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Korea! 언론과 표현의 자유

Again Korea! 언론과 표현의 자유

2020-08-01 0 By worldview

월드뷰 08 AUGUST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발행사


글/ 김승욱(발행인, 중앙대 명예교수)


≪월드뷰≫는 2020년 한 해 동안 “다시 대한민국(Again Korea)”을 일으키기 위해서 기독교인들이 경제, 정치, 교육, 가정, 안보 등의 영역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루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Again Korea! 언론과 표현의 자유”라는 특집을 기획했습니다.

근대 서구 사회에서는 과거 왕권과 가톨릭의 교권에 억눌렸던 개인에게 표현의 자유가 주어지고,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한 다양한 능력이 자유롭게 발휘되면서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1450년,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라는 귀족이 인쇄기를 만들어 유럽에 퍼지면서 지식의 독점체제를 무너뜨렸습니다. 그 덕분에 마틴 루터는 가톨릭 교회의 권위를 흔들었고, 계몽주의가 촉발되었습니다. 이것은 유럽 근대 문명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실락원>의 저자 존 밀턴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면 생명의 힘을 말살시켜 역사를 퇴보시킨다고 했습니다.

구텐베르크 성경 원본.
직지심체요절. 현존하는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인정받는 책이다. 금속활자본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고, 이 목판본은 보물 1132호로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우리는 구텐베르크보다 2세기 이전인 13세기 고려시대에 이미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었던 창의성과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식을 독점한 조선 왕조에 의해서 그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했습니다. 인쇄출판을 통치수단으로 삼아 국가가 독점한 조선 왕조는 유학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기 위해서 삼강오륜을 보급하기 위한 인쇄는 허용했지만, 1519년 이후 서점을 불허하여 지식 시장의 형성을 저해했습니다. 반계 유형원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무너진 조선의 제도를 복원하기 위해 26권의 <반계수록>을 저술해 출판을 건의했지만, 그의 제도 개혁안이 지배층의 이익과 배치되었기 때문에 그가 사망하고 97년이 지나서야 출판되었습니다. 다산 정약용의 저서나 춘향전 등은 당대에는 아예 인쇄출판에 실패했습니다. 19세기에 일본에서는 <만국공법> 초판이 15만 부나 인쇄되었으며, 후쿠자와 유키치의 <학문의 권유>는 20만 부가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조선이 일본에 합병당한 것은 지식의 독점과 언론 및 출판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공산주의가 지배하는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자락에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로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고, 자유주의 세계 분업 체제에 편입되어 개인의 창의력과 잠재력이 발휘되어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건국된 지 얼마 안 되었던 권위주의 시절에 헌법에 보장된 정치적 자유 중 일부가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987년 이후 민주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명목적 헌법에 불과했던 한국 사회에서 헌법에서 보장된 자유가 규범적으로 지켜지는 규범헌법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세계는 한국이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 발전의 원동력이 된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위안부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금서가 된 세종대 박유하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에 대해서 출판의 자유에 대한 법원의 과도한 판결이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이 초판 무삭제판의 중고책이 원가의 10배에 가까운 17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전두환 회고록 1>도 허위사실을 기록했다는 이유로 33곳을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 및 판매를 못 한다는 처분을 받았습니다. 내용이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보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반납 기일이 많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반납하라는 통지를 받고 놀랐습니다.

밀턴은 자유언론사상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아레오파지티카>(Areopagitica, 1644)에서 “거짓 의견이라도 시장에서 공개될 기회를 사전 억제하는 것은 진리가 진리로 확인되는 것을 방해하기에 악이다.”라고 했습니다. “거짓과 진리가 열린 자유 시장에서 대결과 경쟁을 벌인다면 필연적으로 진리가 승리한다.”는 밀턴의 주장과 같이 진실 여부는 공개된 곳에서 토론에 의해서 판단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밀턴은 “독서를 규제하는 것은 천사를 가장한 악마가 하는 짓이다.”라고 했습니다.

댓글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들도 많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온갖 댓글을 무기명으로 허용하는 이유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자보 등도 허용하고, 남이 붙인 대자보를 함부로 훼손하지 못하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정 정치인에 대한 비난 대자보는 주거침입죄로 처벌하는 일이 오늘날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정 사건에 대해서 다른 주장을 못 하도록 왜곡과 날조 행위를 하는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법도 발의되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서 더욱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려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표현의 자유가 왜 중요한가, 그리고 가장 심각한 침해 현상이 나타나는 언론 분야, 종교의 자유 등의 영역 등을 중심으로 이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또한 보편적 차별금지법이 얼마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등도 살펴봅니다. 대한민국이 코로나19로 인한 정체를 극복하고,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는 국가로 발돋움하고, 선교 한국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원제) Areopagitica; A speech of Mr. John Milton for the Liberty of Unlicenc’d Printing, to the Parlament of England.


