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선교적 활용을 향한 첫걸음, 바이블챗봇

인공지능의 선교적 활용을 향한 첫걸음, 바이블챗봇

2020-03-14 0 By worldview

월드뷰 03 MARCH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BIBLE & WORLD VIEW 3


글/ 김두현(건국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지난 두 달 동안의 연재에서는, 블록체인이 가져다줄 교회와 사회의 변화에 관하여,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한국 교회의 능동적인 변화를 간접적으로 요구하였다.

이번 달에는, 실제로 신앙생활을 하면서 사용하면 유익한 IT 기술을, 그것도 최첨단의 기술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름하여 소위 인공지능이라는 것인데, 이 인공지능이라는 것에 대한 필자의 기억은 꽤 너저분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본인이 HP에 근무하던 1980~2000년대 초반까지 HP, IBM 등 컴퓨터 메이커들은 인공지능이라고 불리던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너무나 조악해서 ‘이것을 어떻게 판매를 하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여러 해가 지난 현재의 인공지능은 우리가 상상했던 사고를 뛰어넘었다. 그리고 이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앙생활에 관련된 서비스들이 세상에 나오고 있다. 이번 달에 소개할 바이블 챗봇은 인공지능을 신앙생활에 이용하는 서비스의 중심으로 발전할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비록 현재는 바이블 챗봇으로 단순히 성경 내용을 찾아주는, 간단하고 사소한 기능으로 시작이 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교회에서 생성이 되는 목회자들의 설교, 저서, 교회의 공연 및 발표 자료, 단기선교 동영상, 교회학교 활동 등 이러한 것들이 총 망라된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인 기독교 플랫폼으로 발전을 시킬 수 있다면, 한국 교회 및 전 세계 교회 그리고 믿지 않는 전 세계 주민들에게도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가, 선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그림은 미래를 향한 큰 그림 즉 비전에 해당이 된다.

이번 달 연재는 지난달의 연재보다 좀 더 기술적이어서, 초반에 인공지능을 서술한 내용이 좀 어려울 수 있지만, 후반에 제시한 바이블 챗봇의 사용법을 배워, 실생활에 적용한다면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강두영, [IT 기술과 복음] 코디네이터 WTIT
/ 국제정보기술민간협력기구 상임이사


컴퓨터에 심어진 지능, 인공지능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2020년 2월 현시점에, 각종 매체를 뜨겁게 달구는 뉴스는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원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최초 보고는 올 1월 9일에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언론인 블로터에 따르면, ‘블루닷‘이란 인공지능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이동 경로와 전 세계 항공사의 발권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보다 앞선 작년 12월 31일에 이미 집단감염이 우려된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알파고 쇼크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지, 수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이렇듯 인공지능은 기술의 진보를 거듭하고 있으며, 우리 생활 곳곳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었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용어는 1956년에 미국 다트머스에서 열린 학회에서 존 매카시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지만, 인공지능 개념 자체는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다. 예를 들면, 앨런 튜링이 ‘생각하는 기계’의 구현 가능성과 튜링 테스트를 제안한 것은 1950년의 일이며, 최초의 신경망 모델은 1943년에 제안되었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인공지능에는 서로 다르면서도, 일부 상호 보완적인 두 출발점 혹은 접근법이 존재해 왔다. 즉 심볼리즘(Symbolism)과 커넥셔니즘(connectionism)이다.

심볼리즘이란, 튜링머신을 시효로 하는 계산주의(computationalism)와 맥이 닿아 있는 접근법으로, 인공지능을 실현하는 최소의 단위를 심볼, 쉽게 말해 단어로 보는 접근법이다. 이는 플라톤 시절부터 내려오는 논리학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이 논리식으로 표현된 아주 단순한 두 가지 규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x라는 사람이 콧물이 나고 열이 나면 감기이다’라는 규칙과 ‘x라는 사람이 감기에 걸렸고, 유아가 아니면 아스피린을 추천한다.’라는 규칙이다. 만약 현재 김OO이 콧물이 나고 열이 난다면, 위의 규칙의 x에 김OO를 대입하면 두 개의 규칙이 차례대로 적용되어, 결국 김OO에게 아스피린을 추천한다.


