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2019-11-01<월드뷰> 2019년 11월호, 발행사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월드뷰 11 NOVEMBER 2019●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발행사 |
글/ 김승욱(중앙대 교수, 발행인)
기획 특집(Issue)
최근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한미 동맹을 파괴하고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으며, 국제 외교에서 고립되고, 경제, 안보, 원전 폐기 등의 실책을 범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가 찬성 성명을 발표했으며 다수의 교회가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나아가 이 시국 선언은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과 함께 문재인 정권의 퇴진 운동으로 이어졌으며, 많은 사람이 광화문에서 현 정부를 거세게 반대함으로써 엄청난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내부에서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는 이것은 거짓 선지자의 선전 선동이며 반 기독교적 망언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김명혁, 김재열, 민영진, 박경조, 박종화, 손봉호, 신경하, 윤경로, 전병금 등 9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전광훈 대표회장이 교회 연합 기구인 한기총을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추락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는 한기총을 탈퇴하고, 교회개혁실천연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도 비판에 동참했습니다. 비판의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논의 없이 목사나 교회 조직체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치와 종교의 관계에 대해서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국가가 종교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 어떤 시각을 갖느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대로 교회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입니다.
먼저 국가가 교회에 대해서 어떤 자세를 가지는가에 대하여 두 가지 양극단의 주장이 있습니다. 한쪽의 주장은 신정 정치와 같이 정교일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는 정부가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슬람권에서는 가능하지만, 기독교 국가에서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다른 한쪽의 주장은 국가의 모든 영역에서 종교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요즘 미국에서는 타 종교인을 배려한다며 “메리 크리스마스” 등의 특정 용어를 공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공공건물에 십자가를 제거하라는 등의 요구를 합니다.
또한 교회가 정치에 관여해도 좋은가에 관해서도 역시 두 극단의 주장이 있습니다. 하나는 복음 전파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늘 정치 이야기만 하는 교회나 교단인데 해방 신학이나 민중 신학을 수용하는 교단에 속한 교회들이 이런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의 입장을 가진 쪽에서는 교회는 정치에 전혀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목사는 설교단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해서도 안되고, 조직 교회나 교회 연합체가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도 정교분리를 강조합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부류는 이원론적 사고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정부는 악하고 교회는 선하기 때문에 악한 세상 정치를 교회에서 입에 올리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이보다는 좀 온건한 입장도 있습니다. 정치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교회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정치 문제보다는 복음 전도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서는 복음에 사회 변화를 포함시키는데 반해서, 개인 구원을 강조하는 교회들은 복음을 좁게 이해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특집에서는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라는 주제 하에, 목사나 조직 교회는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 정치 참여를 하는 것이 옳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이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민주 공화주의 체제하에서 살아가는 모든 한국인들은 정치와 무관하게 살아갈 수 없습니다.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은 의견을 표출하고 어떤 견해를 갖는다는 측면에서 넓은 의미의 정치 참여입니다. 이때 우리 기독교인은 어떤 태도로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 어떤 정치 제도가 성경적인가 하는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표지 인물(Cover Story)
이번 호의 표지 인물로는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가정보원 원장을 역임한 김승규 변호사를 선정했습니다. 할렐루야 교회에서 장로로 섬기고 있는 그는 법무법인 로고스를 설립해서 현재 상임고문 변호사입니다. 최근의 한기총의 정치 참여에 대한 그의 생각과 크리스천이 어떤 태도로 정치 참여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는 트루스포럼의 대표 김은구 박사가 진행했습니다.
특집 칼럼
기획 특집 칼럼으로는 먼저 이상규 (고신대 명예) 교수가 “최근 보수 기독교와 한국 정치”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광훈 대표회장의 시국 선언문 이후의 논란을 정리했습니다. 그는 목사와 교회의 정치 참여는 늘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상규 교수는 정교분리가 교회와 국가의 분리이지,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기독교 신앙이 위협받을 때 기독교는 저항하기도 하고, 정당을 만들기도 했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그 사례로 해방 직후 북한에서 한경직 목사의 기독교민주당과 조만식 장로의 평남건국준비위원회 등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에도 여러 목회자의 정계 진출 사례를 제시하면서,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의 정치 참여에 대한 비판은 근거가 없음을 설명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의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고 하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백승현 (경희대, 정치철학) 교수는 숙의적 참여 정치(deliberative participatory democracy)가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그는 최근 한국 정치의 참여 민주주의 확산이 포퓰리즘(populism)의 양상을 띠는 측면, 즉 헌법 기관과 정치 제도를 불신하고, 의회가 국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민 사회와 정치권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점 등을 우려했습니다. 시위성 대중 집회보다는 일상적 생활에서 공적 영역에 참여하고, 개인의 삶 속에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간의 조화를 이뤄나가는, ‘숙고하는 시민적 삶’의 모습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는 기독교의 정치 참여가 조직 교회 차원에서 집단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 개인적 차원에서 현실 정치 문제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판단하여 여론 형성과 투표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성경적 가르침에 합치되는 도덕적, 정치적 가치를 가장 진지하게 표상하고 성의 있게 준행하려 노력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권합니다. 자신의 국가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부여받으면서, 나라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도덕적으로 옳은 일이 아니라며 그 근거로 미국 독립전쟁 당시의 미국 크리스천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기독교인은 성경적인 체제를 지지해야 합니다. 자유 공화 정치 철학은 성경적일까요? 조평세 박사는, 자유 공화 정치 철학의 원천은 성경임을 지적했습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들이 가장 많이 인용한 인물이 존 로크(John Locke)인데, 존 로크보다 무려 두 배 이상 인용한 책이 신명기라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바울 서신 등 신약 성경의 인용도 매우 많았다고 합니다. 구약에서는 신명기, 이사야,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순으로 많이 인용되었고 신약에서는 바울 다음으로 베드로와 요한(사도) 순으로 인용되었다고 합니다.
