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일까요?

월드뷰 05 MAY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8

글/ 소윤정(아세아연합신학대 교수)

무슬림과 결혼하는 사람들

인도네시아에서는 103세 전직 군인이 무려 76살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27세 여성과 중매로 결혼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다. 아이뉴스티비((iNEWS TV) 등 인도네시아 현지 보도에 의하면 2020년 2월 말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남술라웨시주에 위치한 시와 지구에서 신랑 푸앙 카떼(103)가 신부 인도 알랑(27)과 결혼식을 올렸다는 것이다. 푸앙 카떼와 인도 알랑은 이슬람 방식대로 결혼식을 올렸고, 신부 측에 결혼 지참금인 ‘마흐르’로 500만 루피아(한화 약 41만 원)를 지불하였다고 한다. 2019년에도 27세 여성이 83세 주술사 남성과 결혼했고, 2017년에는 남수마트라주에서 16세 소년과 71세 여성이 결혼한 사실이 보도되었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국가로 이러한 결혼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한다.

더불어서 2020년 2월 20일 <아시아 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한 각료가 “부자가 가난한 자와 결혼해야 국가의 빈곤율을 낮출 수 있다.”라고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현지 시간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포스트> 보도 자료에 의하면 무하디지르 에펜디(Muhadjir Effendy) 인도네시아 인적개발문화부 장관은 “동등한 사람들끼리 결혼해야 한다는 이슬람의 가르침은 잘못 이해되고 있다.”라며 “가난한 사람끼리 결혼하면 오히려 빈곤 인구는 배로 늘어난다.”라고 하면서,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자가 가난한 사람과 결혼하도록 독려하는 ‘파트와’(이슬람 세계의 법원을 바탕으로 한 법적 해석)가 제안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2020년 2월 1일 자 서울신문 보도 자료에 의하면 최근 35세 이집트 남성 모하메드 아메드 이브리함이 무려 45년 연상인 80세 영국 할머니와 결혼을 했다. 재산과 영국 국적을 얻기 위해 할머니에게 접근한 사기극이라고 비난받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이브리함은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그녀와의 사랑은 진실”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는 “나의 엄마보다 20살이 많은 여성과 결혼하는 것이 이상한 것은 나도 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 사랑에 빠지면 그녀의 나이나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하고, 2019년 11월 페이스북에서 만나 소통하던 할머니가 카이로를 방문하고 몇 시간 뒤 그들은 결혼을 결정했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이브리함에게 이전에 결혼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답을 회피하고 그런 것은 할머니와의 사랑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결혼 사례는 이집트 남성과 한국인 여성들 사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 무슬림 남성 이주민과 결혼한 여성들의 인권

2017년 8월 28일 헌법 개헌 반대 포럼에서 필자는 다문화 시대를 맞은 한국에서 무슬림 남성 이주민들과의 결혼으로 인하여 한국 여성들의 인권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필자는 발표 내용을 준비하던 중 이집트의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제보한 내용을 소개하였다. 그의 제보에 의하면 최근, 영국 할머니와 결혼한 남성과 같이 이집트 남성들이 한국 여성들과 결혼 신고를 하러 대사관에 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면서 대다수의 한국 여성들이 이집트 남성들에 비하여 나이가 많은 경우라고 하면서, “한국에 온 이슬람 남성들에겐 매뉴얼이 있다고 한다. 불법 체류가 적발되면 종교나 정치 핍박을 이유로 난민을 신청하고 교회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라. 그래도 안 되면 이혼한 한국 여성과 결혼해 비자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연이어서 실제로 피해를 입은 한국 여성이 증언대에 올라 자신의 경우를 이야기하였다. “제가 사랑한 이슬람국 출신 남성은 알고 보니 결혼한 남성이었고 오직 한국 국적만 원했다.”라며 “결혼하자고 한 뒤 나를 ‘택시’라고 부르면서 농락했다.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라고 눈물을 글썽였다.1)

이슬람 사회에서의 여성차별과 여성 인권 침해

최근 한국어로 번역 출판된 이슬람법 샤리아를 근거로 실생활에서 발생되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하여 무프티2)가 견해를 밝히고 판단하는 파트와의 내용을 보면 이슬람 사회에서의 여성차별과 여성 인권 침해가 더욱 뚜렷해진다. 예를 들면 남편한테 아내가 불순종하면 돈도 주지 말고 옷도 사주지 말라고3) 하면서 무프티는 꾸란 4장 34절, “남성은 여성의 보호자라. 이는 알라께서 여성들보다 강한 힘을 주었기 때문이라. 남성은 여성을 그들의 모든 수단으로써 부양하나니4)”에 근거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남편의 말을 듣지 않는 아내를 고치기 위해서는 체벌을 가하는데 얼굴은 때리지 말고 급소를 피해서 때리라고 가르치고 있다.5) 그뿐만 아니라 일부다처제 결혼뿐만 아니라 이슬람에는 ‘무트아(Mut`ah, 쾌락)6)’라고 하는 임시 결혼 제도가 있다. 이는 정해진 기간 동안 유지되는 계약 결혼인데 혼인 계약을 할 때 여성에게 이혼할 의사를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고 계약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만약 임시 결혼으로 일정 기간 이후에 이혼할 의사를 계약서에 명시하면 도리어 이혼할 의사를 가지고 결혼하는 것이 되어 임시 결혼이 성사되지 않는다는 무프티의 견해가 나온다.7) 무프티의 이러한 판단은 통상 일반적 상황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임시 결혼 자체가 기간제 결혼이고 일정 기간 이후에는 자동적으로 이혼하게 되는 결혼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서에 이혼 의사를 명시하지 않는 것은 상대방 여성에 대한 기만행위인 것이다. 물론 임시 결혼 자체의 윤리성과 여성 인권 문제도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슬람 결혼관의 특수성과 비보편적인 무슬림 무프티들의 이슬람법 해석과 적용 문제 그리고 이슬람의 여성관에 대한 교육과 인식이 있다면 한국 여성들이 무슬림 남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현재보다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된다.

