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꼬마 유튜버 월 수익 37억 원이 의미하는 것

6세 꼬마 유튜버 월 수익 37억 원이 의미하는 것

2020-11-23 0 By 월드뷰

월드뷰 NOVEMBER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CULTURE & WORLD VIEW 5


글/ 책읽는사자(유튜버, 사자그라운드 대표)


80 : 20


사례 1. 한국인 6세 꼬마 유튜버가 월 37억 원의 유튜브 광고수익을 올렸다. 더 나아가 그 유튜브 수익으로 청담동 100억짜리 빌딩을 샀다. 보람이가 그 주인공이다. 보람이의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 구독자 수는 2,650만 명(2020월 9월 기준)이다. 시청자의 95% 이상이 해외 아이들이며 ‘보람튜브’ 영상들은 한때 3,000만 뷰를 기록했다. 조회 수가 높은 영상은 무려 5억 회를 넘긴 것도 다수이다. 이와 반대로 현재 지상파TV의 유일한 아이들 프로그램은 공영방송 KBS의 ‘TV유치원’인데 시청률은 0.1%(8월 기준)이다. 전문가가 투입된 공중파 프로그램 수십억 제작비가 회수될지 미지수다.

사례 2. 2019년 대한민국 국민 1,0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저녁 7시 이후 어떤 미디어를 즐겨보십니까”라는 질문에 57%가 ‘유튜브’를 즐겨본다고 했다. 지상파는 19%, 케이블TV가 9%, 넷플릭스가 5%이다. 구글이 올해 처음 발표한 2019년 유튜브 연 매출은 18조 원이며 유튜브는 매월 20억 명이 이용하고, 매일 10억 시간의 시청 시간을 기록한다고 한다. DVD 대여 사업으로 시작한 넷플릭스의 현재 시가총액은 한화로 약 246조 9,900억 원이다. (넷플릭스는 2002년 상장했다) “한때 7,300억 원을 넘었던 KBS의 광고매출은 이제 3,000억 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고, 심각한 적자경영을 견디다 못해 KBS 사장이 국회에 출석해 시청료 인상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24)”다.

사례 3. 2019년 미국 소매점 약 9,300곳이 문을 닫았는데 이는 전년 대비 59%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100년 전통의 백화점들이 줄줄이 파산하고 있는데 2018년에는 시어스(Sears), J.C. 페니(J.C.Penney), 나만 마커스(Neiman Marcus), 2020년 5월에, 패션계 대표 기업인 포에버21(Forever21), 제이크루(J-CREW), 영국의 100년 넘은 백화점 데버넘스(Debenhams)가 파산했고 독일의 100년 넘은 백화점 카우프호프(Kaufjof)도 현재 파산 신청을 했다고 한다. 반면에 중국 뉴미디어 인플루언서를 뜻하는 ‘왕홍(網紅)’들이 주도하는 개인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미디어커머스(Media Commerce)’는 2017년 15조 원이던 매출이 2019년은 100조 원을 넘었고 “2020년에는 왕홍을 비롯한 소셜커머스라는 신유통 채널이 무려 516조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34)”다.

위의 세 가지 사례를 읽고 느낌이 어떤가? 6살 꼬마가 100억 빌딩을 샀다는 이야기에 배가 아픈가 아니면 그 무한한 가능성에 심장이 뛰는가? 지상파와 케이블TV를 합친 것보다 약 두 배 이상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유튜브의 승승장구는 어떤가? 또 100년 전통 백화점은 추풍낙엽처럼 줄줄이 파산하고 있는데 아무런 제도권적 ‘검증도 안 된’ SNS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물건을 파는 시장 규모가 수십 수백조 단위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가. 무엇이 메인스트림인가. <CHANGE 9: 포노 사피엔스 코드> 저자 최재붕 교수는 “지금도 80%의 방송 산업 종사자들은 여전히 기존 방식의 업무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꼭 방송 관계자뿐이랴.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배가 아픈 사람이 80이라면 새 기회를 감지하고 적극적으로 혁신의 바다에 뛰어드는 사람은 20일 것이다. 80 대 20. 그대는 어느 쪽 사람인가.


포노 사피엔스 문명?! 그러나…


작년 약 120쇄 넘게 찍어낸 초대형 베스트셀러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교수가 올해 <CHANGE 9: 포노 사피엔스 코드>라는 후속작을 냈다. 현재 경제 경영 서적 판은 삼성전자 권오현 전 회장의 책 <초격차 리더의 질문>과 넷플릭스 CEO의 책 <규칙없음>이 등장해서 이 책은 주춤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포노 사피엔스> 관련 유튜브 강의와 1권과 2권 누적 판매 부수를 따져보면 절대 만만치 않은 돌풍을 일으킨 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책은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성공 요인 9가지를 소개한다. 그래서 책 제목이 <CHANGE 9>이다.

