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직 또는 자비량 목회
2018-11-12이중직 또는 자비량 목회
월드뷰 11 NOVEMBER 2018●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발행사 |
2018년 11월호 발행사
<월드뷰>는 지금까지 일터와 가정 등 삶의 영역에서 기독교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강조하는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일환으로 여러 사회 이슈들을 다루어왔습니다.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각 크리스천들의 일터 사역을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만인제사장주의에 따라 모든 삶의 영역에서 소명을 감당하는 사례들을 정리하니 일반 신자들이 주체가 되는 것과 목사나 선교사들이 주체가 되는 것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11월호에서는 목회자나 선교사들의 이중직 또는 자비량 선교를 다루고, 다음 12월호에서는 일반 신자들이 각 분야의 일터에서 소명을 감당하는 측면을 다루려고 합니다.
초대 교회나 선교 초기 선교사들은 자비량으로 개척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늘날에도 농촌 교회의 경우는 부득이하게 자비량 목회자가 늘어나 보편화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각 교단에서는 대도시의 부유한 교회들이 농촌 교회를 많이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목회자가 일을 해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자비량 목회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충남 부여의 장월교회는 성인 25명밖에 안되는 작은 농촌교회이기 때문에 봉고차를 구입할 여력이 없어서 홍주영 목사 스스로 날품을 팔아서 돈을 모아 교회 봉고차를 마련했고, 가족의 생계에도 보태고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도시 지역에서도 생계를 위해서 자비량 목회 또는 이중직 목회가 늘어나고 있으며 카페나 학원, 독서실 등을 운영하면서 목회를 하는 목사도 많습니다. 저도 우연히 알게 된 택시 운전사 목회자를 비롯해 탁구장을 운영하는 목사, 택배 기사 목사 등 다양한 사례들이 주변에 있었습니다. 은퇴 후에 생계의 어려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도를 위해서 택시 운전을 하는 목사도 만나보았습니다. 제가 재직하고 있는 중앙대학교의 대학교회도 두 분의 교수들이 자비량 목회자로 섬기고 있습니다.
각 교단에서도 이 부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감리교에서는 2016년에 연 예산 3천5백만 원 이하 교회 목회자에 이중직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장통합 측에서는 이중직 연구위원회에 수용 안건이 상정되어 논의 중에 있습니다. 침례교 교단 등은 이에 대한 규정이 없어서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대형교회의 목사들은 너무 바빠서 건강을 해칠 정도이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 없고, 가져서도 안 되겠지만, 아주 작은 개척교회의 경우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 또한 교인들의 입장에서 헌금이 모두 목회자의 가족을 부양하는데 사용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시 미 자립 교회의 이중직 또는 자비량 목회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성경적 관점, 교회사적 경험, 현황, 국내외 사례, 의의와 전망 등을 소개합니다. 본 <월드뷰> 편집진에서는 이중직 또는 자비량 목회의 현실적 필요성을 인정하고, 성경적 관점과 교회사적 관점, 사회학적 관점 등의 의의를 설명하여 이러한 목회를 하는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힘이 되고자 합니다.
먼저 자비량 목회 사례로 더치커피를 제조하고 ‘선한 이웃’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선린교회 김덕윤 목사를 ‘이달의 표지인물’로 소개했습니다. 그는 예장통합 소속 목사로 20년 전에 신대방동에 교회를 개척한 이후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2년 이후 커피사업을 하면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목회자가 커피 사업을 하게 된 경위와 함께 자비량 목회에 대해서 그의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이어 장신대의 김철홍 교수가 자비량 목회의 성경적 관점을 설명했습니다. 신약성경에 기록된 바울 등 초대교회의 사도들이 이에 대해서 어떠한 견해를 가졌는지 성경의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고신대학교의 이상규 교수는 교회사적으로 자비량 목회가 어떻게 정착 목회로 변화되어 갔는지 설명합니다. 실천신학대학원의 조성돈 교수와 정재영 교수 등은 이중직 목회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이 연구를 기초로 조성돈 교수는 자비량 목회의 현황에 대한 소개를 해 주었고, 정재영 교수는 이에 대한 국내의 여러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국내 최초로 이 문제를 다룬 <이중직 목회>를 저술한 영남신학대학의 김승호 교수는 자비량 목회의 의의와 전망에 관해 썼습니다. 그리고 김동춘 교수가 쓴 <이중직 목회>에 대한 서평을 실었습니다. 아세아연합신학교의 소윤정 교수는 직접 경험한 이중직 선교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중직 목회가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이영진 교수가 이중직 목회의 주의할 점을 짚어주었습니다. 경제학자인 숭실대 조성봉 교수는 지역의 중요성이 점점 약해지는 사회의 변화가 목회 현장에도 불어닥친 것이라는 의미에서 이중직 목회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송인규 교수는 책갈피를 통해서 이중직 목회에 대한 세 가지 부류의 책을 소개했습니다.
월드뷰 발행인 김승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