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과 북한 주민

월드뷰 12 DECEMBER 2019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COVER STORY

인간의 존엄성”을 특집으로 기획하면서 이번 호 표지 인물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이며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한변)” 대표인 김태훈 변호사를 만나 북한의 인권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는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에 뜻을 같이하는 변호사들과 북한 인권을 개선할 목적으로 한변을 결성했습니다. 이후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 실태를 조사해 왔으며, 10년 이상 표류하던 북한인권법이 2016년 3월에 국회를 통과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인터뷰는 국제변호사인 이신희 목사가 수고해 주셨습니다.(편집자)

이신희 : 최근에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북한 선원 두 명을 추방한 것과 관련해서 북한인권단체총연합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국정조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정부 발표의 진위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는 사람도 많고, 이들이 북한으로 가면 사형당할 것이 뻔한데, 탈북자인 이들을 범죄인 인도 협정을 맺지도 않은 북한에 보낸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태훈 : 이번 사태는 그야말로 충격과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11월 7일에 일어난 일인데, 이 사건을 알게 된 경위도 정부 발표 때문이 아닙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근무하는 대대장(계급 중령)이 청와대 안보실 1차장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 우연히 보도진 카메라에 포착되어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만약에 문자 내용이 보도되지 않았다면 비밀로 묻혔을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 선원 두 사람을 판문점을 통해 보낼 때, 안대로 눈을 가리고, 포박을 한 상태로 갔다고 합니다. 이 사건에 대해 의혹이 많습니다. 선원들이 타고 왔다는 오징어 배가 15m 길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소형 배입니다. 그런데 그 작은 배에서 세 사람이 16명을 무참히 살해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우리나라 최고 법원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도 이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휴전선 때문에 관할권을 현실적으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북한 선원들이 NLL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현실적 관할권 범주 안으로 들어와 귀순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선원들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건이 ‘북한 선원 두 명, 강제 북송’이 아니라 ‘탈북민 북송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3만 3천여 명의 탈북민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불안해합니다.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에 왔는데, 북한에서 어떤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강제 북송된다면, 지금 탈북민들도 북송될 수 있는 위험에 처해있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 대한민국의 사법권을 발동하여 대한민국에서 수사하고 대한민국에서 재판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27조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탈북자들도 보호받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형사법에 따라서 조사하고, 수사하고, 재판을 거쳐서 이들의 살인죄 여부를 가려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한 절차 없이 조사 기관 몇 사람의 판단에 의해서 북송을 한다면 이것은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입니다. 또 우리나라도 가입한 ‘유엔 고문방지협약’도 위반했습니다. ‘유엔 고문방지협약’ 제3조에 의하면 고문 받을 우려가 있는 나라로는 송환을 못 하게 되어 있습니다. 2014년 2월에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북한에 대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고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장기간 이루어지고 있고 그 많은 것이 반 인도범죄에 해당한다.’라고 선언을 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책임자는 국제형사재판에 회부되어야 한다고 유엔 인권이사회 및 유엔 총회에서 2014년부터 지금까지 결의하고 있습니다. ‘고문방지협약’ 제3조에 의하면 극악한 인권 범죄가 일어날 우려가 있는 나라로는 송환하지 말아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대한민국은 이것을 어겼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끌고 있는 ‘한변’에서 이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국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도 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메시지는 청와대 안보실 1차장이 받은 메시지 아닙니까. 통일부도 국방부도 제쳐놓고, 직접 공동경비구역 판문점에서 임모 중령이 안보실에 직보를 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국정원장 모든 관계자들에게 이번 일을 제대로 조사해 달라고 진정을 넣었습니다. 북한 선원들에게 일어난 일은 ‘생명권 침해’에 관한 것입니다. 이들이 북으로 돌아간다면 즉결 처형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가게 됩니다. 이것은 살인 방조와 똑같습니다. 저희가 얼마 전에 유엔에 처형에 관한 특별보고관, 고문에 관한 특별보고관,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에게 긴급 청원을 보냈습니다. 이 사건을 빨리 조사해서 북한에 북송된 선원 두 명에 대해서 처형하지 말고 고문하지 말아달라고 북한에 요청해 주기를 청원했습니다.

