜히 겁주기 위해 간첩 누명을 뒤집어씌우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것은 복음의 동토에 복음을 전하는 열정적인 선교 활동 그 자체입니다. 거룩한 동기에서 행해진 일들을 폐기물관리법이니 재난 및 안전 관리 법률로써 통제하려는 것이 법률의 입법 취지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명확히 법률로 금지되지 않은 것은 원칙적으로 자유이다”라는 자유 법치 국가의 법 원칙은 이 경우에도 존중되어야 합니다. 아무것으로나 얽어매려고 하면, 독재 국가의 법 원칙, 즉 “명백히 허용되지 않은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라는 것으로 거꾸로 뒤집힐 위험이 있다는 점을 당국자들은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에 성경을 보내는 활동을 실정법으로 막으려고 하는 것은 종교와 선교 활동,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행동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종교와 선교 활동에 있어서는 국가의 권력을 절제해야 합니다.
김승욱 : 현 정부 들어서 청와대 청원이나 국회 청원을 많이 합니다. 오늘날 성범죄, 경제 범죄, 조직범죄, 일부 국정농단이나 부패 사건 등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일반인의 요구가 사법에도 영향을 주어 여론 재판의 경향이 나타나는 데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일수 : 여론이 법 감정을 표현하는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여론은 어떤 일관된 원칙과 판단의 기초 위에서 형성되고 표출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것은 기류처럼 조석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고, 특히 최근의 두드러진 경향이 보여주듯 진영논리에 휩싸여 악의적인 사법부 흔들기와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드는 말도 안 되는 야비한 행태들도 나타나고 있어 염려스럽습니다. 사법부의 정치 권력화는 호된 비판을 받아 마땅하지만, 대개의 경우 국민은 사법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분에 맞지 않는다고 사법의 권위에 맞서는 행동은 야만적인 것입니다. 절차에 따라 각자가 생각하는 정의를 추구하고 실현하는 것이 민주 시민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김승욱 : 치매를 국가가 책임지겠다. 아동 학대도 국가가 책임지겠다. 국가가 국민 모두를 책임지겠다. 이런 구호가 남발하고 있습니다. 얼핏 들으면 좋은 것인데, 지나치게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겠다는 후견주의적인 경향은 필연적으로 국가의 간섭이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경찰 및 행정 작용으로 인해 사생활의 자유와 사적 영역의 자율성이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생깁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일수 : 이를 경찰국가화의 위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경찰국가 현상은 17, 18세기 절대 군주 시대의 유물일 뿐이라고 하지만, 특히 코로나19의 창궐과 같은 글로벌 팬데믹 사태에 직면하면서 다시 시민의 사생활까지 간섭하려 들고 있습니다. 이것을 묵인하고 굴종적으로 따르면 경찰 권력, 행정 권력은 오만해지기 시작하여 마침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섬기는 자리에서 벗어나 국민 위에 군림하는 독재 권력으로 변신하기 쉽습니다. 자유로운 사회 질서를 형성하는 주체인 시민은 이러한 권력 작용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야 하며 비록 작은 권리라도 국가로부터 간섭당할 때에는 사법부와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릴 용기와 의지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국가가 가정의 영역을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김승욱 : 공수처법의 시행으로 국가의 형사 사법 작용이 강화되고, 국가 사법 기관에 대한 고도의 통제가 가능해지면 법관의 재판 독립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일수 : 공수처법은 사법부까지 통제 대상에 들어가기 때문에 권력 독재화의 도구가 될 소지가 농후한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의 사정과 감사, 감찰제도는 검찰, 경찰, 감사원, 국민권익위, 국가인권위 등이 있고, 이러한 제도 외에도 청와대 민정수석, 총리실, 정부 각 부처 내의 감찰관 제도 등이 있어서, 정말 넘쳐나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치권력이 뒷구멍으로 개입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공수처에 거는 기대 이상으로 청렴한 사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공수처는 불필요하고 위험스러운 옥상옥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김승욱 :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권이 확립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경찰국가적인 통제 문화가 강화될 것이라는 염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일수 :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확보함으로써, 강력한 국가의 사정 기관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시민 생활 저변까지 뻗어나간 막강한 정보력을 갖고 있어, 그 권한의 적정 행사를 담보할 수 있는 경찰 권력의 재편 작업이 과감할 정도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경찰 권력이 정치권력과 결탁하여 정권의 시녀 역할을 하게 된다면 옛날 자유당 시절의 경찰 권력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김승욱 : ‘민식이법’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차량과 부딪히는 놀이를 한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조금만 잘못하거나 내 생각과 다르면, 적폐 청산이란 미명 아래 처벌을 합니다. 현 정부 출범 후 범죄 통제 정책이 과도해졌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일수 : 어떤 한 사건에 대한 여론의 동정과 격분에 의해 법안이 만들어지는 것은 입법자로서 조심해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기에 영합하여 특별 법안들을 계속해서 만드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일 수 있습니다. 그런 처벌 법률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정책과 교육 정책이 우선되고 그 다음에 형사 정책을 투입하고 그게 안 될 때 형법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민이 바라는 적폐 청산은 과거의 적폐뿐만이 아니라, 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타락한 현 정치 권력의 새로운 적폐에 대해서도 더 엄격하거나, 적어도 같은 정도의 수준을 유지해야 바닥 민심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바리새적인 적폐 청산에 머문다면 그것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가 될 것입니다.
