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독교인들을 위한 성 가치관 교육사례
2021-08-05
월드뷰 AUGUST 2021●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3 |
글/ 전유경(세대공감라파스랩 소장)
비기독교인이 기독교인이 되다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아!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학창시절 12년 내내 당당히 외치고 다녔던 ‘단골 멘트 1호’가 완벽한 거짓말이 되었다.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배신했고, 한다고 했는데 졸지에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점수를 받았고, 부모님의 강권으로 평소 꿈과는 전혀 상관없는 간호학과를 지원했다. 그렇게 억지로 간호사가 되었다.
억지로 간호사가 되었지만, 역설적이게도 대학병원에서 다양한 경우의 환자들을 만나면서 간호사가 나의 천직임을 깨닫게 되었고 병원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연차에 비해 빠르게 성장했는데 그때 외치고 다녔던 ‘단골 멘트 2호’가 있었다. “결혼? 나 혼자 잘 살기도 힘든 세상인데…. 난 그냥 독신으로 살 거야.”
이것 또한 완벽한 거짓말이 되었다. 병원에서 함께 일하던 기독교인인 남편을 만났고, 만난 지 2년 만에 대학 동기 중 가장 먼저 결혼을 했다. 그렇게 아내가 되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공식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기독교인이 되었다.
교회에 등록 하고도 예배만 드리는 성도로 수년을 지냈다. 주일에도 예배보다는 여행이나 약속처럼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 일을 먼저 했다. 당연히 주일에 교회 봉사도 안 했고 평일에 교회에 가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 언제나 내 삶의 우선순위는 행복, 건강, 성공이 먼저였고, 주님은 먼발치에 계시는 분이셨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될 무렵 평소 즐겨 듣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성 혁명의 실태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제 곧 사춘기에 접어드는 큰아이를 올바르게 양육하기 위해 기독교적 성 가치관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배움이 깊어질수록 매시간시간 주님 앞에서 온전하지 못했고, 부끄러운 죄인이었던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하게 하셨고, 드디어 오래 참고 기다려 주셨던 주님을 뜨겁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이 주님께서 고치시고 회복시키기 위한 부르심이었고 성장의 기회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천하 만물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주님의 사랑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면서 모든 삶의 영역들 가운데 주님이 주인 되시는 삶으로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그렇게 성경적 성교육 강사가 되었다.
각종 강의현장에서 만난 비기독교인들
지금은 주님의 강권적인 인도하심으로 초·중·고등학교, 공기업, 소그룹, 학원, 시청, 문화센터 등 다양한 강의현장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고 있다.
흔히 ‘성경적 성교육이라 교육 대상이 주로 자녀교육에 관심 많은 크리스천 학부모와 학생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만나는 강의 대상자의 절반 이상은 비기독교인이다. 주님을 만나기 전 내 주변에는 유독 자녀들이 우상인 학부모들이 많았다. 그들은 비독교인이지만 자녀를 사랑하고 헌신하는 모습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그들은 자녀들의 성교육도 특별하게 하길 원했다. 의료경험이 풍부한 전직 간호사이자 두 자녀의 엄마가 성교육 강사라는 것이 그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자녀들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이미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소그룹으로 팀을 짜서 사설 교육기관에서 연 2~3회씩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주기적으로 교육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호기심과 질문이 너무 많았는데 부모들이 그 질문을 감당하기가 너무 민망하고 벅차다고 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성관계는 퍼즐 맞추기와 비슷하다고 하던데 어떻게 하는 거예요?”
“레즈비언은 어떻게 성관계를 해요?”
“(남자아이) 내가 여자라고 생각하면 여자가 될 수 있어요?”
“트랜스젠더도 아기 낳을 수 있어요?“
‘이게 초등학교 6학년 아이에게서 나온 질문이라니!’ 당연히 부모가 감당하기엔 벅찬 질문이었을 것이다. 보통 강의를 하고 아이들의 질문과 피드백을 받아보면 강의의 효과를 알 수 있는데 질문의 내용으로 보아 이 아이들은 안타깝게도 ‘집단 성애화’1)가 이루어진 교육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성교육은 자녀들을 성애화시킬 의도가 전혀 없는 양육자가 1:1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단 성교육을 할 땐 아이들을 성애화시키지 않도록 예방 교육 위주로 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카데미 수료 과정에서 들었던 인상적인 말이다.
아이들은 듣고 보고 배운 대로 학습하고 행동한다. 만약 ‘성은 재미있고 즐거운 거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아이들은 행동하고 싶어질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성적 충동과 호기심이 있기 때문이고 이 시기 뇌 발달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변연계의 빠른 성장과 전두엽의 미성숙은 충동과 호기심을 더욱 부추길 것이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팩트 위주의 급진적이고 외설적인 내용으로 진행된 현재의 성교육이 아이들을 조기 성애화시키고 여러 사회적 문제가 된 사례들은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이미 성관계 다 한다더라….’ 라는 식으로 각종 언론과 미디어, 급진적인 성교육을 하는 강사들의 강의를 통해 전해진 잘못된 정보가 학부모들을 낙심하게 하고 사랑하는 자녀들을 포기하게 한다. 몇몇 학부모들은 성관계를 막을 수는 없고 임신이라도 피하자는 생각으로 자신들의 자녀를 정관수술 시키고, 피임기구를 삽입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잘못된 정보에 세뇌되어 자녀들 신체를 훼손하고 많은 신체적·정신적 부작용을 일으키는 선택이 자녀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보건복지부, 교육부, 질병관리본부에서 중1~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제15차(2019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청소년 성관계 경험률은 5.9%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 경험 없이 건강하게 졸업한다는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아이들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에 정작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공교육 현장도 마찬가지이다.
