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과 대 한반도 정책 전망
2021-03-17
월드뷰 MARCH 2021●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WORLDVIEW COLUMN 2 |
글/ 장기호(목사, 전 주 캐나다 대사)
서언
조 바이든(Joseph Robinette Biden Jr.) 대통령은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삼엄한 주 방위군의 경계 아래에 제46대 미합중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바이든은 취임사에서 이제 미국은 하나이고, 바이든은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통합의 메시지를 선포했다. 그는 분열의 극복, 민주주의 회복, 그리고 동맹의 복원 등 미국이 전 세계의 문제에 관여할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특히 그가 지명한 내각의 임명자를 보면 26명의 각료 중 17명이 유색인이며, 이 중 13명이 여성임은 그가 통합을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 잘 보여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년간, 국내적으로 반이민 정책을 사용하여 인종 갈등을 가져왔으며, 대외적으로는 미국 제일주의 깃발 아래, 외교와 경제 고립주의 정책으로 자유무역에 반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래서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표명했던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가치와 이념은 크게 약화하였다. 트럼프는 방위비 협상을 통해 우방국들과의 동맹 체제를 약화했고, 국제적 약속인 국제협약의 임의적 탈퇴 그리고 자신의 재집권을 위한 보여주기식 쇼와 미흡한 언행으로 자유민주주의의 모델인 미국의 이미지와 위상을 추락시켰다.
그런데, 트럼프가 받은 7,400만 표는 작은 숫자가 아니다. 그래서 새롭게 출범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트럼프 지지층을 품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바이든은 1조9천억 달러를 미국 구조 긴급자금으로 투입해 코로나와 경기침체를 해결하려고 한다. 바이든에게 시급한 국내문제로는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몰락한 중산층을 포함한 미국의 경제를 다시 회복시키는 일과, 인종 갈등, 의료보험, 이민 문제 해결 등이 있다.
바이든에게는 먼저 손상된 동맹국과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낮아진 미국의 위상과 국제적 리더십을 되찾아야 하는 사명이 주어졌다. 바이든의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은 동맹 강화, 대중국 견제, 글로벌 리더십의 회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무장관으로 전 국무부 부장관인 토니 블링컨(Antony John Blinken)을 선택했고, 백악관 안보 보좌관에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그리고 국방장관에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등을 지명하고 의회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 또 캐리(John Forbes Kerry) 전 국무장관을 기후변화협약 특사로 임명했다. 앞으로 국무성과 국방성 등 외교·안보 관련 부서의 실무 책임자가 정해지고 우리와 관련된 대외정책 특히 대북정책 등이 구체화 되려면 올해 5~6월을 전후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와 관련된 주요 문제별 미국의 대외정책 방향을 전망해 본다.
미국의 대외정책 기본 방향과 대 한반도 정책 전망
미국 대외정책의 기본 방향은 동맹국 간의 협력 강화와 다자적 접근 추진 그리고 다자 기구의 복귀이다. 미국은 안보 부담을 최소화하고 대외적 활용자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동맹국 및 우호국과의 밀접한 공조를 통해 주요 문제를 함께 관리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 정강 정책 2,020과 2019년에 바이든이 포린 어페어(Foreign Affairs, 미국외교협회가 격월간으로 발행하는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보듯이, 바이든은 동맹의 가치와 동맹국 간의 협력 강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으며, 다자협력을 통해 지역협력을 확대하고, 다자주의로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2020년 11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범세계적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올해 중 개최할 계획을 밝혔다. 미국은 이 회의로 자유 진영의 결속을 강화하고 동맹국들과의 다자협력을 통해 민주주의 가치를 고양해 자연스럽게 반중 전선을 구축할 것이다. 결국,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의 적극적 협력을 요구할 것이며, 이는 우리에게는 선택이 아닌 동맹국으로서의 당연한 의무로 요구될 것이다. 바이든은 동맹국들과 힘을 합쳐 중국이 규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한다.
