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약속’ 2

2019-10-30 0 By worldview

‘오빠의 약속’, 성 혁명의 시대를 거스르는 청년의 첫걸음(2)

 

월드뷰 10 OCTOBER 2019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WORLDVIEW MOVEMENT 3

 

글/ 이승찬(전도사, 장신대 파로스포럼 회장)

 

*본 논고는 [아빠의 약속]이라는 기획 중, 청년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측면에서 기획된 시리즈물입니다. 이를 통해 건강한 성(性)문화와 건강한 생활을 이루어갈 그리스도인의 삶을 보여줍니다. 지난 호에 이어서 이번 호에는, 성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실질적인 삶의 자세를 다룹니다.

 

Ⅲ. 성 혁명의 결과: 섹스와 결혼의 가치가 사소해지다

 

이 무렵, 유럽 문화혁명의 열기 가운데에, 베를린의 집단 공동체인 코뮌Ⅰ, Ⅱ에서는 ‘해방된 성’이 실행되었다. ‘전통적인 결혼’의 강제 및 근친상간 금기와 소아성애 금지로부터의 해방이 공개적으로 실행되었으며, 미디어는 이를 열정적으로 보도했다. 1973년, 독일에서는 포르노에 대한 금기가 없어졌다. 모든 형태의 성이 미디어와 광고에서 맹위를 떨치게 되었다. 한편,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에살렌 연구소’에서는 인본주의 심리학과 집단 역학이 뉴에이지를 향한 기초로써 의식의 상태를 확장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생각들은 공교육기관뿐 아니라 종교교육 기관에까지 침투했다. 그들은 기독교적 도덕의 노예가 되지 않고서도 신성한 의식을 얻을 수 있다고 사람들을 유혹했다.

이 모든 것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서구 문화의 유대 기독교적 근본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성의 해방’이라는 메시지는 모든 가정의 거실과 대다수 침실에 침투하였다. 지속해서 성적 충동을 자극하는 미디어를 통해, 대중은 성행위와 관련된 이미지에 아무런 수치심도 느끼지 않게 되었으며, 성에 대한 대중의 관점과 태도는 도덕성의 핵심 영역에서 멀어져 버렸다. 이러한 성애화(sexualization)는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여, 낙태의 합법화나 동성결혼 합법화와 같은, 사회의 가치 시스템의 근간에 대한 공격에 저항하는 것을 망설이게 했다.

성애화로 인한 오늘날의 여러 결과 가운데 하나는, 섹스와 결혼이 사소한 것으로 전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2010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프로빈스타운에 있는 한 초등학교 교육 위원회는 그 초등학교의 학생들에게 콘돔을 배포할 것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부모의 인지나 동의도 없이 1학년부터 그렇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섹스가 가벼워진 문화 속에서 결혼은 점차 쓸모가 없어져 간다. 2010년, 퓨 연구소에 의하면, 18~29세의 44%가 “결혼은 점차 쓸모없이 되어간다.”에 동의했다. 1978년 타임스지에 의해 실시된 비슷한 여론 조사에서는 단지 28%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 LGBTQ 아젠다 세력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헌신이라는 결혼의 정의를 바꾸려 했다. 다자성애(polyamory)는 세련된 트렌드로 미디어에 의해 소개되었다. 캘리포니아는 2014년 7월에 주 법률에서 남편과 아내라는 단어들을 삭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결혼이라는 가치는 성 혁명 세력들의 전방위적 공격으로 너덜너덜해지고 있다.

 

Ⅳ. 성 혁명의 시대에 우리가 붙잡아야 할 가치: 성적 순결과 성경적 결혼 질서

 

오늘날 우리가 사회 속에서 목격하고 있는 사회·도덕적 혼돈은, 이 세계의 모든 선한 질서의 근원인 가족제도가 사방으로부터 공격받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기독교 저술가인 필립 얀시가 1994년에 언급했듯이, “만일 우리가 성이라는 우상을 만든다면, 그 우상은 전 인류에게 그리고 전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방식들로 인간을 실망케 할 것이다.”

그의 말은 아주 중요하면서도 오랫동안 잊혔던 영국의 사회인류학자이자 인종학자인 언윈(J. D. Unwin, 1895-1936)의 연구에 근거한 것이다. 언윈은 1934년에 <성과 문화>를 출판하였다. 얀시는 언윈의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언윈의 <성과 문화>.

