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예방 교육은 반드시 이긴다

음란물 예방 교육은 반드시 이긴다

2021-08-07 0 By 월드뷰

월드뷰 AUGUST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5


글/ 사)한국가족보건협회 청소년 문헌정보국


일반화된 청소년들의 음란물 중독


2015년 3월 교육부는 처음으로 ‘국가 수준 학교 성교육 표준안’을 만들어 학교에 배포했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이 표준안에 따르면 현장에서 교사는 ‘야한 동영상’의 준말 ‘야동’ 대신에 ‘음란물’이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 야동이라고 하는 가벼운 표현이 음란물의 파괴적인 영향을 희화화하므로 일그러진 성 의식을 직시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에 직면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란’이란 사회 통념상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뜻한다(대법원 2013도6345 판결). 이것은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선다. 존중·보호돼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거나 묘사한 것을 말한다. 또한, 음란물은 사회통념에 비춰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 예술적, 사상적, 과학적, 의학적, 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 것을 뜻한다(대법원 2006도3558 판결). 성경적으로 봤을 때 음란물 시청은 눈으로 짓는 간음이다.

2012년 5월 정부는 전국 청소년 1만2251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성인물 이용 실태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청소년의 39.5%가 음란물을 본 적이 있는데 그중 14.2%는 음란물을 본 뒤 실제로 따라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한다. 음란물을 본 일부 학생들은 음란 채팅(4.9%)이나 음란 문자와 사진 및 동영상을 전송(4.7%)해 봤거나 몰카 촬영(1.9%)을 해 봤다고 한다. 음란물을 본 청소년의 약 2%가 음란물을 직접 제작한 셈이다. 2016년 8월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아동 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전시 배포한 혐의로 10대 청소년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5~19세로 같은 해 2월부터 스마트폰 무료 채팅 앱을 통해 음란물 공유방을 운영하면서 자신들이 소유한 음란물을 공유했다. 음란물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음란물 사이트를 개설한 사례다. 음란물의 소비자인 청소년이 재생산자가 되어가고 있다.


음란물의 위험성


음란물을 즐기다 보면 자신이 음란물에 의해 성애화(sexualization)된 상태에서 상대방도 자신과 같을 것이라고 부지불식간에 단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성애화된 내면을 세상과 상대방에게 투사한다. 즉 음란물로 지배된 자신의 내면만큼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럴 것이라는 착각에 이른다. 그래서 선물이랍시고 음란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상대방에게 보냈는데 뜻밖에 그것을 보고 성적 수치심을 느낀 상대방의 고발로 이어져 졸지에 성희롱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음란물을 자주 접함으로 그 자극이 일반화되고 체화된 것이다. 내가 듣고 보는 것이 곧 내가 된다는 사실을 자녀에게 명심시켜야 한다. 내가 보고 듣고 즐긴 것이 결국 나의 심령 깊숙한 곳을 구성하게 되고, 결국 그 심령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래서 음란물은 적당히 볼 대상이 아닌 근절의 대상이다.

음란물이 끼치는 악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2011년 ‘고등학생들의 사이버 음란물 접촉과 성범죄와의 관계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음란물을 많이 볼수록 각종 성범죄를 일으키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충북 7개 학교의 고등학생 1,53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음란물을 매일 3시간 이상 보는 학생 중 47.6%는 강제 키스나 애무를, 35.7%는 강간이나 준강간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답했다. 즉 음란물이 성범죄자를 양산하는 것이다. 음란물을 매일 30분 이내로 보거나 전혀 안 보는 청소년의 성범죄 비율은 2.9%에 그쳤다. 그래서 음란물을 인간의 성적 충동과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건강한 해방구로 보는 것은 틀린 견해다.

작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n번방 사건의 충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 3월까지 텔레그램, 디스코드, 라인, 카카오톡 등등의 메신저 앱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사건을 일컫는 일명 ‘n번방’ 사건을 단순히 음란의 결과물로 보는 것은 오산이다. 대부분 중독전문가는 n번방 사건을 접하는 순간 성 중독된 부류가 집단으로 발각된 사건으로 파악했다. 즉 음란 및 중독이 함께 섞여서 범람하는 현세대의 모습이 매우 도식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 성범죄는 급격히 증가 중이다. 이런 사회적 현상 속에 크리스천 양육자들은 그저 ‘말세구나, 말세야’ 하며 혀를 차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다음 세대에게 음란물의 문제점 및 음란물 시청이 죄임을 가르쳐 예방 교육을 하고 이미 음란물에 젖은 아이들에게는 회개의 길로 인도해 죄로 말미암아 멀어졌던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평균 수명 50세를 넘기기 힘들었던 과거와 달리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길어진 수명만큼 감사하며 그 시간을 영혼 돌봄의 귀한 일에 쓰지 않고 오로지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와 쾌락을 좇는 일에 세월을 허비한다면 특정 물질이나 행위에 중독되는 길로 치닫기 쉽다. 성령의 역사 없이, 예수님을 아는 지식 없이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을 좇으며 수목같이 긴 인생을 살다 보면, 쾌락에 중독된 삶으로 치닫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른바 중독의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알코올 중독·마약 중독과 같은 심각한 성 중독


