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수쿠크와 한국 교회의 대응

이슬람의 수쿠크와 한국 교회의 대응

2021-08-13 0 By 월드뷰

월드뷰 AUGUST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WORLDVIEW COLUMN 4


글/ 장훈태(백석대 교수, 아프리카미래협회 회장)


이슬람교 수쿠크(채권)


이슬람 사회는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이자(Riba)가 금지되어 있다(손병호, 2015, 218~219). 이슬람교의 수쿠크(Sukuk)는 이슬람교 국가에서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이자 금지법에 따라 고안된 금융투자방식으로 채권 발행 자금을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여 그 수익을 배당금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의 금융으로, 이슬람교 채권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슬람교를 믿는(무슬림) 자들이 불로소득으로 간주하는 이자에 대한 대체품으로 고심 끝에 실행한 방법이 바로 투자와 배당금 형식의 수쿠크이다. 일종의 변칙적인 이자 지급방식이다.

이슬람교의 수쿠크는 2010년부터 한국 사회와 교회에 파급되었다. 국회는 2010년 12월 7일 일부 그리스도인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계류 중이던 이슬람채권(수쿠크)을 발행할 수 있는 조세특별제한법의 개정안을 2011년 2월 중순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2011년 이슬람채권을 위한 법률제정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이슬람 금융(은행)은 한국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이슬람 금융 수쿠크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수쿠크의 발행자는 부동산 등의 자산(資産)을 특수목적 회사(SPC) 등에 임대한 다음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 형식으로(리스료) 지급한다. 이슬람교의 수쿠크는 포장된 채권 형태의 자산운용 방식이다. 무슬림이 이슬람 교리를 위배하지 않도록 대행회사를 통해 배당금을 받는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Yoshida Etsuaki, 2009, 16~29). 한편, 투자금액을 어떻게 회수하는가에 대한 것도 샤리아법에 어긋나지 않은 형태로 한다. 예를 들어 원금의 경우는 훗날 실물자산을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재매입하도록 하거나, 일반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회수할 수 있다. 물론 사업자가 부도 혹은 자산운용이 어려워진다면 채권 회수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ko.wikipedia). 따라서 수쿠크는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거나 수익에 대한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성이 높다. 이슬람교의 교리 중 움마(Ummah, 이슬람교의 신앙공동체; 일상의 포괄적 규범, 영적 결합체, 일상의 생활 규범도 공유하는 사람들의 결합체) 개념이 강한 것이 수쿠크의 특징이다. 이슬람교의 경제활동은 ‘이슬람교의 신앙공동체’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 활동할 수 있고, 그 울타리 안에 있는 시장원리의 핵심은 샤리아법에 근거한다. 이러한 수쿠크는 이슬람 금융의 대표적 수단이다.

수쿠크는 발행 주체에 따라 사채형태의 수쿠크와 공채형태의 수쿠크로 나뉜다. 이 두 가지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거의 같다. 이슬람교 수쿠크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는 이자라 수쿠크가 있는데, 이는 상품 혹은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리스하는 이자라 계약에 따라 발행된다. 투자자는 투자 대가로 리스 목적물로 발생하는 수익을 분배받는다. 그 외에 인도유예계약 채권인 살람 수쿠크, 무라바하 채권으로 무샤라카 수쿠크, 무다라바 파트너쉽 증권으로 무다라바 수쿠크, 소작 증서로 무자라 수쿠크, 관개 증서인 무사까 수쿠크 및 파종 증서로 무가라사 수쿠크 등이 있다(손태우, 2015).

이슬람교의 수쿠크에 유의할 것은 수쿠크의 기초자산 대부분이 현물과 자산권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 유통성이 인정되는 반면, 금전 혹은 개인 간의 채무로 되어 있을 때는 유통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수쿠크의 위험성 때문에 발행인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수쿠크의 기초계약 운용에서 오는 수익을 극대화하려 한다. 여기서 종교적 신앙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위한 욕심이 앞서게 되며, 타인에 대한 배려가 배제된다.

