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를 깨운다
2021-09-01
월드뷰 SEPTEMBER 2021●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발행사 |
들어가며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가 심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경기침체를 겪다 보니, 우울증으로 자살을 생각하는 청년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우울증 등 기분장애 환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하고, 의학계에서 열린 포럼에서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팬데믹이 끝나도 ‘코로나 블루’ 현상이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대면예배 금지 조치가 반복되면서 겨우 예배만 지속될 뿐, 각종 신앙모임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믿음이 약해진 신자도 많습니다.
자녀 혼사 문제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체류하는 동안, 여러 교회를 다니며 주일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 미국 연방대법원은 “감염병 사태에서도 헌법이 뒤로 밀리거나 잊혀서는 안 된다. 예배 참석 규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결했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올해 2월 5일에도 캘리포니아 주가 내린 실내 예배 금지 명령이 예배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교회들은 자유롭게 방역원칙을 세워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참석했던 교회들은 마스크를 쓰기는 했지만, 전 교인이 일어나서 마음을 다해 찬양했습니다. 엄숙하고 열띤 찬양 분위기 속에서 모처럼 예배를 드리며, 한동안 느끼지 못했던 뜨거운 예배의 감격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닥불도 흩어놓으면 꺼지듯이 신앙인도 각자 흩어져서는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코로나 문제 외에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각종 정치적 이슈와 관련해서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사회주의·전체주의 체제로 대한민국이 변하는 것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건국과 이승만 대통령의 평가와 관련된 역사 해석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북한 핵과 관련된 안보 문제도 걱정을 많이 합니다. 동성애 허용 분위기와 가족 파괴 및 생명경시의 풍조에 대해 염려도 합니다. 공교육 현장의 교육내용 대한 불신도 많습니다. 어떤 이들은 통일만 할 수 있다면 어떤 형태의 통일도 괜찮다는 식의 위험한 주장도 공공연하게 합니다. 이런 우려로 인해서 현실에 눈을 뜨고, 다음 세대를 준비시키고자 하는 운동이 여러 곳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커버스토리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경남, 울산, 부산지역의 사회교육에 관심을 가진 ‘메노라통일선교회’, ‘자유의 숲’ 그리고 ‘한다포럼’ 등 세 단체의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전을 들었습니다. 이정하 대표는 교수직을 내려놓고 홈스쿨링으로 자녀를 키우면서 교회 어머니들과 함께 나라와 다음 세대 그리고 북한을 위해 기도하다가 메노라통일선교회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메노라’는 성경에 나오는 일곱 촛대를 뜻하며, 한반도의 땅끝인 부산지역에 촛대를 높이 든다는 의미에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자유의 숲’ 김성목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택시 기사로부터 들은 말이 잊혀지지 않아서 관련 문헌을 공부하다가 신학교가 인본주의와 자유주의 신학에 물들어있고, 대한민국이 위험한 상황에 놓였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의 <독립정신>을 읽는 스터디 모임을 통해 부산, 울산, 경남의 많은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모임으로 자유의 숲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부산에서 처음 열리는 ‘한국 교회 다음 세대 포럼’(이하 한다포럼)’을 준비한 손영광 박사도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다음 세대의 영적 부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역마다 여러 교회의 뜻있는 청년들이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공부하고 교제할 수 있는 건강한 모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산지역에서 뜻있는 젊은 지도자들을 모아서 각 교회의 중·고등 학생들을 가르치는 포럼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세 단체는 각자 시작했고 대상은 서로 다르지만, 비전이 서로 비슷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개항기에 조선에 온 선교사들은 신분제와 미신에 병든 조선 사회를 개혁하고자 교육기관을 세우는 등 조선인을 교육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공교육 현장에서 인본주의와 잘못된 역사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에 한국 사회와 교회를 깨우치고, 같은 생각을 가진 지체들이 연합하기 위한 의미 있는 모임이 수도권과 부산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져가기를 소망하면서 이번 커버스토리에서 이 모임들의 활동과 비전을 소개했습니다.
한국 교회의 교육은 대부분 신앙생활에 관한 것입니다. 물론 아직 구원의 확신이 부족한 초신자에게는 구원의 진리를 정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구원받은 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청소년기부터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서 길을 잃고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 <월드뷰>가 추구하는 것과 같이 사회 현상을 기독교세계관으로 바라보고, 다음 세대를 교육하고자 청소년 교육 모임으로 이번 특집을 꾸몄습니다.
이달의 특집(ISSUE)
이번 특집은 제1회 한다포럼에서 강의하는 젊은 강사들이 준비한 강연 내용을 중심으로,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음 세대에 꼭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했습니다. 제1회 한다포럼의 주제는 ‘크리스천이라면 이 정도는 알아야지!’였습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주제로 구성되어 있어서,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전문가 칼럼을 구성했던 과월호와는 다릅니다.
다양한 주제들을 4가지로 묶어서 간략히 소개합니다.