알코올이나 니코틴, 마약 중독은 소위 ‘물질 중독’이라 부른다. 이런 종류의 중독은 소위 티나는 중독이다. 그러다 보니 그나마 중독된 자신의 상태를 중독으로 인지하고 치료를 받거나, 주변의 도움을 구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더 높다. 그런데 최근에는 쇼핑, 도박, 성 같은 ‘행위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소위 잘 티나지 않는 중독이다. 내성(약물을 반복 사용하다 보면 효과가 떨어지는 현상)과 금단 증상 같은 생리적 의존성을 동반하는 충동조절장애는 도박, 섹스, 쇼핑 등의 행위 중독에서도 나타난다. 이렇게 습관화된 특정 행동이 갈망, 내성, 금단 증상, 사회부적응으로 연결될 때 중독된 것으로 간주한다.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처럼 성 중독자도 행위 자극 강도를 점점 높여야 한다. 중단할 경우 불안·초조를 느끼는 금단 증상을 겪는다. 이를 단순히 습관 정도로 여기고 넘어가선 안 된다. 중독된 뇌는 물질 중독이든 행위 중독이든 심리적 문제로 끝나지 않고 뇌에 심각한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현상은 청소년의 뇌에서 더 뚜렷하게 발견된다.

1954년 캐나다 맥길 대학교의 피터 밀너(Peter Milner)와 제임스 올즈(James Olds)는 쥐의 뇌에 전극을 꽂고 뇌의 어떤 부위가 전기자극을 받으면 불쾌감을 유발하는지에 관해 실험했다. 놀랍게도 쥐들은 자신의 뇌를 자극하기 위해 시간당 무려 7000번이나 지렛대를 눌렀다. 심지어 음식과 물은 쳐다보지도 않고 죽을 때까지 지렛대를 누른 쥐도 있었다. 전기자극이 가해진 뇌 부위는 쾌감중추에 해당하는 측좌핵이었다. 이후 연구를 통해 신경과학자들은 측좌핵과 복측피개 영역을 포함하는 보상회로(reward circuit)를 밝혀냈다. 인간 뇌의 보상회로는 개인이 어떤 행동을 통해(혹은 어떤 물질을 통해) 자극받기를 습관화했는지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독일 뒤스부르그-에센 대학교의 연구진은 독일 성인 남성 28명을 대상으로 음란물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피실험자들은 성적인 자극을 주는 사진을 보고 난 후 일반 사진에 대한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3년 9월에는 포르노 중독자의 뇌에 관한 연구가 발표됐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심리분석학 연구팀인 발레리 분(Valerie Voon) 박사는 니코틴이나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의 뇌 특징이 성 중독자의 뇌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포르노 중독 현상을 보이는 19명의 남성 환자의 뇌 활동과 19명의 건강한 자원봉사자와 뇌 활동을 MRI를 통해 관찰했다. 그 결과 포르노 중독자 19명이 포르노를 볼 때 이들의 뇌에서 알코올·마약 중독자의 뇌처럼 세 군데에서 과도한 활성화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2014년 독일에서는 포르노를 즐기면 뇌가 쪼그라든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포르노를 많이 본 사람일수록 자극과 보상 반응을 담당하는 뇌 부위, 즉 대뇌의 바닥 핵 가운데 있는 선조체(striatum)가 작아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음란물 시청은 치명적인 전두엽 손상을 불러올 수도 있다. 캐나다 라발 대학교의 레이첼 바르(Rachel Barr) 신경과학 박사팀은 포르노를 정기적으로 시청한 사람들에게서 전체 피질(뇌 표면 신경세포들의 집합)의 29%가량을 차지하는 전전두엽 피질의 손상이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이 부분이 손상되면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강박적 행위, 의지력 약화, 우울증, 발기부전 같은 성 기능 저하가 생기기도 한다. 바르 박사는 음란물이 전두엽을 ‘부식(erosion)시킨다.’라고까지 언급했다. 전두엽이 망가지면 우발적인 범죄를 저지르기 쉽고 심해지면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으로 진행한다. n번방 사건은 이렇듯 음란물에 집단으로 중독돼 뇌의 보상체계와 전두엽이 망가진 세대들의 한 단면이 드러난 사건이다.