무슬림 유학생들의 증가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에도 많은 무슬림 여성들이 유학을 오고 있다. 2009년 8월 12일 자 인터넷 한국일보 기사 “이슬람의 편린들 그 베일을 벗기다.”에 의하면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 측은 국내 이주 무슬림 인구 추정치가 10만-20만 명, 한국인 무슬림은 3만 5,000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하였다. 그리고 이와 비교하여 볼 때 2017년 11월 통계 자료에 의하면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무슬림은 약 20만 명이며 한국인 무슬림을 포함하면 공식적으로 약 25만 명에 이른다. 2009년 통계와 비교하여 볼 때 약 10만 명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한국에 유학 온 이슬람권 유학생들도 계속 급증하고 있다. 출입국 외국인 정책본부의 통계에 의하면, 한국어 연수와 일반 연수생들을 제외하고도 유학생의 수는 2005년 1,214명에서 2009년 5월 2,802명으로 2005년 대비 232% 증가했다. 2008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터키, 이란, 키르기스스탄, 이집트, 수단에서 온 유학생들이 2,124명으로 한국의 유수한 대학 캠퍼스에서 무슬림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8년 통계 자료에서도 이슬람 국가에서 온 유학생들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슬람교의 특성과 세계관 교육의 필요성

이렇듯이 이미 한국 사회 깊숙이 자리하기 시작한 무슬림들을 대함에 있어서 이슬람 여성관과 결혼관 등 이슬람교의 특성과 세계관을 모르고 무슬림 남성과 결혼하여 예기치 않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교육이 시급한 이유는 현재 한국에 유입된 무슬림 남성들과 한국 여성들의 결혼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고, 다문화 사회에 직면한 한국이 한국인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훼손당하지 않고, 일방적인 이슬람 문화 수용이 아닌 비판적 상황화를 통한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marthaso@daum.net>

1)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06373&code=23111111&cp=du, 2017년 8월 29일 국민일보 기사, 2020년 4월 10일 접속.
2) 무프티란 이슬람 종교법 전문가를 말한다. 이슬람 국가의 국가법은 해당국의 국회가 실정법을 관할하지만, 무프티는 종교나 윤리에 관여한다. 무프티는 이슬람 신앙의 기초인 꾸란에 근거한 샤리아법을 현시대적 상황에서 해석 적용하는 역할을 하며 이슬람국가에서는 법질서의 이중구조 현상이 나타나는데 각 이슬람국가의 실정법 수립에 있어서 정교일치 정책에 따라 무프티는 샤리아 해석을 통하여 실정법 수립에 관여하게 된다. 이슬람법체계에 관하여서는 박규환, 『아랍 세계의 법문화 : 코란, 샤리아, 이슬람 국가의 법』(경기, 파주: 한국학술정보, 2014)을 참고하기 바란다.
3) 이훈동, 계경문, 곽순례, 박재원, 이명원, 이인섭, 『파트와를 통해 본 이슬람사회의 규범과 현실 : 제1권 가족문화 관련 파트와』(서울: 세창출판사, 2016), 164. 책의 앞쪽 일러두기 10번에 의하면 국가나 이슬람법학파에 따라 동일한 질문에 대한 파트와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무슬림사회의 실상을 여실히 전달하는 것으로써 이러한 현상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하여 상호 불일치하는 조항에 대하여 그대로 제시하였다고 한다.
4) 본문에서 인용한 꾸란은 「성 꾸란 의미의 한국어 번역」(파하드 국왕 꾸란 출판청, 1999)이다.
5) 이훈동, 계경문, 곽순례, 박재원, 이명원, 이인섭, 『파트와를 통해 본 이슬람사회의 규범과 현실 : 제1권 가족문화 관련 파트와』, 167-169.
6) 무트아(Mut`ah) 결혼의 합법성에 관하여 순니파와 시아파의 법적 논쟁이 있어왔으며 시아파는 현재도 이를 합법화하고 있다. 무트아 결혼에 관하여서는 안정국, “무트아 혼인의 종교사회적 배경에 관한 연구”, 「아랍어와 아랍문학」, 한국아랍어아랍문학회 편, 11권1호 (2007), pp.123-150을 참고하기 바란다.
7) 이훈동, 계경문, 곽순례, 박재원, 이명원, 이인섭, 『파트와를 통해 본 이슬람사회의 규범과 현실 : 제1권 가족문화 관련 파트와』, 153.

글 | 소윤정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부교수로 학부 선교문화복지학과 학생들과 선교대학원 아랍 지역학 학생들을 주로 지도하면서 아랍문화연구원을 맡아 사역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으로 활발한 학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9년간 <복음과 선교> 편집장으로 섬겼고 ACTS 신학연구소 발간 <ACTS 신학저널> 편집팀장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꾸란과 성령>, <무슬림의 아내들>, <기독교와 이슬람>, <21세기 이슬람 선교 : 무슬림 난민과 디아스포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