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교수 해임 결의와 차별금지법의 문제점

월드뷰 08 AUGUST 2020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6

글/ 이승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지난 20년 이상 “동성애는 성경에 비추어 볼 때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쳐 온 이상원 교수를 동성애 비판의 내용에 근거해서 총신대학교 교원징계위원회에서 해임한다고 결의한 것은 여러 면에서 매우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 근자에 발의된 소위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이보다 더 이상한 사태가 이 땅의 모든 교육기관에서 대규모로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 둘을 하나하나 그리고 연결하여 생각해보고,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Ⅰ.

첫째로, 이상원 교수를 해임한 것이 이상한 것은 총신대학교의 성격 때문이다. 총신대학교는 성경을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으며, 성경에 근거해서 신학을 가르치고, 성경으로부터 윤리를 끌어내며, 학교의 모든 것을 성경의 원칙을 따라서 하려고 노력하는 학교이다. -물론 이번 경우와 같이 실천에서는 그와 같이 못 하는 잘못된 실천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적어도 가려는 방향은 성경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라가려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의 원칙에 따라서 동성애는 잘못된 것이며 하나님께서 금하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이런 성경의 원칙을 일반 은총에 근거해서 설명하기 위해서 결혼 관계 안에서 남녀 간의 성관계와 비교할 때 남성 동성 간의 성관계가 어떻게 항문을 파괴하는지를 설명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일부 학생들이 있었다. 총신대에서 이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서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것이라고 교수징계위원회에서 해임 결정을 한 것은 지난 20여 년 이상을 총신대에서 가르쳐 온 교수에게, 그것도 이제 정년을 1년 남겨두고 있는 교수에게 하지 못할 결정을 한 것임은 물론, 총신대학교의 성격을 무시한 조치라고 여겨진다.

사실 교원 인사위원회에도 이런 극단적인 결정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는 기사도 보았다. 백번 양보해서 이 교수의 설명이 소위 ‘양성평등 감수성’이 부족한 표현이라고 해도 이는 해임에 해당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 교원인사위원회 교수들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결정은 총신대학교 대다수 구성원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다. 이런 결정이 내려졌을 때 대다수의 총신 구성원들과 총신 밖의 여러 사람의 반응을 잘 살펴보기 바란다. 총신의 대다수 학생과 27명의 교수가 이런 결정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하면서 잘못 결정된 이 해임 결정을 취소해 주기를 간곡하게 요청하는 일이 발생했고, 총신 밖에서도 이런 해임 결정은 성경을 따르는 총신대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여겨서 이를 취소해 달라는 요청들이 곳곳에서 있었다. 이것은 이 결정이 총신대학교의 설립 정신과 총신의 성격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일은 잘못하면 총신대학교의 성격을 바꾸는 결정이 될 수도 있다. 이 땅에서 성경을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학교들은 모두 성경에 근거해서 동성애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은 잘못된 사랑의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대변하는 여러 학교 중의 하나가 총신대학교이다. 만일에 이번 이상원 교수 해임 결정을 취소하지 않으면, 총신대학교는 이런 다른 학교들의 입장과는 다른 입장을 지닌 학교인 것 같은 인상을 주게 된다. 성경적 입장을 따르는 학교들의 대열에서 총신이 빠지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상 총신의 모든 교수는 동성애가 옳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상당수 교수가 동성애를 성경에 근거해서 강하게 비판한다. 또한, 총신을 졸업한 목사 대다수도 그런 입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만일에 이상원 교수가 동성애를 비판하고, 그것을 설명하다가 해임되게 되면, 총신대학교는 동성애 비판을 반대하는 듯한 (그러나 실제 총신 구성원 대다수는 동성애를 비판하는) 모순을 낳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징계위원회와 이사회가 계속해서 이상원 교수가 해임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면, 동성애를 비판하는 총신대학교가 동성애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이 교수를 해임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이것은 이 결정이 총신의 성격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이 내린 결정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물론 누구나 다 그렇게 되었다는 것을 안다.

이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학교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학교의 성격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하게 되면, 학교의 성격과 대립하는 결정을 하고, 그리하여 학교의 성격을 변화시키는 결과를 나타내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과연 학교의 일은 누가 결정하고, 어떤 방향을 결정해 가야 할까?

Ⅱ.

