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증가, 무엇이 문제인가?

1인 가구의 증가, 무엇이 문제인가?

2021-05-04 0 By 월드뷰

월드뷰 MAY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2


글/ 이한나(홀리원코리아교육지원센터 교육실장)


국민의 30% 이상은 MZ 세대


국민 3명 중 1명은 MZ 세대이다. 2019년 통계청 기준 대한민국 전체 인구 51,422,507명 중 MZ 세대는 약 17,366,041명으로 인구의 33.7%를 차지하고 있다. MZ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M(Millennials)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Generation)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M 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가 공유된 환경에서 자랐으며 개성이 강하고 자기표현의 요구가 강하다. 이들은 1980년대에서 2000년대를 지나며 경제적 풍요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외환위기(IMF) 이후 저성장 시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Z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을 접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다. 이들의 부모세대는 인터넷, 모바일의 발전과 함께 경제적 풍요와 대중문화의 부흥을 모두 경험하며 개인주의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세대이다. Z 세대는 이들의 부모로부터 개인주의적이고 자유로운 가치관을 물려받았다.

2021년이 되면서 M 세대와 Z 세대를 통칭하는 MZ 세대의 모든 구성원이 만 20세 이상이 되었다. 국민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이 세대의 특성을 반영하는 현실이 ‘1인 가구’라 말할 수 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2019년 통계청 기준 1인 가구 중 20대의 비율은 1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16.8%로 30대 1인 가구가 뒤를 잇는다. 전체 2,034만3천 가구 중 1인 가구는 614만 8천 가구로 2018년보다 29만9천 가구 증가해 전체 가구의 30.2%를 차지하고 있다. 혼자서 살림하는 1인 가구가 세 가구 중 한 가구이다. 이는 2000년 대비 2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인다. 통계청은 평균 가구원 수 감소가 1인 가구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다.


가구원 수의 감소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2005년도까지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4인 가구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15년도에 1인 가구가 27.2%를 기록하며 주된 가구 구성을 차지하게 되고, 2019년에는 30%를 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가구 구성원은 2017년 부부+자녀 가구(31.4%), 1인 가구(28.5%), 부부 가구(15.8%)의 순으로 나타나지만 2047년에는 1인 가구(37.3%), 부부 가구(21.5%), 부부+자녀 가구(16.3%) 순으로 변화할 것이며, 2017년 1인 가구(28.5%), 2인 가구(26.7%), 3인 가구(21.3%), 4인 가구(17.7%) 순이었으나, 2047년에는 1인 가구(37.3%), 2인 가구(35.0%)는 증가하는 반면, 4인 가구(7.0%)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인 가구’는 이제 우리 일상에서 전혀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되었다.


‘1인 가구’의 복잡다단한 원인


사실 ‘1인 가구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원고청탁을 받고 주변 지인들과 이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려 시도했다. 그러나 ‘그게 뭐가 문제야?’라는 질문이 되돌아왔다. ‘굳이 문제를 말하자면 성경적 관점에서 문제를 말할 수도 있겠네.’ 정도였다. 이들에게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미디어 프로그램과 식료품, 배달서비스, 사회지원서비스가 만연한 ‘혼자 사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 속에서 문제의식은 없어보였다. ‘1인 가구’가 대세인 요즘, 이들이 옳은 것인지도 모른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주요 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르다.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이상하지 않은 일상’이 된 ‘1인 가구’에 대해 잠시 멈춰 점검해보자.

