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명칭에 대한 오해와 문제점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명칭에 대한 오해와 문제점

2020-09-10 0 By 월드뷰

월드뷰 SEPTEMBER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7


글/ 유관재(성광침례교회 담임목사)


지금 우리나라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과거 여러 차례 입법이 시도되었지만, 폐기되었다. 처음 시도는 2007년이다. 법무부가 차별금지법을 입법 예고하였다. 이 법은 병력, 출신 국가, 언어,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범죄 및 보호처분의 전력, 성적 지향, 학력 등 7개 차별금지사유가 들어있었다. 그러나 시정명령권, 이행강제금,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이 빠져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시민단체들이 반대하여 2008년 17대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되었다.

2010년, 법무부는 차별금지법 특별분과위원회를 출범시켜 10여 차례 모임을 가지며,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 및 지역, 나이, 성별, 정치관, 학력, 장애 여부, 종교, 민족, 인종 등의 포괄적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많은 논란과 반대가 있자, 법무부는 입법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포기하였다.

2년 후, 2012년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 등 10명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하였다. 2012년 12월 26일부터 2013년 1월 9일까지 입법 예고 기간을 거쳤으나 계속 계류되다 결국 2016년에 19대 국회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폐기되었다. 발의 당사자가 법안을 발의하고도 입법 배경 과정을 전혀 모르고 소통 없이 진행되었으며, 그 전에 발의한 내용을 그대로 베껴서 발의했다는 논란을 남겼다.

이 외에도 2008년, 2011년, 2013년도에 차별금지법의 추진 및 검토가 있었으나, 국회 임기 만료에 따라 폐기되었다. 그리고 2020년 6월 29일에 장혜영, 심상정 의원 외 8명 총 10명에 의해 ‘차별금지법’이 다시 발의되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오해하고 있다. 먼저 이 오해를 짚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차별금지법’이라는 이름 때문에 오해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여론조사를 할 때 이런 질문을 했다.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가?” 그러자 88.5%의 사람들이 이 질문에 찬성했다.1) 필자에게도 그렇게 단순하게 질문을 했다고 한다면, 찬성했을 것이다. 차별을 금지하자는데 얼마나 좋은가. 차별하지 않는 것이 예수님의 마음이고 그것은 보편적인 가치이다. 너무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법의 이름 때문에 법의 내용은 모른 채 오해하고 있다. 그 안에 성적 지향과 동성애에 관한 것이 들어있는 것이 문제이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에서 질문을 다르게 했더니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즉 성적 지향 또는 동성애에 관한 것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질문에는 찬성하는 사람이 26.3%이다.2) 그렇게 차이가 크게 난다. 무슨 말인가? ‘차별금지법’이라는 이름 때문에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성적 지향에 관한 것이 들어가면 반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국민 대다수의 윤리적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이미 차별하지 못하게 하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은 너무 많이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고용차별금지법, 연령차별금지법, 남녀고용평등법, 다문화가족법(인종차별금지법), 양성평등기본법 그리고 채용절차법, 난민법 그리고 발달장애인법, 외국인처우법, 한부모가족법. 그렇다면 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만들려고 할까? 거기에 성적 지향이라는 것을 집어넣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두 번째, 이것을 유엔 권고 사항이라고 한다. 언론에서도 계속 그렇게 이야기한다. 정말 그럴까? 유엔에 가입한 200여 개의 나라가 다 같이 모여서, 총회를 열어 의결한 적이 없다. 단지 유엔의 산하 기관 중 하나인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제안한 것이다. 그 이사회는 모든 나라가 참여한 기구가 아니다. 올해 초 미국은 인권이사회에 문제가 많으며, ‘위선적이다’라고 하며 탈퇴했다. 모든 나라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문제


이제 차별금지법의 문제를 정리한다. 첫 번째,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모든 법의 상위법이 될 수 있다. 제4조 (다른 법령 및 제도화의 관계) 1항에는 “대한민국헌법상의 평등권과 관련된 법령을 제정, 개정하는 경우나 관련 제도 및 정책을 수립하는 경우에는 이 법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법체계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헌법 위에 군림 할 수 있는 법이 될 수 있다. 초헌법적이다.

두 번째,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처벌을 목적으로 만든 법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핵심은 처벌이다. 국민을 범죄 집단으로 만드는 법이다. 이행강제금 부과(제38조), 징벌적 손해배상(제39조), 형사처벌 불이익 조치 금지, 2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제43조) 등의 조항이 있다. 더구나 무서운 것은 입증 책임이 다른 법과 다르게 상대방에게 있다. 더더욱 무서운 것은 차별당했다고 주장하는 본인이나, 제3자가 소송을 할 수 있고 인권위원회가 소송을 지원해준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자기는 아무런 금전적 손해가 없기 때문에 소송을 남발할 수 있다. 그리고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자의 승소 가능성이 매우 크다(제 40조, 제37조).

