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양은 복음이다
2021-05-11
월드뷰 MAY 2021●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9 |
글/ 김동석(목사, 한국입양선교회 회장)
성경이 말하는 가족관 – ‘혈연주의가 아닌 은혜언약의 관계’
성경 전체가 가르치는 가족개념은 민족주의나 혈통주의처럼 배타적이지 않다. 구약시대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가족관은 혈연주의에 기초하지 않고, 은혜언약에 대한 믿음에 근거한다. 즉 혈연관계에 의해서가 아니라 ‘은혜언약 중심의 가족관’을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체가 하나님의 언약에 의해 결속된 하나의 가족이었다. 이스라엘은 야곱의 후손들인 12지파를 근간으로 구성되었지만, 하나님의 은혜언약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누구든지 하나님의 백성(가족)이 될 수 있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섬기고 그분의 비전과 약속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자는 누구든지 이스라엘 공동체의 일원(가족)이 될 수 있었다.
신약시대에 와서 예수님의 가족관은 혈연이나 법적인 것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있다. 비록 혈연관계에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뜻을 행하지 않는다면 하나님 나라의 가족이 아니다. 하지만 혈연이나 법적인 관계가 아닐지라도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주님의 가족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은혜언약’을 맺기만 하면, 즉 복음을 받아들이면 누구든지 영원한 가족관계를 맺는다. 성경은 혈연관계의 가족에서 믿음관계의 가족으로 가족개념 자체를 완전히 바꿔준다. 이로 보건대 성경은 혈연주의에 의하지 않고, 은혜언약의 관계로서 ‘입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성경이 말하는 참된 영성 – ‘입양으로 고아를 돌보라’
성경에서 하나님은 고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명령하신다. 하나님은 사회적 약자 특히 고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남다르게 갖고 계신다. 그래서 친히 자신을 일컬어 “고아의 아버지”로 부르게 하시며(시 68:5), 고아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명령하셨다. 성경 곳곳에서는 하나님이 고아를 돌보시되, 그들의 필요와 사정을 아시고 구체적으로 살펴주시는 하늘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성도의 신앙의 성숙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은 사회적 약자 곧 고아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즉 참된 경건은 고아를 돌보는 것으로 나타난다(약 1:27). 성경의 이런 가르침은 오늘날 ‘입양’에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입양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며, 고아를 돌보라고 하는 성경의 가르침에 정확히 부합하는 일이다.
또한 초대 교회 성도들은 고아를 입양해 돌보았다. 초대 교회 시대 로마에서는 가정의 아버지가 장애아나 사생아 등 키우고 싶지 않은 아기를 마음대로 들판에 갖다버렸다. 당시 로마는 가부장적 사회였기에 아버지의 친자 양육거부권을 인정했다. 그러나 초대교회 성도들은 그렇게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어 양자로 받아들여 키움으로써 사회적 악습에 도전했다. 그들은 고아를 돌보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 입양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들의 행동은 로마 사회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그들은 고아를 입양하고 돌봄으로써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세력이 되었고, 사회통합과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이처럼 초대 교회 믿음의 선배들이 고아의 아버지 되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함으로써 로마 사회가 변혁되었고 전 제국을 복음화할 수 있었다.
성경이 말하는 구원의 복음 – ‘우리는 하나님께 입양되었다’
우리가 받은 복음과 구원의 진리 속에 입양의 비밀이 담겨 있다. 복음과 구원의 관점에서, 우리는 창세 전부터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선택을 받아 입양된 존재이다(롬 8:14~15,엡 1:4~6).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가족이 되었다. 즉 입양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믿는 자는 모두 하나님께 입양된 존재이다. 그러므로 최초의 입양 부모는 하늘 아버지 하나님이시며 그분은 가장 완전한 입양 부모이시고, 우리가 하나님을 향해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실을 이해하고 기뻐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운명을 바꾸신 것처럼, 입양도 그 사랑 안에서 또 다른 생명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된(구속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는 ‘입양 유전인자’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한 아이를 입양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크고 놀라운 일이다. 입양 자체가 영적인 사건이요, 신앙의 삶이다. 하나님께 받은 무한한 사랑의 빚을 또 다른 사람에게 갚으며 살아가는 것이 된다.
한국 교회를 향한 부르심 – ‘하나님 나라의 생명 복음, 입양’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도 부모 품에서 양육되지 못하는 수많은 아이가 우리 주변에 있다는 사실이다. 해마다 4,000여 명 이상의 보호 대상 아동이 발생하고 있고, 2,500명의 보호 종료 아동 및 보육 시설 퇴소자들은 해마다 사회로 쏟아져 나와 부모의 도움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만 한다. 그 아이들에게는 동정적 시선으로 던지는 몇 마디 위로의 말이나, 이들을 지원하는 법과 제도를 개선해보겠다고 목소리 높이는 어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따뜻한 가족이 되어줄 부모가 필요하다.