크리스천 양육자들은 자녀에게 음란물이 눈과 마음으로 저지르는 죄임을 가르치되 그것에만 그치지 말고 전술한 몇 가지 음란물의 폐해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음란물의 구체적인 문제점을 가르침 받은 아이들은 이후 음란물을 접했을 때 그 음란물이 자신을 심리적으로만 변화시킬 뿐 아니라 뇌 즉 자신의 신체를 변형시킨다는 것을 은연중에 생각하며 접하게 되므로 이전과는 달리 상당한 거부감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딱 한 번에 음란물이 끊어지는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덜 보려고 노력하게 되고 회개하게 되고 보면서도 아, 내 뇌가 망가지고 있겠구나 하며 생각하다 보니 덜 몰입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었어요.”

음란물 예방 교육을 받은 아이의 소감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도파민이라는 신경조절물질(neuromodulator), 천연의 에너지 자산을 주셨음을 교육하며 아이들과 음란물의 문제를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언가를 하겠다고 결심하거나 하고 싶다는 의욕을 느끼게 해주는 게 이 도파민이란다. 인간이 일을 해내어 얻는 쾌락 즉 성취감이나 도취감 또한 도파민과 관련돼 있단다.”라고 시작하면 좋다.

도파민은 분비가 많이 될수록 쾌락을 더 강하게 느끼며, 두뇌 활동이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작업 속도, 정확도, 목표지향적 행동, 인내, 끈기 등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일 중독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투자 시간 대비 높은 효율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도파민의 분비와 수용체 작용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는 사람이다. 무기력감을 제거하고 작업 능률을 올릴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물, 이른바 각성제는 기본적으로 도파민의 역동을 늘린다. 도파민 분비 자체를 촉진하거나 도파민의 재흡수를 막아서 도파민의 지속시간과 양을 늘리는 것이다. 문제는 음란물 시청과 자위를 동반하며 도파민 소모를 하는 성 중독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독성 행동에 의한 반복된 자극으로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되면 항상성(homeostasis) 유지를 위해 시냅스 후 신경세포에 있는 도파민 수용체가 순간적으로 감소하다가(down-regulation)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도파민 수용체가 다시 복구, 증가하는 상향 조정(up-regulation)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시점은 이미 중독 행동이 중단된, 즉 도파민 폭풍이 끝난 상태이므로 각종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소중한 도파민이 재앙의 도파민으로 작용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음란물 중독이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부부관계 속에서 집중하는 데 사용해야 하는 도파민을 애먼 데 폭풍처럼 소비하는 것이다. 도파민 수용체 고장을 겪은 인간의 뇌와 심신은 점점 망가질 수밖에 없다.

2019년 9월 서울 강남에서 열린 ‘성경적 결혼과 연애 멘토링 포럼’에서 음란물이 왜 결혼생활에 악영향을 주는지 강연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음란물이 죄임을 알게 해줘서 감사하다. 스마트폰으로 죄를 짓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청년들의 결단이 줄을 이었다. 음란물 못지않게 위험한 것은 ‘음란물 예방 혹은 근절 교육이 무슨 효과가 있겠어?’라며 차세대를 포기하는 듯한 양육자의 태도이다.


성 중독과 각종 호르몬


도파민뿐 아니라 많은 호르몬이 성적인 행동과 관련 있다. 성행위 도중 증가하는 옥시토신이나 바소프레신은 성적인 흥분을 유발한 상대와의 유대감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호르몬이다. 원래 옥시토신은 자궁수축을 통해 분만에 영향을 주고 아기와의 유대감을 형성하며 모유 수유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호르몬이다. 항이뇨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바소프레신은 일명 유대감과 친밀감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중요한 호르몬이다. 일부다처제인 들쥐에 바소프레신을 투여하면 일부일처제를 고수하지만, 바소프레신 수용체 억제제를 투여하면 다시 일부다처제로 돌아가는 현상이 관찰됐다. 그런데 음란물 앞에서 각종 유대감 호르몬을 뿜어내는 데 익숙해지고 중독된 뇌는 결국 결혼 상대자와의 정상적인 성 행태 속에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리고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자극을 유발하는 포르노와 유대감·친밀감을 형성하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이 현상이 심해지면 음란물을 시청하기 위해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켜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미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쉽게 말해 음란물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절부절못하며 하루를 지내다가 집에 도착해서 어두운 방에서 음란물 시청 준비를 하는 단계부터 몸이 반응하는 중독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호소하는 청소년은 의외로 많다.