김승욱 : 소셜 미디어에서 일부 참여자들의 무분별한 인신공격으로 피해자들이 심각한 정신적인 인격 살인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댓글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댓글 실명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일수 : 저는 처벌 규정은 최후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댓글 실명제는 안전을 위해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염려가 있다고 봅니다. 정책 당국은 빈대 잡는답시고 집을 태우는 우둔한 짓이나, 참새가 떠든다고 대포를 쏘아 퇴치하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초등 교육에서 고등 교육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공간에 익명으로 참여하더라도 먼저 타인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는 기본적인 윤리 의식을 배우고 그것을 내면화하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승욱 : 최근 박원순 씨 자살 사건처럼 사회적 지명도가 높은 인사들이 자신의 범죄 혐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극단적 수단을 선택하고, 그 죽음을 미화하는 경향이 사회에 미칠 악영향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다행히 박원순 씨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 ‘박원순 피소 누설 고발 사건’을 본격 수사하기로 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사망하면 모든 것을 덮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일수 :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원천적으로 법망을 피할 의도로 자살을 선택하고, 그 죽음을 미화하는 일부 저급한 집단 문화 때문에 천하보다 귀한 생명들로 이루어진 우리네 생명의 숲이 급속히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선진국 수준을 능가하는 자살 풍조의 확산에는 박원순 씨 같은 인물의 죽음이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생명의 숲, 생명의 강이 우리 사회에 다시 건강하게 복원되기 위해서는 범죄 혐의 은폐용 자살행위에 대해서는 죽은 뒤라도 진실을 규명하는 민·관 합동의 별도 기구를 특검제처럼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진실로 비난받아 마땅한 부분과 존경받을 만한 일들이 명확히 드러나서 불필요한 사회적인 혼란과 미혹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밝혀져야 할 것들이 모두 명확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고, 철저하게 수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바탕 위에서만 제2차 피해의 확산을 줄일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용서와 화해의 자리까지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김승욱 : 장시간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요즈음에는 어느 교회에 출석하고 계시는지요? 근황과 함께 교회와 기독교인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김일수 : 저는 고려대 인근에 있는 안암제일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1969년 봄 처음 신앙생활을 여기에서 시작했고, 해외 체류 중이었던 시간을 빼고 지금까지 한 곳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와 기도, 산책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와 너 사이>라는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서구의 문화 마르크시즘이 우리 사회의 맑은 정신적 풍토를 소리 없이 오염시키고 황폐시키고 있습니다. 기독교세계관을 가진 기독교인들이라면 이런 장기적인 문화 침투에 대응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복음을 위해 부름받은 사람일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적인 통치를 삶으로 증거하며, 문화의 제사장들로서 많은 사람들을 옳은 데로 돌아오도록 섬기고 깨우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시대가 영적, 정신적으로 점점 어두워질수록 우리는 주님께서 진리를 위해 꽂도록 우리에게 주신 기를 높이 들고나갈 군사로 준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김승욱 : 오랜 시간 동안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