‘1인 가구’의 증가 요인을 가구 구성원의 감소로 본다면 왜 가구 구성원이 감소하였는가? 앞서 얘기한 MZ 세대가 속한 가정들은 경제성장의 호화를 누리고, IMF의 경제 위기를 겪었다. 그 속에서 가정은 위태로웠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일정한 정도로 증가하던 이혼율은 1997년 IMF의 경제 위기 속에서 9만 건으로 급상승하여 2003년 17만 건의 최고건수를 기록했다. 높아진 부모세대의 이혼과 가정의 해체를 보며 자라난 세대에게 가정의 의미는 어떻게 다가왔을까?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지켜 내야 하는 가정으로 소중함을 절실하게 여기게 해주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정과 경제, 양육과 책임 등이 더 큰 의무감과 부담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가정이 필요한가? 가족이 있어야 하나? 자녀의 양육비, 교육비는 어떻게 마련하나? 노후대책은?” 답을 찾을 수 없는 수많은 질문과 걱정에 높아진 물가, 좁아진 취업 시장, 치솟는 집값, 결혼 자금의 부담감 등의 경제적인 문제가 한 몫을 더했을 것이다. 그렇게 ‘비자발적 비혼’ 생활이 지속되며 결혼하지 않는 ‘1인 가구’는 증가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사로잡기 위한 특화된 서비스 산업이 양산되고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면서 소비 흐름은 ‘1인 가구’에 맞게 변하고 있다. ‘비자발적 비혼’은 ‘자발적 비혼’으로 바뀔 만큼 편안함과 만족감을 더했다. 1인 가구를 대변하는 신조어도 다양하다. 혼술(혼자 술마시기), 혼밥(혼자 밥 먹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혼캠(혼자 캠핑하기) 등 혼자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인생은 오직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을 뜻하는 욜로(YOLO)는 이들의 소비와 심리를 잘 나타낸다. 이들은 내 집 마련이나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의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취미생활과 자기 계발 등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에 ‘나 홀로’의 의미가 더해져 ‘나 홀로 욜로’를 즐기며 살아가는 ‘횰로’도 등장했다. 혼자서도 즐겁고 행복하게 현재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혼자 즐긴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다. 가장 멋진 각도와 조명으로 사진을 남기거나 짧은 영상을 SNS에 올려 일상을 공유한다. 이들의 일상에 빠지지 않는 것은 반려동물이다. 이에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1인 가구가 증가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 중 10.6%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고 현재는 없지만 향후 반려동물을 기를 의향이 있는 가구는 41.5%였다. 개, 고양이, 열대어, 햄스터, 파충류 등 반려동물이 가족을 대신하고 있다.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반려묘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보인 연예인 P의 사연을 듣게 되었다. 혼자 사는 P 씨는 길 고양이를 구조한 뒤 입양을 했는데 “내가 태어나서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고 정말 사람이 이래서 죽는구나, 인생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내가 잠을 못 자니까 (반려묘) 내 눈앞에 와서 자라고 눈을 깜빡이더라”라며 울먹였다. 자신이 구조한 반려묘가 오히려 자신을 구했다며 뜨거운 눈물을 보였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젊은 층의 고독사’ 증가에 대해서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는 노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모를 떠나 독립하고, 직장이나 공부를 위해 독립하는 1인 가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그들의 이면에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고, 위로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같이 밥 먹을 사람’을 구하는 앱과 중고장터 거래는 혼자를 즐기는 ‘1인 가구’의 이면을 보여준다.

1인 가구의 증가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다단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1인 가구를 이루는 20~30대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과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변했다. 가정을 꾸리고 가족을 부양하는 책임과 의무보다 ‘남들에게 피해만 안 주면 되지’라고 반문하는 젊은 세대는 누군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1인 가구로 혼자 사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저출산율, 술, 게임, 음란 등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문제, 외로움으로부터 오는 정서적 문제들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대세이다.


대세를 거스르는 권세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실 때 혼자 두지 않으셨다. 아담을 창조하시고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창 2:18)’라고 말씀하시며 돕는 배필을 창조해주셨다. 또한,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남자와 여자에게 동등하게 하나님의 권세를 주셨다.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고, 정복하고, 다스리라(창 1:28)’ 창조자 하나님이 피조물에게 주신 권리는 이것이다. ‘1인 가구’가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MZ 세대의 그리스도인은 가정과 가족에 대한 ‘성경적 가치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1인 가구’로 살더라도 세상적인 기준의 경제력, 능력, 결혼적령기가 아닌 하나님의 뜻과 때, 나의 사명과 비전이 기준이 되어 가족과 가정, 하나님 나라에 대한 묵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두 권을 책을 추천한다. 정소영·이연임의 <고전이 알려주는 생각의 기원(렉스, 2020)>과 마셜 시걸의 <아직 결혼하지 않은 당신에게(생명의말씀사, 2020)>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나의 가치관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성경적 가치관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며, 결혼의 의미와 결혼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점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욜로, 횰로, 혼밥, 혼행 등 세상은 오직 한 번뿐인 인생! 지금, 현재, 잘 먹고, 잘 살고, 잘 입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잘 먹고, 잘 살고, 잘 입는 것을 위해 창조되지 않았다. ‘나홀로’는 하나님과 독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절제 있는 생활과 술, 게임, 음란을 멀리하고, 건강한 공동체와 교회 생활을 통해 ‘대세’를 거스르는 ‘하나님의 자녀 된 권세’를 누리며 살아가길 축복한다.

경제학자들은 향후 15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소비계층은 MZ 세대라고 말한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거룩한 세대가 일어나길 축복한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 1:12).”

<blesskids@naver.com>


글 | 이한나

백석대학교 교육대학원 기독교학교교육과에 재학 중이다. 초등학교와 대안학교 그리고 기독교 관계기관에서 어린이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성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홀리원코리아교육지원센터 교육실장이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을 주신 일터 선교사>(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