 

“문명은 억압된 성의 부산물이라는 프로이드의 개념을 검증하려고 애쓰면서, 학자 언윈은 86가지의 서로 다른 사회들을 연구하였다. 그의 발견은 많은 학자를 놀라게 했으며, 무엇보다 언윈 자신을 놀라게 했다. 왜냐하면, 86개의 사회 모두, 문명의 ‘팽창하는 에너지’가 일부일처제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언윈은 기독교적 확신이나 도덕적인 판단을 적용하지 않았다: “나는 옳고 그름에 관해 어떤 견해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는 이렇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인류의 기록에는, 한 사회의 완전히 새로운 세대가 결혼 전과 결혼 후의 성적 절제를 무시하는 전통을 수용한 후에도 그 에너지를 유지했던 사례는 없다.”

언윈은 수 세기 동안 지속한 문명들을 관찰하였다. 언윈은 어떤 예외도 없이 이러한 사회들이 번성했던 때는 성적 정절을 가치 있게 여겼던 시기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가피하게, 성적인 규율이 느슨해지면 그 사회들도 연이어 쇠퇴하기 마련이었고, 더 엄격한 성적 기준들로 되돌아갈 때만 그 사회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Phiip Yancey. The Lost Sex Study. Christianity Today, December 12, 1994.)

 

세상의 일은 주기적으로 순환한다. 따라서 성적 무질서로 빠져드는 이 몰락의 풍조도 더 나은 미래의 소망을 위한 기초가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필립 얀시는 언윈의 연구를 요약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비록 “성적 관행이 느슨해져, 그 사회들이 연이어 쇠퇴하여도” 그 사회들은 “더 엄격한 기준들로 되돌아갈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성적 무질서를 거슬러, 하나님과 성경적 토대로 돌이키는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하고 확실한 길이다. 우리는 다시금 성적 순결과 성경에서 말하는 결혼의 가치를 고수해야 한다.

 

Ⅴ. 성 혁명의 시대를 거스르는 청년의 첫걸음, ‘오빠의 약속’

 

한국 사회도 유럽이나 미국과 비교하여 양적 차이는 있을지라도 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본다. 한국의 성 혁명 세력은 유럽과 미국의 성 혁명 아젠다를 10~20년 차이로 지속해서 수입하여 정치·문화·교육계에 보급하고 있다. 우리는 유럽과 미국의 사례들에 경각심을 갖고 지금이라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종교, 가정 등 여러 ‘영역 차원’에서 성 혁명에 대응할 방안을 여럿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각 부분과 전공을 넘어서서 근원적이며 범교회적인 운동을 제안하고자 한다.

김철홍 교수는 <월드뷰> 2019년 5월호에서 가족 해체·도덕 해체에 맞서는 ‘아빠의 약속’ 운동을 제안하였다. 이 운동은 4가지 특징을 지닌다. 그것은 1) 남성 운동 2) 긍정적 운동 3)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운동 4) 비기독교 사회 운동이다. 이 운동은 기혼 남성을 중심으로 하여 가정을 지키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더 나아가 왜곡된 급진 페미니즘, 성 주류화, 성인지 정책 등에 관한 이해를 높이고 건전한 정치적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했다.

그렇다면 미혼의 청년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청년들은 신성한 결혼의 의미와 가치를 무겁게 여겨야 한다. 청년들이 결혼을 무겁게 여기려면 성적 순결을 진지하게 다루어야 한다. 청년들이 왜 성적 순결을 진지하게 다뤄야 하는지를 두 가지로 살펴보겠다.

첫째, 성적 순결은 기독 청년들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미혼 남성이 하지 않는 동성애/양성애/다자성애 등을 가지고 ‘동성애 하지 않기’ 운동 등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 이는 긍정적 운동이 아닌 부정적 운동이며, 기독교의 근본 가치를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살펴보아도 선택지는 딱 하나이다. 미혼으로서 결혼을 귀히 여기기 위해서는 ‘혼전순결’을 지켜야 한다.

둘째, 성적 순결은 가장 높은 ‘파급력’을 지닌 가치이다. 그 이유는 혼전순결이야말로 가장 높은 수준의 도덕적 견지를 취할 때에만 지킬 수 있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혼전순결(포르노를 포함하여)은 모든 성적 부도덕을 막는 문이다. 문을 잘 파수할 때에 다른 성적 부도덕들에도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기독 청년들이 이 가치를 회복할 때에 교회는 성 혁명에 단호히 맞설 힘을 얻게 된다.