둘째로, 이 사안을 정의당의 국회의원 6명과 다른 당의 의원 4명이 합하여, 국회의원 10인이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평등법 등에 적용해 보자. 그러면, 이 법안이 한국 사회에 어떤 변화를 꾀하는 것인지가 잘 드러나게 된다. 이런 법안에 의하면 총신대학교를 비롯하여 이 땅의 모든 교육기관에서는 동성애와 양성애 등 다양한 성적 지향을 모두 다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며, 다 정상적이라고 가르쳐야만 하게 되어 있다. 장혜영 의원 등이 발의한 차별금지법 32조는 교육내용의 차별금지를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32조(교육내용의 차별금지) 교육기관의 장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교육목표, 교육내용, 생활지도 기준이 성별 등에 대한 차별을 포함하는 행위
2. 성별 등에 따라 교육내용 및 교과과정 편성을 달리하는 행위
3. 성별 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나 편견을 교육내용으로 편성하거나 이를 교육하는 행위
4. 그밖에 교육내용 등에 있어 성별 등을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하거나 현존하는 차별을 유지·심화하는 행위

이것은 총신대학교와 이 땅의 바른 모든 신학교의 믿는 바와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한민국 안에 있는 교육기관이라는 이유로 이 모든 교육 기관들은 다양한 성적 지향을 모두 다 정상적이라고 가르치고, 그런 방향을 지향하여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하면,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를 받게 되고, 그런데 우리가 성경적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 이행 강제금을 내야하고, 후에는 재판을 거쳐서 처벌을 받게끔 되어 있다. 이상원 교수와 같이 동성애는 성경이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치니, 동성애를 실천해서는 안 된다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교사와 교수들에 대해서, 이번처럼 일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게 되면,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 이행 강제금 부과 그리고 그 교사들과 교수님과 학교장에 대한 고소 등이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차별금지법이나 평등법 등은, 참으로 이 땅에서 차별을 없애는 법이 아니라, 특히 학교 기관에서는 동성애나 이단 등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못 하게 하여, 교육기관의 성격을 개조하고, 결국 이 사회의 성격을 개조하려는 무서운 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위에서 이상원 교수의 해임을 유지하려는 징계위원회의 입장이, 총신의 성격을 바꾸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던 것이, 이 나라의 모든 교육기관에서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기독교 계통 학교가 아닌 곳에서, 동성애를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는 비기독교인 교사도,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후에는 동성애가 잘못된 것이라고 발언할 수도 없고, 모든 성 정체성이 다 용납 가능한 것이라고 가르쳐야만 한다. 더구나 성경을 그대로 믿는 기독교 교육기관의 모든 교사와 교수가 성경에 근거하여 동성애를 비판하면, 이행 강제금을 내다가 후에는 재판을 받아 처벌당하게 된다. 그리하여 결국에는 성경이 말하는 바에 따라서 교육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그것은 많은 교사와 교수들이 자신의 양심의 자유를 따라서 말하지 못하고, 양심의 자유를 따라서 가르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차별금지법은 차별을 금지하는 법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양심에 따른 발언과 양심에 따른 주장과 가르침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내고 마는 차별을 하는 법안이 된다.

다른 모든 것에 근거한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이 땅에 현존하는 법률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근자에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나 국가인권위원회의 평등법은 차별금지나 평등을 이루는 법안들이 아니라, 실제로는 특히 교육기관에서 일부 잘못된 사상이나 이단에 대한 비판도 전혀 못 하도록 하며, 성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모든 성 정체성을 다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을 표현하거나 가르치지 못 하도록 하는 실제적 차별법안이 되는 것이고, 양심의 자유를 빼앗는 법이 되고 만다. 그리하여 이런 법안을 제안하는 사람들의 의도는 이 사회가 모든 성 정체성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이에 대해서 다른 말을 하지 못 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Ⅲ.

그러니 두 사태가 다 심각하게 잘못된 사태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 수 있게 된다. 이 땅에 성경에 따라 하나님께서 옳다고 하시는 것을 따라가려는 것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디 총신대학교가 학교의 성격에 부합하게 이상원 교수 해임 결정을 취소해 주기를 요청한다. 그것이 바른 것이며, 총신의 대다수 구성원의 요구에 따른 것이며, 총신과 관련된 여러 기관과 교회들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다. 총신이 총신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 이 모순을 극복하게 해 주기를 강력하게 요청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정신을 차려서, 이 땅에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어 이것보다 더 복잡한 사태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비참함을 경험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이 땅이 하나님의 뜻을 잘 따라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양심을 지닌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 발언도 못 하게 하고, 그런 식으로 가르치지도 못 하게 하는 그런 이상한 사회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이 땅의 모든 신앙인과 건전한 양심을 지닌 독자들에게 간곡하게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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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언약교회 협동 목사이자 월드뷰 편집위원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