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향방 잃은 달리기를 멈추고 방향과 가치를 재조정한 해, 환멸과 분노 그리고 좌절의 해
2020-12-15
월드뷰 DECEMBER 2020●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13 |
향방 잃은 달리기를 멈추고 방향과 가치를 재조정한 해
2020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코로나바이러스’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휘청거렸다. 국경은 폐쇄되고, 경제는 엎치락뒤치락,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엔 반가움보다 조바심과 두려움이 앞섰다. 정치, 경제, 종교, 교육, 우리의 삶과 직장까지도 코로나 팬데믹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어느 곳 하나 사람의 계획이 통하는 곳이 없었다.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서리라(잠언 19:21).
그러나, 이 위기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한번 시작된 쳇바퀴를 멈추는 일은 쉽지 않다.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평소와 같이 달음박질하던 삶에 ‘코로나’라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자 한 번도 멈춰본 적 없는 거대한 쳇바퀴가 끼이익- 소리를 내며 덜컹 멈춰섰다. 그제야 분주한 달리기가 그치고 달릴 때는 보지 못한 소중한 가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유’, ‘교회에 모이는 것’, ‘소소한 모든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2020년은 향방 없이 달리던 굴레를 멈추고 방향과 가치를 재조정하는 한 해였다.
목사인 나의 경우, 교회 문이 닫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앙이 곤두박질쳤다. 멈추지 않았다면 몰랐을 신앙의 민낯을 마주하며 나는 무엇을 향해 달려왔던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굴레 안에서 나의 달리기와 열정은 박수를 받았는데, 과연 나의 방향성과 동기도 칭찬받을 만했던가? 열심히 달리던 달리기가 멈춰선 후에야 내가 달리던 이유에 대해 물어볼 여유가 생겼다. ‘나의 열심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나는 어떤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나?’ 중요한 것은 속력이 아닌 바른 방향이었다.
내가 네 갈 길을 가르쳐 보이고, 너를 주목하여 훈계하리로다(시편 32:8).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쳇바퀴가 멈췄다. 온 세계의 쳇바퀴를 멈출 자 누구인가? 그분은 바로 하나님이시다. 나는 이 코로나 시기 1년이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마지막 작전타임 같다. 마지막 기회 같다.
“얘야, 이제 내가 다시 시동을 걸고 속력을 낼 거야. 그러니 운전대의 방향을 잘 조준해야 한단다.”
희망찬 대한민국을 꿈꾸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잠시 멈추는 일이다. 우리의 달리기가 바른 방향을 향해 있는지, 우리 달리기의 목적지는 바른지를 확인하며 재도약을 준비하는 시간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리의 갈 길과 방향을 가장 잘 아시는 하나님께 우리의 나아갈 길을 물으며 진리 안에 바로 서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께 우리의 길을 물어야 한다. 2020년 한 해는 브레이크 타이밍이었다. 이제 다시 시동을 켤 때, 우리는 바른 방향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야 한다.
2020년을 마무리하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작전타임을 귀한 초석으로 삼아 우리의 선 자리를 확인하고, 바른길로 나아가는 우리가 되길 기도한다. 2021년 주님의 통치가 임하는 거룩한 대한민국 되게 하옵소서.
<44447035@naver.com>
글 | 곽우정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BA)과 신학(M.Div)을 공부하였고, 현재 목동 평광교회의 청년부 목사로 있다.
환멸과 분노, 그리고 좌절의 해
1. 2020년 가장 중요한 사건 또는 정책
가장 중요한 사건 또는 정책을 선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다단한 한해였던 것 같다. COVID-19, 계속되는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모순된 언어와 삶의 실체, 부동산 정책, 안보 불안, 환경위기, 어느 국민인지 모르지만 소위 국민의 대표라고 자처하는 국회의원들의 부패와 오만, 국가 최고지도자의 이상할 정도의 침묵과 상식을 뛰어넘는 언행으로 인해서 건실한 보통 국민들은 리더들에 대한 환멸과 분노, 동시에 좌절을 철저하게 체험하는 한 해였다.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의 말 그대로, “우리가 기대를 걸었던 리더들은 번번이 실망을 안겨주고 있고, 사악한 리더가 저지르곤 하는 악의 모습은 우리 마음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음”을 실감하는 한 해였다.
2. 문제점 또는 바람직한 점 평가
총체적인 부패로 보이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리더라고 자처하는 지도자들이 정직하지 못하고, 신실하지 못한 ‘위선자들’이라는 데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설파하는 것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위선자이다. 이런 사람들은 입으로만 공의를 설파하지 그 가치를 실제로 자신의 삶과 당대의 사람들의 삶 속에 구현하는 능력을 갖지 못한다. 이런 위선은 자신의 이야기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다. 권력을 잡기 전에는 세상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죄인이고 자신만은 의인인 것처럼 포장하면서 상대를 너무도 예리하게 정곡을 찔렀던 그 비판이 막상 권력을 움켜잡은 후 자신들에게는 도무지 해당되지 않는 것처럼 처신하는 위선적인 정치인들로부터 역겨움을 느끼며 삶의 재미를 잃어버린 한 해였다.
3. Again Korea를 위해서 이것을 어떻게 고치거나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한가?
‘Again Korea’를 생각하면서 세계관 운동의 긴요함과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차세대 교육의 절박함을 다시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세상의 중요한 일에 대해서 나름의 관점과 지식과 이해와 의견을 강력하게 형성하므로 새로운 관점이나 의견의 수용을 참으로 어렵게 만든다. 이것을 우리는 “교육받지 않은 마음(unschooled mind)”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이 자신의 이익이나 폐쇄된 자기 집단의 이익과 결부될 때는 파괴적인 이데올로기로 작동하기도 한다. 리더의 이야기가 일반 대중에게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려면, 그들의 ‘교육받지 않은 마음’의 저항력을 격파해야 하는데, 이것은 결국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이 올바른 세계관을 갖고, 동시에 이 세계관이 삶의 실천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2020년 한 해를 총결산하면서 어리석고 미련한 운동인 것 같지만 기독교 세계관 운동으로 Again Korea! 그래도 소망이 넘치는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sungsooshalom@gmail.com>
글 | 김성수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와 대학원, 남아공화국 포쳅스트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77년부터 고신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고신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기독교학문연구소 소장과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미국 에반겔리아대학교 총장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