음란물과의 유대감 형성. 이는 어찌 보면 도파민 폭풍에 의한 내성의 발현이나 수용체 고장에 의한 금단 증상 발현보다 더 깊고 무서운 성 중독의 기전으로 보인다. 캐나다 라발 대학교의 신경과학 연구원 레이첼 바르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포르노에 중독되면 결국 배우자와의 정상적인 성관계에서는 발기부전을 보이기도 한다고 경고한다. 더 큰 성적인 자극을 갈망하도록 이미 보상체계는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기 때문이다. 성관계 시 방출되는 각종 신경조절물질과 신경전달물질 호르몬은 도파민(긴장, 집중, 적극성, 기분 좋음), 엔도르핀(극치감, 행복감, 해방감), 세로토닌(평온함, 만족감), 노르에피네프린(성적 흥분), 옥시토신(친밀감, 유대감), 바소프레신(친밀감, 유대감) 등이 있다. 이러한 중요한 체내 물질을 음란물 앞에서 남용한 결과는 성 중독과 인간관계 파괴로 연결된다.

음란물이 청소년에게 더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청소년의 뇌 특히 전두엽은 미숙하며 20대 중반까지도 그 발달이 계속되기도 한다. 스스로를 통제하고 인내하며 미래의 만족을 기대하며 인내하고 절제하는 고결한 기능을 가진 신체가 바로 전두엽, 그중에서도 전전두엽인데 이는 청소년의 시기에 어른보다 훨씬 미숙함이 MRI로 관찰되었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은 ‘나는 나를 조절할 수 있고 재미 삼아 내가 한 일들에 중독되거나 빠져들게 되진 않아. 난 언제든 게임을 끊을 수 있어’라며 자기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태도는 중독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음란물을 시청하는 자의 뇌와 심령을 파괴하는 것이 음란물이며, 나도 음란물을 즐기면 예외가 아니겠구나’라고 인정하는 것이 중독예방을 위한 기본 중 하나이다.

평소 성범죄사건 등이 뉴스에서 다뤄질 때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음란물의 구체적인 폐단을 알릴 수 있다. 끔찍한 성범죄자의 대부분이 음란물 중독자였음을 상기시키는 것도 때에 따라 필요하다. 정죄하고 의심하듯이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영혼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담아 단호하고 명료하게 가르쳐야 한다.

“음란물을 지금처럼 보다 보면 중독에 빠지고 너의 뇌 자체가 망가질 수 있어.”


왜 음란물 예방 교육을 하지 않는가?


성경적 성교육을 진행한 뒤 한 고등학생과 이런 대화를 나눴다.

“오늘 강의 너무 감사합니다. 강의를 듣고 음란물 시청이 성경적으로 명백히 죄라는 걸 알게 됐어요. 음란물 시청을 줄이기로 했어요.”

“그래,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구나. 교회 다닌 지 얼마 안 됐나 보다.”

“아니요. 저 3대째 모태신앙이에요. 하지만 학교나 교회, 집에서 음란물의 문제점을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교회 가정 학교에서 음란물 시청의 문제점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래서 음란물의 홍수 속에 그대로 노출된 게 요즘 세대다.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음란물의 범람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2002년 전국의 15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상물 등급분류에 대한 제3차 국민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6.8%가 한국에서 유통되는 영상물의 음란성·폭력성·선정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18년이 지난 지금은 그 정도가 훨씬 심해졌을 텐데 왜 교회와 가정에선 음란물 근절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일까. 경남의 한 교회에서 강연하던 중 “왜 아이들에게 음란물에 대해 지도를 하지 않느냐?”라고 질문한 적이 있다. 답변은 이랬다.

첫 번째, 음란물을 탐닉하는 것이 죄라는 것쯤은 아이들이 당연히 분별하고 있을 거로 생각하고 가르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성경은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라면서 더욱 가르칠 것을 말씀한다. 우리가 마땅한 것을 가르치지 않은 채 자녀들을 내버려 둔다면 ‘마땅히 행할 길을 배우지 못한 채’ 청소년기를 끝내버리고 말 것이다.

