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의 페미니즘 교육

학교 현장의 페미니즘 교육

2021-07-09 0 By 월드뷰

월드뷰 JULY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7


글/ 육진경(교사)


들어가며


요즘처럼 교실이 페미니즘과 안티 페미니즘으로 대립하던 시기는 없었던 듯하다. 이제는 남학생들이 안티 페미니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 피부로 느껴진다. 학교에서는 오히려 남학생이 밀리는 느낌이지만, 교과서나 사회 뉴스, 영화에서 남자는 폭력성을 지니고 가부장적 권위를 휘두르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교과서에 스며있는 페미니즘과 젠더


동화책으로 나온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이 중학 국어(금성출판사 2-1)에 실려 있다. 이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아주 중요한 회사에 다니는 아빠 피곳씨와 아주 중요한 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은 집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엄마는 집안일을 혼자서 다 맡아서 할 수밖에 없었고, 지친 엄마는 결국 “너희들은 돼지야!”라는 쪽지를 남기고 집을 나가버린다. 돌봐 줄 사람이 없어진 피곳씨와 아이들은 진짜로 돼지가 되고, 집안은 돼지우리처럼 되어버린다. 피곳 부인이 돌아왔을 때 그들은 무릎을 꿇고 지금까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친다. 그 후 서로 집안일을 나누어서 하면서 행복을 찾게 된다. 그냥 웃고 넘어가기엔 참으로 불편한 장면들이 많다. 두 남자아이와 남자 어른은 이기적이고, 더럽고, 집안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쓰레기만 생산해 내는 존재이며, 요리도 못하고 먹기만 한다. 결국, 남자들은 돼지가 된다. 매우 일방적인 내용이다.

이런 류의 동화를 읽으면 남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저절로 생기게 된다. 너무나 편향적인 글이라서 교실에 있는 남학생들은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억눌리고, 억눌린다. 그나마 끝부분에 서로 돕는 부분이 나오는 것이 다행이다.

2017년 서울시교육청 성 평등 교육정책 토론회에서도 이00 교사의 교육 사례로 <돼지책>과 국가인권위회에서 만든 <별별 이야기>가 같이 언급되었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을 때, <돼지책>이 오버랩 되었다. 문득 어린이 청소년 버전의 <82년생 김지영>이 아닐까 다시 보게 되었다.

다음에는 중학 <보건> 동화사 검인정 교과서 내용을 보자.

남녀 모두에게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성적인 특성과 남성적인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양성성이 있다. 최근에는 상황에 따라 여성적인 특성과 남성적인 특성의 역할을 조화롭게 수행할 수 있는 양성적인 성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양성성을 가진 사람은 성 역할 고정 관념을 가진 사람보다 자아 존중감, 자아실현, 성취동기 등이 높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사회 적응력이 높아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청소년기는 남자 또는 여자로서의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성 정체성이 발달하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성별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구분 짓지 말고 자신이 가진 양성성을 조화롭게 발달시켜 자신의 재능과 소질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보건> 교과서, 동화사, 2018).

이 글에서 보듯이 중학생에게 양성성(androgyny) 이론을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남녀의 신체적, 심리적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에 맞게 가르쳐야 성 정체성에 혼란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든 것이 모두 편향적인 성 역할 삽화로서 여자 경찰, 여자 용접공, 남자 무용수, 남자 승무원, 남자 메이크업 전문가 등이다. 이미지는 학생들에게 글로 된 설명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치며 그 잔상이 오래 간다. 요리하는 엄마는 성 역할이 고정적인 나쁜 것이고, 자동차를 수리하는 엄마는 바람직하다는 그릇된 관념을 갖게 된다. 정작 무거운 것을 들고 가는 여학생을 봐도 들어줄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으며, 체육 수행평가 기준이 남녀가 다른 것에 대해 남학생들이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중학교 보건, (검인정교과서, 동화사, 69쪽)>


