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온라인 예배와 성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온라인 예배와 성찬

2020-07-11 0 By worldview

월드뷰 07 JULY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9


글/ 이승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일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는 이전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급변한 상황 가운데서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 원칙은 이런 초유의 상황 가운데서도 우리는 성경이 말하는 성경적 교회를 제시하고, 그런 성경적 교회의 모습을 이 상황 속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하는 성경적인 목회이다. 성경은 십자가와 부활의 구속 사건을 통해서 구속된 사람들,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살아난 사람들을 교회라고 말한다(고전 1:2 참조). 교회는 우리가 모이는 ‘건물’이 아니고, 그곳에 모이는 ‘성도들’이다. 이 성도들이 이미 “성전”이고(고전 3:16), 또한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간다(엡 2:21). 우리가 이미 성전임과 성전이 되어감에 충실할 때, 우리 교회는 성경적 모습을 갖게 된다.

이렇게 교회를 교회답게 하려고 (1) 성도들을 온전케 하며, (2)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3) 그리스도의 몸, 즉 교회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교회에 사역자들을 하나님께서 세우신다(엡 4:12). 우리가 성경이 말하는 교회를 이 땅 가운데 잘 드러나게 한다면, 우리는 성경적 목회를 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께 반역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다음 같은 일에 힘써 나갔으면 한다.


팬데믹 현상이 다시 발생했을 때


우선 이번과 같은 대규모 전염병이 다시 와서, 우리의 예배와 교회 활동을 방해하는 일이 다시 있게 되었을 때(extra-ordinary situation)는, 다음 같은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1) 이번과 같은, 또는 더한 전염병이 심대한 위협이 되어, 성도들이 함께 모이는 일에 지장이 있을 때는, 각 교회의 당회가 기도하면서 결정하여, 일정한 기간 주일 저녁 예배나 수요기도회를 잠시 쉬는 것과 주일 아침 예배도, 일정한 기간은 다 같이 모이지 못해도, 혹 온라인으로라도 각 가정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비상한 상황에서의 비상대책일 뿐이다. 후에 다시 강조하겠지만, 이것은 결코 일상 상황이 아니며, 정상적 상황이 아닌 것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평상시에는 이처럼 하면 안 되는 것이다.

(1) 그러므로 아주 심각한 상태가 아니면, 전염병 상황에서도 성도들은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공예배에 참여한다. 그리고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너무 노약하여 감염의 위험성 때문에 부득이 예배에 참여하지 못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유선상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는 식이 되어야 한다. 아예 모일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은 예배당에서 이루어지는 예배에 참여하고(멀리 떨어져 앉기 위해서, 여러 차례의 예배를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유아들이나 노약자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예배를 드려야지, 모든 성도가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물론 이번 사태보다 더 심각한 전염병이 창궐할 때에는, 모든 분이 다 온라인으로 예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오지는 않을 것이고, 오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때 외에는, 성도들 대부분이 예배당에서 하는 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주이고, 몇몇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것은 부수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2) 이때 온라인으로 예배하는 사람들도, 미리 잘 준비하여, 온라인으로라도 다 같이 정시에 공동체 예배(공예배)의 모든 순서에 참여하되, 진정으로 삼위일체 하나님 앞에 영혼의 무릎을 꿇는 일을 해야 한다. 특히 어린 자녀들이 그런 것을 잘 의식하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혹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경우라도, 정한 시간 이전에 의관을 잘 정제하고, 미리 기도하면서 준비하다가, 정한 시간에 본 교회 예배당의 예배 시작과 함께, 삼위일체 하나님께 경배하는 일이 시작되도록 해야 한다.

(3) 이렇게 부득이하게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여해도, 이렇게 하는 것은 자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성도들의 건강과 특히 지역 사회를 위해서 이런 조처를 하는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는 항상 교회 공동체의 안전과 지역 사회의 건강과 안전을 신경 쓰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4) 그러나 이런 때에도, 하나님 앞에 참으로 황송한 마음을 가지고서, 이렇게 결정하고 시행하는 것이지, 이런 식의 모임도 정당한 것이라는 태도가 일반화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행하는 비상한(extra-ordinary) 일이다.