두 번째, 음란물 시청이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이미 일상화되고 보편화 돼 교육을 해봤자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아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패배주의 역시 음란물에 대한 바른 지도를 못 하게 만든다. 하지만 음란물 예방 성교육을 실시해 본 바로는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 심지어 교회가 아닌 일반 남자 고등학교에서도 음란물 예방 교육을 겸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여러 차례 했는데 한결같이 ‘감사하다, 음란물 시청 시간을 줄이겠다’라는 학생들의 반응이 나왔다. 물론 음란물 예방 강의를 한답시고 무조건 끊으라는 메시지만 반복하거나 합리적인 통계나 연구결과의 제시 없이 막연하게 음란물을 보면 인간성 망친다는 식으로 야단치듯 교육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교회에서 교육할 때 성경 말씀을 정죄의 도구로 휘두르며 아이들을 겁박해 회개를 촉구해 버린다. 회개하는 자를 용서하는 사랑과 긍휼의 하나님을 제시하지 않은 채 음란물 끊기 교육을 한다면 자칫 율법적이고 정죄만 하는 하나님으로 각인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성경적 성교육일수록 정신승리를 강요하는 교육이 아닌 전문가다운 강의가 돼야 한다. 또한, 음란물 시청을 회개하며 주님께로 나아가고자 날마다 노력하는 청소년들에게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너는 청년의 정욕을 피하고 주를 깨끗한 마음으로 부르는 자들과 함께 의와 믿음과 사랑과 화평을 따르라(딤후 2:22).

세 번째, ‘양육자인 어른도 음란물을 즐기는데 자녀들에게 음란물을 보는 것이 죄라고 어떻게 교육할 수 있는가’라고 자책하며 교육을 포기하는 경우다. ‘완벽한 양육자가 아닌 나는 아이들 훈육을 차라리 남에게 맡기는 게 낫다’라는 무의식적 무력감이 기독교인 양육자에게 스며든 것이다. 그런 양육자의 자녀는 오히려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 우리가 완벽하고 죄가 없어서 복음을 전하는 게 아니듯이 완벽하고 죄가 없어서 아이들에게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거짓말은 죄야’라고 자녀에게 가르치는 것이 “나는 거짓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혹은 “나는 거짓말을 한 사람들보다 우월해”라는 의미를 내포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거짓말은 하나님께서 죄로 보시며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는 거짓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는 뜻이다. 거짓말이라는 죄를 범했다면 회개하고 주님의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같은 원리로 ‘도둑질은 죄야’라고 교육할 땐 ‘나는 도둑질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어’라든가 ‘나는 도둑질을 한 사람이 아니므로 그들보다 영적으로 우월해’라는 의미를 내포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도둑질은 주님 보시기에 죄이며 도둑질하지 않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음란물을 보는 것은 죄야’라고 교육할 때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된다. ‘나는 음란물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양육자야’ 혹은 ‘음란물을 본 너보다 난 우월해’라는 의미를 내포하지 않는다. 이것이 음란물 예방 교육의 길이다. 완벽한 양육자만이 자녀에게 말씀을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다. 물론 양육자인 우리는 완벽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 예수님도 “내가 온전하니 너희도 온전하라”라고 명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님은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할 뿐인 우리에게, 실수와 허점투성이인 우리에게 자녀들을 말씀으로 훈육할 권세를 주셨다(신 6:4~9). 이 죄악의 쓰나미가 미디어를 통해 덮쳐오는 이때 우리가 쓸데없는 위축감 속에 빠질 이유가 없다. 기독교 양육자들이 어깨를 쫙 폈으면 좋겠다.


음란물이 주는 유익은 1도 없다


국내외를 순회하며 성경적 성교육을 하다 보면 ‘음란물을 보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라는 황당한 성교육을 받은 분들이 나온다. 심지어 어떤 분은 ‘성교육 강사가 아들과 엄마가 나란히 앉아 음란물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다’라고 실토하기도 했다. 일부 급진적인 성교육자는 인간의 성 충동과 성욕은 생물학적으로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므로 음란물을 통해 해소하는 생활방식 자체를 문제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 음란물 예방 교육은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교육이다. 음란물을 시청하는 자녀와 소통을 통해 바로잡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부모의 역할 중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다. 부모는 자녀가 잘못된 선택을 할 때 따뜻한 사랑으로 옳고 그름을 분별할 힘을 키워줘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음란물에 대해 경고한 것을 자녀와 이야기 나누어 볼 것을 권한다. 행정안전부는 2012년 ‘청소년 성인물 이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은 ‘음란물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적당히 봐도 된다’라는 것이 아니라 ‘음란물을 아예 차단하라’라는 것이었다. 즉 음란물이 주는 유익은 요즘 말로 ‘1도 없다’라고 본 것이다. 음란물은 성 충동이나 성욕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화한다. 일례로 성폭행범의 컴퓨터와 휴대전화에는 늘 다수의 음란물이 쏟아져 나온다. 음란물을 보는 것이 성욕 해소에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많이 보고도 범죄를 저지르겠는가. 오히려 너무 많이 봐서 실제로 모방해 보고 싶은 욕구에 빠지는 것이라고 유타 대학교 심리학과 빅터 클라인(Victor Klein) 명예교수는 말하고 있다. 클라인 교수는 음란물 접촉 후 겪게 되는 4단계 변화를 발표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1단계는 호기심으로 음란물을 접하고 자극을 받게 된다. 2단계는 그것에 지속성을 갖게 돼 계속 보게 되는 단계를 거친다. 문제는 갈수록 일반 음란물이 싱겁고 재미없게 느껴지는 무감각상태가 돼 더 자극적인 음란물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3단계는 그 음란물 내용을 보편적인 성으로 인식하는 일반화 단계를 거친다. 4단계는 본 것을 그대로 행동으로 실행함으로써 성폭력 범죄자가 되거나 혹은 변태성욕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스스로도 고통받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주변에 음란물이 성욕을 해소하고 성적 호기심을 줄여주며 성적인 욕구와 충동을 해소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하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이런 태도는 음란물의 해악을 잘 모르는 것이다. 음란물이 그런 기능을 한다면 왜 성폭력 범죄자 대다수가 음란물 중독자들인지 논박할 수 있어야 한다.

