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교육의 특징과 북한 해방 전후 교육의 방향 (3)

2020-01-23 0 By worldview

월드뷰 01 JANUARY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WORLDVIEW MOVEMENT 1


글/ 심대한(‘생명의 강’ 회원)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와 풍요를 한 번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의 세계는 어떠할까? 태어나면서부터 쭉 외부와 단절된 채로 당국이 전해주는 선전·선동으로만 정신세계를 구성한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UN에서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국으로 지정되었는데도 어떻게 북한체제는 지속 가능한가? 물리적‧심리적인 면에서 볼 때 압제, 거짓 선전 선동, 착취가 가능한 이유는 시도 때도 없이 잡혀가서 처형될 수 있다는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심에서 비롯된다. 인지적으로는 대를 이어 우상화와 이념교육을 하고 쇄국으로 외부 정보를 모르게 하여 북한인들이 다른 세상을 그려볼 여지를 없앴기 때문이다. 북한 변화에 가장 필요한 것은 주민들의 심리적 변화, 곧 교육을 통해 다른 세상을 알고, 속아온 북한의 실체를 제대로 깨우치는 것이다.

북한 체제는 인간의 보편 심성과 천륜을 어기는 이념 때문에 불원간 내부적으로 붕괴할 수밖에 없다. 외부적으로는 핵을 장착한 ICBM으로 미국과 인류를 위협하는 북한을 미국은 절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에서 한반도가 대 중국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고, 베트남-필리핀-홍콩-대만-일본-한국으로 이어지는 반중친미전선을 형성하는 데 긴요하므로, 북한 정권을 친미화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봉쇄를 통해 궤멸시키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남한과 중국의 친북 행위로 인해 북한 정권의 수명이 연장되고 있을 뿐이다.

친북 정부가 미적거릴 때라도 민간에서는 북한 주민 해방과 남북통일 준비를 착실히 할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허상을 깨고 남한과 발전한 외국의 실상을 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다양한 비교표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의 허상을 깨는데 가장 강력한 무기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관건이다. 북한 주민들이 어느 지점에서 남쪽으로 기우는지 그 변곡점(tipping point)을 탈북자로부터 의견을 들어서 결정해 둘 일이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허상을 깨닫게 해주는 유효한 우선순위 몇 가지는 분명 있다. 이점은 교육학자들 못지않게 심리학자나 마케팅 전문가들이 잘할 수도 있으므로 이들과의 협업도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지배층들이 강고하게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이유도 들여다볼 일이다. 그들이 북한 주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억압하면서 체제를 유지하려는 이기적 본능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까? 물론 교화가 필요하겠으나 일부는 사형과 격리 구금 등을 시켜야 할 것이다. 교사들은 어느 편에 속할까? 배급(월급)이 나오지 않고 교사 스스로 장마당에서 생활비를 조달해야 한다면 체제에 대한 충성심은 취약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통일시대를 대비해 이들에 대한 재교육 교재와 인력도 준비해야 한다.

교육은 국민들의 정신(mind-set)을 형성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무엇이 인간다운 삶이고 건전한 상식이며 진위인지 시비를 가리게 해준다. 해방 전후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 개인의 권리와 사회적 책임, 공동체와 자유의 조화를 강조하여 1개월 이상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통일교육 선생’이 필요하다. 통일교육을 위한 큰 선생(大師)은 북한 주민(학생) 30명당 1명이 담당할 수 있도록 양성해두면 좋을 것이다. 특히 탈북민을 비롯하여 남북 언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큰 선생을 양성해두는 것이다. 탈북민들은 남북교량 역할을 하므로 훈련되면 해방과 통일에서 매우 귀한 인재들이다. ‘생명의 강’에서는 이 일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1) 북한의 현행 교육과정의 개혁


먼저 북한의 유초중등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내용을 철저히 파악해서, 독재자에 대한 우상화와 거짓 내용과 호전성 옹호와 대외 적대시 내용을 폐기한다. 북한체제나 그 역사에 대한 과장 과대 선전이나 불합리한 내용을 삭제 폐지한다. 대신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고 인간다운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세계 속의 인류 보편적인 사상을 강조하고, 자유민주 정치사상,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옹호한다. 특히 생명, 사유재산을 보장하고, 사상 언론 종교의 자유를 약속한다.

아래 표를 보면 북한의 유치원을 제외한 11년간 수업시수 배당을 보면 정치사상계가 17.7%, 인문사회계가 29.1%, 과학기술계가 37.6%, 예체능계가 15.5%이다. 북한은 여기에 과외학습, 소년단과 청년동맹생활, 과외체육을 추가로 더한다. 북한의 정치사상교과목의 특징 중 김일성 등에 대해 소학교(5년)에서는 어린 시절, 초급중학교(3년)에서는 혁명 활동, 고급중학교(3년)에서는 혁명역사를 공부한다. 또한 사회주의도덕, 현행 당 정책, 군사 활동 초보, 심리와 논리를 공부하는데 이들 과목들은 폐지 대상이 된다. 결국 교과목이나 내용의 유지는 최소화하고, 삭제 폐지 대신 추가 신설하고 축소 약화 대신 확대 강화한다.

