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특별한 은혜, 대한민국
2018-10-01하나님의 특별한 은혜, 대한민국
월드뷰 10 OCTOBER 2018●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발행사 |
2018년 10월호 발행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48개국이 독립을 했습니다. 그중에 40여 개의 나라들은 건국에 실패했는데, 대한민국은 건국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를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로 꼽힙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역사의 주권자이시고 대한민국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세워졌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러한 신앙고백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2조에 5대 국경일로 3ㆍ1절(3월 1일), 제헌절(7월 17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4대 국경일이었는데, 2006년에 한글날이 포함되었습니다.
개천절(開天節)은 문자적으로는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의미인데, 기원전 2333년에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운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광복절(光復節)은 우리 민족이 해방되어 다시 빛을 되찾은 날, 즉 주권을 되찾았다는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주권을 되찾아서 건설하려는 나라는 조선과 같이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라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더욱 소중하게 기념하고 경축해야 할 날은 바로 이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탄생한 날입니다. 3.1절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국기 행진을 시작한 날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제헌절은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의 헌법이 공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은 건국절 논란에 빠져있습니다. 온 국민이 경축해야 할 생일이 독립을 선언한 1919년이 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아직 없습니다. 세계 12위의 경제 강국인 나라가 자신의 생일에 대한 일치된 견해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 논란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미국과 같이 독립을 선언한 날을 생일이라고 기념하는 나라도 있고, 국가의 3요소를 갖춘 시점을 기념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건국일과 정부 수립은 같은 의미라는 말도 타당합니다. 저는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은 정치가의 몫이 아니라 학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국민들이 전문지식을 가질 수 없으므로 역사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사실에 기초한 자료를 가지고 충분한 학술적 논의로 결론을 내릴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족의 기원을 축하하는 개천절보다는 자유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탄생한 날이 더 소중한 경축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글로벌 시대를 사는 오늘날에는 혈연을 근거로 하는 민족이라는 개념보다는, 국민이 주권을 갖는 민주공화국이라는 개념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신약시대를 사는 우리는 구약의 유대 민족주의에서 벗어났습니다. 오늘날 아프리카 등지에서 자행되는 인종청소의 근간이 되는 부족주의도 역시 민족주의의 한 형태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1948년에 있었던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대한 중요성이 자꾸 흐려지고 있습니다. 5대 국경일은 모두 공휴일이었는데, 1948년에 7월 17일에 시작된 제헌절은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습니다.
21세기를 사는 대한민국의 기독교인이 감사해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세우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1948년 7월 17일 헌법이 공포되고,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70년 동안 하나님의 은혜가 어떠했는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1948년 8월 15일을 정부 수립이라고 부르던, 건국이라고 부르던 ‘매우 중요한 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올해 1948년은 이로부터 70년이 된 해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바벨론 포로에서 70년 만에 자유를 찾았습니다. 이런 뜻 깊은 해에 대한민국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역사적 사건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욥기에 나오듯이 욥이 고난을 당한 이유는 하나님과 사단의 대화에서 나타나지만, 이것을 지상의 인간이 분명하게 알기는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나타난 현상적 사건을 기록한 인간 역사에서는 부족장 욥의 몰락 원인을 스바 부족 및 갈대아 부족들과의 갈등과 전쟁, 또는 큰 바람이나 대화재 등의 자연재해, 그리고 피부병과 같은 질병 등(욥 1:13-22)에서 찾을 것입니다. 이 배후에 있는 하나님과 사단의 대화를 인간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돌이켜보면 기적 같은 일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믿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했던 이 한반도에 선교사들을 통해서 복음이 전파된 것도 하나님의 은혜요, 이 나라가 독립을 이룬 것도,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을 이룩한 것도 은혜였습니다. 또한 아시아 반도의 대부분이 공산화가 되어가던 20세기 전반기에 조그만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유지하여 오늘날의 번영을 이룩한 것도 기적이요,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10월호에서는 이런 기적 같은 일들을 “하나님의 은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꾸몄습니다.