수쿠크의 재무성과 혹은 시장성과에 대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관계를 보여, ‘수쿠크 발행이 기업 수익성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라고 한다(양오석, 김병호, 2019). 그러나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 to Book Ratio,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것)이나 주가수익율(PER, Price Earning Ratio, 주가를 1주당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 지표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익성이 없거나 오히려 악화시키는 효과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두 가지 의미를 제공해 주는데 하나는 수쿠크 발행이 기업의 시장성과에 대해 음(-)의 효과를 미쳐 수쿠크가 회사 채권으로써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일반회사채와 다르게 수익손실 분담을 원칙으로 하는 수쿠크 발행은 시장투자자들의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수쿠크 발행으로 인해 해당 기업은 자산 매매, 임대 등에 따르는 양도세, 취득세, 등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을 납부해야 한다. 이는 타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하는 비용보다 높은 발행비용을 동반하여 기업에 대한 시장투자자들의 평가를 하락시키기 쉽다.

그런데도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부터 이슬람 금융은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후 점점 많은 국가가 이자 또는 부채가 없는 시스템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중동의 석유 수입 증가로 이슬람 금융에 관한 관심이 높았지만, 당시에는 순자산등급이 높은 자산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이슬람 금융은 소규모 투자자들과 소매 소비자들을 포함한 더 넓은 계층의 수요로 인해 낮은 자산등급의 자산에도 관심이 높다(손태우 외 2, 2014, 57~58).

이슬람 금융에 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이슬람 은행이 운영에서 실패한 곳이 없다는 점과 이슬람 금융 이론이 발전했다는 점 때문이다(Hossein Askari, 2009, 3~4). 즉 이슬람교의 수쿠크가 활성화된 것은 샤리아위원회가 ‘샤리아의 적합한 금융상품 및 금융기법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슬람 은행의 용어, 규칙과 규제, 운영기준, 금융 메커니즘, 상품과 서비스를 샤리아에 부합하도록 개발했다. 이는 무역금융, 자동차 금융, 주택 모기지, 비즈니스 융자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에의 투자 등의 방법으로 무이자 금융의 대안으로 제공되었다(Yahia Abdul-Rahman, 2009, 75~76; 손태우 64 재인용). 이슬람교는 수쿠크의 보편화를 시도했고, 국가별로 다양한 형태의 샤리아 지배구조제도를 설치함으로써 이슬람교 수쿠크가 세계시장을 지배하도록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슬람교 수쿠크는 샤리아의 어드바이저가 해당 거래의 적합성을 판단해 줄 뿐 아니라 이슬람교 교리와의 연관성, 이슬람 공동체, 샤리아 내용의 준수 여부를 조언하거나 기타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하여 기본적인 요소(계약서, 신고서, 계약조건의 구체적인 내용)를 지도함으로써 은연중에 이슬람교의 꾸란(경전)과 샤리아(율법), 하디스(무함마드의 어록)를 따르도록 한다.

특별히 샤리아위원회가 조직된 이슬람국가는 말레이시아. 중동국가, 파키스탄이며, 비이슬람국가 중 이슬람 금융을 도입한 국가는 영국과 일본이다. 그리고 이슬람 수쿠크를 운영하기 위한 국제금융기관에 샤리아위원회가 있는데 이슬람 금융의 표준화 및 이용 확대에 큰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각종 교육기관을 통해 통제하기도 한다.


이슬람 수쿠크와 한국 교회의 대응


이슬람교 채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슬람 수쿠크에 관한 학자가 부족한 것과 이슬람 금융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슬람 수쿠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금융전문가 양성을 하게 된다면 한국의 금융거래와는 차별화된 정책으로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에 많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또 한국에는 수쿠크 보급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판단해 전략적으로 한국시장개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금융에 참여하는 이슬람학자들은 한국이 이슬람 금융에 참여하기에 나쁜 편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거기다가 종교적으로 거부반응이 적다고 보고 있으며, 오랫동안 중동개발과 개발 경험 참여 등으로 한국에 대한 현지 인식은 비교적 좋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한국의 금융거래법도 이에 편승할 우려가 크다.