이신희 : 성소수자 등 인권을 강조하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에는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 이런 모순적인 태도가 나온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태훈 : 저도 그것이 참 의아스럽습니다. 15년 전에 일어났던 ‘페스카마호 사건’이 생각나는데 이 사건은 조선족 6명이 선상반란으로 한국인 7명을 포함한 11명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입니다. 11명을 살해한 조선족들이 부산항에 입항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족 동포도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줘야 한다며 그들을 변호했습니다. 그래서 사형 선고가 내려졌던 조선족들이 무기징역으로 감형 받을 수 있었습니다. 조선족은 중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고, 이번에 북송된 선원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중국 국적을 가진 조선족도 변호하고 성소수자 인권, 위안부 인권도 보호하겠다고 하면서 인권 변호사라는 사람들이 어째서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해서는 이렇게 외면하는지 저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과거 페스카마호 조선족 선원들도 따뜻하게 안아줘야 한다고 했는데, 왜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국민인 북한 주민을 보호하지 않고 사지로 돌려보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신희 : 어느 인터뷰 기사에서 의원 시절에 북한인권법을 최초로 발의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김태훈 변호사님에 대해서 “최초로 북한 인권을 위한 변호사 단체까지 결성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언급한 것을 보았습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외길 인생을 걸으신 변호사님께서 처음 북한 인권에 관심 두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김태훈 :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한나라당 의원으로 계시던 2005년 8월 11일에 최초로 ‘북한인권법’을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존경합니다. 저는 2006년에 국가인권위원회 인권 위원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인권 위원으로 일을 하다 보니, 인권 위원 11명 중에 아무도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저도 솔직히 북한 인권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저는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로 1997년에 퇴직을 했고, 이후로는 평범한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임명이 되고 보니, 대한민국에서 북한의 인권이 가장 열악하고 가장 시급한 문제인데 오히려 국가인권위원회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라도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북한 인권을 위해 일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신희 : ‘북한 인권 특별위원회 인권 위원’으로 계셨을 때, 하셨던 일 중 가장 보람을 느끼셨던 일은 무엇인가요?

김태훈 : 제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으로 2006년부터 6년간 일했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제가 북한 인권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던 2012년 5월에 국가 기관으로서는 최초로 <북한 인권침해 사례집>을 발간한 일입니다. 그 일이 제게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북한인권법’이 2016년에 통과되었는데 그보다 4년 앞선 2012년, ‘북한 인권침해 신고센터’를 발족하여 북한 인권침해 사례를 기록하여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신희 : 북한 인권 특별위원회 위원장 시절 북한에서 일어났던 인권침해 기록을 남기기 위해 ‘북한 인권침해 신고센터’를 발족하셨다고 하셨는데, 북한의 인권침해 실태에 관해 이야기를 해 주십시오.

김태훈 : 북한에는 우리나라 교도소와 같은 교화소가 있습니다. 교화소에 있다가 탈북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때가 1996년경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서 주민들이 굶어 죽는 일들이 많을 때입니다. 주민들이 정권에 대한 반감이 생기자 북한은 공포정치를 더 강화했습니다. 교화소에서 죄수들이 잠을 자고 있으면, 불온한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불러 회의실 같은 방에서 재판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당신 교화소에 들어오기 전에 지은 죄가 있지? 교화소에 들어오기 2년 전에 어린 소녀를 강간했잖아!” 이런 식으로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누명을 씌우고, 죄수들이 “저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라며 벌떡 일어나면 옆에 있던 군인들이 가죽끈으로 그 자리에서 목을 졸라 살해한다는 겁니다. 밤마다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즉결 처형하고 그렇게 죽은 사람들이 시체실에 쌓여 여름에는 구더기가 생긴다고 합니다. 시체들이 얼마나 많은지 시체의 눈을 파먹고 귀를 파먹는 쥐들이 토끼만큼 살이 찐다고 합니다. 북한 교화소의 처참한 실상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교화소의 방은 똥간과 같기 때문에 파리가 득실거리고 장티푸스 같은 질병이 퍼지면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한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시체를 감당하지 못하니까 불망산, 꽃동산이라고 하는 곳에 묻는데 시체들이 너무 많아 시체를 땅에 묻으면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땅 위로 나오게 되는데, 이게 멀리서 보면 꽃같이 보인다고 해서 꽃동산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교화소에서는 종종 공개 처형도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런 끔찍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북한은 인권 지옥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북한 인권침해 사례집>에 구체적으로 실려 있습니다.

