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세상을 따뜻하고 투명하게 만들기
2020-01-21
월드뷰 01 JANUARY 2020●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BIBLE & WORLD VIEW 4 |
글/ 김민수(‘체리 희망 나눔 프로젝트’ 사업개발 부장)
‘IT 기술과 복음’의 코너를 열며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IT 기술은 차갑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IT 기술에 접근하기를 꺼린다. 그래서, 2019년 11월 ITMC 2019에서 발표되었던 최첨단 IT 기술 중에서 아주 따뜻해서 교회와 사회를 뜨겁게 달굴 IT 기술을 이번 호에 소개한다. 인터넷이 인류의 생활과 문화를 바꾸었듯이 블록체인은 또 한 번 인류의 생활과 문화를 바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0년을 시작하는 세모에 따뜻한 IT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기부플랫폼 체리’를 소개한다. 블록체인은 필자가 2019년 12월호에서 밝혔듯이 교회와 사회에 커다란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공할 기술이다.
강두영, IT 기술과 복음 코너 코디네이터
WTIT 국제정보기술민간협력기구 상임이사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기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가 되었다. 사회는 점점 양극화되어가고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빈부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른 쪽에서는 부자들의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부의 재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양쪽 다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이런 탑-다운(Top-Down)방식 만으로는 심각해져 가는 빈부 격차를 해소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반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가는, 이른바 바텀-업(Bottom-Up) 방식의 기부, 풀뿌리 기부라고도 하고 마이크로 기부(Micro Donation)라고도 하는 개개인의 작은 참여로 큰 성과를 일궈내는 기부운동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저조한 기부문화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기부 참여율은 매우 저조하다. 기부 금액은 아주 조금씩 증가했지만, GDP 대비 비율로 보면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며, 이마저도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 비율은 미국의 2.1%(Giving USA 2018 참조)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신뢰성
우리나라의 기부 참여가 저조한 가장 큰 원인은 신뢰성이라 할 수 있다. 몇 년간, 일부 기부단체에서 기부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여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켰고, 또 속칭 ‘어금니 아빠’라고 불리는 인터넷을 통해 기부금을 받은 한 남성이 기부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여, 국민 전반적으로 기부에 대한 회의감이 높아졌다. 이런 이슈들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 사이에서 기부금을 받고 사용하는 기부단체에 대해 신뢰도가 매우 낮아진 것이 현실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부에 접목하다
㈜이포넷(대표이사 이수정)은 이런 저조한 기부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던 중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했다. “블록체인 투기 광풍”으로 인해 국내에 블록체인에 대한 일부 인식이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나, 사실 블록체인 기술에는 앞서 말한 기부 산업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요소가 상당히 많이 있다.
블록체인은 간단하게 표현해서 ‘특정 데이터의 생성과 이동에 대한 기록이 이런 흐름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기록으로 남겨져 위조, 변경할 수 없는 구조’를 말한다. 즉 이런 블록체인을 기부 산업에 접목할 경우 기부자가 기부한 금액의 모집, 전달, 활용에 있어서 투명하게 관리되고 누구든지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블록체인을 기부에 도입함으로써 기부 산업 영역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투명성에 대한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 중에는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이 있다. 이것은 최초 스마트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특정 조건을 입력하여 완성하면, 해당 조건이 달성되는 순간 블록체인 지갑은 닫히게 되고 해당 조건에 입력된 내용대로 자동으로 수행되는 것이다. 이 기술을 기부에 접목할 경우, ‘특정 수혜자에게 특정 형태의 기부금을 모집하는 캠페인’을 스마트계약으로 구성하여 진행할 수 있게 되고, 이 경우 모집된 기부금은 중간의 어떤 관리나 통제를 받지 않고 자동으로 전달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계약을 기부에 접목할 경우 온전히 신뢰할 수 있는 엄격한 기부금 집행이 가능하다.
최초의 블록체인 기부플랫폼 “체리 희망 나눔”
25년 된 전문 IT 개발회사 ㈜ 이포넷은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기부플랫폼 “체리 희망 나눔”을 출시하였다. 최초 ‘돈의 흐름을 바꾸는 기술로 세상을 따뜻하게 하겠다.’라는 이수정 CEO의 비전으로 시작한 “체리 희망 나눔”은 2019년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 공동 주관 “2019 블록체인 민간주도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국내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기부플랫폼으로 출시되었다.
“체리 희망 나눔”은 철저하게 이용자 편의성을 가장 큰 가치로 두고 개발되었다. 이용자의 평소 관심사와 취향을 반영하여 기부 캠페인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제공하여 이용자가 기부에 참여하는 데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여 이용자가 기부를 위한 결제를 할 때, 최대한 걸림돌 없이 진행되게 하여 이용자의 이탈을 최소화하였다.
또한 “체리 희망 나눔”은 활동을 열심히 한 참여자에게 별도의 영향력 점수를 부여하는데, 이를 ‘임팩트(Impact)’라 한다. 임팩트는 기부에 많이 참여하거나, 새로 시작되는 캠페인의 평점을 예측할 때마다 제공이 된다. 이런 임팩트 점수를 통해 캠페인이 좋고 나쁨이 이용자들에 의해 결정되어 탈중앙화된 거버넌스의 형태를 구성하였다. 또한 “체리 희망 나눔”에는 불량 캠페인으로 의심되는 사례 발견 시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캠페인의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했으며 이런 투표를 하는 데도 임팩트 점수가 사용되도록 했다.
각종 제약을 넘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부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있어 여러 말 못 할 어려움도 많이 있었다. 우선 기부와 관련한 과거의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인해 금융회사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다 보니 기존의 규정들을 온전히 적용하기 어려운 것들도 적지 않았다. 아직은 초창기인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구현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한계도 있었다. 이런 여러 가지 난관을 이포넷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과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씩 돌파해 나가며, 마치 여호수아가 전투하는 중에 모세와 아론과 훌이 기도하는 장면이 연상되기도 하였다.
국내 최초 출시되는 블록체인 기반 기부플랫폼 “체리 희망 나눔”은 일반적인 기부단체만을 위한 서비스는 아니다. 오히려 교회 안에서 그 쓰임새가 더 많아질 수 있다. 특히 헌금 위원들이 매주 헌금계수를 하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데 이 부분을 개선할 수 있으며, 선교 헌금/절기 헌금 등 각종 헌금 종류별로 정산하고 배분하는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파송 선교사에게 후원할 때도 기존의 지인을 대상으로 선교 편지를 보내는 방식 대신 “체리 희망 나눔”에 소식을 업로드하고 많은 사람에게 현지 상황을 알리고 동역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체리 희망 나눔”을 통해 새로운 기부문화가 정착되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크게 쓰임 받기를 기도한다.
<minsu.kim@e4net.net>
글 | 김민수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체리 희망 나눔 프로젝트’ 사업개발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인플루언스 마케팅 플랫폼 ‘오드엠’ 마케팅부장으로 일했으며, 저서로는 <제2의 월급>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