<표1> 통일 후 북한의 교과목 및 활동의 변화안.


2) 해방 후 북한 교육과정의 개혁 방향


해방 후 그리고 통일 한국에 필요한 교육과정 기준의 방향 설정은 (1) 인류 보편적 가치실현(‘모든’ 사람의 가치와 존엄을 확대, 세계화‧다원화‧다문화 국제이해교육, 100세 시대 평생학습능력, 세계수준‧세계통용의 질 높은 교육과정, 해방 초기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사회의 교양과 상식의 계몽적 단계 설정 필요 등), (2) 시대 변화에 조응(국제경쟁력, 지능정보화교육, 정치적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 경제체제, 공정한 복지), (3) 교육 본질에 상응(‘모든’ 사람의 ‘같은’ 교육으로부터 각 집단의 ‘다른’ 교육으로 점진 이행, 차별 없는 유초중학교의 기초․기본․공통 교육과정과 진학고-대학 간 학업 연계의 진로탐색과정과 직업고의 산업과 직업 연계형 진로집중과정, 고학력 시대의 무작정 진학하는 풍토 교정), (4) 효과적 교육 운영과 질 관리 방안(학제․학사력 정비, 등교일수 조정, 겨레말 큰 사전을 통한 어문 통일 등)을 따른다. 조금 더 구체화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학제나 교원 양성 운용 및 교육과정은 유아학교부터 3개 학년씩 5단계로 한다. 즉 6-6-3년제를 택한다. 교육과정 중 12년간은 대체로 공통, 고교 3년은 선택을 중심으로 한다. 교사 양성은 3년의 제1전공과 아래 위의 3년을 제2전공으로 하여 6년을 가르칠 수 있도록 양성하여 배치한다. 교사는 학교에서 가급적 3년씩 담임을 연임하도록 한다. 해방 직후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사회의 교양과 상식의 계몽적 단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남북의 학생이나 교사들 사이에 언어와 생활습관 등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상호 이해하는 것이 통일 교육의 첫걸음이 된다. 그래서 교과서나 수업용어는 서울 표준말을 우선하되 북한식 용어도 나란히 병기한다. 학생은 고교를 마치면서 일정한 최소성취기준을 달성하도록 목표를 설정하되, 1인 1외국어, 전공(직업기술), 체육, 예술을 익힐 것과 수영, 세계화 시대의 영어와 지능정보화시대의 정보기술을 더욱 강조한다. 사회로 진출하려는 학생은 누구나 직업 준비교육을 철저히 하여 자격과 면허소지자만 졸업하도록 한다.

둘째, 유아학교에서는 건강한 생활, 즐거운 생활, 바른 생활을 중심으로 자연을 가까이하여 호기심을 높여주고, 외동이나 핵가족임을 감안하여 다른 어린이들과 교류와 협력을 통해 사회성을 높여준다. 초등저학년에서는 학습에 필요한 한글과 산수, 영어 등을 강조하여 학습할 기초를 닦도록 한다. 유아학교 3년과 초등 저학년 3년은 통학 거리를 고려하여 거주지에서 10km 안에 있는 마을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소인수 작은 학교도 허용한다.

셋째, 초등 고학년부터 생활에 필요한 국어, 사회, 영어, 수학, 과학, 기술, 예술, 체육 등을 도입한다. 특히 초등 고학년부터는 입학 초기와 수료 직전 1주간 활동은 명승지를 찾아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교류와 협력의 기간을 갖도록 한다. 중학교부터 제2외국어, 기술, 예술, 체육 등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초등 고학년 3년과 중학교 3년은 합하여 하나의 기본학교로 할 수 있다. 또, 지능정보화사회에 맞게 복잡다단한 수학의 계산은 계산기 등의 도움을 받고 문제 발굴과 설정 및 궁리에 시간을 쏟도록 한다. 모든 교과는 중장기적으로 지식과 기술의 핵심을 꿰뚫어 핵심역량을 익히도록 핵심프로젝트를 협동적으로 수행하도록 조치한다.

넷째, 고교는 진학계와 직업계로 나누되, 1학년에서는 자유학년제를 두어 진로탐색을 철저히 하도록 하고, 1학년 말에 진로에 맞는 학교로 옮겨갈 수 있도록 전학을 허용한다. 2~3년은 교과 담임을 연임하도록 한다. 진학고 2학년은 문·이·예·체의 계열별 집중학습을, 3학년에서는  인문, 사회, 경상, 국제, 이학, 공학, 의약보건, 음악, 미술디자인, 미디어예술, 종합예술, 개인운동, 단체운동 등으로 과정을 세분화하여 선택해서 집중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지역 내 학교들이 계열과 과정을 역할 분담하여 규모에 맞게 개설하도록 하고 학생이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직업고는 NCS를 따라 학교 간에 18개의 영역 중 유사한 분야를 집중 개설한다. 학생은 고교를 선택할 수 있고, 진로를 변경할 경우 전학을 할 수 있도록 하며, 고교는 장거리 통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갖추도록 한다. 직업고 지원자는 불합격생 없이 누구나 수용한다.