표지 인물(Cover Story)


이번 커버스토리는 고려대학교 김일수(형법학) 명예교수로부터 표현의 자유 침해에 관한 의문점들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김일수 교수는 독일 뮌헨 대학교에서 형법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28년간 형법을 가르쳤습니다. 평생을 학교 근처에 있는 안암제일교회를 섬겼으며, 2004년에 기독교학문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하면서, 신앙과 학문의 통합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에게 최근 교회 소모임 금지가 국민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형사처벌까지 가능하게 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어떻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게 되는지, 북한에 풍선을 이용해 성경을 보내는 한국순교자의 소리(VOM) 활동에 대해서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답변을 들어봤습니다. 또한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겠다는 국가의 후견주의적인 경향의 문제점, 공수처법으로 인한 재판독립권의 위협, 검경수사권조정에 따른 통제문화 강화의 가능성 등 여러 현안 문제에 대해서 기독교인으로서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지 들어봤습니다.


기획 특집(Issue)


언론과 표현의 자유

이 주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 총 11편의 칼럼과 4편의 도서를 소개합니다. 먼저 표현의 자유의 개념과 중요성에 관한 두 편의 칼럼을 소개합니다. 홍익대 법대 음선필(헌법학) 교수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으며, 왜 중요한지 설명했습니다. 오늘날 표현의 자유는 단계적이며 복합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표현의 자유가 기술적으로 교묘하게 통제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인류는 역사적 경험을 통하여 표현의 자유가 정신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의 중핵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 자신의 신앙, 사상 또는 의견을 자유로이 표명할 때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누리게 됩니다. 밀턴은 무과실의 검열관이 있을 수 없다는 점, 국민이 알아도 무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당국이 선별하는 것은 필자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는 점을 들어 사전검열을 통렬히 비판했음을 상기시킵니다. 조작된 정보가 정보의 부재보다 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그는 표현의 자유란 이름으로 거짓과 사악함이 횡행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정교모)’의 공동대표인 국민대 법대 이호선(상법) 교수는 공동체 속에서 생활하는 인간이기에 공익적 요구가 있을 때, 표현의 자유를 어느 정도 제한할 수 있지만, 기독교인에게는 신앙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하여야 하느냐의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정부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교회의 정규 예배만 허용하고 정규 예배 외 모임을 금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단속과 처벌하겠다고 조치에 대해,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외국의 사례에서도 예배의 성격을 정권이 정의하고, 처벌을 예정하는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처음에는 공중보건을 이유로 한 교회 모임 금지가 나중에는 직접적인 종교적 표현에 대한 제한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며, 한국 교회는 교회와 신앙의 본질을 파괴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에 대하여 “NO”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야 진정한 종교의 자유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보편적 차별금지법의 문제점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6월 29일 차별금지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다음날, 국가인권위원회는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볍률안을 국회에 입법 촉구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은 교육기관에서 생물학적 성 인식에 바탕을 둔 내용을 가르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동성애, 동성혼, 젠더 개념 등에 대한 모든 형태의 비판을 법적 차원에서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내용이 동성애자들을 비롯한 청중들에게 ‘혐오’의 감정을 유발하기만 하면 무거운 형사 및 민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이 보편적 차별금지법의 문제점에 관해서 다섯 편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먼저 총신대 신대원의 이상원 교수는 차별금지법의 배경에 숨어 있는 법철학이 병든 궤변론에 근거하고 있고, 병든 궤변론은 결국 사회를 극심한 도덕적 공황과 혼란 속에 몰아넣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차별금지법이 동성애와 젠더적 성 인식에 대한 비판의 자유를 법적 강제력으로 차단하는 것은 국가권력을 독재적으로 남용하는 것이라고 차별금지법에 내포된 위험을 지적합니다.