공화주의 정치 철학의 대부분은 성경을 근거로 한다고 합니다. 공화주의 정치 철학의 기초인 대의제도 모세가 장인 이드로의 권면을 통해서 수립한 제도입니다. 삼권분립과 같은 권력의 분리 정신 역시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에 어느 권력자이든지 견제를 받아야 한다는 성경적 세계관에서 유래한다고 했습니다. 정경 분리 원칙의 기초를 이루는 종교의 자유도 여호수아서 24장 15절의 “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하니”라는 말씀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환기시켰습니다.
이정훈 (울산대) 교수는 미국 정치사에서 청교도적 정치의식의 기초가 된 칼빈주의와 이를 바탕으로 공고해진 공화주의의 전통이 혼란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기독교인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칼빈은 기독교인의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현실 정치 속에서 공화주의적 헌정주의가 왜 필요한지 논증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고, 이러한 그의 학문적 · 실천적 헌신은 근대적 헌법의 출현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1649년 “교회 강령”(Platform of Discipline)에 의하면 교회는 단순히 예배만 드리는 곳이 아니라 공공적 정치의식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공동체라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기초로 최근 한국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여러 형태의 시민 불복종 운동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자유공화주의가 기독교에서 유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유래한 것일까요? 그것은 정경 분리에 대한 오해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김영재 (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역사신학) 교수는 한국 교회가 정교분리를 어떻게 오해하고 있는지 역사적인 관점에서 설명했습니다. 원래 “정교분리”는 외래 종교를 거부하는 문화권에서 자유롭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전략이므로 어떤 경우에도 범할 수 없는 철칙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한국 교회는 로마서 13장의 말씀을 오해해서 “정교분리”를 정권에 대한 순응과 동의어로 아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는 기독교 역사를 통틀어 보면, 정교분리는 정치권력에 순응해야 한다”라는 해석보다는 정치권력에 대항하여 “교회의 독립과 신앙의 자유를 구가한 말”로 더 많이 이해되고 적용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는 “정교분리와 한국 기독교인들의 정치 참여 유형”의 글에서 미국이 처음으로 정교분리의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미국 선교사의 영향을 받아 한국 기독교도 정교분리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정교분리가 명확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제시대에 한국 기독교인들이 보여준 사건들을 중심으로 설명했습니다. 한국 기독교는 각 개인들의 정치적인 자유를 보장해서 자유롭게 정치 활동을 하게 됨으로 인해 근현대사에서 위대한 정치 지도자를 많이 배출했다고 합니다.
기독교 정치 참여의 대표적 사례 중의 하나가 네덜란드 반혁명당을 이끌면서 수상을 역임했던 아브라함 카이퍼 목사일 것입니다. 경제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카이퍼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 이명헌 (인천대) 교수는 카이퍼의 정치사상을 소개했습니다. 신학적으로 신칼빈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는 아브라함 카이퍼는 칼빈주의적 국가관을 당시에 지배적이던 ‘국민 주권론’과 ‘국가 주권론’으로 대비시켜 설명했습니다. 기독교 세계관에 따르면,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국가에 있는 것도 아니며, 하나님께 있습니다. 칼빈주의적 국가관은 국가 권위의 근거가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사상입니다. 그가 속한 당명을 반혁명당이라고 지은 것은 바로 프랑스 대혁명에 반대한다는 의미입니다. 카이퍼의 사상은 ‘영역 주권론’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카이퍼는 하나님이 여러 삶의 영역들 각각에 다양한 방식으로 부여해주신 권위들을 국가가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대원칙을 제시합니다.
