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과 내적치유
2019-04-03정신 건강과 내적 치유
월드뷰 04 APRIL 2019●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9 |
김영민/ 길벗교회 담임목사
글을 시작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12월, 현대인에게 많이 발생하며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정신 건강 질환의 진료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 최근 5년간 정신 건강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원보다 외래에서, 병원급 이상 기관보다 의원에서 환자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연령별로는 20대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질환별로는 우울증 환자 수가 가장 많았고, 불안장애, 불면증 환자 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분석 결과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 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우리 사회의 정신 건강에 대한 이런 비관적인 모습은 교회 안의 성도들에게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전에 비해서 정신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도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목회자들이나 성도들과 대화해보면 신경성 질환, 불면증, 불안장애, 분노장애, 우울증 등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신 건강 문제의 발생 원인
정신 건강 문제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 성장 과정 중 가정에서 겪은 부정적인 경험들이 주요한 이유이다. 삶의 초기 과정인 가정에서의 경험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별히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부정적인 말이나 행동 속에서 자라온 사람들은 마음 깊은 곳에 여러 가지 상처와 아픔이 깊이 자리 잡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흔적이 정신 건강 문제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겉으로 드러난 증상을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상처와 아픔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근원적으로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을 제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한다고 치유될 수도 없겠지만 잠시 나아진듯해도 얼마 있지 않아서 재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근원적인 치유를 위해서는 그들의 마음 안에 있는 상처와 아픔의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성경적 내적 치유는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근원적으로 치유하여 건강한 삶을 살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성경적 내적 치유는 마음의 문제를 성경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성경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전인(whole person)의 치유를 목적으로 하며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능력을 통한 치유사역이다.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상처와 쓴 뿌리는 생각과 감정, 행동,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심지어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직접적으로 잘못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치유되지 않은 채 자녀들을 양육할 경우에 자녀들의 마음속에도 깊은 상처를 주게 되고, 그 상처가 대를 이어 내려오게 된다. 우리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상처와 아픔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거듭나거나, 또 은혜받고 성령 충만할 때 어느 정도 치유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본적으로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대학원의 교수였던 찰스 쉘(Charles Sell)은 이렇게 지적한다. “나는 크리스천들이 공통적으로, 거듭나면 유년기의 결함으로 인한 괴로움을 받지 않는다고 믿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지상의 아버지의 폭행이나 부재를 메울 것이다. 우리는 좋은 남편과 아버지와 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믿음과 순종뿐이다’라는 사고이다. 나는 내가 예수님을 만났던 그날 예수님은 나를 변화시키지도, 완전케 하지도 않으셨음을 곧 깨닫게 되었다.”
성령의 특별하신 치유의 역사(役事)
정신 건강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마음속 깊은 곳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기 위해서는 성령의 특별하신 치유의 역사가 있어야 한다. 내적 치유를 주관하시는 분은 우리 죄와, 그 죄의 결과인 모든 상처와 쓴 뿌리와 형벌을 완전히 제거하고 도말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용하는 내적 치유의 원동력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실제로 사역 현장에서 내적 치유를 우리에게 적용하는 분은 성령이다. 연세 의대 정신과 교수였던 이성훈 박사는 “치유는 치유를 사모하는 사람들이 모여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는 가운데 일어나는 성령의 현장적인 역사이다.… 계속해서 내적 치유 세미나와 집회에 참석하여 기도와 말씀을 통해 더욱 깊고 강한 치유를 계속해서 경험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이렇게 성경적 내적 치유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특별한 역사를 통해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새로워지기에,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치유와 회복과 삶의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필자가 목회하는 교회 성도들 중에는 ‘치유 세미나’를 통해서 자신의 정신 건강 문제의 원인이 되었던 과거의 문제를 발견하고,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치유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는 우울증, 조울증, 불면증, 불안장애, 분노장애, 강박증, 중독 등으로 오랜 시간 동안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다가 지금은 치유되어 가족과 함께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분들도 있다.
성경적 내적 치유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역사하심을 통하여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현재 고통의 원인이 되는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이것은 단순한 지식으로는 불가능하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깊은 통찰력을 주셔야 가능하다(엡 1:17-19). 하나님께서는 이런 깊은 통찰력을 하나님을 간절히 사모하면서 기다리며 순종하는 자에게 주신다.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의 원인이 되는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을 알게 하시고, 또 성령을 통해서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시고 자유하게 하신다.
내적 치유를 통한 구체적인 치유의 사례
필자가 시무하는 교회의 어느 영적 지도자는 거의 40년 동안 강박증과 불면증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주변의 가족들까지 힘들게 했다. 그는 잠을 청하기 위해서 밤마다 술을 마셨고, 승진 시험 때는 5일 동안 잠을 못 자서 병원에 입원하여 주사를 맞기도 했으며, 어느 날에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한밤중에 팬티 바람으로 온 동네를 뛰어다니기도 했다. 그런데 성경적 내적 치유 세미나에 참석하여 강의를 듣는 중에 성령께서 그 원인을 깨닫게 해 주셨다. 어린 시절에 그의 어머니는 자주 아버지로부터 구타를 당하셨고,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울 때는 집을 나가려고 하셨다. 그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어느 날, 어머니는 아버지와 심하게 다투신 후 사라지셨다. 그의 어머니는 수일이 지나서 어린 자식들을 생각하여 다시 집으로 돌아오셨는데, 그 이후로 그는 다툼이 있는 밤이면 으레 집 밖에서 어머니를 지켰다. 특히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한 날에는 어김없이 어머니의 손과 자기 손을 포개어 헝겊 끈으로 묶어야만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런데 성경적 내적 치유 세미나에 참석하여 강의를 듣는 중에 성령께서 그 사실을 보여주셨다. 그 순간 큰 깨달음이 찾아왔다. ‘엄마를 지키려고 했던 어릴 때의 불안했던 그 잠재의식이 장성한 지금도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어서 순간순간마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강박증과 불면증으로 나타났던 것이구나!’ 그는 내적 치유 세미나에 참석하여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불면증과 강박증의 원인을 발견하게 되었고, 치유를 받은 후에 마음이 평안해지고 기쁨과 환희로 충만했다. 그 후부터 강박증과 불면증이 사라져 잠을 푹 자게 되었다. 이런 실제적인 사례들을 보아도 성경적인 내적 치유는 하나님의 놀라운 치유의 방편임을 잘 알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우리 사회의 정신 건강의 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고, 또 교회 역시 예외가 아닌 상황 속에서 성경적 내적 치유는 교회와 사회의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성경적 내적 치유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역사로 사람들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경험했던 부정적인 일들로 인하여 나타나는 정신 건강 문제의 근원적인 원인을 알게 하고, 또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한 마음속의 깊은 상처와 아픔을 치유케 하는 하나님의 놀라운 치유의 도구가 됨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각 교회에서 정기적으로 성경적 내적 치유 세미나를 상담 사역과 함께 시행해 나간다면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하여 고통받는 사람들을 치유하고 회복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예방 사역인 가정 사역, 즉 예비부부 교육, 부부 교육, 성경적 부모 교실, 아버지 학교, 고부 학교 등을 교회 안에서 함께 시행해 나간다면 교회가 더욱 건강해지고,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교회가 우리 사회의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gimyoungmin@hanmail.net>
김영민(길벗교회 담임목사)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목회상담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길벗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상담협회 상담 전문가이며 국내와 해외 선교지 성경적 내적 치유 세미나의 전문 강사로 사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