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 여성의 역할을 생각한다

가정의 달 – 여성의 역할을 생각한다

2020-05-02 0 By worldview

월드뷰 05 MAY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COVER STORY


이기복 교수, 이봉화 전 차관 / 사진: 이청원.


이번 5월호 커버스토리는 바른인권여성연합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이기복 교수를 초대했습니다. 그녀는 미국 고든 콘웰(Gordon Conwell)신학교에서 가정 사역을 전공하던 중 “여성을 깨우라. 어머니들을 세우라.”는 비전을 받고, 한국의 여성들이 회복되는 꿈을 꾸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살아나면 가정이 살아나고 하나님 나라가 살아날 수 있다고 소망하며, 특히 하나님의 은혜를 가정이라는 현장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은혜 전도사’가 되기를 소원하며 사역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또한 독립교단에서 여성 목사로 안수를 받았으며, 한동대와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에서 교수로서 후학들을 양성하였으며, 현재는 두란노 바이블칼리지에서 어머니학교, 결혼예비학교, 가정치유사역학교, BPS(성경적부모교실)와 미주 두란노어머니학교 지도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이봉화 전 차관은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2000)를 그리고 일본 도시샤대학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2005)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명지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초빙교수와 경동대학교 사회복지학과의 석좌교수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1급)을 거쳐 제17대 대통령 인수위원과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을 역임하였습니다.

이 두 분이 공동으로 대표를 맡고 있는 바른인권여성연합은 2019년 12월 2일에 창립되었습니다. 설립취지문에서 최근 한국 사회는 성별과 세대를 하나로 묶는 토대인 가정공동체가 무너지면서 성과 세대의 이익이 극명하게 상충되고, 소모적인 충돌이 이어지고 건강한 가족과 공동체 문화가 쇠락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남성과 여성의 바람직한 관계와 역할을 찾기 위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제하면서, 바른인권여성연합은 사회를 바른 쪽으로 인도하는 시민운동, 남성과 여성을 편 가르고 대립하지 않는 바른 여성운동, 가족을 세우는 바른 인권운동을 지향한다고 밝혔습니다. 위기가정 속에 있는 여성, 국제결혼 피해 여성, 탈북 여성, 인신매매당한 여성 및 독거노인, 청소년 및 미혼모, 한 부모 가정 등 소외와 무관심 속에 있는 여성들에 대해 효율적인 보호와 재기를 위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행동할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이 두 공동대표의 좌담회의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이 좌담회를 통해서 바른인권여성연합이 추구하는 방향과 바람직한 한국의 여성인권운동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편집자 주).


이봉화 : 한국이 다시 도약하기를 바라며 “2020 Again Korea”라는 대주제를 가지고 매월 특집을 꾸미고 있는 <월드뷰>에서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서 “여성을 다시 생각한다”라는 큰 주제를 던져주었습니다. 오늘 토론의 진행을 위해서 과거, 현재, 미래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눠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먼저 오늘의 한국이 있기까지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 즉 과거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나누고, 그 다음에 오늘날 한국의 여성 인권이 상당히 신장되었지만, 새롭게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람직한 여성인권 운동의 방향이 무엇인지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그럼 먼저 과거, 즉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 이기복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시지요. 고든 콘웰 유학 시절에 “여성을 깨우라. 어머니들을 세우라.”는 비전을 받으셨다고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좀 자세히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기복 : 저는 유학시절 막연히 여성들을 깨우쳐야 한다는 강한 소원이 생겼습니다. 자신의 소중함, 삶의 목적, 사명을 망각하고 그저 살아가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여성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여성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었다고 믿습니다. 1995년 귀국하여 어머니들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자녀교육, 아내역할에 대해 성경적으로 강의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여성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과 목적과 사명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두란노 BPS(성경적부모교실), 성경적 아내교실, 특히 미주 두란노어머니학교 지도목사로서 미국, 캐나다, 남미 등의 여성들의 회복과 사명에 대해 도전하며 확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이 꿈을 크게 펼쳐주실 거라고 믿고 따라가고 있습니다.

이기복 교수 (사진: 이청원).


