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여, 대륙을 품어라!

한국 교회여, 대륙을 품어라!

2019-12-16 0 By worldview

월드뷰 12 DECEMBER 2019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BIBLE & WORLD VIEW 4

심동섭(목사, 로고스 파트너 변호사)


1. 조지 오웰의 1984년 


최근 한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간 중국인 제자로부터 들은 실화이다. 이 제자는 원래 대학교 시절에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였으나 한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기독교 신앙을 소개받아 입문하게 되었고, 중국으로 돌아가서는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지하 교회를 다니고 있었다. 그가 다니던 지하 교회는 중국의 대도시에 있었고, 수천 명의 교인이 출석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진핑이 정권을 잡으면서 교회에 대한 박해가 심해졌고, 결국 그 교회는 강제로 철거당하고 말았다. 교회 주요 지도자들은 체포를 당했고, 공안(경찰)의 조사를 받던 제자는 지도자급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져 곧 풀려났다.

그런 일이 있은 후에 그는 다른 지방으로 출장을 갈 일이 있어 기차를 타다가 공안으로부터 검문을 받았다. 그런데 공안은 그 제자의 신분증을 컴퓨터에 스캔하고 난 후에 돌려주면서 훈계조로 앞으로 착한 시민으로 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제자는 그 말을 듣고 등골이 오싹했다. 중국 공안은 그가 단순히 교회에 출석하는 것까지 기록하여 그의 사상을 추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24시간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저야 그렇다고 하지만, 앞으로 저의 어린 자식들이 하나님이 아니라 시진핑을 찬양하면서 자랄 것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합니다. 이런 사회에서 아이를 키울 수는 없습니다.”라고 고백했다.

또 다른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진위를 알 수는 없으나 있을 수 있는 그럴듯한 이야기라서 소개한다. 중국에서 어떤 사람이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서방으로 탈출하였다. 그는 서방에서 수년간 살면서 성형수술로 얼굴을 모두 고쳐,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는 이제 자신의 신분을 숨길 수 있다고 확신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 공중화장실에서 공안에게 검거가 되었다.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중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안면인식 기술은 그를 알아보았고, 또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CCTV로 그의 행적을 추적하여 검거된 것이다. 상당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이다. 중국은 안면인식 기술이 세계 최고로 발달하였고, 그것과 결합한 사회 통제시스템으로 중국 전체가 거대한 감옥으로 변하였다. AI 기술로 무장한 중국은 이제 조지 오웰이 1984년이라는 소설에서 예견한 완전한 통제사회에 진입하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2. 중국의 기술이 북한에 도입된다면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이러한 기술이 북한으로 도입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북한은 이미 사회 통제시스템이 거의 완벽하게 이루어진 사회이다. 여기에다가 중국으로부터 안면인식 기술과 AI 등을 도입하여 사회를 통제한다면, 그야말로 물샐 틈이 없는 통제사회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런 상태라면 머잖아 그렇게 될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영구화될 것이고 평화적인 통일은 꿈꿀 수가 없게 된다.

우리는 이미 이것을 체험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부는 계속하여 북한에게 러브콜을 보낸 바가 있다. 판문점에서 남북한 정상이 나란히 손을 잡고 휴전선을 넘었고, 남북한군사협정을 체결하여 서로 긴장을 완화하기로 약속한 바가 있다. 우리 온 국민들은 TV 화면으로 그런 모습을 보면서 혹시 우리 시대에 평화통일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거의 상종가를 이루었다. 그러나 북한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도를 돌변하였다. 이제 북한과의 평화통일 논의도 무의미하다는 것이 판가름 나고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아무리 평화를 제안해도, 심지어 비굴할 정도의 저자세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음에도 이를 거들떠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삶은 소대가리 등의 막말로 우리 대통령을 비웃고 있고,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면서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진정 북한은 평화통일을 위한 대화보다는 군사적 적대관계를 유지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것을 보면 그들은 북한과 친하게 지내고자 온갖 정성을 기울이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내심 박근혜 정부와 같이 대북 강경파가 남한에서 정권을 잡기를 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들에게는 남한 정부가 적당히 긴장을 고조해 주어야 정권 유지에 도움이 되는데,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추근거리는 것이 정권에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러한 나의 추리는 독재정권의 생리를 생각할 때에 무리가 아닐 것이다. 독재정권의 제일 목표는 정권의 안정이다. 그들은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권의 안정이 제일의 목표이다. 정권을 위태롭게 하는 정책은 어떤 것도 용납할 수 없다. 이것이 독재정권의 본래적 모습이다, 소련, 중국, 캄보디아 등등의 독재정권에서 그런 모습을 보아왔다. 어느 독재정권도 정권의 안위를 놓고서 거래를 하지 않는다. 이것이 독재정권과 민주적인 정부의 차이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남북한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물론 통일이 되어도 김정은이 종신토록, 그리고 그의 자식들이 자자손손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통일이 되어 권력을 잃을 가능성이 1%만 있더라도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그것이 독재정권의 생리이다.

