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보게니의 어머니

수로보게니의 어머니

2021-09-06 0 By 월드뷰

월드뷰 SEPTEMBER 2021

● 기독교세계관으로 세상을 보는 매거진 | ISSUE 8


글/ 이정하(메노라통일선교회 대표)


회복과 은혜와 구원의 이름 어머니


이 시대에 어머니로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어머니가 된다는 것에 대해 살펴보자.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자신도 몰랐던 여자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출산의 과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환경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여성의 본질적 구조와 성질이 변하는 화학적 변화를 의미한다. 여자가 임신하고 출산을 하는 10개월의 과정을 통과하는 일은 애벌레가 성충이 되는 과정이다. 이것은 첫 번째 출산의 과정이다. 엄청난 희생과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다가 아니다. 두 번째 출산이 있다. 이 성충이 입에서 실을 뽑아 번데기가 되고, 그 캄캄한 흑암의 시간을 인내하며 견디고 단단한 껍질을 뚫고 나비가 되어 나오는 과정이 그것이다. 바로 자녀를 양육하며 겪게 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자로 태어나 가장 신비로운 순간은 출산하는 때이고, 가장 아름다운 때는 자녀가 부모를 떠나 온전한 독립을 이룰 때까지 겪는 두 번째 출산의 과정을 지난 때라고 생각된다. 인간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결혼하는 날이다. 그러나, 여자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은 출산의 순간일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란 옷을 입은 여자의 모습은 겉으로 보기에 어떠하든지, 하나님이 보시기에 가장 아름답다.

성경에서 보면, 이 세상 최초의 어머니는 하와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통해 ‘산자의 어머니(창 3:20)’라는 이름을 주실 때 하와는 어머니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다 알았을까? 임신하는 고통과 수고하고 자식을 낳는 것(창 3:16)은 선악과를 따먹은 후 여자에게 주신 죄에 대한 하나님의 판결이다. 이 임신의 고통과 수고가 생물학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가 되어 주어진 시간을 지나 본다면 한 시도 이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또 그것이 은혜임을 알게 된다. 바울은 딤전 2:15에서 “여자가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라고 말한다. 이것은 생물학적 출산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수로보니게 여인이 예수님을 찾아왔을 때 겪는 두 번째 출산을 말하는 것이다. 두 번째 출산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난한 인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피할 수 없었다면, 어머니들에게는 이 두 번째 출산의 과정을 피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잠시 피할 수 있지만, 언젠가는 찾아온다. 예수님의 십자가 구속사건으로 연결된 이 어머니의 자리는 타락 이후 피할 수 없는 비참한 자리다. 그러나 번데기가 나비로 변신하기 위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는 회복과 은혜와 구원의 자리다.

어머니는 생명을 잉태하는 사람이고, 생명을 품는 사람이고, 생명을 출산하는 사람이고, 생명을 자라게 하는 사람이다. 어머니는 땅이고, 생명이다. 땅이 없다면 누구도 살 수 없다. 그리고 생명이 없다면 세상은 정지될 것이다. 이 세상에서 여자 중 어머니를 지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렇게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 될 어머니를 이 시대는 사지로 내몰고 있다. 이제부터 비혼주의, 비혼 출산, 딩크족, 욜로족, 이혼, 낙태, 출산율 저하 등 어머니의 무가치함을 주장하는 뻔뻔하고 야만적인 세속적 흐름과 이 시대를 회복시킬 어머니들의 외침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각지대가 되어버린 어머니의 이름


