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세대의 성애화에 대한 의학적 경고

어린 세대의 성애화에 대한 의학적 경고

2021-08-08 0 By 월드뷰

월드뷰 AUGUST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6


글/ 이길수(이비인후과 전문의, 복음의료보건인협회 대표)


미디어가 발달하며 늘어나는 음란물


최근 초등학생부터 청년까지 젊은 세대의 성적 타락 및 범죄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성(性)과 관련된 범죄사건이나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단지 사회의 발달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삶이 풍요로워지고, 여러 가지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폐해도 있다. 또한, 교육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지만, 인성과 도덕, 질서와 법을 지키는 것, 성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올바른 성교육은 상대적으로 약해지거나 방향이 잘못되어 있음도 분명하다.

뉴스에는 성인의 성폭력 못지않게 청소년 성폭력 사건이 자주 나온다. 왜 그럴까? 이것은 분명히 인성교육이나 성교육과 무관하지 않다. 예전에는 이러한 교육이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대부분 사회와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부모의 무지(無智)와 무관심도 한몫한다. 사회적 교육이라면 전적으로 디지털 미디어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방송내용에 포함된 온갖 잘못된 반가정적, 반사회적, 반성경적 내용과 음란물이다. 방송 매체들은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강도를 높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데 이 방법이 성적 타락과 음란과 관련된 콘텐츠들이다. 여기에 기름 역할을 하는 것이 동성애, 포스트모더니즘, 페미니즘 등의 반사회적 이데올로기와 각종 폭력물이다.


공권력을 등에 업고 행해지는 조기 성애화


많은 네티즌은 공교육 속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학교 교육의 본질은 가르침을 받는 대상이 성장기의 어린 세대이며, 이들은 아직 판단능력에 있어서 성인보다 부족하기에 보호적 차원에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또 하나의 본질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다. 깊은 학문을 가르치기보다 폭넓은 진리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 진리 속에는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기본적인 가치관, 도덕, 타인을 위한 사랑과 배려, 그리고 남자와 여자로서의 올바른 정체성 등을 포함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은 우려를 넘어 나라의 백년지계(百年之計)를 심각하게 걱정할 정도이다. 교육의 모든 분야에서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진리인 공동체의 책임과 의무를 가르치기보다, 개인의 인권과 방종을 부추기는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보다 나의 자유를 위해서 불특정 다수를 희생시킬 수 있는 교육이 학생 인권과 차별금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고, 그 정점(頂點)에는 심각하게 잘못된 성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성교육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성교육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잘못된 성교육이 공권력을 등에 업고 행해진다는 것과 생물학적, 의학적 근거를 무시한 채 행해진다는 것이 더욱 위험하다는 것이다.

수년 전 외국의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잘못된 성교육의 예를 보면서 정말 그 나라의 미래가 걱정스러웠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학교에서 이름조차 그럴듯한 단체에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성교육을 접하면서, 너무도 소름 끼치게 닮아있음을 발견하고 경악스러웠다. 학교와 국가, 공공단체의 지원을 받아서 행해진다는 이들 성교육은 대부분 외국에서의 콘텐츠를 가져온 듯한 것들인데 크게 보면 성별 정체성(sexual identificatin), 성적 취향(sexual orientation), 동성애와 관련된 성 소수자(그들만의 용어이다.)들에 대한 차별금지, 그리고 가장 악한 것은 어린이에서부터 시작되는 성교육을 통한 성애화(sexualization) 교육이다.

성애화(sexualization)란 어떤 사물이나 인간이 그 고유의 특징이나 가치적인 특징을 성적인 것으로 만들거나 성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1) 미국심리학회에 따르면, 인간에게 있어서의 성애화(sexualization)는 개개인들이 성적대상(sexual object)으로 간주되고, 그들의 특징이나 정체성이 신체적 특성과 섹시함의 관점에서 평가될 때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다.2) 성애화에 관한 또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많이 성적인 방식으로 묘사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다든지, 성적준비(sexual readiness)를 암시하는 신체 자세나 얼굴 표정 등이 그 예가 된다. 또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 즉 장식품처럼 대상화시킨다든지(예를 들면 레이싱걸), 전체적인 인격이나 개인의 가치보다 신체의 특정 부위만 부각시켜 사용하는 것과 거기에 더해서 신체의 아름다움을 비현실적인 표준으로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도 포함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3) 개념을 더 확대해 보면 자신을 성적 욕망으로 대상화한 여성은 여성을 섹스 장난감으로서 갖는 것 이상을 원하지 않는 남자들에게 그저 섹시하고 매력적인 것으로 간주될 뿐이라는 것이다. 남성의 눈에 이런 행동을 하는 여성은 남성의 본성을 만족시키거나 보여주는 목적을 제공하는 것 이상은 아니다.