먼저, 대한민국이라는 주제하에 4편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서울대학교 트루스포럼 설립자인 김은구 대표가 ‘대한민국이 직면할 미래와 우리의 소명’에 대해 썼습니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 위치의 독특성으로 인해 구한말에 어려움을 겪었고, 신냉전 시대를 맞이한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대한민국의 다음 세대를 책임지고 있는 젊은이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제시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탈북해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북한의 종교탄압 실태를 전하기도 했던 주일룡 ‘원킹원코리아(One King One Korea)’ 청년팀장은 대한민국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이야기했습니다.
“더워드뉴스(The Word News)”의 이진수 대표는 ‘Run승만? Learn승만!’ 이라는 제목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6·25전쟁 당시에 한강철교를 끊고 도망간 것은 사실이 아니며, 국민 대다수가 오해하고 있는 이승만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를 지키고 다음 세대를 살리는 길임을 이야기했습니다. 이 일을 위해 본인도 사명감을 가지고 앞길이 보장된 좋은 직장을 버리고, 인터넷 언론사 “더워드뉴스”를 창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재무경영연구원 최정훈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통계의 오독과 경제학 이론을 가지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에는 북한 및 통일과 관련된 세 편의 칼럼을 소개합니다.
먼저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조세현 형제는 자본주의의 빈부격차를 비판하는 사회주의는 결코 빈부격차를 완화하는 체제가 아님을 주장했습니다. 사회주의 체제는 결국 정부가 강제하며, 오히려 극단적인 빈부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합니다.
그동안 좋은 영화 칼럼을 자주 썼던 김수인 선생은 북한의 비극을 그린 세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면서 북한의 참상을 고발했습니다. 최근에 <레이건 일레븐(열아홉, 2020)>과 <예수는 사회주의자였을까(개혁, 2021)>를 번역한 트루스포럼 연구위원 조평세 박사는 오늘날 민족 중심의 통일 담론이 가지는 함정을 반박하면서 크리스천이 품어야 할 통일의 명분을 설명하고, 노예해방을 통해 미국 건국을 완성한 링컨과 같은 지도자가 대한민국에 출현하기를 기대했습니다.
다음으로는 ‘가정’이라는 주제하에 4편의 칼럼을 소개합니다. ‘메노라통일선교회’ 이정하 대표는 한국의 잘못된 어머니상을 비판하면서 시대를 거스르는 참된 어머니들을 소개했습니다. ‘자유의 숲’ 이재현 사무국장은 고난의 역사를 가르치는 유대인의 교육을 상기시키며, 한국 사회에서 어른들의 역사 교육을 무시하는 풍토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가나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외교부에서 일하다 결혼 후 아이 넷을 키우고 있는 최혜진 자매는 크리스천의 연애와 결혼관을 성경에 입각해서 잘 설명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주제하에 3편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먼저 김상종 회계사는 기독교의 영향력이 교회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사회 각 영역에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는 의미로 ‘수도원의 문을 닫고 시장 바닥으로’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새학생회 권영찬 학부생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새로운 학생회를 조직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냉전체제를 종식하는 데 쓰임 받은 레이건 대통령은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공산주의 체제를 단호히 비판하면서도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들을 대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기독교인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취해야 할 마음의 중심에 관해서 설명했습니다.
제1회 한다포럼을 기획한 손영광 박사는 ‘과학자가 말하는 창조, 진화, 그리고 과학’ 칼럼을 통해서 우리가 ‘과학’으로 받아들이는 진화론이 사실 또 하나의 ‘믿음’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풀어냈습니다. 또한, 한국 교회 내 젊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유신진화론의 대표적인 주장도 명쾌하게 반박해주었습니다.
맺음말
이번 호부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얼바인 캠퍼스(UC Irvine) 뇌공학자 손원준 박사의 ‘사피엔스의 망상–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답하다’ 칼럼을 6회에 걸쳐서 연재합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고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유발 하라리는 ‘인류 3부작’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출간되어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특히 처음에 나왔던 <사피엔스(2014)>는 뉴욕타임스에서 93주간 TOP 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는 종교에 대한 문명사적 비판을 하고 있는데, 국내 기독교계에는 깊이 있는 비평이 거의 없었습니다. 손원준 박사는 유발 하라리의 세계관이 비기독교적이고, 논지를 전개하는 방식도 경쟁력이 없으며, 학문적 기초도 위험한 수준이라고 하며 그의 모순점을 비판했습니다. 이 [과학] 칼럼에 관심을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글 | 김승욱
중앙대학교 명예교수이며, 현재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 및 학교법인 청지학원 이사를 맡고 있다.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신제도주의 경제사 분야의 박사학위(Ph.D.)를 받고 UNIDO 국제 전문가와 경제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1989년에 9명의 교수와 함께 “기독교학문연구회(현 “사단법인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를 창립해, 2000년부터 2012년까지 12년간 회장으로 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