1866년 조선은 많은 사람이 노예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아무런 희망 없이 살아가야 했던 땅이었다. 이때, 넘실거리는 대동강을 타고 복음의 물결이 토마스 선교사를 통해 들어왔다. 이 영광의 물결이 들어오고 155년이 지난 지금 여성의 인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었고, 태어날 때부터 저주받던 여자라는 이름이 이제는 딸의 탄생이 축복이 된 시대가 되었다.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이 들어오면서 선교사들은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고 여성들을 교육하며 그들의 가치를 깨우쳐 주었고, 그 덕분에 여성의 위치는 현격히 좋아졌다. 이제는 도리어 여성의 권리를 주장해서 빚어지는 부적절한 사례들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그러나 여성 인권신장에 비해 어머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는 회의적이다. 이 세상은 이름표를 좋아한다. 의사, 박사, 교수, 소장, 원장, 대표 등등 어디에 가든 이런 이름표 하나 없이 참여하기가 힘들다. 교회에서조차 이름표를 좋아한다. 목사, 장로, 권사, 집사, 회장, 구역장 등등 어디에 가든 직분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어머니란 이름표를 인정해주는 단체는 어디에서도 찾아보지 못한 것 같다. 아무 이름표 없이 어머니로 살다 가신 분 중에 훌륭하신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나의 경우 다른 모든 이름표를 떼고, 성주, 윤서의 어머니로 살 때 가장 행복했다. 어머니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행복한 일인지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문화적 의식화 작업과 고찰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제도적인 측면에서 현재 한국에는 ‘엄마 권장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여성가족부는 여성과 가족을 위해 설치되었다. 그러나 지금 여성가족부는 정체성을 상실한 채, 목적지를 잃고 부유하는 조각배의 형상이다. 여성가족부의 주요 정책들을 살펴보면 경단녀 경제활동 촉진, 아이 돌봄 서비스, 양육비 지원 등 어머니의 자리에서 벗어나는 정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어머니와 관련된 정책만 다루기로 한다). 아무리 능력이 있더라도 취업하지 않고 어머니가 집에서 자녀들을 돌보는 가정에 대한 지원과 경제적 어려움에도 자녀를 보육시스템에 맡기지 않고 직접 돌보겠다는 어머니들에 대한 지원을 더 늘려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홈스쿨링을 한 엄마로서, 공교육 서비스를 받는 학생에게 지원되는 많은 항목이 홈스쿨링 학생에게는 지원대상이 아니다. 더 많은 어머니의 역할이 필요한 곳에 예산이 편성되길 바란다. 물론 일부 몰지각한 어머니들이 자녀를 홈스쿨링 한다고 하면서 사지로 내몰고 있는 사례가 있다. 그러나 그런 일부의 사례로 전체 순전한 의도로 홈스쿨링하는 어머니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어머니가 되겠다고 결단한 여성들에 대한 지원과 권장이 더 향상된다면, 즉 ‘엄마 권장프로젝트’가 실시된다면, 여성가족부의 올바른 정책으로 여성이 살아나고 가정이 회복될 것이다.


수로보니게에서 온 어머니(막 7:24~30)


귀신 들린 어린 딸을 둔 한 엄마가 있었다. 아마도 이 엄마는 딸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만나 호소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엄마로서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절망감이 더 커졌다. 이 여인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천대받는 이방 여인이었다. 예수님의 소문을 듣게 되자 한 줄기 빛을 보게 되었고, 한숨에 달려와 예수님 앞에서 땅에 엎드려 간구한다.

“제 딸에게서 귀신을 쫓아내 주십시오”

얼마나 간절했을까? 엄마의 간구에 대해 예수님은 냉정하시다. 개 취급을 하신다. 그러나 이 엄마는 절대로 간구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집에서 자신을 자해하며 괴로워하는 딸이 한순간도 잊히지 않기 때문이다. 개 취급을 당해도 괜찮다. 이제 예수님 아니면 방법이 없으며, 어떤 방법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수님은 이 여인에게 말씀하셨다.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수로보니게 여인이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기쁜 한마디였을 것이다.

사람들의 눈을 조금도 의식하지 않고, 이방 여인으로서 목숨을 걸고 예수님 앞에 엎드린 절박함, 간절함, 겸손함, 개 취급에도 요동치지 않던 믿음은 어디서 온 것일까? 어머니로 살아온 분들이라면 이 장면의 숨겨진 행간에 눈물을 흘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여기서 이 시대 어머니의 눈물을 읽었다. 이 시대에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귀신들린 딸을 위해 목숨을 걸고 먼 길을 달려온 수로보니게 여인만큼이나 절박하다. 우리의 자녀들이 이 땅에 태어나 접하게 되는 모든 영역이 거센 풍랑처럼 작은 조각배 같은 자녀들을 파선시키기 위해 덤벼온다. 태어나면서부터 성경보다 핸드폰이 더 익숙하고, 반성경적 교육이 어린이집에서부터 행해지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가면을 쓴 자아 분열적 문화는 모든 기준을 없애며, 아이들의 심령을 갉아먹고 있다. 학교에 가면 진화론에 근거한 교과서가 말씀을 믿지 못하게 만들고, 친구들과는 게임을 하지 않고는 친해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어른이 되어야 할 때인데 이 시대는 타고난 성을 부인하고, 선생님을 무시하고, 부모를 거역하고, 교회를 멸시하고, 태어난 나라를 거부하며 모든 정체성을 말살하는 심화 교육에 뛰어들게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어머니들의 고뇌는 밑도 끝도 없는 질곡으로의 추락처럼 절망적이다. 그래서 이 시대의 어머니의 정체성은 수로보니게 여인인 듯하다. 예수님 앞에 무릎 꿇은 아무 힘없는 이방 여인의 간구 소리가 이 시대 어머니들의 외침이다.