그런데 그런 독재정권과 대화를 하여 긴장을 완화하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믿는 요즘 정부 사람들을 보면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정치를 하기 전에 인간이 무엇인지 탐구해야 한다. 인간의 본질적 성향을 모른다면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다. 독재정권은 절대로 권력을 양보하지 않는다!

이제 북한이 중국의 최첨단 AI나 안면인식 기술과 같은 것으로 무장하여 사회를 완벽하게 통제한다면 평화적인 통일은 영원히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그것이 우리의 눈앞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사회 통제 강화를 보면서 우리의 안위를 우려하는 것이다.


3. 최근 홍콩 사태를 보면서


최근 우리는 중국 정부가 홍콩 시민들이 자유와 인권을 열망하면서 시위를 벌이자, 이를 무력으로 짓밟고 있는 모습을 매체들을 통해 보고 있다. 홍콩 경찰은 비무장의 시민을 향하여 총을 쏘아 사람들이 죽고, 젊은 대학생들이 대학교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페인트나 옷을 연결하여 ‘SOS’라는 큰 글자를 만든 것을 볼 때 그들을 도와줄 수 없는 나로서는 가슴이 아프다. 이제 거대한 중국의 힘 앞에서 서방의 세계도 어쩌지 못한다. 중국의 비위를 건들었다가는 자국에 어떠한 피해가 생길지 모를 계산만 하고 있다. 겨우 미국이 중국 정부의 폭압을 비난할 정도이다. 그것도 조심스럽게!

그러나 어찌 되었든, 중국 정부도 홍콩의 민주 시위를 진압하면서 심각한 데미지를 입을 것이다. 이제 중국 정부의 야만성이 민낯으로 드러났다. 누가 중국을 문화국가라고 말하겠는가? 누가 중국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홍콩의 사태를 진압할 수는 있겠지만, 국제 사회에서 도덕성과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제 사람들은 독재국가라면 몰라도 민주국가에 사는 사람이라면 중국 정부를 반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는 이런 심각한 손해를 감수하면서 홍콩의 시위를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홍콩의 시위가 중국 정부의 존립 자체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은 거의 완벽할 정도로 사회통제시스템을 구축하였는데, 자유 민주주의 체제에 익숙한 홍콩의 물결이 중국 대륙으로 유입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앞문은 닫고 뒷문을 열어주는 결과가 되어 체제에 큰 위협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국제 사회에서 자국의 이미지에 큰 손해를 입는 줄 알면서도 홍콩 사태를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에 유학 온 중국 학생들이 홍콩을 지지하는 대자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그들 대부분이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얼마든지 중국을 비난하고 홍콩 시민을 지지하는 대자보를 훼손할 수 있다.


4. 대륙을 품어라!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이것이다. 독재국가인 중국은 한사코 북한을 같은 독재국가 체제로 붙잡아놓을 것이다. 그래야 자신들의 체제가 안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북한이 남한과 통일이 되고, 자유민주 진영에 편입이 된다면 중국은 자신의 정권에 큰 위협을 받게 된다. 홍콩보다도 훨씬 크고 인구가 많은 자유 민주주의 한반도와 국경을 맞닿는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그래서 그들은 겉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찬성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북한의 핵무장을 부추기고 있고, 이것으로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 국가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비핵화 노력은 허사로 돌아갈 공산이 크고 통일은 더욱 멀어질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에게는 중국의 민주화가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중국이 민주화되어야 비도덕적인 북한 정권을 돕지 않을 것이다. 민주화된 중국의 국민들이 어떻게 비윤리적이고 국민을 억압하는 정권을 지지하는 정책에 찬성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중국이 민주화될 때에 통일이 앞당겨진다. 칸트는 영구평화론을 주장하였는데, 민주국가 상호 간에는 전쟁을 하지 않으니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나라가 민주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당대에는 웃음거리로 치부되었으나 20세기에 와서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가설로 증명되었다.

그러나 남한 사회에서는 어느 누구도 중국의 민주화를 거론하지 않는다. 우리의 정부는 물론이고, 시민 사회에서도 그런 소리를 듣기 어렵다. 그것은 우리가 어떻게 감히 중국을 민주화시킬 수 있겠느냐 하는 소국의 근성에서 나온 것이다. 나는 여기에 대하여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은 중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교회가 통일을 바란다면, 중국 대륙을 품고 기도해야 한다. 중국에 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서고, 중국 교회가 건전하게 성장하기를 기도해야 한다. 기도가 모든 영적인 일의 출발점이다!

<prots59@naver.com>


글 | 심동섭

고려대학교 법대 졸, 전 수원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소망교도소장, 중앙대법대 겸임교수, 신학박사, 현 양병교회 담임목사, 법무법인 로고스 파트너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