독서 교육을 통한 페미니즘 교육


도서관에 있는 도서들을 살펴보았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우에노 지즈코)>, <나쁜 페미니스트(록산 게이)>, <페미니즘의 검은 오해들(김미덕)>, <여자다운 게 어딨어 어느 페미니스트의 12가지 실험(에머 오툴)>, <나의 첫 젠더 수업(김고연주)>,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강남순)>, <걸 페미니즘(호야)>, <82년생 김지영(조남주)> 등, 일방적인 페미니즘 도서가 넘쳐나는 것이 현실이다. 간신히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가 신간으로 들어와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결국 가해자인 남자와 피해자인 여자로 나누고 서로 갈등하게 만들어서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어도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특히 독서를 좀 한다는 여학생일수록 더욱 그렇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고된 일이 남자 때문이고 결혼이라는 제도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힘든 일은 하고 싶지 않으며, 자신의 사회생활에 인생의 목표를 두고 가정을 이룰 꿈을 꾸지 않는 여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은 정말 우려스럽다.

학교에서는 당연히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하는데 도서관에 있는 많은 책이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다.

특히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독후감 쓰거나, 독서 토론을 하기도 하는데, 영화까지 나와서 여학생들에게 영향이 매우 크다. 교사들이 모여서 독서 토론 모임을 만들고,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는 경우가 많아졌다. 페미니즘에 경도된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경우 의도적으로 의식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2017년 실제 위례별초 최00 교사는 ‘항문 섹스는 인권이다. 정말 좋단다’, ‘남자는 다 짐승?’ 등 동성애 옹호, 남성 혐오, 페미니즘 주창의 예가 있었으며, 최근에는 교사들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골라서 페미니즘을 세뇌하며 말을 듣지 않으면 따돌림을 시키라는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보이는 SNS 글이 발견되어 국민의 분노를 끓어오르게 했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경우 페미니즘 교육을 정면에 내걸고 있는 형편이다.

학교에서 꼭 실시해야 하는 양성평등 교육, 성폭력 예방 교육도 대부분 양성평등교육원 등 외부 강사가 담당하기 때문에 페미니즘 전파 경로가 된다.

위례별초등학교 최00 교사 교무실 파티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홈페이지.


2015 교육과정을 통해 살펴보는 남녀의 역할


2015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초등 4학년부터 가족 구성원의 역할에 대해 배우며, 가족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게 되어 있다.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다문화 가족, 한부모 가족, 재혼 가족, 입양 가족, 조손 가족 등으로 해설해 놓아서 동성애 가족이 포함될 위험이 있다.1)

고등 <사회·문화>에는 사회 불평등을 언급했는데, 사회적 소수자와 성 불평등에 대한 대응(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도록 했다.


나가며


학교에서 일부 시행되고 있는 페미니즘, 젠더 교육은 아직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으며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저항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에서 이미 ‘2022 개정 교육과정’ 설문 조사를 하고 있고, 국가교육위원회도 합의 없이 통과시켰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중심에 민주시민 교육이 뼈대로 들어가 있다. 지금까지의 민주시민 교육을 페미니즘, 젠더, 편향된 인권을 포함하여 실시한 것에 미루어 볼 때, 국가교육위원회를 앞세워 개정될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심히 걱정스럽다. 국민과 교육계 전반의 관심이 절실하다.

<sarang2624@naver.com>


1) 일부 교과서에는 동성애 가족을 포함 시켜서 논란이 되기도 한다.


2015 교육과정을 통해 살펴보는 남녀의 역할


<사회> 초등 성취기준

[4사02-05] 옛날과 오늘날의 혼인 풍습과 가족 구성을 비교하고, 시대별, 가족의 모습과 가족 구성원의 역할 변화를 탐색한다.
[4사02-06] 현대의 여러 가지 가족 형태를 조사하여 가족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른다.
성취기준 해설
[4사02-06] 에서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가족 형태(다문화 가족, 한부모 가족, 재혼 가족, 입양 가족, 조손 가족 등)를 알아보고 가족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탐색하면서 가족 형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도록 한다.