‘자유와 평등을 위한 법정책 연구소’ 연구실장을 맡고 있는 전윤성 변호사는 차별금지법의 핵심은 민·형사상의 처벌이라고 합니다. 이들 법안은 모두 국가인권위원회에게 차별 행위를 조사하고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국가인권위원회가 “동성애는 죄”라고 하는 설교에 대해 차별이라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합니다. 차별금지법이 입법된 해외의 수많은 차별금지법 적용 사례들이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고 하면서,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영국과 미국에서 실제적으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입법자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차별금지법이 민주주의 사회의 존속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홍익대 정영화 교수는 혐오 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민·형사상의 처벌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답변했습니다. ‘혐오 표현’이란 “인종, 종교, 성별 또는 성적 취향 등에 근거하여 개인 또는 집단에 대한 폭력을 선동하거나 조성하는 표현”인데, 현재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혐오 표현은 현실 공간보다 가상공간에서 훨씬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정치집단의 정쟁 차원에서 정부나 고위 공직자에 대한 비판 또는 반대의 혐오 표현은 실질적인 해악이 없는 한 표현의 자유의 보호 범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공질서와 관련된 혐오 표현에 대한 경찰법적 규제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억제할 수 있으므로 헌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차별금지법의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총신대 이상원 교수가 “동성애는 성경에 비추어 볼 때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쳤는데, 그가 수업 중에 했던 발언이 성희롱이란 이유로 총신대 교원징계위원회에서 그를 교수직에서 해임한다고 결의해서 많은 교수와 교회로부터 비판을 받았습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조직신학) 교수는 이는 총신대 성격에 맞지 않는 결정이므로 총신대가 이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국가인권위원회의 평등법은 차별금지나 평등을 이루는 법안들이 아니라, 교육기관에서 잘못된 사상 비판을 금지하고 모든 성 정체성을 다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을 표현하거나 가르치지 못하도록 하는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법이라고 지적합니다.

이에 대해서 이상원 교수는 총신대학교를 상대로 해임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이상원 교수의 교수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 이유를 요약해서 소개했습니다.

다음에는 언론의 자유에 관한 세 편의 글을 소개합니다. 코로나19가 이태원 게이클럽을 중심으로 확산세를 보이던 지난 5월 성경적 입장에서 수년간 동성애의 보건 윤리적 폐해를 지적하는 기사를 써왔던 국민일보 종교부 백상현 기자의 동성애 기사에 대해 사내 노조 게시판을 통해 노동조합원 중 일부가 익명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백상현 기자는 이 게시판을 통해 반박하며 공개토론을 요구했지만, 상대는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백상현 기자가 게시판에 올렸던 세 편의 글을 재정리하여 실었습니다. 게이클럽 보도의 타당성과 성소수자 용어 사용의 적합성 여부, 기독교의 사랑과 죄의 정의, 소수 의견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오·남용할 가능성이 큰 법규의 문제점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국민일보 노조원이 백상현 기자의 기사를 비판하기 위해 인용한 것은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이었습니다. 숭실대 법대 이상현(국제법무학) 교수는 ‘인권보도준칙’이 무엇인지 설명했습니다. 경쟁적 환경에서 쏟아지는 언론 기사들로 인해 발생하는 인권 침해 문제를 예방하려는 그 의도는 선하지만 인권보도준칙의 규정을 살펴보면 동성애 옹호 편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는 성소수자 관련 인권은 익명 보도 원칙 준수 등 최소한의 보장으로 그쳐야 하며, 편향적 관점에서 많은 부분을 인권보도준칙에 포함하고 적용할수록 준칙은 그 순수성을 의심받게 되고 언론의 재갈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이 현재 겪고 있는 위기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언론의 위기’일 것입니다. KBS공영노조위원장을 역임한 성창경 전 KBS 기자는 오늘날 한국 언론이 제대로 된 비판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은 진영의 대변지나 나팔수로 전락한 언론이 많기 때문이라고 비판합니다. 지금 한국 언론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 장악된 상태이며, 한국은 지금 심각한 체제 위기를 겪고 있고, 곳곳에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위협하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언론의 왜곡, 조작, 선동 보도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며, 한국 위기 해결의 핵심은 언론을 바로 잡는 데에 있다고 강조합니다.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서 북한에서 반발하자 한국 정부는 이를 중단시킬 수 있도록 법률정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은 이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반발했습니다. 한동대 송인호(법학부) 교수는 이 논란을 헌법적 가치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북한 측의 항의가 반복된다고 하여 대북 전단 살포를 법적으로 규제하고 이와 관련하여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겠다고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현 북한 정권과의 성과만을 바라보지 말고 긴 안목에서 전체 북한 주민과 한반도에 ‘모든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되도록 해야 한다’라는 통일의 궁극적인 목표를 염두에 둔 신중한 통일 정책이 추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월드뷰> 오광일 미디어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방역을 핑계로 코로나 사태에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생각을 언론과 방송을 이용하여 권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근대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헌법·법치의 토대를 놓고 국민의 자유를 보장했던, ‘잉글랜드 대헌장’의 정신을 기억해야 할 때라고 합니다.