지역 경제 관련 다자협력 추구와 다자 기구의 복귀로 글로벌 리더십 확립
바이든은 오바마 정부의 부통령시절에,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대립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CPTTP)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트럼프가 이를 폐기했지만, 바이든은 2020년 11월 1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주도 RCEP에 핵심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이 서명한 데 대해, 중국 대신 미국이 규칙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 중심의 질서를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선거기간에 바이든이 강조한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말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회복하겠다는 뜻이다. 우리도 일본과 같이 이 두 협정이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상호 보완적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나가야 한다.
또한, 트럼프와는 달리 바이든은 지난 4년간 도외시되었던 지구 온난화 문제, 환경문제, 세계인권 문제 등에서도 미국의 리더십을 다시 추구해나갈 것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트럼프의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자세는 오히려 중국의 국제적 비중만을 높여 주었고, 미국의 리더십은 뒤로 밀렸다.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국제기구 및 조약에 복귀할 것이 예상되는데, 이것을 알게 해주는, 바이든의 첫 행정명령은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대한 재가입 명령이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인 1월 23일, 중국 전투기 13대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 대만을 위협한 데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은 “대만에 대한 압박을 중단하라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 우리의 가치를 치킬 것”이라고 천명했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 조치는 미 항공모함 루스벨트 호가 대만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에 진입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트럼프 때 설정된 대중국 봉쇄 정책은 다소 스타일이 다를지는 몰라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미·중 갈등은 계속 증대되고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트럼프도 하지 못한 중국에 대해 깡패(Thug)란 말을 바이든은 한 바 있다.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군사적 갈등, 미·중 무역 및 기술 패권전쟁, 홍콩, 티벳, 위구르 문제 같은 중국 인권 문제 등에 비판과 압박은 줄어들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아울러 EPN 경제 공동번영 네트워크, Quad plus 안보협력, Five eyes를 통한 대중국 압박 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 동맹국으로서의 대중국 공동대응 책임을 강력히 요청해 올 것이다.
대 한반도 관계 (대 한국 안보 및 외교와 경제 관계 중요성 강조)
바이든은 당선인 시절인 2020년 11월 1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와 번영을 위한 핵심축(Linchipin)이라고 강조하고, 양국 간에 한·미동맹 강화, 북한 핵 문제, 코로나, 보건위생, 민주주의 강화 및 경제 부양 등의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나가자고 말했다. 때마침 최근 미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2개의 한·미동맹 강화결의안은 한·미동맹의 역할 범위를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에 협력하자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아래에서는 그간의 갈등을 넘어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트럼프 때 중국 견제를 위해 제안한 경제번영공동체(EPN)와 EU의 NATO를 모방한 아·태지역 안보공동체로 출발한 Quad plus(미, 일, 호주, 인도)에 한국, 뉴질랜드, 베트남을 추가로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 우리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된다. 아울러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로 구성된 Five Eyes 정보공동체에 한국, 일본, 프랑스가 이미 참여해 8개국으로 확대되어, 우리의 주도적인 역할이 긴요해졌다.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는 미군의 입장을 존중할 것이기에 변화가 없는 한 전작권 이양은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 한미간의 방위비 협상 문제도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을 가치 중심적으로 평가하기에 트럼프 때와는 달리 방위비 문제도 비교적 원만히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훈련 문제도, 북한의 비핵화에 아무런 진전도 없는데 트럼프가 이를 중단시킨 것으로, 북핵 문제에 변화가 없는 한 적절한 시점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북한을 자극할 것이라는 염려하에 문 대통령이 이 문제를 북한과 사전협의해야 할 사안으로 거론한 신년 기자회견이 큰 문제가 되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주한미군의 계속적 주둔과 미군 규모도 현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가 거부한 2021년도 국방수권법은 미 하원이 재의결해 주한미군의 감축을 임의로 감축할 수 없게 했다.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 강화