콧물(x) AND 열(x) → 감기(x)
감기(x) AND (NOT 유아(x)) → 아스피린


반면 커넥셔니즘은 인공지능 실현의 최소단위를 인간 두뇌 구성의 최소단위인 뉴런(neuron)으로 보고, 인간의 두뇌 자체를 적극적으로 모방해보자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즉, 인간의 지능이 뉴런과 뉴런 간의 연결(connection)인 시냅스(synapse) 속에 담겨 있다는, 신경생물학적 발견에서 출발하는 시도이다. 뉴런 하나는 기본적으로 다른 여러 뉴런과 시냅스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다른 각 뉴런으로부터 시냅스를 통해 전달되어 오는 신경 신호를 입력으로 받아들이고, 이 신호들을 모아 다시 다른 뉴런으로 전달하기 위해 출력하는 기능을 반복한다. 참고로 인간의 경우 뉴런 한 개에 10개 안팎의 시냅스가 있고, 뉴런의 개수는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약 10억~12억 개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우리 두뇌 어디를 들여다봐도 단어 하나하나가 뇌 속에 그대로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며, 단어나 지식 모두 뉴런들의 연결망인 뉴럴 네트워크 속에 흩어져 내재해 있을 것이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커넥셔니즘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커넥셔니즘은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로젠펠트가 1950년대에 제안한 뉴럴 네트워크의 일종인 퍼셉트론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뉴럴 네트워크는 퍼셉트론 이후 여러 번의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발전을 계속해오다가, 최근 알파고에도 사용되어 주목받는 딥러닝 방식의 성공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챗봇과 바이블챗봇


챗봇이란 글이나 음성을 통해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보통의 경우 챗봇은 인터넷상에서 서버처럼 대기 중에 있다가, 언제든지 톡을 받아 대화를 나누어 준다. 카카오톡의 경우 카톡 친구의 개념으로 챗봇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 채널(구 플러스친구)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에 의하여 제공되는 바이블 챗봇은 성경을 대상으로 대화를 나누어주는 챗봇이다. 바이블 챗봇의 시작은 2017년 추석 연휴 어느 날 필자가 이런 플러스 친구를 통해 성경검색 기능을 제공하면 카카오톡을 통해 쉽고 빠르게 성경을 검색할 수 있겠고, 더구나 카카오톡은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앱이므로, 누구나 성경을 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면서부터이다.

한편, 챗봇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자연어처리 기술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지식을 바탕으로 깊은 추론을 통해 정확한 답변을 되돌려 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위에서 설명한 논리적 규칙이나 뉴럴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인공지능 핵심기술이 필연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바로 이 점이 성경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며, 이의 첫걸음인 바이블 챗봇은 현대인들의 기본적인 소통 공간인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선교적 기회들을 창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블챗봇 사용하기


바이블챗봇은 카카오톡의 친구검색 기능에서 “바이블챗봇”을 검색하여 클릭한 후, 채널 가입 및 채팅하기를 통해 시작할 수 있다. 독자들도 바로 지금 독자들의 휴대전화를 열어서 카카오톡으로 들어가서, 바이블챗봇을 친구로 맺고 즉시 사용하기를 권한다. 그리고 주위의 교인들이나 믿는 동료들에게 이 바이블챗봇을 사용하도록 권하기를 바란다.


1. 휴대전화를 열어 카카오톡에서 바이블챗봇 친구 맺기

2. 이후 <그림 1>과 같이 보통 카카오톡을 사용하듯이, 입력창에 검색하고자 하는 성경 구절이나 단어 또는 말씀 일부를 입력하면, 해당 말씀이 답변으로 돌아온다. 예를 들어 특수문자 없이 “요 3 16”을 입력해도 요한복음 3장 16절을 검색할 수 있다. 그럴 뿐 아니라, 요나서 3:1-5의 복수의 절을 찾으려 할 때 “욘 3 1 5”을 입력해도 검색할 수 있다.