이 성애화는 그저 단순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다. 성장 중의 소아나 청소년 세대는 많은 의학적,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의학적 근거 없이 남녀양성(兩性)을 부정하고, 타고난 성별을 바꾸는 행위를 심리적 또는 개인의 취향적 선택이라며 이를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법과 제도 속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너무도 위험한 태도이다.

2010년에 미국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심리학 연구단체인 미국심리학회(APA,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는 “소녀들의 성애화(sexualizaton)에 관한 APA 태스크포스의 보고서” 라는 제목의 추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한 연구에서 여자 대학생들이 수영복 또는 스웨터를 입고 시험에 임해 평가받도록 요청받은 연구를 수행했다. 여대생들은 각각 자신들이 수영복이나 스웨터 중 고른 옷을 입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서 10분 동안 기다린 후 수학 시험을 치렀다. 그 결과 수영복을 입은 여대생들이 스웨터를 입은 여대생들보다 동일한 수학 문제에 대해 훨씬 더 나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그 연구에서의 가설은 스웨터를 입는 것을 선택한 학생들이 노출되는 옷을 입은 학생들에 비해 아름답게 보이려는 압력이 적었고, 이 때문에 더 나은 성취도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물론 가설이기는 하지만 이런 연구를 시도한 심리학자들의 의도와 실제 나타난 결과를 보면 성애화가 단순한 문제는 아니란 것을 충분히 시사해주고 있다.4)

미국의 미디어 교육 재단에 따르면, 미디어에서 어린 소녀들을 성애화(sexualization)시키는 것과 발달된 사회의 지배적인 문화에서 여성들이 묘사되는 이러한 방식은 어린 소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개발하고 자신을 소중한 성적 존재로 이해하는 발달 단계에서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5) 특히 미국심리학회(APA) 연구는 어린 소녀들의 성애화가 그 소녀들 스스로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데 연결되어 있고, 성적 대상화(sexual objectiveness)된 자료들을 보는 것이 자신들의 신체 불만, 섭식 장애, 낮은 자부심, 우울증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어린 소녀의 성애화가 사회의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용에도 기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소아 성애화는 소비가 발달하고 글로벌화 된 모든 선진국에서 미디어 및 광고, 어린 소녀를 위해 판매되는 의류와 장난감에 걸쳐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6) 이 보고서에서는 성애화(sexualization)가 어린아이들이 포함된 광고에서 점점 더 일반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7)

2006년에는, “기업 소아성애(corporate paedophilia): 오스트레일리아의 아동의 성애화”란 보고서가 출판되었는데, 이 호주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성애화된 아이들의 이미지는 광고 및 마케팅 자료에서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다. 12세 이하의 어린이가 섹시한 성인 모델과 같은 방식으로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도록 구성된다. 잡지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그들이 포즈를 취하기 위해 주어진 성적인 옷 때문에 실제보다 나이가 더 많이 보이게 된다. “기업 소아성애 (corporate paedophilia)”는 이러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성적으로 만드는 광고와 마케팅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는 은유(metaphor)가 된다.8)

비록 외국의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많은 학자가 성애화(sexualization)가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으며, 특히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성애화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도 절대 만만치 않은 나라이다. 상업광고, TV 드라마, 영화 등의 방송미디어, 연예 산업 등의 분야에서 성애화와 관련된 부분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공교육 내에서의 성교육을 통한 성애화이다. 공교육에서 성교육은 바로 이런 학교 밖 성애화의 부정적인 요소들로부터 미래세대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이루어져야 하는데, 최근 공교육에서 시행되는 성교육 관련 교재나 콘텐츠들, 그리고 관련 법령을 보면 보호는커녕 학생들의 성애화를 점점 더 조장하는 쪽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그런 성교육을 어린 세대들에게 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대상 연령 또한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2년,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6세~9세 소녀들 사이에서 자기 성애화가 가장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9) 그러므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과정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은 나이에 적합하고, 어린 세대의 교육목적에 부합하는 콘텐츠로 연구되고 접근이 되어야 한다.


