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반대를 넘어 하나님의 창조 질서인 결혼을 전하다
2021-11-23
월드뷰 NOVEMBER 2021●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WORLDVIEW MOVEMENT 4 |
글/ 호민지(Sweetist 사무국장)
동성애와 직면하다
필자가 동성애를 처음 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1년 전인 2010년, 동성애자에서 전향한 김정현(가명) 씨가 쓴 <동성애자 양심 고백>을 통해서였다. 당시는 동성애에 관심이 없는 대학생이었지만, 막연하게 동성애는 동성에게 느끼는 순수한 감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글을 읽은 뒤 동성애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 이후 김정현 씨의 글은 소책자, 만화 등으로 출판되었고, 많은 사람에게 동성애의 실체를 알려주며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동성애는 영어로는 ‘Homosexuality’로서 동성 간의 성관계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더 정확히는 남자 동성애자를 MSM(Men who have sex with men)이라고 하고, 여자 동성애자를 WSW(Women who have sex with women)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동성애에는 성관계가 포함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를 반박하기 위해 성관계를 안 한다고 하는 동성애자들도 있지만, 한국성과학협회에서는 성관계를 하지 않아도 동성을 향한 성적 끌림이 있거나 자신을 동성애자로 인정하는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동성애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성관계를 안 한다는 그들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호기심이 생겨 휴대폰에 동성애자 만남 앱을 깔아 가입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한 행동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휴대폰 번호로 성인 인증을 하고, 몇 가지 사항에 응답했더니 가입되었다. 가입 과정은 비교적 쉬운 편이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나이, 몸무게, 키, 체형, 성향, 찾는 사람 등의 조건을 넣으면 상대를 검색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 쪽지도 보낼 수 있었다. 며칠 뒤, 나에게 쪽지가 왔는데, 그 내용은 “오랄 번개 하나요”였다. ‘오랄’은 구강성교를 뜻하는 ‘오럴 섹스’의 의미이고, ‘번개’는 ‘번개팅’의 줄임말로 “오랄 번개 하나요”라는 것은 자신과 만나서 구강성교를 할 수 있냐는 뜻이었다. 필자의 프로필 사진은 심지어 강아지 사진이었는데, 상대방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자신의 성향에 맞는 사람을 찾아 성관계를 시도하려고 하다니……. 막상 쪽지를 받아보니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는 그들의 주장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하나의 경험담으로 모든 것을 확증할 수는 없지만, 이 사건과 <동성애자 양심 고백>을 통해 동성애에는 동성 간의 성관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차별금지법의 폐해를 알게 되다
동성애에 관심이 없던 필자가 동성애와 함께 알게 된 것은 ‘차별금지법’이었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에 처음으로 법무부가 주관하여 제정을 시도했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국회의원들이 꾸준히 발의하고 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약 14년 동안 내용이 조금씩 바뀌기는 했지만, 핵심은 동성 간 성행위를 비판 또는 반대할 경우 이를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로 보고 이행강제금이나 벌금형, 징역형과 같은 처벌을 내리는 것이다. 이는 동성애를 창조 질서에서 벗어난 죄로 규정하신 하나님에 대한 도전이고, 기독교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며 선량한 성도덕 관념이 있는 국민의 입을 막는 악한 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람과 그 사람의 행위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다. 예수님을 보내셔서 우리의 죄악을 예수님께 뒤집어씌우신 뒤 그분의 십자가 죽음으로 해결해 주셨고, 우리 존재는 받아 주셨다. 우리도 그렇게 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람과 그 사람의 행위를 구별해 어떤 사람의 행위가 바람직하지 않으면 그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고쳐야 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사회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은 사람과 그 사람의 행위를 하나로 보고, 행위를 지적하는 것을 그 사람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교묘하게 속이고 있다. 차별을 금지하자는 허울 좋은 이름 안에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으니, 그 속을 모르면 찬성할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법안의 내용을 알게 되면 어떻게 이런 악한 법을 발의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죄를 죄로 지적받고 싶지 않고, 죄를 계속 짓고 싶어 하는 인간의 죄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같다.
이런 악한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다른 나라의 선례를 통해 알 수 있다. 다양한 이름으로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나라에서는 신앙과 양심에 따라 동성애를 반대했을 경우,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간다. 또한, 복음을 전하는 것도 차별금지법에 저촉된다. 그러니 교세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예수님의 몸 된 교회가 무너진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인터넷 기사에 댓글을 달고, SNS에 차별금지법의 위험성을 다룬 글을 쓰며 국회 앞에서 1인 피켓 시위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등 혼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Sweetist(구 The Sweetest)를 결성하다
이쪽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2013년 5월 출범한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인 QUV를 알게 되었다. 이 연대는 2013년 5월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 채택을 계기로 대학과 한국 사회 내 성 소수자들의 친목 도모와 권익 신장, 차별 철폐를 위해 활동하고 있었다. 비록 올해 6월 5일에 해산되었지만, 이들은 대학 내 성 소수자 동아리들을 하나로 모으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애썼다.