3. 아울러 <그림 2>와 같이 단어를 입력하여 해당 단어가 들어 있는 구절들을 모두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을 입력하면 성경 전체에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구절이 3,597개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이렇게 너무 많은 구절이 검색된다면 “하나님 / 유”와 같이 유다서로만 범위를 한정 지을 수 있다. 유다서에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4구절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단어 하나만으로 검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믿음 소망 사랑”을 입력하면 이 세 단어가 모두 들어 있는 고린도전서 13장 13절부터 시작하여 단어들이 많이 들어 있는 구절부터 순서대로 검색되어 나온다.

4. <그림 3>과 같이 자주 발생하는 오타는 별도의 처리를 통해서 자동으로 수정하여 검색해 준다. 예를 들어 “예레미아”는 오타인 것이 분명하므로 자동으로 “예레미야”로 수정해 준다.

5. 현재 제공되는 바이블챗봇은 버전 2.0이다. 아직 딥러닝 같은 심도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고 있지는 못하고 있으며 이보다는 성경검색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있고 내부적으로 몇 가지 단순한 규칙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설계되고 있는 차기 버전을 위해서는 유사어 검색, 말씀 추천, 상담형 질의 기능 등의 추가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입력된 단어와 유사성이 깊은 단어까지 자동으로 포함하여 검색해 줌으로써 검색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능이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자신의 심경을 100자 내외의 문장으로 입력하면, 그 내용과 가장 관계가 깊은 말씀을 추천해 주는 기능도 연구 중이다. 물론 “예수님은 누구신가요?”, “구원을 얻고 싶어요.” 등 기초적인 패턴의 상담형 질문에 대한 대답도 이루어질 것이다.


선교용 바이블챗봇에 대한 기대


한편 근본적으로 인공지능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지능이라는 본질을 생각해 볼 때, 바이블챗봇의 지능이 제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가까운 장래에 영적 상담까지 가능한 차원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본다면 인공지능은 공허한 목표를 좇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반문도 해볼 수 있다. 그러한 공허한 목표를 좇기 보다는 난이도가 높은 영적인 차원의 질문이 들어오면, 훈련받은 온라인상담사(e코치)1)에게 인계하여 전문적인 온라인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나아가 교회 목회자나 선교사와의 오프라인 미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은 비전이 최근에 열린 ITMC2019에서 공유되었고, 현재 차기 바이블챗봇인 버전 3.0의 이와 관련한 세심한 연구와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전도용 말씀 추천, 상담식 질의응답, e코치 체계와의 연동, 목회용 기능 개발 등이 이러한 관점의 전환을 반영한 기능이 될 것이다.

앞으로, 머지않은 시일 내에 선교용 바이블챗봇도 개발되어, 교회와 기관 및 선교단체 등에서 널리 쓰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주님께서 옛적에 저 큰 성읍 니느웨를 향하여 요나에게 명한 말씀을 오늘도 여전히 저 큰 인터넷 성읍을 향해 우리에게 명하고 계심을 믿는다. “여호와의 말씀이 두 번째로 요나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 내가 네게 명한 바를 그들에게 선포하라 하신지라(요나 3:1-2).”

<doohyun@konkuk.ac.kr>


1) *온라인상담사(e코치): 이 부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다음 달의 연재에서 다룰 예정이다. 이 부분은 ‘Search For Jesus’라는 온라인 전도 및 양육에 관련된 것이다. 온라인 전도 및 양육에 관련된 콘셉트, 시스템의 구성, 이를 지원하기 위한 인적 구성 등의 여러 부문에서 자세하게 다루어질 예정이다.


글 | 김두현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 인공지능연구실에서 수학하며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인공지능연구실의 초창기 멤버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여 현재는 건국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FMnC의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바이블챗봇의 최초 개발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