다섯째,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어느 진로를 택하든 제4차 산업혁명, 지능정보화시대에 맞게 더 스마트한 인간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공계 수업시간의 비중이 50%이상 되도록 한다. 초중고교 시절에는 이공계 공부를 더 비중 있게 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문과계 공부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즉 제2외국어는 기초수준으로 공부시키되 동시 통·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학기당 하나씩 배울 기회를 갖고, 해당 언어권 사용자들의 사상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역점을 둔다. 사회과는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을 위한 자발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생명, 재산, 사상의 자유를 강조하되, 권리와 의무를 균형 있게 가르친다. 초등 저학년까지는 지역사회 소집단에서 도덕 윤리관계를, 초등 고학년과 중학교에서는 국민국가의 헌법과 법률관계를, 고교에서는 국제관계에서 힘과 국익에 따른 조약과 동맹 관계를 철저히 교육하여 나라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도록 한다. 국사는 19세기까지는 동아시아 발전 속에서, 20세기부터는 세계사 발전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바른 선택을 했는가를 중심으로 가르친다.

<표2> 해방과 통일 후 북한 교육의 기본 설계.


3) 결어


해방 직후 동요하는 북한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탈북민과 현직 교사, 은퇴교육자 등을 중심으로 각자 북한의 어디서 무슨 일을 함으로써 혼란을 최소화하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인지를 분명히 알고 연습할 필요가 있다. 북한주민들의 해방 후 남북한 간의 물리적, 정신적 차이를 극복하고 대단결의 통합을 이루어야 할 것인데, 인류 문명의 발전, 시대 변화, 교육 본질에 상응하는 방향에서 그 차이를 줄여나가야 한다.

남북한은 교육의 이념이나 목표, 교육 내용뿐 아니라 방과 후에 실시하는 활동에 있어서도 상당히 다르다. 이는 남북한이 제도적이고 영토적인 통일을 이룩하고 새 교육과정을 구성해서 통합된 학교 교육을 시행하더라도 마음과 머리의 통합을 이루는 데에는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음을 예상하게 한다. 더욱이 해방이라는 중대한 사건을 경험하게 되는 시점에 이미 남북한에서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통일시대를 이끌어가는 핵심세대가 된다. 이들은 거시적 차원의 남북통일을 접하게 될 뿐 아니라 매일의 일상생활 속에서 변화된 교육과정을 직접적으로 대면하게 된다.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한데, 교육부에서는 해방과 통일 대비 업무를 분명히 하고, 이것을 시계열적으로 준비해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1개월 단위로 일별로 할 업무, 연간 단위로 월별 주간별 업무를 짜두는 것이다. 특히 해방 초기에 투입될 겨레의 통일 교육 큰 선생을 길러둘 필요를 거듭 강조한다. 율곡의 10만 양병설을 떠올리면 된다. 남북한지역의 학생 수용정책뿐만 아니라 교원의 양성과 수습과 배치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도 세워야 한다. 언어 대역본(병기본)으로 학년별, 교과별 교과서와 지도서를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즉시 투입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 통일 한국의 교육 관련 각종 법률의 정비와 함께, 북한지역의 교원 심사, 재교육을 위한 지침과 재교육 교육과정 기준의 개발이 필요하다. 5년 이내에 물리적 시설과 설비에서 남북 교육격차를 해소하려면 무엇을 할 것인지도 미리 구상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남북한의 교육을 통합하는 시도와 새 교육과정의 시행은 장기적인 구상과 다각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현대사와 당대사는 북핵 이전과 이후로 비교하면 어떠한가? 국가의 우선순위는 안보(security), 국력결집력(power), 경제적 번영(prosperity), 국가 체면과 위신(prestige)이다. 남북한은 어디에 우선순위(priority)를 두는 나라인가? 북은 국방과 안보 및 강제적 국력결집에, 남한은 잘 먹고 잘사는 경제문제에 갇혀, 죽고 사는 안보와 외교 문제에 소홀하지 않았는가?


<참고 도서>

교육위원회(2013). 제1차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강령(소, 초급중, 고급중학교). 교육위원회.
이명희 편(2015). 통일 후 북한교육 디자인. 한반도선진화재단.
홍후조‧민부자‧신효숙‧이인정‧조정아(2015), 남북한 교육과정 총론 비교와 전망, 교육부.


글 | 심대한

고려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석사 졸업, 전 한국교육개발원,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 남북한 교육에 관심이 높고, 특히 정치사상 교육에서 신분제사회의 신민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근대시민, 국민국가의 국민형성 교육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