이에 대응하고, 동성애를 반대하는 대학·청년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마음이 맞는 대학생, 대학원생들이 모여 The Sweetest(경희대학교 ‘텔로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오르’, 안양대학교 ‘하기오스’, 총신대학교 ‘카도쉬’, 한동대학교 ‘아가청’)를 결성하고 활동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2017년도에 있었던 헌법 개정 반대 기자회견 및 포럼,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인 NAP 반대 기자회견, 서울 동성애 축제 반대 국민대회 참가, 소속 대학교에서의 동성애 세미나 개최 등이 있다.
굵직한 사건을 다뤄보자면, 2017년에 30년 만의 헌법 개정 시도가 있었다. 개정하려는 내용에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우리는 그중에서도 제36조 1항에 주목했다. 그 내용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인데, 개헌안에서는 ‘양성의 평등’을 ‘성 평등’으로 바꾸려고 했다. 비슷해 보이지만 양성평등(Sex equality)과 성 평등(Gender equality)은 완전히 다르다. 양성평등에서 양성은 생물학적인 성(Sex)인 남자와 여자를 가리키지만, 성 평등에서 성은 사회학적인 여러 가지 성(Gender)을 가리키는 것으로 만약 개헌되면 동성 결혼이 합법화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우리 단체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과 국회의원회관에서 포럼을 진행했다. 또한, 돌아가면서 1인 피켓 시위도 했다.
많은 성도의 기도와 반대로 헌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다음 해인 2018년도에 향후 5년간 정부의 모든 부처에서 시행될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인 NAP를 통과시키려고 했다. 여기에는 사회학적 성을 기반으로 한 성 평등 정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렇게 되면 남녀라는 생물학적 성은 해체되고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회학적인 성을 인정하게 되므로 우리나라의 성 윤리가 심각하게 파괴될 것이 뻔했다. 이에 우리 단체는 청와대 앞에서 NAP 반대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개최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NAP는 통과되었다. 너무나 마음 아픈 사건이었다.
동성애 반대를 넘어 하나님의 창조 질서인 결혼의 가치를 외치다
사실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단체가 급히 결성된 면도 없잖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많은 은혜를 내려 주셨다. 중요한 때에 목소리를 내게 해주셨고,
세상은 그 목소리에 주목했다. 캄캄한 어둠에 비해서는 작았지만, 세상에 조금이나마 빛을 비추며 지금까지 걸어왔다.
‘Sweetist’의 옛 이름은 ‘The Sweetest’로 ‘가장 달콤한’이라는 뜻이다. 단체의 이름을 놓고 임원들이 고민하며 많은 회의를 하던 중 우리가 언제까지 동성애만 반대하고 있겠는가, 그것을 뛰어넘어 하나님께서 만드신 가정과 결혼 제도의 아름다움을 알려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연합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The Sweetest라는 이름을 지었다. 결혼이라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숭고한 결합을 강조하고, 그 아름다운 창조 질서를 이야기할 때 동성애는 힘을 잃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대보다는 옳은 가치를 주장하는 것이 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결혼은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인정하는, 예로부터 사회를 지탱해 온 제도로 귀한 가치가 담겨 있다. 그렇게 우리는 The Sweetest를 단체의 이름으로 결정했다.
Sweetist의 임원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있다. 동성애를 반대했더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결혼을 선물로 주셨다고 말이다. 현재 단체 임원들 대부분이 결혼을 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이를 통해 우리의 활동이 헛되지 않았음을, 주님께서 받으시고 열매를 맺게 해주셨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 열매를 통해서 우리가 정한 활동의 방향이 맞았다는 것을 확증할 수 있었다.
사실 동성애 반대 운동을 하면서 마냥 기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귀한 동역자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하고 의미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핍박과 고난이 있었다. 비웃음과 견디기 어려운 인격 모독을 당하기도 했으며, 비난도 받았다. 그것이 아픔으로 다가와 한동안 괴로웠었다. 그러나 주님께서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우리는 현재 영적 전쟁 한복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러설 곳은 없다. 하나님의 말씀이 생명의 말씀으로 귀하게 지켜지기 위하여, 하나님의 이름이 이 땅에서 거룩하게 여김을 받으시기 위하여, 이 나라의 거룩함을 위하여, 이 세대와 다음 세대, 미래 세대의 신앙 및 신앙 전수를 위하여 우리는 이 영적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승리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땅에, 2021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부르심이다. 나부터, 우리 가정부터 주님의 명령에 바로 순종해야겠다. 모두 주님의 부르심에 즉각적인 순종으로 응답하길 소망한다.
<hoabigail@hanmail.net>
글 | 호민지
한동대학교를 졸업한 뒤, 에스더기도운동 간사, 탈북민 대안학교 교사로 섬겼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을 졸업하고, 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Th. M)에서 조직신학을 공부하던 중 휴학하고 현재는 Sweetist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