 

우리는 파급력을 끼치면서도 유일한 선택지인 혼전순결을 통하여 성도덕의 타락에 맞서야 한다. 이 운동을 미혼 남성을 중심으로 하는 ‘오빠의 약속’이라 부르려 한다. ‘오빠의 약속’ 운동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지적 작업을 3가지로 제안하며, 향후 작업은 기회가 되는대로 다시 논해보고자 한다.

 

1) 결혼에 대한 이해

결혼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신적 제도이다. 이 결혼은 무엇을 위하여 있는가? 소위 결혼 신학은 여러 저서를 통해 논의되어왔다. 이제부터는 ‘오빠의 약속’ 운동에 적합하도록 그 논의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2) 기독교적 성애(性愛)에 대한 이해

표준국어대사전은 성애를 “남녀 사이에 일어나는 성적 본능에 의한 애욕”으로 정의한다. 위에서 결혼을 이미 언급하였지만 ‘성애’ 부분을 따로 다루는 이유는, 성애에 대한 논의를 세속 사회에 완전히 내주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세속적 성애를 대신하는 기독교적 성애의 독특함을 이해해야 한다. 성애의 위치는, 혼인한 남녀 간에 부부관계를 통한 육체적 연합, 사랑과 복종을 통한 정서적 연합, 그리스도를 경외함을 통한 영적 연합의 삼중 구조 안에 위치한다. 성애가 이러한 삼중 구조 안에 있는 것을 이해하고 나서, 부부관계(성애)를 다루어야 한다.

 

3) 좌파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는 보수주의 정치관

한국교회탐구센터의 2014년도 설문 조사 결과에 의하면, 기독 청년의 61.3%는 혼전순결을 꼭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힘들게 성적 순결을 지켜야 하나? 다들 그러는걸?’ 이러한 생각을 하는 기독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첫째, 결혼에 대한 성경의 비전을 가르치는 것. 둘째, ‘정서적 환기’이다. 음란의 문화가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주도면밀하게 계획되어 왔음을 깨닫게 될 때, 정서적 환기가 일어난다. (필자는 성 혁명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정서적 환기를 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부터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성적 순결을 지켜야 할 당위를 얻게 되었다.)

이를 통해 데살로니가전서의 말씀처럼 밤과는 구별되는 낮의 자녀라는 정체성이 우리에게 자라나게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에게는 성 혁명 이데올로기를 주도하는 좌파 이데올로기에 대항할 수 있는 유대-기독교 철학에서 발원한 보수주의(conservatism) 정치관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보수주의는 우익-우파의 개념과는 다르다. <보수의 정신(Conservative Mind)>을 저술한 러셀 커크(Russell Kirk, 1918-1914)는 보수주의 사상의 핵심 기둥을 6가지로 본다. 그 중 첫 번째는 “초월적 질서 또는 자연법 체계가 사회와 인간의 양심을 지배한다는 믿음”이다. 이러한 점은 기독교인의 기본적인 가치와 부합할 뿐만 아니라 초월적 질서, 자연법, 양심을 인정하지 않는 성 혁명 이데올로기와는 대척점에 서 있다.

러셀 커크의 <보수의 정신>.

 

Ⅵ. 글을 닫으며

 

필자는 성 혁명의 조류에 맞서는 청년의 작지만 위대한 첫걸음으로서 ‘오빠의 약속’을 제안하였다. 미혼의 기독 청년이 결혼을 귀히 여길 수 있는 구체적인 태도는 혼전순결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순결 운동과 다른 것은, ‘오빠의 운동’은 사회 정치적 태도로서의 기독교 보수주의(Conservatism)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오빠의 운동’을 통하여 성 혁명을 주도하는 좌파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건전한 가치체계를 제시하고자 했다.

‘오빠의 약속’이 성 혁명을 거스르는 운동으로서의 힘을 얻기 위해서는 신학자를 비롯하여, 여러 분야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신학교의 전도사들과 교회 현장 목회자들의 관심과 지원 역시 필요하다. 필자의 바람은 부족한 이 글이 널리 알려지고 취지가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어져서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성(性)도덕 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theace1127@naver.com>

 

글 | 이승찬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대학원의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주은혜교회 청소년부 교육전도사로 사역하고 있으며, 장신대 학생 동아리 파로스포럼(PHAROS FORUM)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