신사임당 콤플렉스


현재 한국에서 가장 가치가 큰 5만 원권 지폐에는 이 시대의 여성을 대표하는 신사임당의 얼굴이 있다. 신사임당의 의견과 상관없이 우리는 어머니상으로 신사임당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조선 시대는 여성에게 암흑의 시대였고, 성리학적 세계관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칠거지악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여성들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었다. 이런 시대에 알려진 몇 안 되는 여성 중에서 우리의 여성상, 어머니상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정말 빈약하기 짝이 없는 부적절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조선 시대는 신분 사회였다. 소수의 여성만이 양반 가문에 태어나 일정 노동에서 해방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이 신분적 배경이 없었다면 신사임당이 시, 그림, 글의 재능을 발휘하고, 자녀 율곡 이이를 장원급제시킬 수 있었겠느냐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지금 이 시대의 어머니들은 무엇을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하며 살아갈까. 신자든 비신자든 누구나 자녀를 SKY 대학에 보내고, 유학 보내는 것이 마음속 깊이 뿌리내린 소원이 아닐까. 신사임당에게 제일 부러운 것이 만 원권 지폐에 얼굴을 낸 율곡 이이의 장원급제와 높은 관직으로 성공 가도를 살았던 부분일 것이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높은 연봉, 고위공무원 등 이 시대의 어머니들이 원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자녀를 가진 신사임당에 대한 콤플렉스가 가장 심하지 않을까?

자녀 성공에 초점이 맞춰진 이 시대 문둥병자 같은 어머니들의 성공척도를 대변하는 신사임당 콤플렉스는 교회 안에서도 젊으나 늙으나 어머니들의 흔들리는 눈빛이 머무는 곳이다. 이 왜곡된 시선을 되돌릴 대안은 없는가? 이 시대의 선동에 자녀들보다 먼저 장악된 우리 어머니들의 실상에 만감이 교차한다. 어머니들이 돌아서지 않으면, 다음 세대들에게 미래가 없다. 교회에서 아무리 잘 가르치면 무엇할 것인가? 집에 가면 도루묵을 먹고 올 텐데 말이다. 이 시대의 어머니들에게 고한다. 정말 자녀를 잘 키우는 것이 무엇인가?

신사임당 콤플렉스에서 깨어나 가짜를 버리고 진짜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길 바란다.


메노라의 어머니들


이 시대, 생명의 빛으로 들려진 메노라통일선교회에 모인 어머니들의 사례를 들려드리고자 한다(메노라(המנורה, 개역판에서는 ‘등대’)는 히브리어로 ‘촛대’라는 뜻이며, 일곱 개의 촛대는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십계명을 받을 때 숲에서 불이 피어오르나, 타지 않는 떨기나무에서 나타난 하나님을 상징하고 있다). 여기의 어머니들은 이 시대의 아웃사이더의 자리에 있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대를 거스르는 물결을 만들고 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세상의 거대한 침몰에 저항하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어머니들이다.

이경미 어머니를 소개한다. 홈스쿨을 하며 2남 1녀를 키우고 있다. 매일 아침 아버지와 큐티 시간을 가지며 자녀들에게 성경적 세계관을 가르친다. 23살 첫째 아들과 22살 둘째 아들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군인이다. 휴가를 나오면 어머니와 함께 이승만을 공부한다. 메노라통일선교회에서 함께하는 이승만 특강을 듣고, 더 알고 싶다고 자대에 복귀할 때 이승만 관련 책을 사 갔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내막기>라는 이승만의 저서를 읽고 가족과 나눔을 했다고 한다.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 아들들에게 진짜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이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가르치며 이 시대를 이기는 어머니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참으로 나라를 지키는 자는 어머니인 듯하다.