이봉화 : 교수님께서는 유학시절 여성에 대한 비전을 품으셨는데, 지난 시절 우리나라 여성의 삶이 어땠을까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이기복 : 과거에 우리나라 여성은 이름도 없었고, 교육도 받지 못했고, 칠거지악이라는 굴레로 억압받고 살았지요. 그저 운명처럼 여성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저주였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이 조선 땅에 들어오게 되어 지금 우리가 있게 된 것이지요. 자신들의 생명을 희생하며 복음을 전해주신 선교사님들께 빚진 마음이며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사실 어느 나라든지 선교 역사에서 여성들을 교육하여 그들의 가치를 깨우쳐 주는 것은 빼놓을 수는 없는 사역일 것입니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 여성의 위치는 현격히 좋아졌지만, 차관님은 여성이 사회에서 환영받기 어려운 시절에 사회에 진출한 여성으로서 어떤 어려움과 벽에 부딪치며 그 위치까지 올라가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봉화 : 제가 비전을 품게 된 것은 최근이지만 공직 40여년의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 산업사회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사회적 변화를 체험했고 여성의 권익 증진과 지위 향상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해요. 공무원이면서 한 집안의 며느리, 아내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왔을 뿐 아니라 대학부터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학업을 겸하였기 때문에 1인 5역의 지난한 삶을 살아온 게 되네요. 저는 1972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무작정 상경을 했고 그 해 4월에 여성경찰관을 뽑는 첫 공채 시험이 있었습니다. 여성은 직장에서 꽃이나 액세서리 정도로 여겨졌던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1년 반 정도 근무하다가 서울시 7급 공채에 합격하여 서울시에서 1급까지 승진할 수 있었습니다. 1970-1980년대는 여성의 능력을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던 시절이었고 여성에게 입학이 허용되지 않았던 육사 등 3군 사관학교를 비롯한 많은 학교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주요 이슈였어요. 1990년 중반 이후 여성의 권익신장이 놀랄 만큼 높아졌습니다.

이기복 : 저는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여성을 향한 태도를 볼 때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 당시에 여자는 인구 숫자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여자를 종교적인 잣대로 정죄했었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일부러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주셨고, 혈루증 여인을 치유하신 후 자유케 하셨고, 여성을 부활의 증인으로까지 삼아주셨지요. 어느 종교 창시자가 여성을 그렇게 존중하였을까요. 실로 파격적이었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억압과 편견에 눌렸던 여성의 인권을 진정 회복시켜주신 그야말로 메시야이며 구원자이셨기 때문이지요.

이봉화 : 네, 그렇지요. 우리나라 조선 땅에도 복음이 들어와서 여성들이 살아났을 뿐 아니라 결국 나라를 살리는 일까지 감당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기복 : 네, 예수님을 만난 여성들은 인생의 목적과 의미와 정체성을 찾게 됩니다. 한 예화로 조선시대 1843년에 태어난 전삼덕이라는 여인이 있었어요. 남편이 젊은 첩을 얻는 것을 보고 정신적 소외감에 사로잡혔던 그녀는 ‘예수교’ 소문을 따라 평양까지 가서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의 집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기독교 진리를 배우게 되었는데 후에 “내가 예수 믿기 전에는 자유하지 못했더니 이제 예수를 알고 난 후 이처럼 기쁘고 행복한데, 아직도 그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이 땅의 여성들에게 자유와 해방의 복음을 전하여 그들도 나와 같은 기쁨을 누리게 하는 것이 또한 좋은 일 아닌가?”라고 감동스럽게 고백하였지요(참조:한국교회 처음 여성들, 이덕주). 후에 전삼덕 여인이 학동교회와 숭덕학교를 설립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그 외에도 조선 말기부터 많은 여성들이 예수 믿고 학교 설립과 구제 활동과 애국 활동까지 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봉화 : 이러한 결과로 여성의 위치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개선되었는데요. 요즈음에는 역으로 여성의 권리가 극단적으로 치닫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기복 : 로마서 3장 12절을 보면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항상 “다 치우쳐 함께 무익하게 되고”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죄성은 언제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면서 지금은 또 반대의 극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성의 인권과 권리에서 그치지 않고 남성과 여성을 대립각으로 여기고 갈등을 조장하는 급진 페미니즘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변종된 마르크스 이론으로서 남성을 지배 그룹으로 여성을 피지배 그룹으로 편 가르고 있는 것이지요. 차관님이 정무2장관실에서 여성정책을 담당했을 때도 이렇게 남성을 혐오하는 정도로까지 남녀대립이 있었나요?

