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무슬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이슬람국가가 아닙니다.”
2020-04-15
월드뷰 04 APRIL 2020●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12 |
글/ 소윤정(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
파리 연쇄 테러 사건의 교훈
지난 2015년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 사건은 전 세계를 테러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토요일 파리 시민들이 주말을 한참 즐기는 밤 9시를 시작으로 새벽 1시까지 연속적으로 발생된 테러는 그간 세계 도처에서 단발적으로 발생했던 것과 달리 연속 다발적으로 인구 밀집 지역에서 발생되었다는 점에서 주도면밀한 면을 보여주었다. 제일 먼저 테러가 발생한 곳은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경기장’으로 독일과 프랑스의 친선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그리고 폭탄테러에 이어 5분 뒤 파리 시내 유명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하였고 ‘바타클랑’ 극장에 난입한 테러범들은 관객들에게 일일이 국적과 종교를 묻고 총을 쏘았다. 프랑스 경찰들에게 건물이 포위되자 인질극을 벌이고 끝내 테러범 한 명이 프랑스 경찰에게 사살되었고 두 명은 폭탄조끼를 터트려 자살로 테러를 마감했다. ‘바타클랑’ 극장에서 희생된 사망자만 해도 89명이고 이날 테러로 인한 총 사망자는 132명으로 집계되었고 부상자도 350명에 이른 것으로 보도되었다. 테러 3주 후 파리 전경을 보도한 연합뉴스에 의하면 가장 큰 희생을 치른 ‘바타클랑’ 극장은, 평정심을 찾고 테러와 의연히 맞서고 있는 파리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으며 이전보다 관광객의 수는 현저히 줄었지만, 세계 각국으로부터 추모객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복구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던 바타클랑 극장은 1년여 기간 동안 복구를 마치고 이듬해인 2016년 11월 16일 새 단장을 한 후 재개장을 하였다.
그런데 파리 테러로 인하여 계속 주목을 받는 문제는 테러범들의 근거지와 활동지역이다. 이들은 시리아, 이라크뿐만 아니라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와 같은 북아프리카 출신들로 밝혀졌으며, 파리 테러를 주모했던 곳은 벨기에이고 브뤼셀에서 그들이 폭탄을 제조한 흔적들이 발견되었다. 11월 13일 발생한 연쇄 테러에 가담한 대부분의 테러범들은 모로코 출신으로 2016년 1월 19일 YTN 보도에 의하면 모로코 정부는 최근 파리 테러에 직접 관계한 모로코 출신의 벨기에인 1명을 체포했다고 한다. 또한 체포된 테러범은 터키와 독일,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거쳐 카사블랑카 인근에서 체포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모로코 출신이지만 대부분 테러범들은 유럽 국적을 소유한 무슬림 이주민들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터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프랑스를 오가며 유럽의 상황에 정통한 무슬림 이주민들이 과감한 테러 행각을 ‘IS(이슬람 국가 – ISIL, ISIS)’의 이름으로 자행했던 것이다. 파리 연쇄 테러의 총책이라고 지목되었던 ‘압델하미드 아바우드(Abdelhamid Abaaoud, 1987-2015)’는 모로코계 벨기에 사람으로 2015년 여름, 테러 몇 개월 전에 위조된 여권을 이용해 영국을 방문하여 버밍엄에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연락을 취했고 수도 런던과 남부 켄트지역을 방문하여 ‘지하드’ 군사들과 모임을 가진 사실이 밝혀졌다. ‘아바우드’가 파리 테러 이전 이미 국제테러용의자 수배명단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편함 없이 각 유럽국가의 경비를 피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심지어 테러 당일에도 프랑스 당국은 ‘아바우드’가 파리 시내에 잠입해 있었던 사실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아바우드’가 시리아에 있다고 추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1월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파리 테러 현장에 있었던 ‘아바우드’는 실제 총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진두지휘했던 것이고, 그 위에 실질적인 총책이 있었다고 미국의 ‘테러리즘 연구분석 컨소시엄'(TRAC)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2013년 프랑스에서 시리아 ‘IS(이슬람국가)’로 건너간 ‘벤갈렘’이며, ‘아바우드’가 아닌 ‘벤갈렘’이 파리 테러의 실제 지휘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벤갈렘’은 2001년 파리에서 살인미수로 징역형을 받은 후 과격해졌고 2015년 1월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의 주인공인 알제리계 쿠아치 형제들과도 친분이 있었으며, 파리의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여 테러행위를 한 ‘쿨리발리’와도 친분이 있었다. ‘벤갈렘’은 ‘쿠아치’와 2011년 예맨을 다녀오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 테러를 조사하던 중 밝혀진 또 한 가지 사실은 파리 테러를 주도한 배후인물은 이슬람으로 개종한 프랑스인, 파비앵 클랑(38세)이라는 것이다. 