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변화시킬 “한 사람”을 위한 윌버포스 세계관 아카데미
2021-01-17
월드뷰 JANUARY 2021●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WORLDVIEW MOVEMEN 2 |
글/ 유중원(트루스포럼 회원)
모든 세대가 그러했겠지만, 오늘날은 정말 비상한 시대처럼 보인다. 위대한 자유 민주주의 헌법을 가진 미국과 한국에서 건국의 정신을 애써 부정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종교적 박해도 여전하다. 특별히 북한이나 중국 공산주의 정권에서나 볼만한 정부에 의한 교회 탄압 및 파괴 시도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다가오는 시대를, 아니 이미 다가온 시대를 인공지능(AI) 또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흔히들 말한다. 어쩌면 오늘의 ‘자유 문명’은 빠른 기술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다양하며 실재적인 위협을 상시 품고 있는 듯하다.
말씀으로 세상을 보고 기도로 세상을 바꾼다
시대가 비상한 만큼 그에 대한 처방은 진리에 입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스트모더니즘 또는 뉴에이지적 세계관 등의 광풍에 여지없이 쓸려가 버리고 만다. 주일에 교회에 가고, 봉사도 할 수 있지만, 주중에는 능력 없이 죄 앞에 주저앉아 버리는 힘없는 패잔병으로 전락하기 쉽다. 이것은 핑계의 여지가 없는 나 자신의 이야기이다.
2020년 하반기 윌버포스 부모 아카데미가 서울 서초동 그안에진리교회(이태희 담임목사)에서 열렸다. 이는 윌버포스 주니어/유스 아카데미를 수강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와 세계관 교육에 관심 있는 성인 누구에게나 열린 기독교 세계관 강의다. 이 아카데미의 비전은 부모와 청년들을 성경적 세계관으로 무장시켜, 다음 세대를 올바른 성경적 세계관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2020년 하반기 아카데미는 2020년 10월 17일부터 12월 19일까지 총 10주간 매주 토요일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렸다. 세부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먼저 기독교의 본질 및 세계관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성경적 세계관, 세속적 인본주의, 마르크스 세계관, 포스트모던과 뉴에이지 세계관 등을 살핀다.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독교가 초대 교회, 로마 문명, 종교개혁과 서구 문명, 또 한국 교회와 대한민국 안에서 어떻게 심어지고 열매 맺었는지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사도행전적 부흥을 꿈꾸며’라는 제목의 강의에서는 궁극적으로 윌버포스 세계관 아카데미가 가진 통일 한국과 선교 한국의 비전을 나눈다.
성경적 세계관의 회복
이 아카데미를 2016년에 창립한 이태희 목사(미국 변호사)는 ‘윌버포스의 노예 폐지 운동을 통해 바라본 한국 교회의 사명’이라는 <월드뷰> 기고문(2019년 11월호)을 통해 “우주 보편적인 기독교의 진리가 ‘파편화’ 또는 ‘이원화’되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진리는 교회 안에서만 통용되는 종교적인 진리가 아니다. 하나님의 진리는 가정 안에서의 진리요, 사업장에서의 진리이며, 실험실 안에서의 진리요, 의사당에서의 진리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아들로 인해 창조되었고, 아들을 위해 창조되었고, 아들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해결 대안으로써 개인의 삶은 물론이거니와 이 세상 나라 가운데 진정한 번영과 샬롬을 이뤄갈 수 있는 길은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이 세상의 정치, 경제, 문화 가운데 회복하는 일, 즉 ‘성경적 세계관’의 회복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영국 노예제 폐지의 주역 윌리엄 윌버포스
성경적 세계관 회복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18세기 영국의 복음주의 정치인들이 주도한 노예무역 폐지 운동’이 있다. 이태희 목사는 “17세기부터 시작된 과학 혁명, 이신론과 계몽주의 등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그 영향력을 상실해 가던 기독교는 18세기 말부터 국가 도덕 개혁을 위한 사회 참여 운동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라고 한다. 그리고 이 노예무역 폐지 운동에서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영국의 하원 의원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lberforce, 1759-1833)이다.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윌버포스는 자신이 살았던 당대에는 원하는 결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훗날 영국 노예제 폐지의 열매가 있었음을 증명한다. 과연 우리도 윌버포스의 노예 해방의 사명을 통일 한국의 비전으로 이식시켜 북한 주민의 해방을 자유 민주주의 체제 하의 통일로 이룩할 수 있을까? 당대에 빛을 보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헌신하겠다는 뜻을 가진 이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윌버포스의 헌신은 그런 함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윌버포스의 전기인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 HarperOne, 2007)>의 저자 에릭 메탁사스(Eric Metaxas)는 그의 강연을 통해, 윌버포스가 그리스도인이 된 후 세상을 하나님의 눈으로 보게 되자 비로소 영국의 어두운 현실을 직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윌버포스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명하셔서 그에게 허락한 능력, 은사와 모든 대인관계 등을 하나님의 뜻을 위해 사용할 것을 바라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윌버포스는 예수께 ‘돌아온 그리스도인’이었고 자신의 사명을 위해 끝까지 걸어갔다.