이런 현실은 한국 교회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문제이다. 환란 중에 고아를 돌보는 것이 참된 경건이라고 성경은 말씀한다. 또한, 박해와 핍박의 시대 속에서도 초대 교회 성도들은 거리에 버려진 아이들을(고아) 거둬 입양함으로 세상에 그리스도의 생명 복음을 전파했다. 그러기에 입양은 한 영혼을 전인적으로 구원하는 ‘복음 운동’이며, 한 아이 인생 전체를 살리는 ‘생명 운동’이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5만여 교회가 있다. 한 교회가 한 명의 아이를 입양(혹은 위탁이라도)한다면 고아 문제는 완벽하게 해결될 뿐만 아니라, 전도가 어려워진 이 시대에 교회가 세상의 빛이 됨으로써 복음전파의 문이 새롭게 열릴 것이다. 입양이든 위탁이든 어떤 모양으로든지 고아와 나그네 된 자들을 돌보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성도인 우리들의 책임이다.
우리 시대의 복음 메시지 – ‘입양은 복음이다’
개인적으로 목회자이자 입양 부모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 가족이 입양하는 것으로만 만족할 수는 없었다.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복음과 신앙을 가르치는 영적 리더이기 때문에 ‘입양’을 생각하면 거룩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성경적 관점에서 볼 때 입양은 복음인데,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하라고 하시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받은 우리가 입양을 알림으로써 생명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게 다가왔다.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에는 아직도 입양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편견이 많아서 입양을 알리는 데 많은 어려움과 한계를 느끼고 있다. 아직도 입양을 복음과 기독교 신앙이라는 관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아동복지 영역 혹은 특정한 가정의 필요로만 제한한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에게 ‘입양은 복음이다.’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져주고 있다. 입양은 구원의 복음이고 생명 복음이며, 고아를 돌보라는 하나님의 요청이기에, 이 땅에서 기독교 신앙을 보여주는 최고의 삶의 표현인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한국 교회와 성도들도 입양에 관한 생각과 관점이 달라져야 한다. 입양에 대한 개인적·문화적 편견을 깨고 성경적 관점으로 전환해주길 바란다. 이제 입양이나 아동위탁뿐만 아니라 낙태, 아동 유기, 보호 종료 아동, 보육 시설 퇴소자 등 이 땅의 ‘고아 문제’는 한국 교회가 감당해야 할 책임으로 인식해주기 바란다. 환란 중에 고아를 돌보라는 주님의 부탁 말씀을 다시 떠올리며, 입양이든 위탁이든 어떤 모양으로든지 가정과 부모를 간절히 필요로 하는 이 땅의 어린 생명을 품어야 한다. 그것은 이제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한국 교회의 책임이고 성도들이 감당해야 할 복음전파의 사명이며, 우리가 땅끝까지 전해야 할 ‘살아있는 복음’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우리 주변에는 입양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을 나타냄으로 이 시대에 생명 복음을 전하고자 헌신 된 기독 입양 가족들이 알게 모르게 많다. 최근에 그분들이 중심이 되어 복음적인 입양 운동을 펼치기 위해 ‘한국입양선교회’를 창립했다. 한국입양선교회는 입양을 복음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전인적 구원으로서 입양을 알리고, 입양 가족들을 영육 간에 지원하기 위해 세워진 복음 선교단체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된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부탁하신, ‘이 땅에 고아들을 돌보라’라는 성경 말씀에 근거해 입양을 통한 생명 복음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한국입양선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입양 운동이 교회에서 먼저 전개되어 이 땅에 생명 복음이 전파되길 원한다. 한국입양선교회가 이런 시대적 부르심을 주님의 명령으로 알고 복음적 입양 운동을 통해 수많은 아이의 생명과 영혼을 구원해 하나님 나라의 생명 사역이 아름답게 펼쳐지길 소망하며, 다시 한번 하나님 나라 복음 메시지를 외쳐본다. ‘입양은 복음이다!’
<joykds@hanmail.net>

글 | 김동석
예장합동교단에 속한 안성하늘꿈교회 담임목사이며, 한국입양선교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교계와 사회에서 입양복음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청년들을 전인적으로 훈련하고 양성하는 청년성장연구소 대표, 기독교문화공연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하늘꿈선교단 대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