(5) 이 일을 위해서, 교회가 이 세상의 모든 방식을 다 사용해서 예배 실황을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갖춰 놓고, 모든 성도가 이런 상황에 부닥치게 될 때,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몰라서 온라인 예배에라도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온라인 예배를 할 때는, 예배를 마친 후에 더 많은 광고의 시간을 통해서, 서로의 상황을 잘 나누도록 해야 하고, 언제쯤 다시 예배가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인지를 잘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6) 이런 온라인 예배를 중계하면서, 교회 계좌를 송출해서 그곳으로 헌금하도록 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처럼 하는 것은 혹시 교회 공동체 모임이 헌금을 거두기 위해 모임을 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못 오시는 분 중에 참으로 관심을 가진 분들은 교회의 책임자들에게 계좌 번호를 알려 주도록 요청할 것이고, 그럴 때 그분들이 온라인으로 헌금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영상에 계좌 번호 등을 게시하거나 송출하는 행위는 많은 오해만 양산할 뿐, 교회가 교회로 존재하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7) 전염병의 유행이 끝났을 때, 모든 성도가 그야말로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함께 예배당에 모여서, 우리가 함께 예배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이었는지를 깊이 새기면서, 삼위일체 하나님께 바른 예배를 하고, 그렇게 예배한 사람들다운 의식을 가지고서, 각 가정에서 생활하며,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vocation, mission)을 다 이루는 사람들로서, 우리의 일상생활로 하나님을 섬겨 가는 일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들의 합당한 섬김이다.

전염병이 종식된 상황에서도, 교회 공동체의 지체들이 교회의 공예배에 잘 참여하지 않는 것은, 결국 교회를 허무는 일을 하는 것이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기간에는 온라인 예배를 할 수도 있다. 이때 어떻게 하는지를 가지고 무엇을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전염병 종식 이후에, 성도들이 과연 어떻게 하는가가 과연 교회를 위해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인지, 아니면 교회를 허물기 위해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인지를 드러내는 시금석이 된다.


성찬 문제


이렇게 비상하게 예배하는 기간, 성찬을 해야 하는 때가 이르렀을 때는, 역시 당회에서 기도 중에 의논하여, 다음 몇 가지 대안 중의 하나를 취하는 것이 가하다고 생각한다.

(1) 이 모든 일이 혹시 우리들의 죄악에 대한 형벌로 온 것일 수도 있고, 또한 모든 사람의 죄에 대해서 우리가 회개할 자인 것 같이 통회하는 심정을 가지고, 또한 이런 상황에서는 성찬을 해도 다 같이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니, 그것이 온전한 성찬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온 교회가 다 같이 수찬 금지의 징계를 받도록 결정할 수도 있다. 이것은 그저 성찬을 행하지 아니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모두 수찬 금지의 징계를 받는다는 의식을 가지고, 참으로 온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을 낮추고 징계를 받아야 한다.

(2) 아니면, 이런 비상한 시기가 끝날 때까지 성찬 시기를 연기하도록 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에도 하나님께서 주신 중요한 은혜의 방도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아쉬워하면서, 다음 성찬에는 모두가 다 잘 준비해서, 성찬에 바로 참여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3) 그것도 아니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표적으로 12명 정도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성찬에 참여하고, 다른 분들은 그 광경을 보면서 심정으로 그 일에 동참하는 것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이전에 천주교회에서 포도주는 사제만 독점하던 것과 같이 성찬에 공동체 일부만이 참여하여 성찬의 의미를 파괴할 수도 있으므로 모든 성도가 그 의미를 깊이 알고 시행하기 전까지는 보류하는 것도 좋다).

(4) 또한 성찬의 떡을 하나씩 포장해서 위생적으로 만든 후에, 포장된 떡을 각자가 위생 장갑을 끼고서 취하도록 하고, 포도주도 작은 잔들에 포도주를 따른 후에 비닐로 잘 봉인하여 각자가 제거하고 마시도록 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런 기간이 오래 계속될 때는 이 네 가지 방식을 순차적으로 사용해서 그 기간을 보내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 언급되는 온라인 성찬의 시도는 성찬의 의미와 교회의 의미를 손상시키는 것이 되므로 아예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성찬은 교인들의 삶에 대한 치리가 가능한 상황에서 함께 있는 중에 대면하여 성찬을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대가 달라져도 온라인 성찬이라든지, 가상현실(VR) 기술을 사용한 성찬을 시도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wminb@gmail.com>


1) 교회별로 좀 더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위한 지침으로 미국 휘튼 대학교에서 마련한 대응 매뉴얼로 다음을 참고할 수 있다.
https://www.wheaton.edu/media/humanitarian-disaster-institute/Preparing-Your-Church-for-Coronavirus.pdf
또한 영국 교회에서 각 지교회를 위해 제시한 가이드라인으로 다음을 보라.
https://www.churchofengland.org/more/media-centre/coronavirus-covid-19-guidance-churches#n


글 |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언약교회 협동목사이자 월드뷰 편집위원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