세 번째, 표현, 양심, 종교의 자유가 침해를 당하게 된다. 성경에 있는 진리를 말하면 이 법에 저촉될 수 있다. 예수님만으로 구원받는다는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못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석가모니가 구원자가 아니라 예수님이 구원자라고 하면 다른 종교를 차별했다고 할 수 있다. 종교 다원주의로 가게 되는 것이다. 여기도 구원이 있고 저기도 구원이 있다고 해야 한다. 성경에 있는 분명한 복음을 제대로 말할 수 없게 된다. 동성애가 잘못됐다고도 이야기 못 한다. 얼마 전 한동대에서 동성애, 다자성애, 성매매 합법화에 대한 강연회를 한 학생이 주도해서 했다. 학교에서는 비성경적이고, 비윤리적인 강연회이기에 제지했지만, 그 학생은 강행했다. 그래서 학칙으로 이 학생을 징계했다. 그 학생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고, 인권위원회는 그것은 그 학생의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결정을 하여, 징계를 취소하도록 권고했다. 학교에서, 그것도 기독교 학교에서 동성애, 다자성애, 성매매 합법화에 대해 강의를 하는 것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냈다. 그런 강연회를 하는 것이 학칙에 위반된다고 징계했는데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징계 취소를 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가? 이제는 그것이 원상 복귀해라 하는 것이 아니라 처벌이 가능해진다.

네 번째, 도덕과 윤리 위에 법이 군림하게 된다. 그런 사회는 희망이 없다. 잘못된 법으로 도덕과 윤리뿐만 아니라 종교까지 통제하는 것은 전체주의 국가가 될 요소가 있다.

다섯 번째, 갈등 사회를 만들게 된다. 이 시대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필자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의를 가장 쉽게 이렇게 정의한다. “네가 그렇게 느껴? 그럼 그게 법이야. 그게 진리야.”라고 말하는 현상. 세상은 자기 세상을 만들라고 말한다. 이 세상의 모든 책이 그렇게 가고 있다.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드는 책 대부분이 ‘네’ 세상 만들라고 이야기한다. 네가 잘못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잘못한 거라고 위로한다. 자신이 왕이라고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라고 그렇게 외치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느끼는 게 그러면 정말 진리일까? 우리의 느낌은 불완전하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내려서 서울역 쪽으로 가려고 할 때, 내 느낌이 오른쪽인데 표지판은 왼쪽으로 되어 있다. 어디를 선택해야 할까? 내가 그렇게 느끼고 맞는 것 같아도, 그쪽을 선택하면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아닌 것 같아도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야 한다. 그러기에 불변하는 진리가 중요한 것이다. 이 시대는 ‘네 느낌’이 진리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느낌대로 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정뿐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야!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데 네가 왜 그래?’하며 달려든다. 갈등 사회, 아니 초갈등 사회가 만들어진다. 그런 나라는 제대로 유지될 수 없다. 이미 이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을 봤다. 그들은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한다. 왜 그럴까? 마음의 질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의 질서도 무너진다. 이 포스트모더니즘을 시스템으로 만든 것, 바로 네가 법이고 네 느낌이 진리라고 하는 것을 법으로 만든 것이 차별금지법이다.


맺음말


우리는 꿈을 꿔야 한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세워지는 꿈을 꿔야 한다. 유럽이 간 잘못된 길, 미국이 간 잘못된 길을 따라가면 안 된다. 그들이 이제는 우리를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그것이 없는 나라가 얼마나 잘 되는지를 세계에 보여 줘야 한다. 그리고 세계를 향해 우리를 배우러 오라고 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이게 우리의 꿈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그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꿈꾸면서 우리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 일어서야 한다. 교회가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막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질서가 무너지고, 윤리가 땅에 떨어지고,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만들어지고, 감시하며, 서로 갈등하는 사회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저지해야 한다.


1) ‘2020년 차별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조사의뢰자: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기간: 2020년 4월22~27일, 표본오차:95% 신뢰수준 ±3.1%P
2)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여론조사’, 조사의뢰자: 한국기독문화연구소, 조사기관: 여론조사공정, 조사기간: 2020년 6월 25일, 표본오차:95% 신뢰수준 ±3.1%P


글 | 유관재

성광침례교회를 섬기고 있는 유관재 목사는 신선하고 열정적인 메시지로 정평이 나 있다. “용서와 용납”, “감사와 나눔”, “거룩한 갈망”, “목숨 건 열정”을 교회의 4대 영성으로 삼아 그렇게 살기를 소망한다. 그는 묘비에 “하나님을 온몸으로 사랑했던 사람, 맡겨진 양 떼를 가슴 저리도록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쓰이길 원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목사가 되었다. 침례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아주사퍼시픽대학교(M.A., M.M.)와 애쉬랜드 신학대학원(D.Min.)에서 공부하였다. 저서로 <행복한 갤러리>, <버려야 할 단어들>, <찾아야 할 단어들>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