이슬람 수쿠크 관계자들이 한국 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슬람법에서 금지하는 이자를 보전받을 수 있도록 또 다른 사업으로의 참여를 위해 새로운 분야를 개발하여 연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미국 금융기관을 비롯한 모든 금융기관이 주력하고 있는 무라바하 방식의 주택자금 활용도 가능할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이슬람 수쿠크를 통한 한국 증권사와 연계를 통하여 기존의 성과가 높은 펀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중동 산유국의 수요에 맞춘 새로운 부동산 자금과 주식 펀드(홍성민, 2009, 324~348)를 개발하게 된다면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슬람교 수쿠크가 오일머니(홍성민, 2009, 304~323)를 통해 부동산투자, 주식 지분 확보에 주력하게 된다면 투자패턴이 다양해지면서 한국의 금융회사들도 글로벌화에 유용한 자금을 끌어다가 사용하게 될 것이다. 국제 석유자본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방안의 하나가 이슬람교 수쿠크에 참여하는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심의섭. 2008, 64~70). 한국 금융거래위원회에서 이슬람 수쿠크를 수용하면 한국 사회는 수쿠크에 담긴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배경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해외 이머징 펀드 시장에서 중동 펀드가 투자대상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의 국내 자산 운용사들도 중동 관련 펀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2008년 5월 14일). 2008년 이후 한국 정부는 이슬람 수쿠크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유무형의 자산을 매개로 거래할 수 있거나 이자를 다른 형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심의섭, 2008, 68~70). 또한, 한국의 금융거래법과 이슬람 수쿠크 운용 방식에서 상충하는 부분이 많아 실물자산 거래에 따른 과세와 회계 처리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을 모색 중이므로 교회는 이를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이슬람 수쿠크는 오일머니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이슬람교의 빠른 성장 속에서 2001년 9·11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재정수지 적자 문제, 2020년 COVID-19 팬데믹 현상, 그리고 계속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역사가 진행 중에도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북아프리카, 중동, 유럽, 동남아시아(말레이시아), 중국, 일본 등에 폭넓게 분포된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에 의해 이슬람 수쿠크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고 있다. 이슬람 수쿠크의 시장 규모는 추정기관마다 정확한 통계수치가 다르고 성장전망도 다르지만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팽창되고 있다. 이슬람 수쿠크 시장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에는 공통적인 견해를 보인다. 수쿠크는 한국금융거래 시장에 큰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비이슬람권 기업과 정부 그리고 세계최대보험사인 AIG를 비롯하여 알리안츠, HSBC 등은 이슬람권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09년 이슬람 금융에 관련된 세미나를 개최한 이후 이를 어떻게 도입하고 활용할 것인가를 고려하고 있으므로 교회는 이를 유의하여 살펴보고, 금융을 통한 이슬람교의 영향을 극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changhotsan@gmail.com>


참고문헌

손병호. (2015). 이슬람 증권(수쿠크)의 종류와 그 법적 성질에 관한 연구. 慶熙法學, 50, 1, 215~249.
손태우·김홍배·홍문영. (2014. 06). 이슬람샤리아 금융에서의 샤리아위원회에 대한 연구.
한국중동학회 논총, 35, 1, 55~89.
심의섭. (2009. 02). 이슬람 금융의 확산과 한국의 대응. 한국중동학회논업, 51~77.
양오석·김병호. (2019. 06). 이슬람 국가 수쿠크 사용과 기업 부채조달 행태: 말레이시아 사례. 한국중동학회논총, 40, 1, 25~48.
홍성민. (2009). 이슬람 경제와 금융. 서울: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출판부.
Yoshida, Etsuaki, 이진원 역. (2008). 이슬람 금융이 뜬다 (원제: Islam kinyu nyumon-Introdution to Islamic Finance-). 경기: 예지.
Askari, H. , Zamir Iabal, Zamor Zamir & Mirakhor, A. (2009). New Issues in Islamic Finance and Economics: Progress and Challenges. John Wiley & Sons(Asia) Pte.
“수쿠크”[웹사이트].(2021.7월10검색). URL:https://ko.wikipedia.org/wiki/%EC%88%98%EC%BF%A0%ED%81%AC


글 | 장훈태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대학원(Th.M, Ph.D)을 졸업했으며 백석대학교 선교학 교수이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개혁주의생명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프리카미래협회 및 아프리카미래학회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