이번 호에서도 송인규 전 합신대 교수는 특집 주제와 관련되어 꼭 읽어야 할 책을 4권 소개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개념을 역사적으로 추적한 <표현 자유의 역사>(로버트 하그리브스 저, 시아출판사, 2006), 1980년대 초반 미국 정황에 대한 어느 크리스천 언론가의 문화 비평서, Book Burning(Cal Thomas, Crossway Books, 1983), 한국의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를 다루는 한국인들의 저서, <표현, 언론 그리고 집회결사의 자유>(이재진, 이정기 공저, 한양대출판부, 2011)와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열 가지 판결>(이승선 저,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을 소개했습니다.


성경과 세계관(Bible & Worldview)


‘성경과 세계관’ 세션에는 5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먼저 요한계시록을 통해 일상의 삶을 위한 성경 강해 시리즈를 연재하는 백석대학교 이우제(설교학) 교수는 요한계시록 30회를 연재했습니다. 이번 호에 다루는 14장은 12~13장에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영적 전투에서 어린 양 편에 서 있는 자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운명을 맞이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곳에 십사만 사천이 다시 등장하는데, 이들은 어린 양과 관계된 사람들로 이마에 어린 양의 이름이 쓰여진 자들이고(1절), 어린 양에 의해서 부르심을 받은 자(4절)로서 어린 양이 어디로 이끄시든지 끝까지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적 군사인 크리스천들이 ‘새 노래’를 승전가로 부르는 장면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운명이 결코 패배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크리스천들은 어떤 환경 속에서도 주님 안에서 새 노래를 부를 수 있기에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외교·안보] 칼럼은 전 캐나다 주재 대사 등을 역임한 장기호 목사가 맡았습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세계는 국가 간의 협력과 소통이 약화, 단절되고 경제적으로는 생산시설 국내 이전 등 자국 중심의 생존전략 마련에 치중하는 등 반세계화 흐름이 커지고 있는 이때, 튼튼한 경제력과 국방력의 향상과 함께 국가 간의 연대를 통한 강력한 안보 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의 강화와 한일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합니다.

[교육] 칼럼에서는 지난 호에서 깊이 다루었던 코로나 이후 교육의 변화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고려대 홍후조(교육학) 교수는 효과적인 온라인 수업 방안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대학교육은 물론이고, 초중등학교도 평생학습시대에 대비해야 하며,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과 대면 수업의 영역을 잘 구분하고, 학생들이 자기주도학습력과 협동력을 키우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면서 학생들의 성적이 양극화되고 있는데, 중간학습자층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미국은 왜 ‘탈애굽’의 상징인 홍해 도하 장면을 국장 앞면에 두면서, 그 뒷면에는 애굽의 상징인 피라미드와 심지어 ‘호루스의 눈’을 연상시키는 전시안을 그려 넣었을까요? 이로 인해서 미국을 건국한 이들이 프리메이슨이라는 음모론이 많습니다. [정치] 칼럼에서 조평세 박사는 이러한 오해를 일축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합니다. 미국 국장 뒷면에 그려진 미완의 피라미드에는 인간이 지은 정부는 결코 완전할 수 없다는 보수주의적 철학이 담겨있으며, “삼각형 안의 눈”은 기독교의 삼위일체 하나님의 은총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국장에는 인간의 정부가 죄의 한계 때문에 결코 완벽할 수 없지만 오직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 아래 온전할 수 있는 기독교적 의미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 방식으로 진행되던 목회, 선교, 전도 현장은 흔들리고,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IT 기술과 복음] 칼럼에서는 FMnC 선교회 대표인 김강석 선교사가 코로나19로 인한 새 시대 선교 훈련으로 ‘스마트 비전 스쿨(SVS)’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세계관 운동(Worldview Movement)


‘세계관 운동’ 세션에서는 3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6·25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연속칼럼에서 월드피스자유연합 안재철 대표는 6·25전쟁 국군 지휘관 세 번째 인물로 장도영 장군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장도영 장군은 용문산 전투와 파호로 전투에서 육군 6사단을 지휘하여 전쟁의 흐름을 바꿨다고 합니다. 그리고 ‘용문산 전투 전적비’는 대한민국을 지킨 사람들은 어느 특정한 지위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지킨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역사의 현장이라고 합니다.