한가지 예로 요즘 아이들은 에이즈가 어떤 질병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에이즈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아이들도 있고 좀 안다는 아이들조차도 감염 원인, 전파 경로, 증상, 치료법, 예방 등에 대한 정확한 지식보다는 콘돔만 잘 사용하면 된다는 ‘콘돔 만능주의’에 세뇌되어 있다.2)
감염되었더라도 치료제가 있어서 감기처럼 약만 먹으면 낫는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에이즈는 완치가 되지 않아 많은 부작용을 감내하면서 평생 독한 약을 먹어야 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전체 에이즈 감염자의 주된 연령층이 40대에 몰려 있었는데 이제는 에이즈 감염의 주된 연령층이 점점 어린 나이로 내려와 15에서 19세 남성 청소년 신규 HIV 감염자 수는 2000년 2명에서 2013년 53명으로 26배 이상 증가했다. 그리고 2018년 4월 춘계학술대회에 공개된 <국내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의 감염 경로: 한국 HIV/AIDS 코호트 연구> 자료에서는 18세~19세 에이즈 감염의 92.9%가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한 것임을 밝혔다.”3)
실제로 강의현장에서 만난 대상자의 대부분은 비기독교인들이고 그들에게 ‘성경적 성교육’을 한다. 과거에 ‘성경적 성교육이 비기독교인들에게도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는데 지금은 주저 없이 “성경적 성교육이 기독교인들에게는 물론이고, 비기독교인들에게도 강력한 교육적 효과가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은 강의현장에서 만난 비기독교인 아이들 대부분은 아직 순수하고 사랑스럽다. 생명의 소중함과 특별함, 결혼과 가족의 의미,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이성 교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아이들은 안정감을 느낀다. 가끔 만나는 성애화가 상당히 진행된 아이들도 진리에 입각한 명확한 기준과 비전을 제시했을 때 얼굴이 밝아지고 즉각적인 행동의 교정이 일어난다.
(1) 지금까지 성교육과 차원이 다르다.
(2) 너무 재미있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계속 듣고 싶다.
(3)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고 내 몸을 잘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4) 음란물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게 되었다. 오늘부터 음란물을 끊을 것이다.
(5) 여자친구와 지금 헤어질 거에요. 결혼할 수 있을 때 다시 만날 거에요.
강의 후 보편적으로 받는 피드백이다. 비기독교인들에게 성경적 성교육이 좋은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흔히 성경적 성교육이라고 하면 막연히 성경 구절을 나열하는 교육을 생각하지만, 성경적 성교육의 방법은 오히려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교육이다. 성령의 12가지 열매 중 ‘절제’의 필요성을 국내외 논문, 각종 통계, 과학적, 의학적 근거 등 확실한 자료들을 활용하여 공감과 동의를 얻고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이 아닌 대상자들 스스로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끄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부모들이 마땅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그 자녀들은 마땅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자녀로 성장하게 된다.” 김지연 대표가 어느 교회 강의에서 했던 이야기이다.
말씀의 기준이 없는 비기독교인들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자녀에게 “지킬 건 지키자”라는 마땅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더욱 어려워한다.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서 올바른 가치관을 교육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못했던 학부모들이 강의 후 만족도가 높은 것은 물론, 교육이나 상담을 통한 만남으로 비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되는 일도 심심치 않게 경험한다. 특히 나 자신이 20년 넘은 시간 동안 비독교인으로 살면서 했던 실수와 여러 가지 잘못들을 나누고 회심한 이후의 삶에 대한 간증을 나누면서 주님께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 22:6).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보라 어둠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 나라들은 네 빛으로, 왕들은 비치는 네 광명으로 나아오리라 네 눈을 들어 사방을 보라 무리가 다 모여 네게로 오느니라 네 아들들은 먼 곳에서 오겠고 네 딸들은 안기어 올 것이라(사 60:1~4).
성경은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글로벌 성 혁명의 쓰나미가 전 세계를 덮고 우리나라에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많은 악영향을 주고 있지만, 주님께서는 ‘성경적 성교육’이라는 방법으로 우리의 다음 세대와 비기독교인들에게도 생명의 빛을 전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셨다. 그리고 그 일을 감당할 군사로 나를 부르셨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찾아오셔서 구원해주신 주님만을 바라보며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이 길을 끝까지 걸어가길 소망한다.
<jmhcute1201@naver.com>
1) ‘성애화’란 전혀 성적이지 않은 사물이나 대상을 성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인간을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만 본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삶에 대한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았고 침투적 사고가 일어나는 어린 나이에 이루어진 ‘조기 성애화’는 아이들을 성에 함몰되게 하며 어렸을 때부터 성에 중독되고 찌들게 되면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성장조차 없어지게 된다(김지연, 2020, 너는 내 것이라, 두란노서원, 232)>
2) 2020 청소년 AIDS 인식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HIV/AIDS와 관련한 5가지 내용에 대해 교과목 시간에 교육을 받았는지 여부를 질의한 결과, 교과목 시간에 배운 사실이 ‘없다’라는 응답이 70.1%로 ‘있다’라는 응답 29.5% 대비 40.6%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한국가족보건협회>
3) 김지연(2019), 덮으려는 자 펼치려는 자, 도서출판 사람, 536.
글 | 전유경
건양대학교병원 신경외과 병동 간호사, 주은라파스병원 재활병동 팀장으로 활동했다. 현재백석대학교 중독상담학과 대학원에서 석사과정 중이며, 성교육 강사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