<사회·문화> 고등 성취기준

[12사문04-03] 다양한 사회 불평등 양상을 조사하고 그와 관련한 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성취기준 해설
[12사문04-03] 을 통해 사회적 소수자, 성 불평등, 빈곤의 양상과 그 문제점 및 해결 방안을 탐색한다. 특히 사회적 소수자는 인종, 민족, 국적, 신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규정될 수 있다는 점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한다.

<가정> 초등 5~6학년 성취기준

[6실01-02] 아동기에 나타나는 남녀의 성적 발달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성적 발달과 광련한 자기 관리 방법을 탐색하여 실천한다.
[6실01-03] 주변 가족의 모습을 통해 나와 가족의 관계 및 역할을 이해하고, 다양한 가족의 가정생활 공통점을 파악하여 가정생활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성취기준 해설
[6실01-02] 성적 성숙으로 나타나는 남녀의 생리적 변화를 건강한 성인이 되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해하고 이러한 변화(초경, 몽정 등)와 관련한 올바른 자기 방법을 알고 실천하도록 한다.
[6실01-03] 나와 가족의 관계를 이해하고 가족 구성원의 역할은 가족 상황에 따랄 다를 수 있으며, 가족 구성의 모습은 달라도 의식주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가정생활의 모습은 공통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한다.

<가정> 중학 1~3학년 성취기준

[9기가01-03] 청소년의 성적 발달 특징을 이해하고, 자신과 타인의 성을 소중히 여기는 건강한 성 가치관을 형성한다.
[9기가01-04] 사회 변화에 따른 가족의 구조와 기능의 변화를 이해하고, 건강 가정을 위한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탐색하여 실천한다.
[9기가01-05] 다양한 가족 관계의 유형과 특징을 파악하고, 양성평등하고 세대 간의 민주적인 가족 관계를 형성하는 방안을 탐색하여 실천한다.
[9기가02-08] 성적 의사 결정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성폭력의 원인과 영향을 개인 및 사회적 차원에서 분석하여 예방 및 대처 방안을 탐색한다.
성취기준 해설
[9기가01-03] 청소년기 성적 발달의 특징을 이해하고, 성과 관련된 올바른 정보를 탐색하고 성과 관련된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건강한 성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한다.
[9기가01-04] 사회 변화에 따른 가족 구조, 기능, 인식 등의 변화를 이해하고, 가족에 대한 인식의 범위를 확장하여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가치관과 태도를 기른다.
[9기가02-08] 성적 의사 결정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성숙한 선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한다. 그리고 발생하는 개인적, 사회·문화적 원인과 영향을 파악하고 성폭력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 상황을 중심으로 성폭력을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방법과 지원과 대처 방법을 탐색하여 철저한 대비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가정> 고등 성취기준

[12기가01-01] 건강한 가족 형성의 기반이 되는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이해하고 행복한 결혼에 대한 가치를 탐색한다.
[12기가01-02] 이상적인 배우자상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고정관념을 성찰하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한 배우자 선택 기준을 제안한다.
(출처: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별책10] 실과(기술·가정)/ 정보과 교육과정 교육부)

<도덕> 중학 성취기준

[9도02-03] 성과 사랑의 의미를 이해하고, 청소년기의 성 문제를 도덕적 시각에서 평가하며, 일상생활에서 이성 친구에 대한 예절을 지키는 실천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①내가 생각하는 성과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가?
②청소년기의 바람직한 성 윤리는 무엇인가?
③이성 친구와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활과 윤리> 고등 성취기준

[12생윤02-03] 사랑과 성의 의미를 양성 평등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성과 관련된 문제를 여러 윤리 이론을 통해 설명할 수 있으며 가족윤리의 관점에서 오늘날 가족해체 현상을 탐구하고 이에 대한 극복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출처 :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별책6]도덕과 교육과정)


글 | 육진경

새하늘교회 사모로 주일학교를 섬기고 있으며, 31년 차 중학교 교사이다. 대한민국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한 전국교육회복교사연합(약칭 리커버)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