[복음통일 생명의 강] 칼럼을 이어가는 정교진 박사는 김정은이 정권만 유지되면 핵을 포기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현재 남북 간의 대화 차단, 관계 악화와 북미 2차 정상회담의 불발로 김정은의 핵 포기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은 극소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2020년 6월 26일 자 노동신문 사설에는 “정전은 평화가 아니다. 이 땅에 제국주의와 계급적 원쑤들이 남아 있는 한 우리는 절대로 해이될 수 없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제국주의만 언급한 것이 아니라 ‘계급적 원쑤들’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남한 내 혁명적 타도세력(친미사대주의, 보수주의자들)을 뜻하는 것이고, 사설에서 말하는 평화는 남조선 해방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정교진 박사는 평화를 내세우는 이들이 단지 북한의 평화공세에 휘둘려 동조하는 차원인지, 아니면 북한과 같은 종착지를 바라보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이야기합니다.

연예인이나 많이 알려진 사람을 비판하는 것이 명예훼손인가 아닌가의 여부를 판단할 때 공공성 기준이 중요한 요소로 사용됩니다. 젊은이들의 생각을 소개하는 [청년 복음한국] 칼럼에서 세종대학교 황선우 군은, 인간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기독교인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연예인의 공공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모든 크리스천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문화와 세계관(Culture & Worldview)


‘문화와 세계관’ 세션에는 그림과 수필, 그림책 소개를 실었습니다. [그림] 코너에서 홍익대 이선우(동양화과) 교수는 휴가철 8월을 맞이하여 시원한 하늘과 바다를 소재로 글과 그림을 보내주었습니다.

내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꼈던 시간은 언제였을까요? 조혜경 작가는 딸의 선생님이 던진 질문 덕분에 수십 년의 세월을 거슬러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는 소설 쓰기에 몰두하여 빠져들었던 몰입의 순간이 두고두고 기억될 만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어린 자녀들을 위한 좋은 그림책을 소개해주는 [그림책] 칼럼에서 성균관대학교 박사 과정 장시경 강사는 사랑의 수고와 감사의 표현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는 그림책으로 <편식쟁이 일곱 남매의 분홍 케이크>(마리 앤 호버맨 저, 말라 프레이지 그림, PictureBookFactory)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편식쟁이 일곱 남매를 위해 엄마가 인내하며 감당했던 수많은 날의 수고는 아이들의 성장과 분홍 케이크라는 선물로 돌아옵니다. 사람은 거창하지 않고 무언가를 해결해 주지 않을지라도 누군가 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것에 감동하고 기뻐하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서평(Book Review)


신간을 소개하는 서평 코너에는 김성혁 목사가 <신천지 백신>(양형주 저, 두란노, 2020), 황예지 청년이 <일터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이장로 저, 두란노, 2020), 이한나 교육실장이 <결혼도 하나님께서 만드셨단다>(최경화 저, 샘콘텐츠, 2019), 김정준 목사가 <하나님을 기뻐하라>(존 파이퍼 저, 생명의말씀사, 2020)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맺으며


정부는 최근 국내 발생 확진자가 다소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며 정규 예배를 제외한 모든 소모임과 행사 등을 금지한 ‘교회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를 7월 24일 오후 6시부터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20일에 신규 확진자가 26명으로 크게 낮아진 탓도 있지만, 25일에 신규확진자가 다시 113명이나 늘었고, 26일에도 58명이나 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로 교회가 크게 반발한 것이 신속한 금지 조치 해제의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호에 표현의 자유와 차별금지법을 특집으로 다루었는데, 다음 9월호도 역시 차별금지법을 다시 한번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보편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교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아직 많은 기독교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위험성을 널리 알려서 모든 기독교인이 차별금지법을 막는 데 힘을 더해줄 것을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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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승욱

중앙대학교 명예교수이며,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박사 학위(Ph.D.)를 받고 UNDP 국제 전문가와 경제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1989년에 9명의 교수들과 함께 “기독교학문연구회(현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를 창립해,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회장으로 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