이봉화 : 1995년 제4차 유엔 세계여성대회에서는 여성빈곤, 고용차별 등 여성차별개선과 여성 지위향상을 위한 행동강령이 채택되었고 여성정책의 방향을 예고하는 화두가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이었어요. 이 때 ‘젠더’는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에 방점이 있었는데 진보적 사회단체의 활동이 확산하면서 급진 페미니스트와 젠더이데올로기가 여성활동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되었고 지금 여성가족부의 영문은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이기복 : 그렇군요. 여성가족부 영문 명칭에서의 ‘Gender Equality’ 즉 성평등이란 여러 가지 혼돈된 개념을 포함하고 있지만, 실상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봉화 : ‘젠더’라는 단어는 번역이 어렵습니다. ‘여성차별철폐’가 ‘양성평등’으로 용어가 바뀌어오면서 좌파의 이미지와 언어전술전략이 ‘젠더’와 ‘성평등’으로 포장하게 됩니다. 지금은 ‘젠더’가 모든 성을 다 포함한 ‘성평등’으로 LGBT(동성애자/양성애자/트랜스젠더)뿐 아니라, 모든 성과 성행위까지 차별하면 안 되는 괴이한 이론이 되었습니다. 성평등에는 낙태의 권리까지도 포함됩니다. 과격해진 여성운동은 남성을 적대시하고 모든 것을 여성에 대한 차별로 보아 남성들이 역차별을 받는 지경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기복 : 네, 결국은 남성과 여성을 창조하신 창조주를 부인하고 창조 질서를 어김으로 가정을 무너뜨리고 다음 세대까지 말살하려는 사단의 집요하고 무서운 계략이 있는 것이지요. 교회 안에서조차 젊은 여성청년들이 이런 급진 페미니즘과 문화 이데올로기에 무비판적으로 젖어들면서 결혼과 가정과 출산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경향이 문제입니다.

저출산 문제는 민족 자체가 망하게 되는 심각한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출산율 0.98으로 세계 최악의 저출산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슬람은 자녀를 10명 이상 낳습니다. 이미 인구학적으로 세계는 이슬람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분명히 하나님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복을 주셨습니다.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은 짐이나 부담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여성에게 허락하신 기쁨이며 특권이며 축복입니다. 요즘 여성들은 직장생활은 자신의 커리어가 된다고 생각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은 경력 단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녀를 낳아 잘 양육하는 것 역시 최고의 전문직이며 가장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사명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이 악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를 올바른 가치관으로 키워낸다면 10년 후 우리나라는 희망이 있을 것입니다.

이봉화 전 차관 (사진 이청원).


이봉화 : 최근 n번방 사건이 우리사회를 놀라게 했습니다. 현재 초중등 성교육 관련 교과서에는 포르노잡지에 나올 법한 사진들이 실려 있고 그 내용도 성애교육이라 할 만한 수준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성 가치관이 형성되기도 전에 잘못된 성 관련 영상에 무방비 노출되는 게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때에 가정교육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수님께서 어머니들에게 자녀교육 강의를 많이 하시는데 교수님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기복 : 신약 디모데후서 3장에서는 말세의 때에 사람들이 돈을 사랑하고 자기를 사랑하고 부모를 거역하고 쾌락을 사랑한다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방영되었던 드라마 ‘SKY캐슬’을 보면 자녀를 잘못 사랑하고 있는 무서운 어머니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좋은 대학 가고, 돈을 잘 버는 것이 성공이 아닙니다. 어머니들이 잘못된 교육으로 자식을 멸망의 길로 가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이기적이고 부모를 공경하지도 않고 물질만능주의로 살게 됩니다. 진정한 자녀 사랑은 자녀에게 올바른 가치관 즉 성경적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세상에 나가기 전에, 학교에서 잘못된 성교육을 배우기 전에 가정에서 미리 바른 교육으로 무장시켜 내어보내야 합니다.

사실 가정의 중심은 자녀가 아니라 부부입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자녀는 마음에 안정감이 있고 행복합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희생적인 태도로 사랑하고 보호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아내는 남편을 세워주고 존경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러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쾌락에 빠지지 않습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자녀와 인격적인 대화를 통해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것이 시급한 때입니다. 어머니들은 건강한 자녀사랑을 반드시 배워야 합니다. 또한 자녀들에게 성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자기 몸의 소중함 또한 상대방의 소중함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기복 교수는 성경의 ‘돕는 배필’이라는 말 에쩨르(ezer)가 어떤 보조적 의미의 도움보다는 ‘강력한 도움’으로 사용된 사실을 주목한다. (사진 이청원)


이봉화 : 인간은 모두 존엄합니다. 여성도 존중받아야 하고, 남성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여성과 남성이 조화롭게 사회와 가정에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각각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에서의 여성 역할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 좌파 여성단체들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인 ‘가족’은 타파해야 할 대상이라고 강변하며 우리가 성차별적이라 합니다. 특히 성경에서는 여성을 ‘돕는 배필’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여성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해석과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기복 : 그렇습니다. 성경에는 여자를 ‘돕는 배필’로 만드셨다고 나와 있는데, ‘돕는 배필’이 히브리어로 ‘에쩨르(ezer)’입니다. ‘에쩨르’의 단어는 성경에 20번 정도 나오는데, 놀랍게도 하나님 자신이 인간에게 나타나실 때, 즉 ‘강력한 도움’으로 등장하실 때 이 단어가 쓰였습니다. 예를 들면 “하나님 같은 자 없도다 그가 너를 도우시려고 하늘을 타시고 궁창에서 위엄을 나타내시는도다(신 33:26)”,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 121:1-2)” 등의 구절에서 ‘도움’이 바로 ‘에쩨르’이지요. 즉 더 능력 있는 사람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겁니다. 하나님은 여성을 제일 마지막에 창조하시고, 여성에게 모성도 주시고 영성도 주시고 지혜도 주시고 능력도 주셔서 남성을 돕도록 ‘돕는 배필’의 큰 사명을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여성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정치인, 거룩한 목회자의 뒤에는 기도하는 어머니와 아내가 있습니다.