바이든이 동맹 강화를 강조하고 있고, 앞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성과 대중국 견제 및 핵 문제를 포함한 대북한 관계를 고려해 미국은 한미일 삼국 간의 협력 강화를 요구해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파국상태의 한일관계를 원만히 회복시켜, 협력을 강화하고 안보를 포함 전 분야에서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북핵 문제 및 인권 등 대북 관계
북한은 올해 1월 14일 노동당 제8차 기념 열병식에서, 미국을 겨냥한 신형 잠수함 탄도 미사일(SLBM) 북극성 5형을 공개하는 등 증강된 전력을 과시했다.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국의 초당적 싱크 탱크인 외교협회(CFR)는 당면한 여러 가지 안보 이슈 중에 북핵 문제를 사상 처음으로 최대 위협으로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 블링컨 국무장관, 설리번 안보 보좌관 등은 북핵 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트럼프 때와는 달리 이미 북한의 속성을 잘 알고, 북한에 대한 깊은 불신을 가진 팀이다. 바이든은 북한 김정은을 폭력배(Thug)라고 비난했고, 북한은 바이든에 대해 미친개라고 지칭한 바 있다. 바이든은 작년 대선 토론회와 미 외교협회 대북정책 문답 시에, 북한이 핵 능력축소에 동의하는 조건으로만, 김정은을 만날 수 있으며, 트럼프가 살인적 독재자인 김정은을, 고립되고 버림받은 상태에서, 국제무대에 올려 살려냈다고 트럼프를 비판했다. 이는 북한에 비핵화의 변화가 없으면 김정은을 만나지 않겠다는 뜻이며, 김정은에게 대북 제재 해제를 기대하지 말라는 강한 태도를 밝힌 것이다. 또한, 바이든은 북핵 문제 협상단에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트럼프와는 달리 실무협상에서 출발하는 Bottom up 방식을 취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그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가 취한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전략적 인내보다는, 적극적으로 대북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북핵 문제의 다자적 접근과 단계적 해결을 중시하고 있다. 특히 이란과 맺었던 핵 합의(JCPOA. 포괄적 공동행동 계획) 모델을 모범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바이든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에, 과거 블링컨 국무장관이 타결에 힘썼던 이란과의 핵 합의 모델을 원용할 가능성이 보이며, 단계적이고 다자적 접근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이란 합의 모델이 북한 핵 해결에 적합한지는 미국 측과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 핵 활동을 부분적으로 동결해놓고 주요 제재를 풀어준 이란 합의 모델을 적용하면 북한은 더 강력한 핵 국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란과 다른 점은 북한은 이미 사실상 핵보유국의 입장이므로, 핵 동결이 아닌 핵 폐기를 위한 협의가 되어야 하기에, 이란 합의 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북한은 이미 사실상 핵보유국이기에, 미국이 먼저 미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제한 또는 해제시키는 것을 우선해서, 대북 제재의 상당 부분을 활용할 때 우리에게 어떤 안보적 손실이 있는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해야 한다. 그러나 문 정권의 대 북한 관계 우선 정책상, 이를 얼마나 견제할지 미지수이기에 걱정이 앞선다. 또한,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미국 측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형 미사일 발사 실험 등 도발적인 행위를 감행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그동안 바이든은 독재국가들의 야만성과 인권침해에 대해 강력히 비판해왔다.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비판 등 활발한 인권외교를 전개할 것이 예상된다. 이미 북한 인권 관련해, 웜비어 법을 통해 북한 인권 문제가 크게 부각 되었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 정권의 한미동맹, 북한 문제, 대중국 관계에 대한 기본태도