먼저 커버스토리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건국 이후 가장 큰 위험이었던 6.25 전쟁으로부터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 나라를 구하셨는가를 백두산 함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서 소개합니다. 6월 25일 38선 전역을 통해 전면전을 시작한 북한은 해상으로도 상륙을 시도했으며, 특히 부산항을 점령할 특수부대원들을 보냈습니다. 이를 조기에 발견해서 격침시키지 않았더라면 무방비의 부산항이 북한군 특수부대에 의해서 점령되었을 것이고 그러면 낙동강 방어선을 지킬 연합군도, 군수물자도 들어오지 못해서 결국은 대한민국은 지도에서 사라졌을 것입니다. 그것을 기적과도 같이 지켜낸 백두산 함 최영섭 갑판사관(당시 소위, 예비역 대령)의 생생한 증언을 전합니다. 해병들의 월급을 모아서 미국으로 부터 백두산 함을 구입해서 실전에 배치한 첫날에 6.25전쟁이 일어나 특수부대의 부산항 침투를 막았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특별한 개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박명수(서울신학대학교 대학원, 교회사) 교수는 고려는 불교 세력이, 조선은 유교 세력이 그리고 대한민국은 기독교인들이 세운 나라라고 주장을 합니다. 임시정부의 주역들 중에 기독교인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이 임시정부를 붕괴시키려고 어떠한 일들을 했는지와 임시정부가 반공노선을 견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미주 기독교인들의 지원 때문이었다는 것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대한민국의 건국은 바로 기독교인들 때문에 가능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상규(고신대, 교회사) 명예교수는 일제가 잔학한 식민통치 흔적을 은폐하기 위해서 한국 교회 지도자 다수를 ‘조선총독부 보호관찰령 제3호’ 지령에 의해 학살할 예정일이 8월 18일이었는데, 8월 15일에 해방이 되어 17일 밤에 이들이 석방되었다는 기적과 같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와 함께 독립과 건국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 덕분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조선왕조의 아름다운 문민정치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오해입니다. 이영훈(전 서울대) 교수는 “나라의 근본이념을 돌아볼 때 조선왕조와 대한민국 사이에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라고 하면서 조선사회는 개인이 결여되어 있었고, 노비가 전체 인구의 30~40%를 차지하는 강고한 신분제의 사회였으며, 모든 사람들에게 신역을 부과하는 사회였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개항 이후에 기독교를 통해서 이 땅에 자유와 독립의 이념이 전파되었으며 그로 인해서 대한민국이 탄생했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거룩한 대한민국 네크워크’ 대표이며 이승만 연구로 유명한 이호 목사는 해방 당시에 전 세계적으로 공산주의가 어느 정도 인기를 끌었는지 설명합니다. 소련은 물론이고 한국, 심지어는 미국의 주요 지도자들 가운데에도 공산주의에 호의적인 인물이 많았다고 합니다. 3년간 미군정 시대에 남한을 통치했던 하지 중장마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승만 대통령이 유일하게 공산주의의 멸망을 예언한 사람이었는데, 그 이유는 그가 철저한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백승현(경희대, 정치학) 교수는 당시 국제 정치적 상황 속에 자유민주주의적 국가가 생겨난 것은 기적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승만 대통령의 농지개혁이 6.25 전쟁 중에 대한민국을 어떻게 구했는가를 설명했습니다. 일전에 <신앙과 학문>에 쓴 논문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농지개혁을 서둘러서 실행에 옮겼기 때문에 처음으로 자기 땅을 가져본 농민들이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인센티브가 생겼고 이로 인해 낙동강 방어선이 지켜졌다는 주장을 했었는데, 이를 요약해서 실었습니다.1)
이영진 (호서대) 교수는 6.25전쟁과 관련된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하면서 6.25전쟁을 회고합니다. 한평생 소작인으로 살았던 농민에게 자신의 땅이 없었다면 누가 이 나라를 다스리던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것입니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학도병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들 영화와 관련하여 영화평론가들이 갖고 있는 인식도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건국 이후 정치·경제 분야에 대한 글을 두 편 실었습니다. 음선필(홍익대, 법학) 교수는 1948년 7월 17일 헌법이 제정된 이후 70년 동안 민주헌정체제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설명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민주화는 1987년 민주 항쟁으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민주화의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이를 음선필 교수는 “당위(Sollen)로서의 헌법규범과, 그것이 실제로 실현되는 사실(Sein)로서의 헌법현실을 구별하면서, 1987년 6.29 선언 이전의 한국의 역사는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온 후 새로운 땅에 들어가기 위해 광야생활 40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것처럼 명목적 헌법국가에서 규범적 헌법국가로 질적 전환하기 위한 준비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김재호(전남대, 경제사) 교수는 원조로 근근이 살아가던 절대 빈곤의 나라가 다른 나라에 원조를 할 수 있는 부강한 나라가 된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하나님의 기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경제성장이 대한민국 수립 70년 동안 얼마나 증가했는지 설명하면서, 이를 북한과 비교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는데, 한국의 풍요는 “경제적 풍요 또한 이러한 자유가 보장됨으로써 하나님이 주신 창조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이었다.”라고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 구독신청)
월드뷰 발행인 김승욱
1) 김승욱(2011. 12.)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에 대한 기독교적 평가,” 신앙과 학문, 16권 4호, 33-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