아프리카 동부, 프랑스령의 레위니옹 섬 출신인 파비앵 클랑은 파리 테러를 비롯하여 그동안 유럽에서 발생한 일련의 테러들을 배후에서 조종한 핵심 인물로 밝혀졌다. 그는 파리 테러가 ‘IS’의 소행임을 자백하는 프랑스어 메시지를 녹음한 장본인이며 ‘IS’에서 850명이 넘는 벨기에, 프랑스 국가에서 온 전투원들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파비앵 클랑은 레위니옹 섬에서 프랑스 툴루즈로 이주한 뒤 1990년대에 무슬림이 되었고 2000년에 이르러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09년 이라크에서 미군과 맞서 싸울 ‘이슬람 전사’를 모집한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으며, 교도소에 가기 전 이스라엘과 교류한다는 이유로 이번 89명의 사망자가 희생된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 테러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2012년 프랑스 감옥에서 출소한 파비앵 클랑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으로 이주하여 아랍어 교사로 일하다가 2014년 시리아로 건너가서 ‘IS’대원이 되었다. 그는 이라크에서 미군과 맞서 싸울 전투원을 모집한 혐의로 투옥되었지만 사실은 유럽에서 활동할 ‘IS’대원을 모집했던 것이라고 한다.
2015년 1월 7일 발생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사건을 주도한 인물인 ‘사이드 쿠아치’(35세)와 ‘셰리프 쿠아치’(32세)도 역시 알제리 이민자 2세로 프랑스인이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유럽의 테러 사건들을 종합해보면 모든 테러가 자국민들에 의해서 자행되었으며 그들은 모두 북아프리카 출신으로 이민 2세가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왜 이같이 프랑스의 이민 2세들이 ‘IS’에 가담하여 테러범들로 전락하게 되었을까? 필자는 프랑스 테러 발생일지1)를 살펴보면서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주해온 무슬림들의 유럽정착문제에 대하여 다문화주의를 표방하며 사회통합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슬람 교육을 방조해왔던 프랑스 정부의 교육정책 실패에 대하여 생각해보기 원한다.
프랑스 정부의 교육정책 실패
반교권주의와 정교분리를 의미하는 ‘라이시테’ 원칙은 1871년 프랑스 공립학교에서 처음 쓰였다.2) 동화주의에 기초한 ‘라이시테’ 정책은 프랑스 공립학교에서 통일성을 강조하면서 이주민 학생들의 인종적이고 종교적인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정교분리의 ‘라이시테’ 원칙은 100여 년 전 프랑스가 처음 가톨릭에 대응하는 정책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이슬람에 대응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교육의 대상인 이주 무슬림 2세들은 자신들의 이슬람문화를 고수하고 학교 교육의 현장에서 이슬람식 교육을 지향해왔다. 프랑스는 정교분리의 ‘라이시테’ 원칙에 따라 공립학교에서 종교교육을 정규과목으로 개설할 수 없도록 하였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 이주 무슬림들은 자녀교육에 있어서 특정 과목들이 이슬람의 종교교육에 대치된다고 판단될 경우 수업을 거부하였다. 예를 들어 생물 수업은 비도덕적이라고 거부하고, 체육 수업이나 수영 수업은 히잡을 벗어야 하므로 거부하고, 때로 음악 수업은 ‘사탄과의 내적 교통’이라고 수업을 거부하기도 하고, 심지어 자신들의 입장과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교사의 수업을 거부하기도 한다.3) 이러한 현상은 프랑스의 정교분리 ‘라이시테’ 원칙에 위배되며 프랑스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의 기회마저 스스로 박탈하여 프랑스 정부와 무슬림 이주민 사이에 갈등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 것이다. 또한 게토화된 무슬림 이주민 지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폭동들을 목도할 때 프랑스의 동화정책이 실패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상황