문 대통령은 2020년 11월 바이든 당선자와 통화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 이루어 놓은 성과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바이든은 지난 미북 정상회담이 무의미한 프로젝트이며, 단 하나의 북한 핵무기도 파괴하지 못했고, 어떤 약속도 받지 못했다고 비판해온 데 반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문 정권은 정치적 쇼에 더 큰 관심이 있는 트럼프의 허영심을 노리고, 트럼프가 재선되는 것이 남북관계 진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트럼프 재선을 바랐다. 문 정권은 북핵 문제의 해결보다 더 시급한 것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며, 이를 통해 평화가 왔으니 종전선언을 발표하고, 주한 미군을 철수시킨 후, 남·북 간 연방제를 행하려는 일련의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문 정권은 북핵 문제에 아무런 진전이 없음에도, 먼저 대북 제재를 풀라는 요구를 계속해서, 미국과 유엔 등의 국제적인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 몇 년간 문 정권의 이러한 대북 제재 해제 우선 정책은, 북한의 비핵화 우선이라는 미국의 기본전략과 부딪혀 한미동맹의 갈등과 불협화로 이어졌고, 얼마 전의 한미 안보협의회에서는 한·미동맹의 근간인 전시작전권과 북핵 폐기 공조 문제로 갈등이 심각해져, 공동성명에 주한 미군의 현 수준 유지 문구가 빠졌다고 한다. 북한이 최근 신형무기를 선보이고 있는데도, 한국은 평화 쇼에 집착하느라고 한미연합훈련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쿼드 플러스에 대해서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부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문 정권은 사드 배치 문제, 지소미아(한·미·일 정보교환 협력 협정) 파기 문제, 북한 측의 대남 비난, 남측 연락 사무소 폭파, 해수부 공무원의 사살 그리고 6·25 남침 전쟁에 대한 시진핑 망언 등의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북한에 대해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이들에 대해 종주국을 대하듯 처신하며, 중국, 러시아, 북한의 대륙 세력에 기울고 있다. 한국은 미국 앞에서는 표면적으로 한·미동맹 강화를 외치지만, 종(從)중국, 종(從)북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대북한 평화 위장 이벤트만 생각했지, 어느 하나 실제로 얻은 것은 하나도 없는 허망한 대북 구애 외교를 했다. 최근 개각에서 문 정권 출범 시 북핵 문제의 해결에 단추를 잘못 끼워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 정의용의 외무장관 임명은 종북, 종중 정책을 계속하겠다는 걸 의미한다.
우리의 대응 전략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때와는 달리 자유민주주의의 가치, 동맹국 간의 협력 의무, 미국 주도 질서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와 주도권의 확립이라는 원칙에 기반을 둔 대외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한국 외교는 앞으로 범세계적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역할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이제는 지금까지 문 정권하에서 행해졌던 ‘선 남·북 관계 발전 후 북핵 문제 해결 추구’라는 종북 외교 행태는 바이든의 새로운 정부에서는 양립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새로 시작하는 바이든 시대를 그간의 실종된 한미동맹의 강화를 위한 새로운 시발점으로 삼기를 바란다. 남북관계에 앞서 북핵 문제 선결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 측과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이란 핵 합의 모델을 특수성이 다른 북핵 문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기에 이란 핵 해결 방식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대처해야 한다. 미·중 관계와 관련해 이념적으로는 중국과 북한에 편향되어있으면서, 실리 추구라는 이유로 미·중 사이에서 눈치 보며 오락가락하는 기회주의적 외교는, 동맹국으로서 정당치 못하고, 어느 한쪽도 얻지 못한 채, 양쪽으로부터 뺨을 맞는 가장 어리석은 술책이다. 이제는 문 정권이 다시 거듭나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체성을 중국과 북한에 분명히 하고, 미국과의 동맹을 계속 강화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오히려 이 길이 처음에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중국과 북한을 유도해 이들을 지속해서 관리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탄탄한 한미동맹 토대 위에 한·미·일 3국 간 안보를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우리의 외교도 다자협력을 강화해, 미국과 함께 다자문제에 대한 주도적인 역할을 행해야 한다.
앞으로 한국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정상회담을 포함해, 블링컨 국무 및 설리번 안보 보좌관 등 미국의 정책입안자들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해, 동북아 안보 외교 및 경제의 린치핀으로서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더욱 높여나가야 한다.
<khchang73@gmail.com>
글 | 장기호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미 하버드 대학 연수, 외교관으로 주 캐나다 대사, 주 이라크 대사, 주 아일랜드대사, 주 제네바 대표부, WTO 대사 등을 역임했다. 36년간 외교관 생활을 마치고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 강남엘림교회 담임목사 및 강남 엘림문화원 이사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