2012년 경남 통영 초등학생 성폭행 및 납치 살해사건의 범인은 김정덕이었다. 그의 컴퓨터에서 아동 포르노를 비롯한 음란 동영상 70여 편, 음란 소설과 사진 130여 점이 발견됐다. 만일 음란물이 성욕을 해결해 준다면 초등학생 성폭력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2018년 이른바 수원 토막 살인 사건의 범인 오원춘 역시 조사 결과 하루 3~4번씩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은 음란 사진이 700여 장에 달했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컴퓨터로 음란 동영상을 자주 시청해왔다’라고 진술했다. 2010년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 사건 범인 김수철은 어떤가. 그는 범행 전날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10대 여성이 등장하는 음란 동영상 52편을 시청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아동을 성폭행했다. 2006년 안양 초등학생 납치 살해사건 범인 정성현의 개인 컴퓨터에서는 포르노 700여 편이 쏟아져 나왔다. 2010년 여중생을 아파트 옥상으로 납치해 성폭행한 당시 14세의 이 모 군은 “야동에서 본 것을 따라 하고 싶었다”라고 진술했다. 이러한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결론은 음란물은 왜곡된 성 관념과 폭력성만 부추긴다는 것이다. 음란물의 악영향을 차단하려면 음란물을 적당히 보려고 하지 말고 차단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예수님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또 간음하지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만일 네 오른 눈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며 또한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마 5:27~30).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주님이 이처럼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롬 5:8)하신 분이 아닌가. 그러나 죄에 관해서는 당장 맞서 싸우라고 말씀하신다. 싸우다 싸우다 안 되면, 자기 눈을 뽑아서라도 죄를 버리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이 행위로 구원을 받는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가. 예수님이 율법주의자였는가. 아니다. 그런데 죄에 대해선 단호하게 맞서고 죄와 싸우라고 말씀하셨다.


용서하시고 안아주시는 사랑의 하나님을 만나게 하라


음란물 예방 교육을 할 때 양육자가 주의해야 할 점 중의 하나는 바로 음란물을 즐긴 죄인이라는 자책감 때문에 하나님을 멀리하는 일이 없도록 자녀를 잘 인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죄를 피하려다가 하나님을 피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역대하 7:14).

돌아온 탕자를 안아주시는 하나님, 용서와 사랑의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것은 기독교 성가치관 교육의 중요한 핵심을 이룬다.

자녀들에게 직설적으로 음란물 시청 여부를 확인하고, 회개를 촉구하기 어색한 경우에는 “OO아, 주변에 혹시 음란물을 본 것 때문에 후회하고 괴로워하는 친구가 있니? 혹시 그렇다면 우리의 진정한 회개를 기뻐 받으시는 하나님을 믿고 그분께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주렴. ‘내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 상황을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내 죄악을 용서해 주세요’라며 주님 앞에 죄를 고하고 용서를 구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기억조차 않으신다는 것을 친구에게 말해주렴”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해주어도 좋다. 혹은, ‘음란물로 내 뇌가 망가져 버렸겠구나, 난 이미 늦었구나’ 하며 자포자기하는 청소년이 있다면 “음란물 보는 습관을 끊고, 말씀과 기도 건전한 생활 감사하는 태도로 하나님이 주시는 진짜 희락을 구하고 절제의 열매를 거둘 때 뇌는 다시 건강해지고 회복이 된단다. 이런 것을 뇌의 가소성이라고 해”라고 설명해 주는 것도 좋다.


