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평등법과 LGBT교육

월드뷰 FEBRUARY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WORLDVIEW MOVEMENT 5

글/ 전윤성(미국 변호사. 자유와 평등을 위한 법정책 연구소)

2020년에 국가인권위원회는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시안을 공개하고 국회에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국회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마련한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을 곧 대표 발의할 것이라고 한다. 평등법과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측은 반대 근거 중 하나로 입법이 되고 나면 교육현장에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리즘을 옹호, 조장하는 교육이 시행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에, 제정 찬성 측은 평등법과 차별금지법은 LGBT 교육과 무관하며, 반대 측이 ‘성별 정체성’ 개념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주장을 한다고 비판한다. 또한, 공교육 현장에서 개인의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성별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교육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언론은 반대 측의 근거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매도하기까지 한다.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피하고자, 우리보다 앞서 평등법(Equality Act)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교육현장에서 LGBT 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어떠한 내용으로 LGBT 교육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교의 LGBT 의무교육

영국 교육부(Department for Education)의 홈페이지1)에 접속해 보면 첫 화면에 ‘학교: 법률 지침(School: statutory guidance)’ 항목이 있고, 이를 클릭하면 영국 교육부가 각급 학교와 교육 당국을 위해 발간한 각종 법률 지침서들이 공개되어 있는 곳으로 연결이 된다.2) 다음으로, 이들 지침서 중에서 ‘교육과정(Curriculum)’ 항목을 클릭하면 초, 중, 고등학교 과정의 각 과목별 교육과정에 대한 법률 지침서를 열람할 수 있는데, 이 중에는 2000년에 제정된 ‘성과 관계 교육에 대한 법률 지침서(Sex and relationship education guidance)’도 있다.3) 이 지침서는 교사, 교장, 교육 당국을 위해 발간된 것으로 정규 학교와 대안 학교도 모두 이 지침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한편, 영국 교육부는 기존의 ‘성과 관계 교육에 대한 법률 지침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관계와 성교육 및 보건 교육(Relationships and sex education (RSE) and health education) 지침’을 2019년 7월 25일에 제정했는데, 구 성교육 과정은 2020년 9월로 종료가 되고, 이후 신 성교육 과정이 구 교육 과정을 대체한다. 신 교육 과정은 선택사항이 아니고, 모든 학교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4)

신 RSE 및 보건 교육 지침은 이 지침을 해석할 때 2010년에 입법이 된 영국 평등법(Equality Act 2010)에 부합하도록 할 것을 명시하고 있고, 각 학교가 자체 규정(policy)을 제정할 때도 평등법의 교육 관련 조항들을 규정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5) 또한, 이 지침은 각급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이 반드시 평등법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고, 평등법상의 차별금지 사유에 대한 교육을 할 때에는 평등법이 차별금지 사유에 대한 적극적 우대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6) 즉, 이것은 차별 해소를 위한 우대 조치를 한다는 명목으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리즘이 정상’이라는 내용의 교육까지 하라는 의미이다. 영국 평등법과 LGBT 교육이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의 평등법 시안과 이상민 의원의 평등법안에도 차별 해소를 위한 우대 행위와 이를 내용으로 하는 법령의 제, 개정 및 정책의 수립·집행은 차별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7) 이에 더하여, 헌법상의 평등권과 관련한 법률을 제, 개정하는 경우나 관련 제도 및 정책을 수립하는 경우에는 평등법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할 것(안 제6조 제1항)과 평등법에 반하는 기존의 법령, 조례와 규칙, 각종 제도 및 정책에 대해서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평등법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시정할 것을 의무화 하는 내용(안 제8조 제1항)도 담겨 있기 때문에 교육 정책에 LGBT 옹호, 조장 교육이 반영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영국의 신 RSE 및 보건 교육 지침에 따르면 학교는 성교육과 보건 교육을 하면서 동성애, 양성애, 트랜스젠더리즘(LGBT)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평등법을 준수해야 하고, 이 주제를 단독으로 교육하지 말고 전체 교육과정에 포괄적으로 포함해서 교육해야 한다.8)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풀어서 설명하면, 성적 지향과 젠더 전환이 차별금지 사유로 명시되어 있는 영국 평등법으로 인해 동성애의 정신적·육체적 유해성과 성전환의 폐해와 윤리적 문제점 등을 학교에서 가르쳐서는 안 된다(즉, 법적으로 금지된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부분은 중학교부터 실시되는 RSE(Relationships and Sex Education) 교육과정이다. 신 RSE 및 보건 교육 지침 26페이지 75 단락은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학생들은 성(sex), 섹슈얼리티, 성 보건과 젠더 정체성에 대한 사실과 법령을 배워야 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섹슈얼리티가 발달해 감에 따라, 교육 내용이 자신들과 관련이 있음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이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을 적절한 시기에 명확하고, 민감하게, 그리고 존중하는 방법으로 탐색하게끔 해야 한다. 이 주제를 교육할 때 아동과 청소년이 자신의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을 발견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데, 반드시 이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또한, 안정적이고 건강한 동성혼 관계에 있는 인물들을 찾아보는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러한 내용은 단독으로 또는 단지 하나의 수업으로 다루어져서는 안 되고, RSE 교육 프로그램 전체에 적절히 융합되어야 한다.