또한 기독교인들이 사회를 변화시킨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가 아마 노예 해방일 것입니다. 미국 변호사인 이태희(그안에진리교회) 목사는 18세기 말에 영국에서 월버포스를 중심으로 한 클레팜 공동체(Clapham Sect)라고 불리는 복음주의 정치 집단을 만들어 불가능해 보였던 노예 무역 제도를 폐지시킨 사례를 통해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크리스천들이 어떠한 자세로 정치 참여를 해야 하는지 설명했습니다. 윌버포스의 노예 해방 운동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소개되었습니다. 이태희 목사는 “그리스도의 복음은 단순히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며, 단순한 거룩함이 아니라 사회적인 거룩함이다.”라는 존 웨슬리의 말을 실천하기 위해서 2015년에 ‘윌버포스 아카데미’를 만들게 된 동기와 목적을 피력했습니다.
정치 참여의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은선 (안양대) 교수는 공공정책 입안자들에게 기독교의 입장을 설득하는 방법도 중요한 기독교의 정치 참여 방법의 하나라는 것을 “한국 기독교 공공정책 협의회(이하 기공협)의 활동을 예로 들어서 설명했습니다. 기공협이 어떻게 시작이 되었으며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 알려주고 앞으로 이러한 형태의 참여가 더 적극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더 깊은 독서를 원하시는 분을 위해 이 주제와 관련되어 꼭 읽어야 할 책을 추천했습니다. 이번 호 [책갈피] 코너는 조평세 박사가 맡았습니다. 그는 3권의 고전과 비교적 신간이라고 볼 수 있는 책을 한 권 추천했습니다. 신간은 한국에도 이미 잘 알려진 조직신학자 웨인 그루뎀의 <Politics according to the Bible(성경에 따른 정치)>(Zondervan, 2010)입니다. 아직 번역이 안되었지만, 곧 번역본이 나올 예정입니다. 그리고 고전으로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정치 강령> (새물결플러스, 2018), 그리고 가장 널리 읽히는 기독교 변증 작가 C.S. 루이스 <인간 폐지> (홍성사, 2019)입니다. 한국 도서로는 의외로 이승만의 <독립정신>(비봉출판사, 2018)을 꼽았습니다. 조평세 박사는 사실 가장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합니다.
성경과 세계관(Bible & Worldview)
세상의 여러 이슈를 성경적 세계관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성경과 세계관] 세션에서는 5편의 칼럼이 실렸습니다. 이상원(총신대) 교수는 현대 기독교의 특징이 기독교를 변론하는 변증학(apologetics)이 크게 약화되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서 기독 청소년들이 기독교에 대한 이론적 비판과 조롱에 대응하지 못해 상당수가 신앙을 잃거나 심각한 회의에 빠져 방황한다고 합니다. 이상원 교수는 기독교 변증이 약화된 이유를 세 가지에서 찾습니다. 첫째는 이성의 보편적 진리성을 거부하는 포스트모더니즘, 둘째는 기적을 인정하지 않는 현대 자유주의 신학, 세 번째는 도덕의 진정한 의미는 이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 있다고 보는 도덕적 행동주의 관점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기독교 변증을 무시하는 것은 기독교 학자로서 성실하지 못하고 게으른 태도이며, 기독교의 힘을 약화시키는 주범이라고 하면서, 신 존재 증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이 칼럼을 이용하여 몇 가지 유형의 신 존재 증명들을 순차적으로 소개할 계획입니다.