이신희 :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대하여 “북한 지도부의 인권 탄압과 살인에 중국이 협조하고 있다.”라고 말씀하신 인터뷰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김태훈 :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은 지금도 진행 중인 범죄입니다. 이 순간에도 탈북자들이 인권 지옥을 피해 두만강, 압록강을 건너 한국에 오려면 중국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중국이 북한과 ‘범죄 송환 조약’을 맺었습니다. 그래서 탈북민들을 중국에서 붙잡으면 북한으로 송환합니다. 이것은 결국 살인 방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항의하느라 일본 대사관 앞에 모입니다. 위안부 문제는 1945년 해방되기 전, 70년, 80년 전에 생긴 일입니다. 물론 위안부 문제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보다 시급한 일은 강제 북송 문제로서 지금 이 시간에도 꽃다운 우리의 여동생, 누나, 딸들이 북송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대사관에 항의하지 않습니까? 일본 대사관에 위안부 문제를 항의하듯이 중국 정부에도 이 문제에 대해 항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중국은 ‘난민협약’, ‘고문방지협약’에 모두 가입을 한 나라입니다. ‘한변’에서는 지금도 중국 대사관에 중국이 국제 인권 규범 준수하고 북한 주민을 송환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월드뷰>와 ‘북한 인권’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는 것이 참 뜻깊다고 생각합니다. 12월 10일이 세계인권선언일입니다. 12월 10일에 ‘북한 선원 북송 문제’, ‘중국 정부 북송 문제’를 주제로 해서 국회에서 세미나를 할 예정입니다. 북한 주민들을 반인도적 범죄가 이루어지고, 고문 받을 우려가 있는 북한으로 송환하는 것의 부당성에 대해서 국민들과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기회를 가지려고 합니다.