김지영 어머니를 소개한다. 이 어머니도 홈스쿨을 하며 2남을 키우고 있다. 교회에서는 남편과 함께 청소년부 교사로 섬기고 있다. 아이들이 어려, 이승만 특강을 듣고 잘 소화시켜 매주 따로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이 시대에는 학교나 교회나 진화론을 가르치고 있는데, 메노라통일선교회에서 창조론 특강을 듣고 교회학교 청소년부에서 창조론 특강 13주 과정을 시작했다고 한다. 정말 용기 있는 참 교사인 듯하다. 내 아이뿐 아니라 참교육을 받지 못하는 다른 자녀들까지 책임지고 살려내는 어머니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진정 성공한 여성이다.

정주현 어머니를 소개한다. 이 어머니는 1남 1녀를 키우고 있다. 메노라통일선교회를 시작하며 매주 가정예배를 시작했다. 대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이 지금까지 하지 않은 가정예배를 그것도 시간을 정해 몇 시간씩 드리겠다고 하니, 그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가정의 거룩한 빛을 매주 밝혀온 이 가정은 그 시간 이후로 참 많이도 편안해졌다. 그리고 신앙 전수가 훨씬 매끄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진짜 가정을 지키는 참어머니의 모델이다.

이 외에도 많은 어머니가 같이 공부하고 기도하며 생기를 얻고 있다. 자녀를 양육하는 일에 함께 힘을 모을 때, 어머니의 이름이 더 빛나는 것 같다. 어머니가 살아날 때 가정이 살아나고, 교회가 깨어나며 이 나라가 지켜질 것이다. 저 북녘땅 아직 조선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사상태의 우리 동포들을 구원할 길이 열릴 것이다. 이 일을 시작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영광 올린다.


결론


반만년 역사 속에서 여자가 이렇게 대우받을 수 있는 자유대한민국을 건국하신 이승만 대통령은 마지막 유언을 이렇게 남겼다.

“하나님 저는 너무나 늙고 지쳤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민족을 위해서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 민족을 하나님께 맡깁니다.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게 하소서(갈 5:1).”

우리에게는 제도와 문화와 법치가 살아있고, 이런 형식들로 어머니의 인권을 충분히 신장시킬 수 있으며 어머니들에 대한 지원과 정책 또한 더 많아지고 향상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들의 내면세계 변화가 없다면, 스스로 다시 종의 자리로 돌아가는 어머니들을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우리가 이 시대를 사는 어머니들의 복잡한 내면세계를 획일화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이제는 여자로 태어나 어머니로 살면서 여자를 학대하는 정신적 분열 상태나,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경쟁 구도, 남편의 육체적·정신적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성노예적 삶 등등 조선 시대 성리학적 세계관이라는 감옥에서 어머니들이 벗어나길 바란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에게 동반자적인 건강한 관계를 회복하고,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섬기는 배필의 역할을 감당하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남자와 여자의 정체성을 회복하여 진짜 자녀 사랑을 실천하는 진정한 정신적인 해방이 일어나길 바란다.

또 다른 측면에서 어머니들에게 고한다. 아내의 자리와 어머니의 자리가 자신의 감옥인 것처럼 생각하며, 집에서 직장으로 나와야 진정 나의 자아가 실현된다는 착각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거짓 선동에 속아 진짜 여자로서의 행복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우리의 딸들에게도 저주의 줄기가 되어 절망으로 이끌 것이다. 진주는 조개 속에서 찾아야 하고, 다이아몬드는 땅속에서 발견된다. 땅속에 묻힌 보석 같은 여자로서의 진정한 정체성은 어머니의 자리이다. 가정을 지키는 것이다. 이것을 쓰레기통에 던지는 자아 괴멸적 행동인 페미니즘의 속삭임을 이제 청산하고, 진정한 여성 해방을 찾아 즐거운 어머니들의 순례길에 오르길 바란다.

지금부터는 여자들을 위한다는 사회적 제도와 인식의 표면적 차원을 넘어서서 내면의 변화들을 불러일으키는 깊이 있는 사회적 고찰이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길 바라며, 올바른 정체성이 탑재된 창조적 어머니들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바란다.

<ecoco77@nate.com>


글 | 이정하

전 김해대학교 교수이며, 홈스쿨링으로 두 자녀를 키웠다. 클릭빛 아카데미 교장으로 ‘이승만 특강’, ‘창조론 특강’ 등 다수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왕의 길을 예비하라’ 디렉터로 어머니회복운동 관련 사역을 하고 있다. 현재 메노라통일선교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