검증된 성교육 전문 양성기관의 필요성


공교육과 성교육 관련 사회단체에서 행해지는 또 다른 문제는 올바른 자질을 갖춘 전문 강사의 부재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강사 배출기관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교육내용과 적당한 시간 때우기식의 양성과정을 통해 자질미달의 강사를 배출하고 있다. 정치적 의도에서 계획적으로 구성된 진보적 성향의 강좌 내용이나 양성평등이 아닌 성 평등에 관한 내용, 급진 페미니즘에 관한 내용 등이 주류를 이루고, 소중히 지켜지고 다루어져야 할 자신의 성에 대한 부분이 인권과 개인적 취향이란 개념과 혼합되어 기형적인 성교육으로 흘러가고 있다. 비과학적이고 반 의료보건적인 터무니 없는 내용을 인권 함양이라며 교육하는 현장을 보노라면 의료인으로서 걱정을 넘어 공포감마저 든다. 강사 한분 한분이 자신의 자녀를 지켜낸다는 마음으로 교육해야 하는데 이런 교육을 보면 전혀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이유는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성교육이 돈벌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천만다행인 것은 국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성교육에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치원 수준의 어린 세대부터 학부모, 학교를 대상으로 기독교 가치관을 탑재한 탁월한 성교육 콘텐츠를 갖고 탄탄한 교육을 하는 강사 양육과정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ALAF(에이렙) 아카데미’이다. 이미 수많은 일반인 및 의료보건인들이 그 과정을 수료하고 실제 현장에서 성교육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주가 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해서 교육받으며 느꼈던 것은 무엇보다도 현재 문제가 되는 외설적이고 비과학적인 성교육과 전혀 다른 접근 방식과 내용이 좋았고, 미래세대의 성애화 걱정 없이 생명의 소중함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준비된 성교육 과정이었다. 특히 성경적 가치관과 창조질서에 입각한 내용은 의사인 필자가 보아도 의학적 근거에 기초한 훌륭한 성교육 아카데미였다고 평가한다. 성경적이고도 과학적인 내용이 성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뛰고 있는 전문가들에 의해서 전수되고 있는 곳이 국내에 있다는 것을 알고 경험하고 나니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많은 분이 우리의 미래세대가 당면해 있는 잘못된 성교육의 환경과 문제점에 관심을 갖고, 또 미래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양질의 교육을 통해 자녀세대를 가르치고 지킨다면 우리나라의 장래도 분명 밝을 것이라고 희망한다.

<k8ls@hotmail.com>


1) Staff writer. “Sexualization (definition)”. Collins English Dictionary. Retrieved 30 September 2013.
2) Dewar, Gwen (October 2012). “The sexualization of girls: Is the popular culture harming our kids?”. parentingscience.com. Parenting Science.
3) Peter, Jochen; Valkenburg, Patti M. (March 2007). “Adolescents’ exposure to a sexualized media environment and their notions of women as sex objects”. Sex Roles. 56 (5): 383–384. doi:10.1007/s11199-006-9176-y. Pdf.
4) In 2007, the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published a report titled Report of the APA Task Force on the Sexualization of Girls.
5) Jean Kilbourne (writer/presenter), Sut Jhally (director) and David Rabinovitz (2010). Killing Us Softly 4: Advertising’s Image of Women (Video). Northampton, Massachusetts: Media Education Foundation. Retrieved 30 December 2015.
6) APA Task Force (2010). Report of the APA Task Force on the Sexualization of Girls. Washington, D.C.: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OCLC 123130352. Pdf.
7) O’Donohue, William; Gold, Steven R.; McKay, J. Sean (October 1997). “Children as sexual objects: historical and gender trends in magazines”. Sexual Abuse: A Journal of Research and Treatment. 9 (4): 291–301.
8) Rush, Emma; La Nauze, Andrea (2006). “Corporate paedophilia: the sexualisation of children in Australia (discussion paper number 90)”. Population Ageing : Crisis or Transition?. Canberra: The Australian Institute. ISSN 1322-5421. OCLC 156752334. Pdf version. Archived 16 May 2018 at the Wayback Machine.
9) Starr, Christine; Ferguson, Gail (October 2012). “Sexy dolls, sexy grade-schoolers? Media & maternal influences on young girls’ self-sexualization”. Sex Roles. 67 (7–8): 463–476. doi:10.1007/s11199-012-0183-x. S2CID 144196586.


글 | 이길수

극동방송에서 10여 년을 칼럼니스트로 섬기고 있다. 매일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서, 그리고 양육자의 삶을 사는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 진리로 믿고 있는 크리스천으로서 현세대의 너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성교육 현장을 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