이봉화 : 이 시대는 치열한 세계관·가치관 전쟁인 것 같습니다. 교회와 학교, 가정에서 미리 교육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를 바르게 길러낼 수 없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하나님 안에서 갈등이 아닌 조화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야하고, 특히 다음 세대를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의 흐름을 건전하게 이끌어 가는 교회가 필요하고, 언론이 필요하고, <월드뷰>와 같은 문화운동도 필요합니다. 또한 지금까지 여성인권단체들은 너무 극으로 갔기 때문에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넘어 남성을 역차별하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바른인권여성연합’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기복 : 남녀가 화합하고 서로 보완하고 피차 복종하고 피차 존중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급진적 페미니즘이 가정까지 들어와서 가정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투 운동도 너무 극으로 치달아서 남성들이 피해를 당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사회에 진출하면 동일하게 부딪치는 장벽과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비단 여성의 문제만이 아니지요. 이제 여성이 사회에서 부딪치는 일도 개인의 능력과 적응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일입니다. 모두 차별의 문제로 몰고 가서는 안 됩니다. 사실 몇 교단을 빼고는 한국교회에서 여성도 목사 안수를 허락하게 되었는데 이럴 때일수록 여성들이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더 많은 지위와 기회를 주려면 겨우 얻은 여성의 위치에서 겸손과 지혜와 화합으로 본을 보여야 하겠지요. 그러한 겸손한 능력을 가지면 점차적으로 더욱 인정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여성이 대통령도 될 수 있는 시대 아닙니까? 자신의 실력과 인품을 연마하도록 다음 세대 여성들을 독려하고 싶습니다.

이봉화 : 물론 정부가 해야 할 역할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합니다. 따라서 여성이 자녀를 낳아서 잘 키울 수 있도록 국가가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건강한 남녀화합의 정책을 지향해야 하고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국가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현 여성관련 정책들이 특정 이데올로기가 반영된 정책 즉 급진 페미니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점입니다.

이기복 : 저는 미혼모의 아이들을 양육하며 돕는 ‘생명을 주는 나무’라는 기관에서 이사장직을 맡아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미혼모들이 깨어진 가정에서 자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단순히 이성교제 중에 실수로 임신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했고 폭력적이고 성적으로 문란한 아빠 밑에서 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과 자신의 몸이 소중한 것을 배우지 못한 것이지요. 결국 국가와 사회에서 정책도 잘 세워야 하지만, 결국은 성과 관련된 사회문제들은 가정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정을 세우는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기관이 바로 교회입니다. 우선 각 교회마다 자녀를 많이 낳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해야 합니다. 오륜교회를 비롯하여 여러 교회에서는 셋째를 낳으면 포상금을 지원하면서 온 교회가 격려해 준다고 들었습니다. 모든 교회가 그렇게 한다면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특히 언론에서 생명의 소중함, 다자녀 가정의 축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은 반복해서 듣는 것에 영향을 받습니다. 교회는 5월만 가정의 달이 아니라 가정의 소중함, 부모의 역할, 모두의 존엄성을 계속해서 들려줘야 합니다. 교회가 낙태는 태아 살인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설교하고 교육해야 합니다. 교회는 여성을 살려야 합니다. 여성이 살아나면 남편이 살아나고 자녀가 살아나고 가정이 살아나고 다음 세대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가정은 사회의 기초 단위입니다. 가정이 건강하면 음란 문화를 비롯한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됩니다.

이봉화 : 우리 사회가 남성과 여성이 갈등하지 않고 화합하고, 서로 돕는 사회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여성도 존중받고, 남성도 존중받아야 하죠. 결국 ‘인간의 존엄’이라는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성도 존중받고, 여성도 존중받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입니다. 소외된 인권을 소중히 지켜가야 하고 아울러 소수의 인권을 볼모로 삼아 보편적인 다수의 인권을 침해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기복 : 하나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귀하게 창조하셨듯이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힘써야 합니다. 여성이 어떻게 가정을 바로잡고, 사회를 바로잡을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한다면 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정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운동, 정책, 교육이 일어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른인권여성연합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이봉화 : 그렇습니다. 변화의 중심은 가정입니다. 가정은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가치체계의 토대입니다. 앞으로 저희 바른인권여성연합의 활동이 2030세대의 여성을 리셋하는 운동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