이신희 : 북한인권법이 2016년에 통과되었지만 현재 실효가 없어 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태훈 : 그 점은 유감입니다. ‘북한인권법’은 2016년 3월 2일 국회에서 통과되고, 2016년 9월에 실시되었습니다. ‘북한인권법’의 가장 핵심이 북한인권재단인데, 이것이 지금까지 구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 출신입니다. 더불어 민주당은 북한인권재단 출범에 협조해야 합니다. 북한인권법에 의해서 ‘북한인권기록센터’와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발족이 됐습니다. 북한인권기록센터가 발족 되었으면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 인권 보고서를 발간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발간한 것이 없습니다. 또 ‘북한인권법’에 따르면 북한인권대사를 임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북한인권대사도 임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중대한 ‘북한인권법’ 위반입니다. 대통령과 국회는 헌법을 준수하고 법률을 준수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또 ‘북한인권법’ 7조에 의하면 인권 대화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지금까지 세 번 했습니다. 그러면 그때마다 북한 인권 문제를 이야기했어야 합니다. 지금 ‘북한인권법’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 부분도 국민들이 강력하게 항의하고 자꾸 환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신희 :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김태훈 :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현실은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소련의 굴락 수용소보다 더한 곳입니다. 21세기에 역사상 가장 참혹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현재 네 군데 있습니다. 북한은 정치범 수용소를 부정합니다. 하지만 구글 인공위성에서 다 확인이 됩니다. 실제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갔던 사람들도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에 대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는 일단 들어가면 평생 나올 수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곳은 인간이 짐승같이 지내는 곳입니다.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여자들을 마음대로 강간하고 낙태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평생 노동과 고문으로 고통받는 곳입니다.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갔다가 출옥한 사람들이 1996년 이후로는 없습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들어갔던 유대인들의 참상, 그 이상의 일들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치범 수용소에서 출옥한 분들의 수기를 읽어보면 눈물 없이는 읽을 수가 없습니다. 21세기에 어떻게 이런 곳이 있는지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곳이 있으니 북한 주민들에게는 공포심이 있습니다. ‘잘못하면 죽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간다.’라는 공포심 때문에 정권에 복종을 안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래서 북한 정권이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공포의 진원지가 정치범 수용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신희 :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태훈 :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는 의식을 우리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런 의식을 국민이 갖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과서에 위의 내용을 반영하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라는 것, 북한 주민도 우리와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 이들이 끔찍하게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교과서를 통해 배울 때 북한 인권 문제가 개선될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듣는 것은 잘 와닿지 않습니다. 6.25가 왜 일어났는지, 6.25는 북한이 남침한 것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야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왜 이렇게 됐습니까. 전교조가 어렸을 때부터 학생들을 잘못 가르쳐서 학생들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북한 인권 교육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신희 : ‘한변’은 통일을 준비하며 북한 인권을 생각하는 최초의 법률가 단체인데요, 변호사님께서는 통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태훈 :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됐습니다. 1949년 8월 15일 건국 2주년 표어는 ‘한번 뭉쳐 민국 수립, 다시 뭉쳐 실지 회복’이었습니다.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되었고, 이제 다시 뭉쳐 북한 영토를 찾아야 합니다. 북한이 대한민국의 영토이고,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삼대 세습 때문에 북한 주민이 고통받고 있으니 구해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신희 : 북한 인권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져야 할 태도와 그것을 어떻게 하면 더 알릴 수 있을까요? 그리고 통일을 꿈꾸며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시민들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제안해 주신다면 무엇입니까?

김태훈 : 21세기 가장 중요한 보편적인 가치가 바로 ‘인권’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먼 나라의 인권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먼 나라의 인권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는 왜 관심을 갖지 않는지 의문입니다.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더 고통받고 있는 곳이 북한입니다. 국민들이 ‘인권’ 문제를 이야기할 때 북한 인권의 문제에 대해서도 눈을 돌려주기를 바랍니다. 탈북민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난 8월에도 탈북 모자가 굶어 죽는 일이 있었습니다. 복지 국가 대한민국에서 탈북민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이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북한에 대한 인식을 똑바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을 구분해야 합니다. 북한 주민은 북한 정권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북한 주민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신희 : 월드뷰 12월호 주제가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요즘 ‘인권’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옵니다. 주장하는 바에 따라 각자가 생각하는 ‘인권’의 의미도 조금씩 다를 텐데 변호사님이 생각하시는 ‘인권’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태훈 : 12월 10일이 세계인권선언일인데 <월드뷰> 12월호 주제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한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권’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입니다. 어려울 게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오히려 지금 인권 과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인권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인권은 ‘생명권’입니다. ‘생명권’이 보장되지 않는 곳이 북한입니다. 북한에서는 신체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알 권리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이 기초적인 인권도 누릴 수 없는 곳이 북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인권이 열악한 곳입니다.

이신희 :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서 기도하는 교회가 많이 있습니다. 어느 교회에 출석하시는지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서 수고하는 한국 교회들을 위해서 권면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김태훈 : 저는 ‘기독교’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근대화, 현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기독교’입니다. 3.1 운동에 참여한 33인 중에 기독교인이 제일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고, 북한에서는 지금도 지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교회의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앞장서는 교회들은 대형 교회가 아닌 소수의 크리스천들입니다. 저는 충현교회에 다녔었지만 지금은 동네 근처 작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인권법’ 통과 운동을 할 때, 많은 목사님들과 함께 연합하여 활동했고, 앞으로도 많은 목사님들과 연합하여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이신희 : 긴 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망하시는 대로 북한 인권 활동이 하루빨리 결실을 맺기를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