한국 국내의 상황은 어떠한가? 한국은 사회 통합적 차원에서 다문화사회 교육의 일환으로 교육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이슬람 교육을 하고 있다. 이는 정교분리 ‘라이시테’ 원칙에 의해 공교육을 주도해왔으나 무슬림들의 저항으로 무슬림 이주민 2세의 교육에 실패하여 테러의 온상이 된 프랑스의 경우를 생각하면, 한국의 다문화 교육은 초전부터 정교분리가 아닌 친 이슬람 교육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공교육 현장에서 사용되는 9종의 중학교 역사1 교과서를 보면 이슬람에 관한 서술이 무려 전체의 46.1%를 차지하고 있다. 서술 내용에서도 친 이슬람적 포교의 목적으로 미화하여 사실관계와 불일치하거나 종교 편향적인 부분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엔에서 발행한 역사1 교과서의 “이슬람 세계의 형성과 발전”이라는 단원에서는 무슬림이 지켜야 할 의무 다섯 가지에 대한 설명이 만화로 표현되어 있고 연이어 이슬람 세계의 확산 과정을 설명한 단원이 나온다.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에 대한 부연설명이 나와 있으며 내부와 외부를 포함한 다양한 사진이 곁들여 있다. 또한 이슬람 상인의 활약을 기록한 부분에는 ‘이슬람 상인의 가상 일기를 써 보자’라는 학생 창의활동 과제도 있다. 반면 가톨릭과 개신교에 대해서는 ‘크리스트교’라는 이름으로 단지 문화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이다. 지학사에서 발행한 중학교 역사1 교과서의 “이슬람 세계의 형성”이라는 단원에서는 메카 방향을 알려주고 꾸란을 음성과 문자로 제공하며 하루에 5번 기도시간을 알려주는 휴대전화가 언급되고 있다.4)
김성옥은 <이슬람과 다음세대>에서 7차 교육과정 하에 발간된 고등학교 세계사 3종, 2009년 개정 교육과정 하에 발간된 1종, 2011년 개정 교육과정 하에 발간된 4권 그리고 2015년 교육과정 하에 발간된 4권으로 총 12종의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를 분석하였는데 공교육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에는 이슬람 포교를 위해 발간되는 종교교육 책자들의 내용이 여과 없이 그대로 기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슬람교 교리서를 방불케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대교와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왜곡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5) 이러한 세계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대학교에 진학하여 이슬람의 1차 자료를 확인하고 객관성이 결여된 이슬람 종교 편향교육을 받은 사실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정을 원하고 있다.6) 뿐만 아니라 일본의 교과서와 비교해볼 때 3종 교과서를 분석해본 결과, 일본은 특정 종교 비중이 압도적인 한국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달리 종교별 분포를 균등하게 배분한 역사 교과서로 교육하고 있다.7)
다문화 교육을 빙자한 이슬람교 종교 편향교육은 한국의 내일을 이슬람화하는 채널이 되고 있다. 우리의 자녀들은 무슬림이 아니고, 한국이 이슬람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문화사회를 지향한다는 명목으로 행해지고 있는 세계사교육은 유럽보다도 더 빠르게 한국 사회를 위험으로 내몰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이는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
<marthaso@daum.net>
1) http://news1.kr/articles/?2487556, 2016년 1월 20일 접속. 2015/11/14, 13:21, “올해 프랑스 테러 일지…샤를리엡도부터 바타클랑까지”
2) Maurice Andre et Edmond Finck et al, Histoiren de la laicite (Paris: Editions PEMF, 1999), 1. 박단, 59에서 재인용.
3) 박단, <프랑스의 문화전쟁-공화국과 이슬람> (서울: 책세상, 2005), 93-94.
4) https://www.cts.tv/news/view?ncate=THMNWS04&dpid=240828, 2018년 10월 24일 방송, 박세현 기자, CTS뉴스 “중 ·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종교편향 문제 있다”, 2020년 3월 16일 접속.
5) 김성옥, <이슬람과 다음세대> (서울: CLC, 2018), 191-217.
6) https://www.cts.tv/news/view?ncate=CATTV&dpid=242413, 2018년 11월 28일 CTS뉴스 보도, 2020년 3월 17일 접속.
7) https://www.cts.tv/news/view?ncate=THMNWS04<ype=gallery&page=4&dpid=244996, 2019년 1월 29일 CTS뉴스 보도, 2020년 3월 17일 접속.
글 | 소윤정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부교수로 학부 선교문화복지학과 학생들과 선교대학원 아랍지역학 학생들을 주로 지도하면서 아랍문화연구원을 맡아 사역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으로 활발한 학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9년간 <복음과 선교> 편집장으로 섬겼고 ACTS 신학연구소 발간 <ACTS 신학저널> 편집팀장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꾸란과 성령>, <무슬림의 아내들>, <기독교와 이슬람>, <21세기 이슬람 선교 : 무슬림 난민과 디아스포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