자녀가 이미 음란물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자녀가 음란물을 즐기는 상태임을 처음 알게 됐을 때 부모는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까. 죄인이나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그들이 행한 악행마저도 사랑하라는 말은 아니다. 악한 일을 저지른 사람과 함께 그가 저지른 악까지 관용을 베풀라는 말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사람과 행위는 반드시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 거룩한 분화(分化, differentiation)가 필요하다. 즉 ‘죄인’은 사랑하셨지만 ‘죄’는 미워하신 예수님의 온전한 사랑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 자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내 자녀의 도둑질까지 사랑해서는 안 된다. 자녀를 진정 사랑한다면 도둑질이 죄라고 알려주고 회개하도록 이끄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요 분화다. 각종 부도덕한 행위가 이제는 인권, 다양성, 존중과 배려, 성적 결정권, 휴머니즘과 관용주의 등 각종 현란한 프레임을 갖다 붙여 정상으로 둔갑한다. 죄가 더는 죄가 아니라며 하나의 상대주의적 가치로 보자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악을 철저히 미워하신다. 선과 악의 기준은 전지전능하시며 무오하신 하나님께서 정하신다. 우리는 온전하신 하나님의 기준을 따라 살아야 안전하고 평안하고 행복하다.

많은 젊은이가 남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행동이 아니면 죄가 아니라고 스스로 죄의 범위를 정한다. 오산이다. 남에게 끼치는 피해의 유무, 내 양심의 찔림 여부, 발각 시 법적 처벌 여부, 타자와의 합의 여부가 악이냐 선이냐를 정하는 기준이 아니다. 그 기준은 오직 주님께서 악하다고 보시느냐 선하다고 보시느냐 하는 것에 달려있다. 인간은 자신의 소견에 옮은 대로 악과 선을 판단하고 상대주의적 관점으로 해석하려 한다. 그러나 크리스천 부모들은 악을 선이라고 변개하거나 선을 악이라고 변개해서는 안 됨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진정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성령의 역사 속에서 말씀으로 주시는 분별 속에서 궁극적으로는 악을 미워하게 돼 있다. 악을 행하고 죄를 짓는 와중에 끊임없는 갈등과 내적 싸움이 일어난다. 그 전쟁의 대장은 예수님이다.

자녀의 음란물 시청문제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우선 소통하는 태도로 시작해야 한다. 정죄하고 감시하는 태도가 아니라 사랑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오늘 엄마가 책을 읽었는데 음란물의 문제점을 잘 다루고 있었어.” 대화의 시작은 이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 다짜고짜 성경 말씀으로 정죄하며 “너 음란물 봤지, 얘 정말 큰 일이네. 엄마가 잘못 키웠나 보네”라는 식의 대화방식은 아이의 마음 문을 닫게 한다.

만약 가정예배를 드리는 가정이라면 이런 과정 없이 예배의 주제를 음란물로 정해도 좋다. 마태복음 5장의 눈으로 짓는 간음죄 구절을 함께 암송하고 음란물의 문제를 설명하면 좋다. 자녀의 음란물 시청 실태를 본인 스스로 인정하고 솔직하게 부모와 함께 마음을 나누고 회개 기도를 한다. 부모는 음란물을 보지 않도록 도와주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후에는 ‘죽어도 나는 너를 사랑하는 부모이며 안전기지’라는 고백과 허깅 등의 행동이 필요하다. 음란물은 끊을 수 있다고 명료하게 격려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육을 입고 있는 이 세상에서 호기심과 충동을 동반한 음란물 시청 욕구가 또 다가올 수 있음을 알리고 싸워 이겨야 함을 잘 교육해야 한다.


음란물 근절 및 예방을 위해 가정에서 해야 할 일


성교육 현장은 조용하면서도 치열한 전쟁터와 같다. 음란물을 예방하고 끊게 하는 명료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자녀들이 음란물의 유혹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기본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집안 곳곳의 눈길 가기 좋은 곳에 성경 말씀을 붙여놓는다. 그 말씀을 보며 수시로 암송한다. 암송을 위해 말씀을 벽에 붙이는 부모를 보며 자녀는 심령 깊은 곳에 성경 말씀이 진리이며 생명임을 새겨넣는다.

둘째, 가족이 함께 기도하는 시간에 다음과 같이 음란물 등 각종 불건전한 미디어로부터 지켜주실 것을 기도한다. “오늘 하루도 휴대전화, 노트북, PC 앞에서 경건을 입증하는 하루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상습적으로 죄 앞에 무릎 꿇지 않게 하시고 오로지 예수님 은혜 앞에만 무릎을 꿇는 하루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의 눈과 귀를 주님께서 주관하시고 아무것에나 내어줘 사탄이 틈타는 어리석은 죄를 범치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셋째, 양육자가 자녀와 소통하기를 멈추지 말라. 공감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의 길을 확보하고 성경 말씀과 기도로 하나 되는 가정을 이루라.