이는 학교에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리즘을 옹호, 조장하는 교육을 시행할 뿐만 아니라, 아동과 청소년이 자신들의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고, 스스로가 인식하는 성 정체성을 학교와 교사가 인정해 주기까지 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리즘을 대놓고 가르칠 뿐만 아니라, 아동과 청소년들이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이 지침서는 초등 교육과정에서부터 시작해서 중, 고등 교육과정을 마칠 때까지 반드시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내용을 도표로 정리해 놓았는데, 가족에 대해서는 다른 여러 가지 종류의 가족 형태9)가 있음을 반드시 교육해야 하고, 젠더(gender)와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에 대한 고정관념이 어떻게 피해를 주는지(예를 들어 편견을 조장하는 것 등)도 필수 교육 사항으로 되어 있다.10) 영국 평등법에 따른 법적 권리와 책임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반드시 배워야 할 항목 중 하나이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영국의 신 RSE 및 보건 교육 지침은 학교가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동성애, 동성혼과 트랜스젠더리즘이 정상이라는 것, 개인의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성별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남녀 이외의 다양한 젠더가 있다는 것을 필수적으로 교육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영국 평등법이 이러한 LGBT 교육을 야기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 현재 영국에서 학교와 교사가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리즘에 대해 반대하는 교육을 하거나 학생들의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인정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두말할 나위 없이 평등법 위반이 된다. 신 RSE 및 보건 교육 지침은 ‘성(sex), 관계(relationship)와 아동과 청소년 및 기타 폭넓은 안전장치’에 관련된 법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법이 금지하고 있는 행위를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교육해야 하고,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는 법과 가해자가 지게 되는 법적 책임 관련 조항도 교육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법률 교육에는 낙태, 섹슈얼리티, 성 정체성과 혐오 범죄에 관한 법령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11) 동성애, 낙태, 성 정체성을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평등법 위반이 될 수 있고, 또한 혐오 범죄로 형사처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학교에서 교육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LGBT 학생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고, 차별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방법과 절차도 교육 내용에 포함이 된다.

평등법과 차별금지법의 위험성

영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LGBT 옹호, 조장 교육은 아동과 청소년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병들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프로스펙트 매거진은 2020년 3월 3일자 보도에서 성전환을 원하는 18세 이하 아동과 청소년이 영국 국립의료원(NHS) 산하 젠더 정체성 개발지원소(Gids)에서 성전환 치료를 받은 통계를 제시했는데, 2009년에 77명에 불과하였던 것이 2019년에는 2,590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12) 이 중 70%는 남성으로 성전환을 원하는 여자 아동과 청소년이라고 밝히고 있다. CBNNEWS.COM도 2018년 9월 19일 자 기사에서 “최근 10년간 영국에서 여자 청소년들이 남성이 되기 위해 유방 절제 수술을 받은 비율이 두 배 증가했다”라고 보도했다.13) 전문가들은 아직 성별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LGBT 교육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서 성전환 수술을 원하는 수가 급증한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의 사례에 비추어보면, 평등법이나 차별금지법이 입법되더라도 개인의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성별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교육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아전인수격 해석이고, 평등법의 위험성을 감추기 위해 국민을 기만하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평등법이나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와 성전환은 정상이고, 성별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며, 성별에는 남녀 이외에 제3의 성이 있다는 LGBT 옹호, 조장 교육이 시행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리고, 성별은 정해지는 것이기에 스스로 바꿀 수 없다고 하거나 제3의 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교육을 하면 평등법 위반이 되고, 해당 학교와 교사는 법적제재를 당하게 될 것이다.

어린 나이의 아동에서부터 LGBT 교육을 하려는 것은 어려서부터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리즘을 자연스럽고 정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끔 하려는 목적이다. 학부모들은 평등법과 차별금지법의 위험성을 올바로 인식해야 하고, 공교육 현장에서 인권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어떠한 교육이 시행되고 있는지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지금은 나의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 교육에 위탁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학부모들이 침묵하고 방관한다면, 평등법의 입법과 더불어 아동과 청소년을 병들게 하는 LGBT 교육이 다음 세대를 집어삼키게 될 것이다.

<heavenlyadvocate@gmail.com>

1) https://www.gov.uk/government/organisations/department-for-education (2021년 1월 방문).
2) https://www.gov.uk/government/collections/statutory-guidance-schools (2021년 1월 방문).
3)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sex-and-relationship-education (2021년 1월 방문).
4)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relationships-education-relationships-and-sex-education-rse-and-health-education (2021년 1월 방문).
5)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relationships-education-relationships-and-sex-education-rse-and-health-education (2021년 1월 방문).
6) 위 지침, 22 및 27 단락, 13 페이지.
7) 안 제4조(차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제2호.
8) 위 지침, 36 및 37 단라, 15 페이지.
9) 예를 들어 동성혼과 비혼 동거 형태도 여기에 포함이 된다.
10) 위 지침, 27~28 페이지.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리즘에 동의하지 않는 견해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11) 위 지침, 82 단락, 30 페이지.
12) Why do so many teenage girls want to change gender?, Prospect, 2020년 3월 3일, https://www.prospectmagazine.co.uk/magazine/tavistock-transgender-transition-teenage-girls-female-to-male.
13) 4,000% Explosion in Kids Identifying as Transgender, Docs Perform Double Mastectomies on Healthy Teen Girls, CBNNEWS.COM, 2018년 9월 19일, https://www1.cbn.com/cbnnews/us/2018/september/4-000-explosion-in-kids-identifying-as-transgender-docs-perform-double-mastectomies-on-healthy-teen-girls.

글 | 전윤성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에서 미국법을 전공했다. 미국 아메리칸 대학교 로스쿨에서 국제법으로 법학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LG전자 사내변호사, BASF Korea Legal Counsel로 근무했으며 현재 자유와 평등을 위한 법정책 연구소 연구실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