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A 와 KLAS의 고전 교육 소개
2019-02-04SICA 와 KLAS의 고전 교육 소개
월드뷰 02 FEBRUARY 2019●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8 |
이경원/ 서울국제기독교아카데미 교장
1. 기독교 교육의 방향
부모(가정)와 교사(학교)들은 학생들에게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구별하도록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음악을 들을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등 비교적 간단한 질문으로부터 비기독교인도 진리를 만날 수 있는가? 진실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태초에 선악이 존재했나? 그럼 악은 어디서 왔는가? 하나님이 만드셨을까? 등 어려운 질문에 이르기까지 기독교는 그 근원을 설명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교육이 삶이 되고, 하나님 나라와 뜻을 구하는 환경 안에서 훈육할 수 있다면, 성경 말씀에 근거하여 다음 세대를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매우 쉬워 보이는 질문으로부터 무거운 주제들의 질문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교육 환경이 답하기 전에 공교육과 세상이 멋지게 논리적으로 설득력을 가지고 답하도록 놔두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아이들의 고민에 비논리적인 종교성으로 일관할 때도 얼마나 많이 있는가? 우리는 교육 환경이 중립이라 말하며 하나님 없이 지내며 사는 방식을 묵인하며 연습시키고 있다.
사실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에, 진리를 떠나게 하는 멋져 보이는 논리가 거짓 논리임을 밝히는 것이 기독교 교육과 기독교 변증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2. KLAS 교육 소개
이제 SICA(Seoul Int’l Christian Academy)와 고등 KLAS(Korea Liberal Arts School)가 하고 있는 고전 교육을 약간 소개하고 싶다. 고전교육의 목표는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을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고후 10: 4~5)”는 말씀에 있고, 배움을 사랑하며, 생각하기를 즐기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기독교를 변증하는 사람을 키우는 데 있다.
우리는 기독교 고전교육 철학을 중심으로 가르친다. 왜 하나님이 창조주이신지, 그분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문제는 어디서 왔고 세상은 어디로 가는지, 성경뿐 아니라 역사와 문학을 사용하고 역사와 미술/음악을 통합하고 예술을 통해 아름다움의 본체이신 하나님을, 수학 과학을 통해 창조세계의 원리를 배운다. 논리 수업을 통해 생각하고 추론하고 분석하며 이런 기초 위에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집중적으로 고전을 공부한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것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 내가 가장 열정적으로 여기는 것, 사랑하는 것을 가르친다.
- 역사적으로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 책을 고른다.
- 아이들의 삶을 매만질 수 있는 책을 고른다.
우리의 존재 의의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로 정해진다. 고전 교육의 핵심은 바로 이 진리와 일맥상통한다. 수사학, 논리, 고전, 등 고전 교육을 치장하는 것들을 하나씩 벗겨내고 나면 핵심이 남는데 그것은 바로 교육을 사랑하는 것이다. 배움의 즐거움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학생들이 평생에 걸쳐 배우기를 원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특정한 것들을 사랑하도록 가르친다. 진실함, 아름다움, 용기, 이 모든 옳고 지켜 마땅한 것들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시카(SICA)와 클라스(KLAS)의 목표다.
3. 진보 교육과 이를 따르는 기독교 교육 비판
우리들은 자녀들이 인격체로 태어난다고 믿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경쟁구도 속의 비 인격이 대세이다. 우리는 자녀들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부모가 많은 것을 대신해준다. 우리는 자녀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정답만 맞추는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기독교 교육이 사랑과 이해, 평화에 함몰되어 정의와 질서, 도덕과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기울어져 있다.
어느 학교를 결정할 것인가? 학교의 시설, 커리큘럼, 내 아이에게 맞는 학교인지, 대학을 얼마나 보냈는지는 기독교인이나 일반 사람들이나 모두에게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대학을 얻는 조건으로 우리 아이들의 생명과 모든 과목의 가치를 버리고, 안녕과 풍요의 신인 입시의 신에게 우리 자녀들을 희생 제물로 받치고 있다. 기독교 학교와 교육의 방향이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이고,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배움을 선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배움의 재미를 삭제당하고 있다. 때로 기독교인 인지 아닌지를 불문하고 막연한 기대를 따라 하나님이 아닌 것으로 살아가도록 아이들을 강권하고 있다.
기독교 교육이 현재 교육 현실의 문제들을 걸러내고 돌아보는 기준이 되지 못하면 우리는 뭔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이다. 기존 교육의 틀 안에 기독교를 넣는 모순을 저지르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4. 전교육 트리비움 3학 (문법–논리–수사) 통해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고, 인문학을 통해 생각을 훈련한다
역사와 문헌을 통합하고 논리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자기모순을 생각하게 하는 수업 방식을 소개하고 싶다.