넷째, 10초 허깅을 꾸준히 하라. 가족 간의 허깅은 비정상적인 스킨십과 성관계가 난무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음란물과 싸울 힘을 준다. 거꾸로 음란물에 젖어 있는 아이들은 양육자나 형제·자매와 정상적인 허깅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비정상적인 성접촉을 지속하면, 친밀감에 의한 정상적 신체접촉에 대해 과민해지거나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다섯째, 독을 먹으면 독이 몸에 퍼지고 물을 마시면 물이 몸에 퍼진다. 마찬가지로 음란물을 보거나 들으면 음란이 심령에 퍼지는 원리를 가르쳐야 한다.

여섯째, 집 안에 있는 음란물을 모두 없애야 한다. 혹시 자녀가 인터넷 유해 사이트에 노출돼 있는지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발견 시 탈퇴하도록 지도한다.

일곱째, 음란을 조장하는 드라마 등 TV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불륜 혹은 패륜적인 소재를 포함한 막장드라마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부모를 보며 영적 혼란을 겪는다. 부모는 오히려 그런 것이 TV를 통해 안방극장으로 들어왔을 때 전화기를 들고 방송국에 전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불륜을 조장하는 소재로 드라마를 제작하셨군요. 시청자로서 잘못된 남녀 애정행각을 미화한 부분이 상당히 불쾌하고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 봐 걱정됩니다. 소재를 바꿔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전화하는 모습은 ‘신앙과 삶을 일치시키라’라고 1000번 강론하는 것보다 더 큰 교육 효과를 가져온다.

여덟째, 미성년자인 자녀가 부모 허락 없이 인터넷 유료사이트에 가입하지 않도록 한다. 유해하든, 유해하지 않든 모든 유료사이트는 금전을 요구한다. 상당수 유해 사이트가 유료사이트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아홉째, 컴퓨터 사용은 반드시 가정 안에서 공용으로 한다. 가족이 함께 쓰는 공간인 거실 등에서 하도록 규칙을 세워야 한다. 학교 숙제를 하는 과정에서도 주제어 검색이 필수인 경우가 많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각종 배너 광고 등을 통해 음란물 관련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공간인 거실에서 가족 공용 컴퓨터를 두고 함께 사용하는 게 좋다.

열째, 늦은 시간대에는 컴퓨터 사용을 자제하도록 한다. 늦은 밤 컴퓨터 사용은 숙면을 방해한다.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인터넷을 보면 감정적으로 치우친 정보나 음란물에 접속할 가능성이 커진다.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 가급적 낮에, 늦어도 초저녁까지 이용을 마무리하고 취침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열한째, 익명의 대상과 온라인상 채팅은 피해야 한다. 온라인으로만 접근하려는 상대방과 채팅은 위험하다. 상대방이 불건전한 말을 걸어오면 즉시 대화방에서 나오도록 지도한다. 낯선 사람에게 함부로 자신의 신분이나 연락처를 건네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필자도 고등학생과 중학생인 자녀에게 “익명의 상대와는 온라인 채팅을 하지 말라”라고 권한다.

열두째, 스마트폰은 될 수 있는 대로 늦게 사주는 것이 좋다. 미성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건 능사가 아니다. 양육자는 성경 말씀에 근거해 미성년자인 자녀가 누릴만한 것만을 선별해서 주는 것이 좋다. 하나님도 우리가 달라고 요구하는 모든 것에 ‘예스(Yes)’라고 응답하시지 않는다. ‘노(No)’라고 응답하거나 기다릴 것을 요구하신다.

열셋째, 스마트폰 사용을 절제할 수 있도록 좋은 습관과 취미 생활을 하도록 지도하라. 스포츠 활동, 악기 연주, 찬양대 참여, 청소년 선교단체 활동 등 여가를 선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적당한 취미생활, 특기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은 영성 관리와 뇌 건강, 신체 건강에 유익하다.

그 외 가정에서 음란물 예방 및 근절 교육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더 구체적인 내용은 작년 두란노에서 발행한 기독교 성 가치관 교육 책자인 <너는 내것이라>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kafah7100@naver.com>


글 | 사)한국가족보건협회 청소년 문헌정보국

사)한국가족보건협회는 2015년 청소년 에이즈 예방 및 성 가치관 교육을 위한 비영리 단체로 출범했다. 이후 에이즈 예방을 위한 옥외 광고, 캠페인, 전단지 무료배부, 월간지 발행, 에이즈 실태조사 및 생명 존중 교육을 꾸준히 전개해오고 있다. 2019년 사단법인으로 승인받아 금연·금주 코칭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강사를 양성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가족보건협회는 가정과 생명의 가치를 지키고, 청소년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며 바른 성 가치관을 가지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