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의 뜨거운 감자: 이슬람

다문화 사회의 뜨거운 감자: 이슬람

2021-02-16 0 By 월드뷰

월드뷰 FEBRUARY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WORLDVIEW COLUMN 2


글/ 소윤정(아세아연합신학대 선교학 교수)


2015년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 사건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테러가 단발적이었던 반면, 연속 다발적으로 인구 밀집 지역에서 벌어진 이번 테러에서 13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주도면밀했던 테러범은 다름 아닌 모로코 출신의 프랑스 이주민 2세로 밝혀졌다.

또한, 2015년 이후 유럽에서 지속적인 테러 사건이 발생했는데 가장 빈번하게 테러가 일어나고 있는 국가가 프랑스이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테러는 2020년 10월에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교사를 참수한 사건, 그리고 13일이 지난 10월 29일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성당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무참히 휘두른 흉기에, 성당 안에서 기도하던 여성 두 명과 남성 한 명이 사망한 사건이다.1) 용의자는 21세 튀니지인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2020년 10월 교사를 참수한 용의자는 18세 체첸계 출신 난민 남성으로 밝혀졌다.2) 프랑스는 2020년 9월 25일에도 파키스탄에서 온 한 남성이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의 옛 사옥 밖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다치게 했다.3) 이에 마크롱은 연이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에 ‘프랑스 대테러청’을 조직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프랑스의 테러 사건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밝혀진 테러 용의자이다. 이들은 모두 이주민으로 프랑스 사회에서 2등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연이은 테러 사건들로 인해 프랑스 이주민 정책의 문제점이 가시화되었으며 프랑스의 ‘라이시테(정교분리)’정책의 허와 실이 교육과 사회복지 현장에서 조사되고, 보고되고 있다. 그동안 프랑스 공화국은 다문화주의가 아닌 동화주의를 원칙으로 이주민 정책을 강경하게 시행하고 있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사르코지(Nicolas Sarkozy)’이다.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선을 준비하며 과거 내무부장관 재임 기간부터 강경우파로, 이주 무슬림 2세들에게 폭언과 경찰을 동원한 강경 진압을 서슴지 않았으며, 2010년에는 ‘부르카 금지법’을 제정해 계속적으로 실업률과 사회적 차별에 신음하는 북아프리카 마그레브 출신 이민자들을 혹독하게 대했다. ‘부르카 금지법’은 처음에는 여성의 존엄권과 자유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대두되었으나 지금은 공공 안전적 측면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물론 프랑스는 국가적 차원에서 다양한 사회복지 제도를 신설하고 행정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필자의 자료조사에 의하면 이는 공식적인 행정처리에 불과하고 영혼과 진정성이 결여된 사랑 없는 제도에 불과하다. 프랑스 공화국이 그들의 경제적 필요를 위해 과거 북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 이주민들의 입국을 환영하고 결과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루었다면 이제 이주민으로서 프랑스에 정착한 북아프리카와 마그레브 지역 출신의 이주민과 그의 자녀들에게 정당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마땅하다.

필자는 이러한 프랑스의 사회적 갈등과 반목, 그리고 계속적인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요한복음 4장의 예수 그리스도가 행하신 소통의 방법으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문제아로 낙인찍힌 이주 무슬림의 거주지를 게토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진심 어린 소통과 관계수립으로 이주 무슬림의 삶을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대면하기 꺼렸던 사마리아 수가성 여인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인격적으로 대하시고 여인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시면서 인격적으로 복음을 전하셨다. 결과적으로 수가성 여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직시하게 되었고, 인생이 전환 되는 역사를 체험했다. 이는 현시대 선교에 있어서 진정한 소통의 필요와 성육신적 사역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청취자 중심의 소통으로 스스로가 자신의 정체성을 직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스스로 메시아라고 고백하게 하는 역사이다. 또한, 이주 무슬림의 인격적인 민족 정체성 인정과 더불어 동화주의가 아닌 다문화주의로 전향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이슬람 종교를 인정하는 문제와 맥을 달리하는 것이다. 수가성 여인과 인격적 대화로 소통하시고 영혼의 교감을 성공적으로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제도적 장치가 아닌 인격적 소통이 프랑스 이주민과 프랑스 정부 간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소통이야말로 복음 선교 전략이 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겸손히 성육신적 사역의 모범을 보이신 것처럼, 교회는 무슬림 이주민들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영혼으로 진정한 소통을 이루어 그들 스스로가 예수 그리스도의 구세주 되심을 인정케 하는 것이다.

필자는 프랑스의 경우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다문화 사회에 돌입한 대한민국이 이주민들과 구체적이고 사회적인 소통의 방법을 고민하는 2021년이 되었으면 한다. 이에 최근 약 10년간 한국 사회가 직면했던 이슬람 관련 이슈와 이슬람 문화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을 모시고 10개의 주제로 나누어 “다문화 사회의 뜨거운 감자 ‘이슬람’”을 연속시리즈로 구성하고자 한다. 2021년 기획하고 있는 주제로 3월 <이슬람 여성과 젠더 이슈>, 4월 <이슬람의 라마단 금식>, 5월 <이슬람식 교육과 어린이>, 6월 <무슬림 여성의 부르카와 한국의 쓰개치마>, 7월 <이슬람의 수쿠크와 한국의 금융거래법>, 8월 <이슬람의 할랄과 하람>, 9월 <이슬람의 모스크와 기독교의 교회>, 10월 <꾸란과 성경 무엇이 다른가?>, 11월 <무슬림 난민과 한국의 난민 정책>, 12월 <무슬림들의 성탄절>을 다룰 예정이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알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알아야 구체적인 사회적 소통이 가능하다. 다문화사회로 돌입한 한국의 내일은 다문화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이슬람에 대한 바로 알기가 관건이다.

<marthaso@daum.net>


1) https://news.v.daum.net/v/20201029214618652?f=o, 2020년 10월 29일 KBS뉴스, “’교사 살해’ 13일 만에 또..프랑스, 테러 추정 흉기 공격”, 2021년 1월 5일 접속.
2)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0211555001&code=970205#csidx57469d8f9ad8f76b24a1715c61549ec, 2020년 10월 21일 경향신문, “[프랑스 테러 속보]숨진 교사에 레지농 도뇌르 훈장 수여한다.”, 2021년 1월 5일 접속.
3) https://www.news1.kr/articles/?4103461, 2020년 10월 30일 NEWS1 뉴스, “기도하러 온 할머니를 참수하다니…프랑스 테러 충격(종합)”, 2021년 1월 5일 접속.


글 | 소윤정

한세대학교 신학과 졸업 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에서 M.Div를 마치고 선교학 전공으로 Th.M과 Ph.D. 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부교수로 학부 선교문화복지학과 학생들과 선교대학원 아랍지역학 학생들을 주로 지도하면서 아랍문화연구원을 맡아 사역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으로 활발한 학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9년간 <복음과 선교> 편집장으로 섬겼고, 현재는 ACTS 신학연구소 발간 <ACTS 신학 저널> 편집팀장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