강의, 소그룹 나눔 및 특별 질의응답
2020년 하반기에 진행된 아카데미의 하이라이트 세 장면을 짧게나마 소개한다. 첫째, 성경적 세계관, 즉 신본주의 세계관의 가르침은 하나님의 말씀이 위에 있고(주主) 인간이 그 밑에 있을 때(아我) 사람(세상)에게 비로소 생명이 있다(생生)는 것이다(주-아-생의 원리). 그러나 이 땅에서 죄의 저주 아래 놓인 우리는 사람이 하나님보다 먼저 되길 바란 결과 생명을 잃게 되었다(아-주-사의 원리). 따라서 이 땅에서 우리가 직면한 이 세계관의 전쟁 또는 영적 전쟁의 본질은 ‘아-주-생’이라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주-사’의 상태에 빠진 한 영혼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여 ‘주-아-생’의 차원으로 건져 올리는 것이다.
둘째, 이태희 목사는 다음 세대 사역과 선교에 대해 강의하며 ”진정한 선교의 완성은 (1) 성경적 세계관으로 변화된 (2) 한 영혼의 삶이 (3) 말씀 증거의 삶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째, 아카데미 일정 진행 중에 특별히 정한 날짜에 집중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한 주간 미리 수강생들의 질문을 익명으로 받아 긴 시간 동안 차례로 답변이 이뤄졌다. 이 부분은 미국의 갈보리 채플 치노힐스의 잭 힙스(Jack Hibbs) 목사처럼 성도가 현실의 삶 속에서 궁금한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목회자가 성경 말씀과 성경적 세계관에 근거한 답변을 제공하는 시간이었다. 특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와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논쟁적 이슈들에 대해 그리스도의 사랑과 진리 안에서 함께 생각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있었다.
한 사람의 회개와 부흥을 통한 기적의 역사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들은 모두 한 사람의 근본적 변화로부터 시작했다. 마르크스는 기독교 신자로 시작해서 그리스도를 저주하는 자로 마쳤다. 청년 이승만은 동서양의 학문을 모두 접한 비(非) 그리스도인이었지만 훗날에 성령으로 변화되었다. 그는 한성 감옥에서 대한민국 땅에 처음으로 근대 서구 사상의 빛을 전함과 동시에 향후 수많은 이들을 깨우칠 ‘독립정신’을 저술했다. 나아가 감옥의 죄수 동료들까지 전도하기에 이르렀다.
이태희 목사의 저서 <세계관 전쟁>(두란노 출판)은 하나님께서 이태희 목사이자 변호사를 변화시킨 이야기를 포함한다. 그리고 이태희 목사는 그의 저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지키기 위해 성숙한 시민 교양을 갖춘 성도가 (1) 성경적 세계관으로 강력히 무장하고 (2) 세상을 더욱 사랑하여 (3) 겸손과 온유로 이 땅 구석구석을 누비며 진리를 전파해야 할 대의(great cause)를 역설한다. 중요한 것은 지난 2020년 하반기 윌버포스 세계관 아카데미는 한 사람의 변화가 계속해서 하나의 비전을 품은 ‘개교회 전체의 전폭적 헌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전 확장’의 모델은 다음 세대 한 사람을 위한 교육과 섬김 그리고 투자가 교회와 사회를 바꿀 수 있음을 암시한다.
윌버포스 세계관 아카데미는 2021년 9월 중 대안학교 설립 및 운영을 시작할 것을 목표로 상반기에 모든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그리고 2021년 상반기에는 또 한 번의 아카데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윌버포스 세계관 아카데미를 마치며, 하나님께서 정하신 날에 ‘통일한국’, ‘선교한국’, 궁극적으로 온 ‘열방의 회복’을 이루실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신뢰한다. 마지막으로 이태희 목사는 다시 한번 윌버포스 아카데미의 비전이 “성경적 세계관을 통한 ‘한 사람’의 변화”임을 강조했고, 이 아카데미가 전하는 핵심은 “바로 이것은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joongwonyu@gmail.com>
글 | 유중원
트루스포럼 회원 및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연구원으로 참여하며 ‘보수주의’ 및 ‘복음주의 생명 운동’을 학습 중이다. 경희대학교에서 학부를 마치고, 한동국제법률대학원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