서론에서 소개한 세 가지 사례뿐 아니라 이 책에서는 현재 우리 세계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났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 준다. 예를 들어 2017년 롤드컵(LOL이라는 게임 챔피언을 뽑는 게임 월드컵) 결승전 시청자 수가 약 8,000만 명이었는데 그에 반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최고 시청률 기록 시 시청자 수는 1,000만 명이었다는 비교 분석이나 “2017년 46.5%였던 모바일 금융서비스 사용자 비율은 2018년 63.5%로 급등(21)”하고 그중 20, 30, 40대에서는 80%에 육박하는 비율이, 50대에서도 처음으로 50%가 넘는 비율이 모바일뱅킹을 이용한다는 예시와 함께 (60대는 18.7%, 70대가 6.3%) “이미 은행 기본 업무 창구 처리 비중은 10% 이하로 떨어졌(22)”는데 반해 “카카오뱅크는 지점 하나 없이 서비스를 개시했고 2년 만에 1,100만 명의 고객을 모은 것은 물론, 곧바로 흑자로 전환했(22)”다는 소식이나 “2019년 총 광고비 13조 9,000억 원 중 방송 광고비는 3조 4,000억 원, 온라인 광고비는 6조 5,000억 원으로 이미 크게 역전되었다(41)”는 소식 등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변화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말해주는 여러 사례는 그 자체로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자신 있게 주장한다. 스마트폰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그러면서 자신이 뽑은 핵심 태그 아홉 가지를 설명한다. 논지 자체가 매우 과감하다. 책 전반적인 컨셉이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의 <사피엔스> 영향을 받았나 싶기도 하다. 하기야 ‘8만 년의 역사의 호모 사피엔스’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는 꼴인데 ‘포노 사피엔스 문명’이라는 말 자체가 얼마나 혁신적인가. 그러나 아무래도 대중 서적이라 그런지 논하고자 하는 거대담론에 비해 논거가 촘촘하지 않고 논지의 초점을 ‘변화 그 자체’에 맞추다 보니 지식적 진보주의자의 확증 편향적 요소가 더욱 확대되는 느낌도 강하다. 마치 성경적 세계관에서 헤엄치면서도 자신들이 하나님을 지워버리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계몽주의자들의 낯 뜨거운 자신감과 같다.

이 중 몇 가지만 말해보자면 우선 ‘메타인지’ 챕터에서 “‘더 많은’ 사람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표준이다(73)”라고 주장하는 부분이나 ‘휴머니티’와 ‘다양성’ 챕터에서 ‘소비자 중심주의’를 명분 삼아 ‘틀렸구나’가 아닌 ‘다르구나’를 강요하거나 또한 PC(political correctness)주의자들이 전면에 내세우는 특정 집단에 대한 정치적 이슈를 ‘휴머니티’의 발전이라는 식으로 포장하여 은근히 좌파적 상대주의만이 절대주의라 논하는 또 다른 강요와 강압을 하는 부분은 매우 급진적이고 편향적이라 작가의 최소한의 학술적 균형 결여가 아쉬운 부분이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뒷심도 약하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각종 사례와 그에 따른 작가의 유의미한 해설이 있는데 그래서 역설적으로 더더욱 아쉬움이 짙은 책이다.


마무리


결과적으로 현재 보람이의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는 운영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보람튜브’ 월 수익 액수와 청담동 100억 빌딩을 샀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사회적 공분(?)과 과도한 관심이 악플과 참견으로 이어졌을 테다. 설상가상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보람튜브’ 및 타 아동 채널 운영자를 아동학대로 고발하기도 했다. (작가는 의도적이었는지 아니었는지 이 부분은 전혀 다루지 않는다. 스마트폰 혁신의 너무 밝은 면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편향이 아닐까?) 수긍이 되는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과도기적 갈등과 분쟁, 성장과 여과 그 자체가 인류 역사의 또 다른 발전 아니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스마트폰 혁신을 대중적으로 쉽고 재밌게 풀어 설명한 것만으로도 이 책은 유의미하다.

그렇다면 크리스천은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책 주장이 전반적으로 ‘반기독교적’이니 근본주의자들처럼 무조건 반대해야 할까. 그러나 하물며 그들도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지 않나.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로 편의점과 택시 요금을 결제하고, 모바일뱅킹으로 선교헌금 계좌이체 하지 않나. 핵심은 크리스천이든 넌크리스천이든 우린 이미 스마트폰의 편의성을 완전히 습득하고 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여 우리는 된다 안 된다를 논하기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어떻게 더욱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을지 또 기독교계 차원에서 크리스천 MZ세대를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한 예로 기독교 변증적 지식과 신학적 지식을 겸비할 수 있도록 크리스천 온라인 스쿨 ‘C-MOOC’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교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스마트폰 혁신 관련 각종 세미나 및 포럼을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마트폰이 영혼의 그림자인 시대가 왔다. ‘포노 크리스천’들의 놀라운 믿음의 도전들이 이 나라 거룩한 부흥의 매개가 되기 원한다면 많은 크리스천이 이 책을 일독하길 권한다. 배워야 지킨다. 세상 기술과 그들의 주장이 하나님의 마라나타 카이로스 시간표에서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 줄 알아야 우리가 그들의 주장을 지혜롭게 논박하고 복음을 수호할 수 있다. 크리스천의 일반 서적 독서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다.

<sazaground@naver.com>


글 | 책읽는사자

기독교 유튜버로서, 성경적 관점으로 다양한 사회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실제적이면서도 바른길을 제시하려고 노력 중이며, ‘사자그라운드’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