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학교 어떻게 할 것인가?
2020-07-12
월드뷰 07 JULY 2020●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10 |
글/ 김한원(서부제일교회 담임목사)
백년대계는 ‘관자(管子)’의 〈권수(權修)〉 편에서 유래한 말이다. 교육은 국가와 사회발전의 근본 초석을 놓는 일이기에 백 년 앞을 생각하면서 계획을 세우라는 말이다. 한 국가나 단체는 미래를 생각할 때 이 점을 명심해서 충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협의를 통해서 교육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사람이 미래이다’라는 슬로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아마도 건강한 신앙이라면 어떻게 하면 우리의 다음 세대를 성경적으로 바르게 양육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며 마치 삼손의 부모가 여호와께 했던 “우리가 그 낳을 아이에게 어떻게 행할지를 우리에게 가르치게 하소서(삿 13:8).”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의 기독교 교육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코로나19가 교회에 가져온 변화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우리에게 이러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의 변화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고 있다. 앞으로 세상은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우리 사회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또 2차 팬데믹이 겨울에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도 하고 아예 코로나와 같이 살아야 할 것이라고도 한다.
한동안 교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예배당에서 드리던 예배를 멈추었다. 주중에 했던 사역들이 멈췄고 소그룹 모임도 할 수 없었으며 식탁 교제는 꿈도 꾸지 못했다. 교회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교회는 정부의 방역수칙에 협조하면서 앞다투어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그래도 온라인 예배라도 잘 할 수 있는 교회는 다행인데 형편이 안 되는 작은 교회들은 이조차도 쉽지 않았다. 헌금도 줄었다. 임대료 걱정하는 교회들이 늘어났고 문을 닫는 교회마저 생겨났다.
많은 교회가 타격을 입었는데 가장 큰 타격은 교회학교였다. 그나마 성인들은 나름대로 목회적 돌봄을 받았지만, 교회학교는 그렇지 못했다. 교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교회학교에 그대로 나타나서 대형교회 아이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받았지만, 소형교회에서는 그냥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교회학교 사역자들이 있는 교회는 영상 설교라도 만들어서 제공했는데, 부모들은 SNS로 전달되는 자료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방법이 최선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 본다. 그저 영상 설교 한 편 보여주면 그것으로 부모의 도리를 다한 것인가? 이것으로 만족해도 되는가? 교회 입장에서도 이 정도 수준에서 다음 세대의 교육이 충분한가 생각해 봐야 한다. 코로나 사태가 곧 진정이 된다면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있다고 하지만 만약에 장기화가 된다면 어떨까? 아이들의 성장발달에 맞춰 제때 신앙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정도로 충분한가? 이에 대한 대답은 저마다 다르겠으나 결코 만족할 수 없다는 게 많은 목회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자칫하면 영상 설교를 보는 것만으로 예배를 드렸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교회에 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신앙생활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며, 거룩한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중요성이 약화되고 지체로서 주님의 거룩한 몸을 이루는 것의 신비를 경험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 신앙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현장에서 고민하는 목회자로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부모들은 자기 자녀 신앙교육의 주체가 바로 자기 자신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동안 부모들은 교회에 자녀를 위탁함으로써 자녀 신앙교육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잘못된 것이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 소장(장신대 교수)은 교회 교육에 위기가 온 것은 부모를 배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성경은 자녀들의 신앙교육 주체는 부모라고 말씀한다고 강조한다. 장신대 기독교교육학 신형섭 교수 역시 믿음의 부모가 가정의 신앙교사로 부름받았음을 강조하면서 다음 세대 신앙 전수의 우선적인 책임이 가정과 부모에게 있다고 한다. 그는 또 초대교회 교부들의 문헌으로부터 시작하여, 종교개혁자들의 목회 현장, 청교도인들의 목회지침서, 미국 부흥주의운동, 한국선교 초기에 이르기까지 다음 세대가 강력하게 세워졌던 현장마다 공통으로 발견되는 가르침은 바로 자녀교육의 주체가 부모였음을 역설한다. 그러므로 모든 부모는 자녀를 교회에 보내는 역할에 만족하지 말고 복음 전달자와 제자 양육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둘째, 가정예배를 시작하라고 강력하게 권면한다. 우리는 보통 예배와 기도는 교회에서만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종교개혁이 일어나자마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 존 칼빈(John Calvin) 등 종교개혁자들이 공통으로 했던 이야기는 “가정을 작은 교회가 되게 하라!”였다. 예를 들어서 한 어린이가 교회학교에서 예배를 열심히 드렸는데 그날 들었던 성경 말씀을 얼마나 언제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인데 그 원인이 아이에게 믿음이 없어서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의 기억력의 한계일 뿐이다. 따라서 이 말씀을 다시 기억나게 해주는 것과 삶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교회교육과 가정교육이 서로 만나서 공조를 이룰 때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 이러한 역사가 일어나는 곳이 바로 가정예배의 현장이다.
셋째, 교회는 부모들을 가정에서의 교사로 훈련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가정예배가 이루어지려면 당연히 부모들의 결단과 헌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니 부모들을 가정교사로 세울 수 있도록 하는 사역이 교회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 교사가 되려면 교사대학을 수료해야 하는 것처럼 부모들이 부모를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교회가 이를 도와주어야 한다. 어떤 분이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 최대의 종교는 ‘대학교’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많은 부모가 ‘대학교’라는 종교를 기독교보다 더욱 신뢰하는 것 같다. 이 미신을 깨뜨려줘야 아이들이 믿음으로 바로 설 수 있는데 이것을 누가 감당해야 하겠는가? 바로 교회이다.
다음 세대 신앙교육의 중요성
사사기 저자는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다음 세대를 향하여 다른 세대가 일어났다고 지적하면서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라고 지적한다. 왜 사사시대가 영적인 암흑기가 되어버렸는가? 자녀교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사사기 2장 10절은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라고 말씀하고 있다. 다음 세대가 아니라 다른 세대가 되었단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하신 일을 모르는 세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 모세를 통해서 수도 없이 교육시키셨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여호와를 잊지 말라” “여호와를 잊지 말라”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잊어먹지 말아라” 신명기 말씀에 보면 이런 말씀이 계속해서 반복되어 나온다(신 6:10~13). 그런데 부모세대가 세상을 떠나고 그다음 세대가 주역으로 등장하자 안타깝게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다른 세대가 되어버렸다.
왜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 것일까?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먹고 사느라 바빠서 그런 것이다. 기업으로 얻은 땅을 정복하느라 그랬다. 정복한 후에는 그 풍요를 즐기고 누리느라 그랬다. 영국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Oscar F. Wilde)가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을 모르는 교육은 현명한 악마를 키우는 것과 같다.” 하나님을 모르고,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을 배우지 않으면 아무리 최고의 교육을 받고, 최고의 대학을 나와도, 사단의 하수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잠언에 보면 반복되는 내용이 무엇인가? 여호와를 아는 것,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 세대들에게, 후손들과 후배들에게 하나님을 알도록 줄기차게 가르쳐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교회 안팎에 많은 변화가 있지만, 교회와 가정 그리고 부모들은 그 무엇보다 우리 가정의 자녀들부터 챙겨야 한다. 우리 자녀들이 부모의 신앙을 계승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hanwon@sjch.kr>
글 | 김한원
현재 서부제일교회 담임목사, 서울장신대 외래교수, 페워목회자네트워크 대표이다. 장로신학대학 목회신학박사, 연세대학교 신학석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