<문학과 논리를 통합하는 고르기아스 이야기>
♧ A 선생님 수업 이야기
<고르기아스>는 소크라테스와 고르기아스의 제자 폴루스가 나눈 대화를 기록한 철학 책이며, 선과 악, 고통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고르기아스>에서 소크라테스가 폴루스를 가르치며 이끌어내는 주제들 중에서도 핵심은, “Doing Unjust vs. Suffering Unjust” 악행을 하는 것 vs. 부당한 고통을 당하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일종의 *딜레마로 만약 두 가지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택하는 것이 더 지혜롭고 옳은지에 대한 것입니다. 폴루스는 주저 없이 그런 상황이라면 악을 행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 편이 부당하게 고통을 당하는 것보다 낫다고 주장합니다. 이 부분은 학생들도 의견이 갈려 폴루스에 동의하는 학생도 있었고, 동의하지 않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고 폴루스가 묻자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 나는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기보다는 차라리 부당하게 고통을 당하는 것을 택할 걸세.” 폴루스가 경악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럼 두 가지를 비교해볼까요. 아래의 도표는 고통의 문제와 누군가를 희생하느냐에 대해 토론을 하며 학생들과 함께 작성한 도표입니다.
- Doing unjust!
ㅡ>sacrificing others
ㅡ>(loving myself) not following God’s commandment
♧ 누군가에게 부당하게 대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겠다는 선택이고, 하나님의
제2계명을 어기게 된다. 나를 사랑하게 됨으로!
- Suffering unjust!
ㅡ>sacrificing myself
ㅡ>(loving others) obeying God’s commandment
♧ 부당한 고통을 견딤으로 다른 사람들 대신 나를 희생하겠다는 선택을 통해 하나님의
제2계명을 지키게 된다. 이웃을 사랑하기로 결정하게 됨으로!
신앙과 불신앙의 선택에 결과를 예측하는 논리적 사고와 하나님을 그 마음에 두는 윤리가 연결되는 이곳이 논리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공간입니다.
고르기아스를 읽은 후 ‘어떻게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학생들이 했던 대답입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는 희생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부당하게 고통을 견뎌야 하더라도, 그것이 가족을 위한 것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당한 상황에 처했을 때, 화를 벌컥벌컥 내곤 했는데,, 참아보겠습니다.”
올바르지 않은 교리, 비 기독교인들의 주장, 위험해 보이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믿음의 토대를 위협할 수 있는 이론들, 실제적인 반대 의견들을 공부하고 우리와 왜/어떻게 다른지, 성경과는 어떤 부분에서 반목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공부합니다.
5. 기독교 교육의 자리
♧ B 선생님 수업 이야기
고전은 어렵습니다. 8~9학년이 일리아드를 읽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책이 가진 힘이 빛이 발하는 순간도 여기에 있습니다. 호메로스는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죄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이 두껍고 어려운 책을 한 권 끝내고 나면 아이들이 바뀝니다. 고전에는 사람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제가 가르친 아이들 중에서 가장 힘들어했던 학생 하나가 책을 다 읽고 나서 제게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책을 읽는 것조차도 좋아하지 않는 학생이었습니다. “선생님, 저 헬라어가 배우고 싶어요.” (*호메로스의 원전은 헬라어로 쓰였음) 놀라운 발전입니다. 자신이 이것을 다 끝낼 수조차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학기가 지납니다. 일리아드를 다 읽은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삶의 경외를 약간 경험하게 됩니다. 바로 그 순간에 아이들이 바뀝니다. 고전을 읽을 수 있고 이것을 자신이 이해할 수 있으며 고전의 가르침대로 살 수 있다는 것을요!
6. 마무리
인문학과 논리를 중심으로 예수님 중심의 고전교육 Christ Centered Classical Education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일반학교, 사립학교 모두 사회가 원하는 노동자나 최고의 지식인을 만들려고 한다. 어린 나이부터 아이들에게 지식을 주입시킨다. 말하고 걸을 수 있는 나이 때부터 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온갖 지식을 아이들에게 주입시켜 외우게 한다. 아이들은 똑똑해지지만, 열정과 동기를 잃어버린 채 대학에 가면 나가떨어지게 되는 것이 다반사이다. 머리는 가득 채웠지만, 가슴과 심장을 채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할 줄 모르는 차갑고 비참한 영혼을, 거기다가 똑똑하지만 자신이 배운 것을 어떻게 가치 있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인간을 또 하나 길러냈을 뿐이다.
우리의 일차적인 목표는 아이들이 준비가 된 상태로 대학에 가는 것이다. 세상적인 공격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그리고 고등학교 때 배운 것을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kyungwonlee@hanmail.net>
글/ 이경원(서울국제기독교아카데미 교장)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작곡으로 석사(MA), 박사(MDA)를 마치고 한양대 및 대학원, 단국대 외 출강했으며, 2008 필라델피아 String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챔버 코치를 역임했다. 2006년 이후 현재까지 하늘소리 홈스쿨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및 지휘자를 하면서, SICA와 KLAS 고전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기독교세계관으로 본 음악(원제 Sound Stwardship)>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