[삶을 위한 성경 강해] 칼럼에서는 이우제 목사의 22번째 요한계시록 강해가 이어졌습니다. 요한계시록 9장의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나팔 재앙을 해석했습니다. 요한계시록의 재앙은 불신자에 대한 진노이고, 거듭 반복되는 것은 그들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긍휼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 진노는 신자를 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요한계시록을 두려운 시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북한 포커스]는 정교진 박사가 기획 특집에 맞추어서 북한 주민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일당 독재 체제이므로 정치 활동의 자유가 없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북한 헌법 제66조에 선거권, 피선거권을 보장해주는 조항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선거는 후보자 한 명에 투표는 찬반 투표로 진행되어, 2015년 선거 당시, 공민들의 투표 참여율은 99.97%였고,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은 100%였으므로, 북한 공민들의 선거권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2019년 7월 21일에 실시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율이 72.07%로 나왔는데, 이는 적지 않은 북한 주민들이 선거권을 거부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이를 통해 민심의 동향을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명목상으로 다당제를 취하고 있는 북한에 조선노동당 외에 청우당(조선천도교청우당)과 조선사회민주당이 있는데, 이들 정당을 우당, 또는 위성정당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동성애 반대에 대한 글을 실었던 제양규 칼럼의 명칭을 [젠더 이데올로기]로 바꾸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권연숙 교수의 글을 소개합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자들은 성적인 차원이 아니라 인권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논쟁의 중심을 헌법상 행복추구권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이는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영적 전쟁의 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성을 Sex 대신 Gender로 사용하면서 성은 사회적으로 결정된다 등의 주장으로 혼란을 가져오고 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성을 스스로 선택하게 되면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며, 인치주의 사회를 지향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독교인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성교육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께서 죄라고 한 것을 우리 입술로 죄라고 시인해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호부터 [정치] 칼럼을 개설합니다. 김성호 박사는 무제한적 국민 주권은 개인주의의 횡포이며, 무제한적 국가 주권은 전체주의의 횡포라는 점에서 연방제가 성서적 정치 제도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연방제 논의는 북한이 제안한 ‘고려연방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북한이 제안하는 1국가 2체제 형태의 연방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연방제가 왜 성서적인지 설명을 하면서, 중앙 집권적 전체주의는 비성경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세계관 운동(Worldview Movement)
성경적 세계관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세계관 운동 단체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격려하기 위한 이 세션에서는 3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복음한국] 운동으로 각 대학마다 조직되어 있는 트루스 포럼 유중원(한동대) 군의 글을 실었습니다. 유중원 군은 기독교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트루스포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설명하면서, 트루스포럼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메마른 북한 땅에 복음과 자유주의의 강을 흘려보내고자 은퇴한 자원봉사자를 조직하는 [생명의 강] 운동 칼럼에서는 통일을 준비하고 북한을 이해하기 위한 칼럼을 싣고 있습니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는 심대한 회원의 “북한 교육의 특징과 북한 해방 전후 교육의 방향” 이라는 제목의 글을 소개합니다. 먼저 이번 호에서는 북한 교육 과정의 특징과 남한 교육과정과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개괄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남한은 자유 민주 시민 양성에 교육목적을 두지만,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 유지에 필요한 사회주의적 인간 양성에 교육 목적을 둔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 결과 당이 전부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개인의 책임감은 매우 취약해지는 경향이 생기는데 아이러니는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차별을 가져오는 엘리트 교육을 시행한다는 사실입니다.
크리스천 학생들의 생각을 소개하는 [젊음의 광장]에는 이대 서울병원의 장지영 임상조교수의 글을 실었습니다. 히틀러 암살을 시도했던 나치군 대령 폰 슈타펜버그와 본 훼퍼가 유대인을 적으로 돌리고 집단 광기를 보였던 히틀러의 나치 정권에 어떻게 저항했는지 소개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오늘을 사는 한국 기독교인들이 정치 사회적 문제를 외면한 채 종교적 순수성만 추구할 수 없음을 주장했습니다.
문화와 세계관(Culture & Worldview)
문화와 세계관 세션에서는 이번에도 수필, 영화, 소설, 그림책 등 다양한 칼럼들로 꾸몄습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누구나 한두 번씩은 겪었을 만한 건망증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최충희 작가의 소망의 글을 실었습니다.
[영화 이야기]에서는 김철홍 교수가 영화 ‘매트릭스’ 4 부작 시리즈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해석했습니다. 김철홍 교수는 매트릭스는 세계관에 관한 영화이며, 겉으로 보기엔 인류의 ‘미래’에 관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재’에 관한 영화라고 해석했습니다. 이 영화의 가상현실을 오늘날 전체주의가 제공하는 거짓된 유토피아에 비유하면서 한국의 현실을 해석한 것도 흥미롭습니다. 그는 교회가 시온의 역할을 하도록 정치적으로 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림책] 코너에서는 김민정(성균관대) 연구원이 어린 독자들을 위해 <달구지를 끌고>와 <온 세상을 노래해> 두 권의 그림책을 추천하고 소개했습니다. 이 책들을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린아이들에게 그림책을 통해 어떻게 성경적 관점을 심어줄 수 있는지 소개했습니다.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도 선교사의 어려움과 아픔을 소설로 표현한 나은혜 작가의 “회귀(回歸)” 2화가 계속됩니다. 그리고 이번 호에도 4편의 신간 서적에 대한 서평을 실었습니다.
맺으며
한국 사회가 정치 문제로 심한 갈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기독교인들은 진영 논리에 빠져서 자신과 같은 정치적 진영 사람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옹호하고, 반대쪽 사람들은 무조건 비판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견해가 더 성경적인 견해인지 냉정하게 살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희 <월드뷰>는 좀 딱딱하지만, 성경적 견해를 찾아가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구독과 좋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겸손한 자세로 경청하겠습니다.
글 | 김승욱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경제학부 교수이다.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경제사로 박사학위(Ph.D.)를 받고 UNPD 국제 전문가와 중앙대 동북아 연구소장, 경제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